경기도 가평에 있는 애기봉은 화악산(1468m) 남쪽에 솟은 산이다. 애기봉이라는 이름이 주는 선입관 때문에 등반하기 쉬운 산일거라고
지레 짐작하기가 쉽지만 이 산은 높이가 천미터가 넘는 산으로 산행 또한 만만치 않다. 화악산의 높이에 겁을 먹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려
오르는 곳이 애기봉이기도 하지만 산을 타는 어려움은 화악산과 다를 바 없다고 봐야 한다.
애기봉은 특별히 내세울만한 특징이 있는 산은 아니다. 그러나 산을 오르는 내내 숲이 우거지고 훼손되지 않은 청정함을 느낄 수 있어
조용한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능선을 오르면 첩첩산중 속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만큼 산들이 많다. 거대한 집단을 이룬듯한
산들의 군락은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왜소한지 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