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귀봉 보해산 산행기]
 


▷ 보해산의 첫 암봉인 835봉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北東-東-南-南西) gas로 조망이 좋지 않음. <14:15>





 일시: 2005.02.06 (일요일) 

 날씨: 비교적 맑았으나 구름조금, 대기에 gas가 많이 차 조망이 좋지 않았음.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西진주-통영대전고속국도-함양JC-88올림픽고속국도-거창IC-3번국도-거기리(거기2구마을 표지석 앞)



 산행코스 

거기2구마을 표지석-내장포-거기3구마을-도로를 따라 산행-우여곡절 끝에 금귀봉으로 향하는 길 발견-금귀봉-내려오면서 잠시 알바 (능선으로 무작정 치고 올라옴.)-666봉-안부사거리-삼거리-835봉-보해산-안부오거리-사과 과수단지-원거기마을-거기2구마을 표지석 (원점회귀)--빨강색은 예정코스에서 벗어난 산행

 산행시각

08:06 통영출발
09:38 거창IC
 

09:58 거기2구마을 표지석 산행초입<산행시작>
10:18 거기3구마을 표지석 (여기서 오른쪽으로 난길로 따라 올라감.) 
10:49 차량진입을 못하게 쇠사슬이 있는 곳
11:01 산돼지 발자국을 따라 오르는 등로 (임도)
11:10 드디어 정상적인 산길에 진입 (잠시후 무척 심한 된비알)
11:48 금귀봉 정상 827M (정상석은 없고 산불초소)
12:52 안부 사거리
13:00-13:35 점심식사 
14:15 첫 번째 암봉인 835봉 
15:14 보해산 정상 912M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
15:52 안부 오거리 (좌측 내림의 길로 가야함.) 
16:19 사과과수단지 
16:43 거기2구마을 표지석 <산행끝>
 
16:48 아침에 못 찾은 산행 들머리를 찾다.
16:53-17:23 가조 온천으로 이동(가조 '백두산 온천') 
17:30-18:30 온천욕
18:30-18:55 '온천식당'에서 저녁식사
20:51 통영도착
 
■ 산행 거리 약 12.5km
■ 산행 시간 약 6시간 45분  
■ 나의 만보계 25,543步
■ 車의 거리 왕복 327km


금귀봉 金貴峰 →위치 : 慶南 居昌郡 主上面

금귀봉(金貴峰·827m)은 금구산(金龜山) 또는 산의 모양이 탕건 같다고 하여 탕근산이라고도 한다.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은 봉우산 또는 봉수산이라고도 부른다. 거창 분지 중심부에 솟아 있는 금귀봉 정상에는 봉수대와 수비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금귀봉 봉수길은 남해 금산을 기점으로 사천, 진주, 삼가, 합천 지나 묘산 소흘산에서 금귀봉으로 이어지며, 북쪽 기발흘산, 대덕산 거쳐 조령 넘어 서울 남산으로 이어져 외적의 침입을 알렸다.

동국여지승람에 『금귀산 고성 석축은 주위가 1,587척으로 꼭대기에 샘이 둘 있다』고 전한다. 옛 가소성으로 보는 금귀봉 돌성에는 현재도 샘터와 금귀사 절터 등이 남아있다. 금귀봉 동남쪽 기슭 석장골에는 지난 1971년 발굴된 고려 초기 문마 벽화고분(사적 239호), 양평리 석조여래입상(보물 377호) 등의 문화 유적이 있다. 특히 벽화가 발견된 고분은 고려 호족의 무덤으로, 피리부는 천녀와 춤추는 남녀의 모습이 푸른색, 황갈색, 검은색 등으로 묘사돼 있다. 거창읍내 유물전시관에서 이 「천인주악상」을 원형대로 본 뜬 그림을 볼 수 있다.

보해산 寶海山 912m →위치 居昌郡 加北面, 主上面

보해산은 일명 상대산(上大山)이라 한다. 보해산이란 이름은 불교에서 얻어진 이름이다. 옛날 이 산의 서쪽 절골과 그 앞 해인터에 보해사라 하는 절이 여러 부속암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한다. 그러나 지금은 절은 없어지고 보해산이란 산 이름과 보해초등학교등 보해사의 절 이름 "보해"가 남아 있을 뿐이다.

보해산은 여섯 개의 암봉으로 이어진 암릉이다. 암릉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그 아래는 천길 만 길 낭떠러지이다. 절벽과 맞물린 채 보이는 웅장한 철옹성, 보해산은 설악산 용아릉 축소판이다. 보해산 위로는 흰대미산과 아래로는 금귀봉이 있으며 보해산 서쪽 기슭은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으며 송이버섯이 많이 나 송이입찰구역이기도 하다. 혹 산행 중 송이를 캐다 땅값 물어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금귀봉 (click here) 

 
보해산 (click here) 

 
참고 산행기 거창 금귀봉~보해산 - 부산일보 산&산 

 참고 산행기 경남 거창의 숨겨진 진주...빼어난 암릉 - 창원51 


산행 줄거리

산행 전 이야기.. 

1. 애꿎은 부산일보만 원망하며.. [거기2구마을~금귀봉]
2. 비로소 완성된 금귀산과 보해산의 개념도.. [금귀봉~835봉] 
3. 거창의 용아릉을 오르내리며.. [835봉~보해산 정상] 
4. 부산일보 리본은 많이 달려 있었다.. [보해산 정상~거기2구마을]

마지막 남은 숙제..




 

산행 전 이야기..


 

그동안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산행을 하였지만 지난주는 본의 아니게 한 주 쉬게 되었다. 장모님과 처제식구들이 통영으로 다니러 왔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산에서 1년 동안 공부를 한 아들 바람에 장모님이하 처제와 동서의 노고가 무척 많았는지라, 노고를 치하도 할 겸 만나게 된 것.. 아들놈이 비록 우리(부모)가 원했던 과는 아니나 3수 끝에 본인이 원했던 학교에 입학 할 수 있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이렇게 문과에 갈 놈을 그동안 이과에 가라고 했으니..(31년 전 나는 문과에서 졸지에 이과로 전향했는데 아들은 애비와 정 반대의 길을 걸어가게되었다.)


 

처가 식구들과 만났던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동서랑 가까운 벽방산에 다녀왔지만 산행기를 쓰지 않았다. 산행기를 쓰지 않으니 그리도 편할 수가 없었지만 무언가 허전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오늘은 설대목이라 아무래도 먼 곳으로 가기에는 부담이 된다. 그래서 전남의 백아산과 경남의 금귀봉, 보해산 중 고심을 하다가 결국 가까운 경남의 산을 답사하기로 했다. (얼마 전 호남지방에 내린 폭설을 생각하면 백아산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폭설과 설대목으로 인한 교통대란의 위기의식 때문에 포기함. 호랑이 가죽은 탐나지만 호랑이는 겁나 피하는 꼴이다.)


 

오늘은 아들도 데리고 가려고 하였으나 어제(토요일) 아들의 고등학교 후배가 아들을 만나러 통영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아들과의 산행을 포기 할 수밖에 없다. 도대체 친구도 아닌 후배가 선배 만나러 멀리 천안에서 통영으로 내려오다니 헛 참.. (만나러 오는 놈이나 좋아서 반기는 놈이나 똑 같다. 내 아들이지만 성격하나는 나를 닮지 않고 좋은 것 같다.)  부산일보 기사를 보니 순수산행시간이 4시간이며 식사 등 휴식시간을 포함해도 5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적혀있어 오늘은 집에서 아침을 7시경에 먹고 8시경에 출발을 한다. 멀리 가지 않을 땐 가급적이면 부모님께 아침을 해드리고 나가야 마음이 편하다.   



 

▷ 봉황교(이 다리를 지나자 마자 곧바로 우회전해야 함.) <09:50>

▷ 거기2구마을 표지석 (옆에는 문화류씨 유적비가 있는 산행초입) <09:58>


 

거창IC에 진입하여 김천방향 3번국도를 따라 약10여분 정도 차를 몰고 올라오면 김천, 대덕(↖)  남산, 거기(→) 라는 도로표시판이 나타나고 바로 ‘봉황교’와 연결이 된다.  이 ‘봉황교’를 지나자마자 바로 우회전하여 조금 달리면 곧 ‘삼거교’가 나타나고 잠시 후, ‘문화류씨유적비’와 ‘거기2구마을’ 표지석이 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15m정도 떨어져 있는 버스정류장 옆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 한창 도로확장 공사중인 내장포 마을 고개길 (좌측, 나무에 가린 산이 금귀봉) <10:03>

▷ 거기3구마을 표지석 (여기서 길을 물어보니 우측 능선으로 올라 가라고 함.) <10:18>


  1. 애꿎은 부산일보만 원망하며.. [거기2구마을~금귀봉]

산행초입에서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가니 도로확장공사(가북면 용산리로 이어지는 도로공사)로 덤프트럭이 흙먼지를 날리며 분주히 오르내리고 있고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고 있었다. 이 고개를 넘어가니 마을이 나온다. 아마도 ‘내장포’마을인가 보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초입 찾기가 힘들 것 같아 부산일보 기사를 그대로 복사해 가지고 왔는데 대체 어디가 초입인지 알 수가 없다. 부산일보 기사내용은 이렇다.


 

“산쪽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가면 내장포마을이 나온다. 금귀봉 서북능선은 마을 앞 계류 오른쪽에서 마을을 품듯이 자락을 펼치고 있다. 그 자락의 끝에서 산행이 본격화 된다. 자락의 끝은 마을 어귀에 시설된 삼거리 다리를 통해 접근한다. 계류를 건너 시멘트길을 따라 30m쯤 올라가면 모롱이다. 산길은 모롱이 왼쪽 능선자락 무덤사이로 열린다. 들머리에서 7분쯤 걸린다.”--나중에 알고 나서는 이해가 되었지만 너무 고차원적(?) 설명이라 지형 지물을 아무리 살펴봐도 아리송 하다. ^^; --(이미 정상 산행초입을 훨씬 지난 지점에서 주변을 살피니 그럴 수밖에..)


 

내장포마을로 들어서니 7~8명의 산님들이 스타렉스승합차에서 내린다. 이분들에게 산행초입을 물어보니 본인들은 보해산으로 먼저 오른다고 하시며 오히려 우리에게 길을 물어온다. 내장포마을에 들어서니 다리가 보이는데 아무리봐도 산으로 올라가는 다리가 아니다. 그래서 계속 남쪽 방향으로 진입하니 거기3구마을 표지석이 나타난다. (이미 정상궤도를 많이 이탈한 상태인데 까맣게 모름.) 마을 주민께 물어보니 이곳에서 보이는 오른쪽 길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 우측 능선길을 발견하지 못한채 터벅터벅 도로를 따라 남쪽 방향으로 걸어감. <10:34>

▷ 쇠사슬로 차량진입을 막은 곳 <10:49>


 

거기3구마을 주민이 시키는 대로 오른쪽 길로 올라간다.  아까 스타렉스승합차에서 내린 산님들이 우리 뒤를 따라 오시는 것 같다. (아마도 보해산보다 우리처럼 금귀봉을 먼저 오르시려나 보다.) 같이 산행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데 잠시 후 그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우리 두 사람만이 산길을 찾지 못하고 도로길을 오르고 있었다. 곧 능선이 나오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무리 둘러봐도 능선으로 진입하는 산길은 보이지 않는다. 부산일보의 산행지도를 보니 남쪽으로 금귀봉이 있는지라 남쪽으로 난 임도길을 부지런히 걷는다. 가도 가도 임도길이라 슬슬 부아가 치민다.


 

“이러다가 작년 비 오는 날 임도산행을 했던 제암산 꼴 나는거 아이가?” 했더니..

“그러니 마을 사람들에게 자세히 물어보지 않고 당신 고집대로 산행을 하더니.. ...” (이 모양이 이 꼴이 되었다는 아내의 불만스런 말투다.) 이제는 물어볼 사람조차 없다. 간혹 집이 나타나기는 한데 인기척이라곤 없다. 갑자기 좌측 산비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난데없는 장끼 한 마리가 푸드득거리며 난다. --안 그래도 옥상에 김이 나는데 이놈까지 사람을 놀리다니..아이구!  끓는다..끓어..  한참을 올라가니 쇠사슬로 길을 막은 곳이 나타난다.





 

▷ 멧돼지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힌 눈덮힌 임도 <11:06>

▷ 비로소 산길에 들어선 장면.(뒤에 보이는 산이 보해산) <11:10>


 

쇠사슬로 길을 막아놓은 곳을 지나니 길이 두 갈래 길이다. 처음에는 오른쪽 길로 올라가려다가 왼쪽을 바라보니 바위산이 얼핏 보여 왼쪽 길로 오른다. (바위산이 바로 보해산이었다.) 하지만 길은 이상하게도 길은 오른쪽으로 꺾이는데 하얀 눈으로 덮인 임도는 사람의 발자국은 보이지 않고 멧돼지 발자국만 선명하다. 멧돼지가 가만히 있는 사람을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멧돼지 발자국을 보니 순간적으로 두려운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삑” 하고 차고 다니는 호루라기를 세게 부니 옆에 있는 아내가 더 놀란다. ㅋㅋ


 

눈 덮인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아까 오른쪽 길과 서로 만난다. 그러니까 빙 둘러 온 셈이었다. 흐이구..이곳에서 다시 조금 올라오니 우측으로 산길이 보인다. 이제야 비로소 산길을 찾은 것이다. 전방에 뾰족하게 생긴 산이 보인다. 아마도 저 산이 금귀봉 일 것이다. 오늘 이렇게 헤매는 이유중 하나는  대체 어느산이 금귀봉인지 어느 산이 보해산인지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직까지 아내는 반신반의의 심정으로 찜찜한 마음을 간직한 채 내 뒤를 따라 오르고 있다.  (산행 들머리인 거기2구마을 표지석에서 이곳까지 1시간 12분 소요함.)


 


 

▷ 금귀봉으로 올라가는 전망봉에서 바라본 보해산 <11:34>

▷ 금귀봉 정상에 있는 산불감시초소 (산불 감시원이 근무를 하고 계심) <11:48>


 

 산길은 처음에는 평탄했으나 곧 심한 된비알로 이어진다. 그동안 임도를 산행한 죄 값을 톡톡히 치루는 것 같았다. 나중에 835봉(보해산의 제1봉)에서 바라보니 왜 이렇게 된비알인지 알 수 있었다. 정상적인 산행을 했으면 금귀봉의 서북능선을 타고 왔을 것을 지금은 북쪽의 사면을 치고 오르는 것이니 이럴 수밖에.. 아시다시피 금귀봉의 모습은 뾰족한 첨봉이 아니던가! 안부에 이르자 우측으로 등로가 보인다. 이 등로가 정상 등로인가 보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산일보의 보라색 리본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안부능선에서 다시 또 된비알이다. 등로는 하얀 눈으로 덮여있는데 이곳에도 멧돼지의 발자국만 보일뿐 사람의 발자국은 보이지 않는다. 등로가 희미해 등로가 아닌 곳으로도 오르기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팥죽 같은 땀을 뻘뻘 흘리며 우여곡절 끝에 금귀봉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 오른 후 제일 먼저 산불감시초소 부터 확인한다. 산불감시초소가 있어 금귀봉이 틀림 없구나. ^^ 금귀봉 정상에서 조망을 살펴보니 대기가 gas 로 가득해 먼 곳은 조망이 되지 않는다.(이런!) 남서쪽의 지리산과 서북쪽의 덕유산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화려한 조망을 보러 이곳까지 왔건만.. (실망) ^^;;


허탈한 심정으로 조망을 하고 있는 와중에 산불감시초소에서 산불감시원이 나온다. 혼자 오셨냐며 약간 경계의 눈초리로 쳐다보시더니 뒤늦게 정상에 오른 아내를 보자 경계의 눈빛이 사라진다. 그동안 혼자 계셔서 적적하신지 여러 가지 말씀을 해 주신다. 금귀봉을 오르는 주 등산로는 이곳 ‘거기2구마을’이 아닌 ‘당동마을’이라 하시며 산 아래에 펼쳐진 당동마을을 가리킨다. 또한 수도산에서부터 이곳 금귀봉까지 종주를 하면 하루 종일 걸린다며 종주코스까지 가르쳐 주신다. (수도산~양각산~흰대미산~보해산~금귀산 종주의 날머리가 어딘지 궁금했는데 '당동마을'을 날머리로 하면 되겠구나 싶다.)

한창 산불감시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산님 두 분이 올라오신다. 알고 봤더니 아까 우리랑 만났던 일행 중 선두다. 이분들은 정상등로를 타고 오셨는가 싶어 물어보니 이분들 역시 우리처럼 엉터리(?)로 올랐다 한다. --부산에서 오신 산님들로 우리처럼 부산일보기사를 보고 산행한 것인데 7~8명이나 되면서 산행초입을 찾지 못한 채 우리처럼 이상한 산행을 한 것이다. 대체 산행초입은 과연 어디였을까? 하는 의문을 남긴 채 보해산을 향하여 급경사의 금귀봉을 내려간다. (금귀봉 정상에서 보해산으로 향하는 등로 입구에 드디어 부산일보의 보라색 리본이 보임. 아  진작 산행초입에 좀 주렁주렁 달아놓았음 얼마나 좋아 애꿎은 부산일보만 원망한다. )








▷ 666봉 과 안부사거리의 중간지점에서 바라본 보해산의 암릉 <12:50>



 

 2.  비로소 완성된 금귀산과 보해산의 개념도.. [금귀봉~835봉]


금귀봉에서 내려오는 등로는 심한 급경사에다가 쌓인 눈으로 매우 미끄러워 산불감시원의 권고가 아니더라도 아이젠은 필수다. 한참을 내려오다가 다시 아이젠을 벗고 내려가는데 아무리 봐도 엉뚱한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 같다. 다시back하자니 억울해서 그대로 치고 올라가니 잠시 후 주능선에 올라선다. 이상하게도 오늘은 도깨비에 홀린 듯 실수 연발이다. (주능선에는 아까 만났던 부산에서 오신 산님들의 모습이 보였다. 결국 이분들과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끝마칠 때까지 같이 산행을 하게된다.)





 

▷ 안부사거리를 지나자 멋진 노송이 나타나고..^^ <12:55>

▷ 보해산 바윗길의 로프 <13:59>


 
주능선에서 산행을 하니 비로소 산행하는 맛이 난다. 부산 산님들을 뒤로 따돌리고 바람처럼 666봉을 지나 리본들이 사방에서 휘날리는 안부사거리를 지나니 멋진 노송들이 나타나고 우리의 마음 또한 즐겁다. 5분 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배가 고파 더는 못 가겠다. 계란과 파, 김치를 넣어 끓여먹는 라면 맛은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지경이다. (점심식사로 35분 소요함.)


맛있는 라면점심을 먹은 후 보해산을 향하는데 아내가 어제 밤 꿈자리가 안 좋았다고 한다. 거창의 용아릉인 보해산의 암릉을 타야하는데 이 무슨 불길한 소린가..^^; 그래서 정 위험하면 보해산 암릉을 포기하고 안부사거리로 하산하려고 생각도 해본다. 로프가 설치된 암릉을 조심스럽게 릿지하여 올라가는데 날씨가 더워 무척 땀이 많이 난다. 올라 오면서 금귀봉을 바라보니 정면으로 아까 우리가 미련스럽게 치고 오른 눈으로 덮여 있는 금귀봉의 북쪽 사면이 보이고 정상등로인 금귀봉의 서북능선은 거기마을을 향해  그 자락을 펼치고 있다. 비로소 금귀봉과 보해산의 개념도가 머리속에 완성된다. 








▷ 보해산 첫 암봉인 835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과 우측의 금귀산 <14:19>



 

3. 거창의 용아릉을 오르내리며.. [835봉~보해산 정상]


 835봉에 올라 사위를 조망하니 일망무제로 막힘이 없구나. 그러나 대기에 축적된 gas 때문인지 먼 곳의 조망은 되지 않는다. 복 많은 년은 자빠져도 가지밭에 엎어지고 복 없는 년은 봉놋방에 누워도 고자 옆에 눕는다더니 하필이면 새털같이 많은 날에 오늘 같이 조망이 엉망인 날에 오르다니.. (진맹익 아우님의 산행기에서 훔친 말) 그래도 어찌 하겠는가 잘 안 나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파노라마사진을 찍는다.








▷ 보해산의 암봉 (2봉과 3봉) <14:31>



 

오른편(동쪽)은 깎아지른 절벽이고 왼편(서쪽)은 육산의 형태라 대조를 이룬다. 걱정한 만큼 위험하지 않고 오히려 싱거운 기분마저 든다. 하기사 설악의 공룡능선도 별것이 아니네 했던 이몸이니..첫 번째 봉인 835봉이 유난히 뾰족하고 그 다음의 암봉 부터는 약간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하나 하나의 암봉에 오를 수 있었다. 내가 볼때 보해산은 6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첫 번째 봉우리와 4번째 봉우리가 가장 멋이 있었고 마지막 6봉인 정상은 평범한 육산 형태의 봉우리였다.






▷ 보해산의 암봉 (4봉) <14:53>



 

  






▷ 위 사진을 줌으로 촬영(의상봉과 별유산 그리고 작은가야산이 자세히 보인다.) <14:55>



 

4봉의 암벽을 줌으로 촬영하니 건너편 의상봉과 별유산 그리고 작은가야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저 능선을 몇 달전 (2004년 11월 28일)에 아내랑 걸었었지..^^  또한 한국의 산하가족 모임의 첫 번째 산이기도 한 별유산 의상봉..처음 산하가족을 만났던 그 순간만은 마치 첫 선을 보는 듯 기대와 설렘이었지..산행기를 읽어보면 영락없는 나이많은 영감탱이 처럼 허약하리라 생각했던 진맹익 아우님이 전혀 뜻밖에도 몸짱의 모습이었고 다른 분들도 너무나 상상한 것과는 다른 외모를 보고 처음엔 서먹했지만 이내 십년지기 처럼 가까워진 것은 우리 모두는 同志였기 때문이었지..^^   






 

▷ 보해산의 암봉 (5봉) <15:03>

▷ 5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보해산의 암봉과 저멀리 떨어진 금귀봉 <15:04>


 

5봉에서 사실상 암봉은 끝이 난다. 5봉의 암봉에 아내가 앉아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일어서라고 하니 엉거주춤 일어서는데 겁나는 모양이다. 나중에 내가 올라가 바라보니 과연 천길 낭떠러지였다. 반대편에 서있는 부산 산님이 여기가 정상이냐고 나에게 묻는다. 정상은 이 봉우리를 지나 마치 누군가 돌을 차례로  올려놓은 듯 괴상하게 생긴 바위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육산의 형태로 만난다.






 

▷ 보해산 정상에는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이.. <15:14>

▷ 나무가지에 걸려있는 1500산 김정길형님의 표시기 <15:20>


 

 드디어 보해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만이 외로이 있구나.(썰렁) 아까 835봉 올라가면서 만난 반대편에서 오시는 산님이 1,301번째 산을 산행한 사람의 리본을 보았다며 탄복을 하기에 김정길형님의 표시기로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삼각점이 있는 곳에서 10m 정도 떨어진 나뭇가지에 김정길형님의 표시기가 나부낀다. (김정길형님께서 이 산행기를 보시면 흐뭇하시겠지만 나도 사실 이 표시기를 볼 때 마치 정상석을 본 듯 반가웠다.)









▷ 너럭바위에서 바라본 북쪽 능선 (줌 촬영) <15:25>



 

 4. 부산일보 리본은 많이 달려 있었다.. [보해산 정상~거기2구마을]


보해산 정상에서 김정길형님의 표지기를 찍으니 부산 산님 중 한 분이 무슨 접선을 시도하시냐며 농을 걸어온다. 그래서 나도 “간첩인데 지금 접선중입니다.” 하니 싱긋이 웃는다. 부산 산님들도 우리처럼 부산일보 기사를 보고 산행하시는 중인데 공교롭게도 우리랑 똑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중이다. 보해산 정상에서 내려서는 길은 두 갈래다. 오른쪽은 가북면 용산리로 내려서는 길이고 리본이 많이 달려있다.


 

왼쪽은 회남령으로해서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종주길이다. 부산일보의 리본이 있는 왼쪽길로 내려가면 곧 너럭바위가 나온다. 이곳에서 북쪽을 바라보니 흰대미산 양각산 수도산 단지봉 좌일곡령 1124.6봉 두리봉까지는 그런대로 선명하게 보이고 가야산은 희미하게 조망이 된다. 너럭바위에서 한 25분 내려가니 안부 오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부산일보 리본이 달려있는 왼쪽 길로 내려가면 된다. 이곳에서 부터는 정말 부산일보 리본이 많이 달려 있었다.  (통영말로 매착바꾸 없이 많이 걸려 있었다.)






▷ 아름다운 사과나무 단지의 하산길 풍경 <16:19>



 

 사진 상 보기엔 아름다운 과수원 풍경이지만 거름 냄새가 진동했다. 인분과 거름이 섞인 그 냄새 아주 어렸을 때 자주 맡았던 그리운 향취다. 내려가다가 일본식 가옥이 눈에 띄어 들어가 보니 아무도 없는 빈집이다. 아마도 과수 농사철에만 사용하는 집인가 보다. 주변에 낙과한 작은 사과를 보니 사과나무로 구나.. 뒤 돌아서 보해산을 바라보니 첫 번째 봉우리만 첨봉일 뿐 나머지 봉우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다. 보해산은 동쪽 용산마을에서 봐야 정면이고 서쪽인 이곳에서 바라보면 보해산의 뒤통수 격이로구나..(별 볼품이 없다.) 






 

▷ 좌측 작은길이 하산길이고 우측 큰길이 아침에 올랐던 길 <16:41>

▷ 거기2구마을 표지석이 있는 버스정거장 (산행 끝) <16:43>


  

사과과수단지에서 내려오니 마을이 나온다.(원거기 마을) 이곳에서 끝까지 도로를 내려가지 않고 길을 물어보니 좌측으로 가는 지름길을 가르쳐 준다. 이 지름길을 걸어오니 아침에 우리가 올랐던 야트막한 고개의 아래지점이 나온다. 이제 산행은 끝난 셈인데 나에겐 남은 숙제가 하나 있었다.






 

▷ 산행 초입을 알기위해 다시 들어온 내장포 (전방에 보이는 산이 금귀봉이다.) <16:48>

▷ 더 자세한 설명을 하기 위해 반대편에서 찍은 사진 (붉은선은 우리가 아침에 지나갔던 잘못된 길의 표시) <16:49>



마지막 남은 숙제..


마지막 남은 숙제는 산행초입을 찾는 일이었다. 만약 원점회귀가 아닌 종주산행이었다면 영원히 미궁으로 빠질 산행초입을 찾으러 다시 화이트를 몰고 내장포마을로 들어선다. 대체 어디서 산행초입을 놓쳤을까? 의문은 간단히 풀렸다.

“여보 저기 부산일보 리본이 보이네요.”

“어디에?”

아내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세상에 부산일보 리본이 쌍둥이 모습을 하고 나란히 걸려있었다.

“허..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마을을 들어오면 안 되는구나..”

리본은 마을 입구에 있는 다리의 나뭇가지에 두 개씩이나 달려있었다.

“산쪽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가면 내장포마을이 나온다.
금귀봉 서북능선은 마을 앞 계류 오른쪽에서 마을을 품듯이 자락을 펼치고 있다.
그 자락의 끝에서 산행이 본격화 된다.

자락의 끝은 마을 어귀에 시설된 삼거리 다리를 통해 접근한다.
계류를 건너 시멘트길을 따라 30m쯤 올라가면 모롱이다.
산길은 모롱이 왼쪽 능선자락 무덤사이로 열린다.
들머리에서 7분쯤 걸린다.”
(부산일보 기사내용) 


드디어 부산일보 기사내용이 이해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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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6   경남 거창의 진산 금귀봉과 보해산에 다녀와서..









▷ 가조면에서 바라본 보해산 (줌 촬영) <17:12>



  
  
[2004.10.24.07:10 수도~가야종주시 수도산 정상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東-南-西]



One man's Dream



이수영의 산행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