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봉 ~ 칠백이고지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도 이름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예쁜 선녀봉은 좋은데  칠백이고지가 뭐람......?

군사작전도 아니고,"공격 앞으로"도 아닌데  고지가 ~   무슨  고지........?

 

  군대에서야 "702고지"," 666고지" 하지만

사회에서야  "선녀봉","525봉","무명봉"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물론 칠백이고지가  한국전쟁때 유명한 격전지였다고 합니다만,

전쟁이 끝난지도 반세기가 넘게 지났건만 아직도 전쟁 때 사용하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 같아  좀 그렇습니다.

 

  이참에 멋있는 이름을 지어 주면 어떨까?

 

 음,음......

선녀라,선녀라......

그렇지!  "선녀와 나뭇군"이라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고,

선녀봉 뒤로  우람하게 선녀를 호위하듯 우뚝  버티고 서 있으니 "나뭇군봉"이

어떨까......?  

 

딱이네, 딱..........?

 

 

 

 

 "나뭇군봉"  "나뭇군봉" "나뭇군봉"........................

그런데 어째서  안 쎄련된 것 같네, 조금  촌스런 것 같기도 하고.....?

하기사 요새는 촌에도 나무 해서 때는 집이 없으니......,      영  ~  아니네......?

 

  무슨 이름이 좋을까

음,음,음............................. 

아무리,아무리,아무리 ~ 

생각해도

좋은 이름이 떠 오르지 않으니, 에라  산이나 타자! 

 

 

  

 

   1. 찾아간 산 : 선녀봉(전북 완주군 운주면 금당리,해발 666미터),칠백이고지

                        (해발 702미터)

   2. 찾아간 날 : 2007, 1, 23(화)  맑음

   3. 교통편 : 승용차

   4. 산행경로 : 궁동마을 ~ 대활골 ~선녀봉 ~선녀남봉 ~칠백이고지 ~

                      선바우골 ~ 대활골 ~ 궁동마을

   5. 자세한 산행정

       - 갈매기가든 앞 출발           09:30

       - 비둘기 바위               09:45

       - 임도와 갈림길(등산초입)    10:07

       - 585봉               11:03

       - 안부 갈림길         11:07

       - 선녀봉             1:26 ~ 11:30

       - 625봉(헬기장)           11:37

       - 655봉             12:00 ~ 12:10

       - 선녀남봉         12:21

       - 갈림길         12:28

       - 585봉            12:42

       - 칠백이고지 서쪽으로 보이던봉 13:45

       - 중간봉          13:57

       - 칠백이고지         14:12 ~ 14:30

       - 십자로 갈림길        14:44

       - 임도                  14:54

       - 사방댐        15:22

       - 도토리골과 합수점(임도합치점) 15:45

       - 빈집        15:53

       - 등산초입   15:55

       - 비둘기바위   16:14

       - 갈매기 가든 앞  16:30      총 7 시간

 

 

    6. 산행 이야기

 

  지난번 천등산 들머리였던 원장선마을을  지나 용계원마을에 도착합니다.

용계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하여 마을 안길을  들어가면 용계초등학교 앞을

지나고(용계초등학교는 어느 선교단체에서 교육원으로 활용하고 있는듯

"산내들배움터"란 간판을 붙여 놓았습니다)

"산내들배움터"를 오른 쪽에 끼고 우회전(갈매기가든,말골가든 등 간판이

어지럽게  걸려 있음)하여  계속하여 가면  잠시후 궁동마을에 도착합니다.

 "갈매기가든" 앞 공지에 주차하고(공지는 꽤 넓고 가든은 여름 한철만 영업을

하고 있는듯 잠겨져 있음)느티나무 뒤에 보이는 "말골가든"앞의 길을 따라

오른 쪽으로 올라가면 임도와 연결됩니다(궁동교 다리를 건너지 마십시오)

 

 임도를 따라 가는데 이런 프랑카드가 눈에 띕니다. 

 

  소나무에는 재선충인가하는 무서운 병이 있는 걸 알고 있었으나

참나무에까지  병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사람에게는 에이즈,

날짐승에는 AI조류 인프루엔자,

나무에게는 재선충,시들음병......

왜 이렇게 무서운 병들이 생겨나는 것일까요?

 

  계속 임도를 따라 갑니다.

왼쪽 계곡은 각종 음식점에,평상을 갖춘 야외 연회석에......

이곳이 유명한 여름철 피서지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잠시후 비둘기바위에 도착하고......

 

 

  맑은 계곡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이 정도의 계곡이니 유명세를 타는 거 겠지요.

 

  임도 옆에는 노랗고 빨간 깃발들을 계속 꼽아 놓았고,

노란 바탕에 검은색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적어 넣은 표지도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한 것으로 보아 도로를 확장하려나 봅니다.

아니면 참나무시들음병 방제를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계곡 이쪽 저쪽을 건너다니는 다리를 네개를 건너면 오른 쪽으로 등산로가

열립니다.노란색 표시기가 몇 개가 걸려 있습니다.유심히 보지 않으면

놓치기가  쉬울 정도이니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등로는 어렵지 않습니다.모든 등로가 날등을 올라탈 때 힘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요.낙엽이 쌓여 있어 조금 미끄러우나 크게 어려울 정도는 아닙니다.

 

 이마에 땀이 날 무렵 작은 규모의 슬랩을 만나지만  재미있을 정도입니다.

잠시 올라온 길을 돌아봅니다.

대활골,선바우골,대궁동골이 보이고 뒤로 가야할 칠백이고지와 선녀봉으로

연결되는  능선도 보입니다.

 

 

  585봉에 도착하여 잠시 조망합니다. 천등산,대둔산이 보기가 좋습니다.

 

 

  금새 안부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오른쪽으로 급격한 내리막 갈림길이 갈라집니다.

아마  지도상 "축사"로 내려가는 길인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재넘이 님"의 표시기를 발견합니다.

한번도 만난 적은 없으나  반갑습니다.

(대단해라 재넘이님!  재넘이님은 도데체 안 가본 산이 몇 개나 있을까?)

 

 재미있는,올망 졸망 봉오리를 두개를 넘어 선녀봉에 도착합니다. 

 

   잠시 주변조망을 즐기고  출발합니다.

겨우 한 숨을 쉬었을까 할 무렵 625봉에 도착합니다.

625봉에는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선녀봉을 되돌아 봅니다.

 

 

  건너 편에는 655봉이 건너 보이는데 한참을 내려 갔다가 한참을 올라가야

합니다. 625봉에서 건너다 본 655봉입니다.

 

 

   한참을 내려와 안부에 이를 무렵 "후다닥"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보니

크지도 않은 짐승 두마리가 놀라 655봉 왼쪽 사면으로 도망가고 있습니다.

털은 조금 길고 색깔을 검은데  누런 부분도 약간 있고,

크기는 발바리보다는 약간 크고 토종개보다는 적고,뛰는 속도도 별로이고......

아마도 너구리가 아닌가 합니다.

나는 취미로 이렇게 걷거늘, 너는 나로 인해 생업에 지장을 받았구나.

 미안하다,너구리야!

 

  만만찮은   경사로를 얼마를 올랐을까?

앞에 무너져 가는 성곽 같아 보이는  곳에 도착합니다.655봉입니다.

올라보니  헬기장은 아닌데 억새등이 듬성 듬성 나 있는 공지입니다.

오른 쪽으로 표시기가 여러개가 보입니다.

불명산으로 가는  길인 것 같습니다.사과 하나 꺼내 먹고 출발합니다.

 

  조그만 봉을 지날 무렵 오른쪽  잘 생긴 능선으로 올라오는 산님들의

소리가 들려옵니다.여기에도 이렇게 잘생긴  능선이 있네...?

 

  두번째 봉에 이르니  오른쪽으로 수 많은 표시기가 걸려있고 잘생긴 능선으로

연결됩니다.그러고 보니 이곳이 선녀남봉입니다.

오른쪽으로 연결된 능선은 가천리로  연결되나 봅니다.

(저 분들처럼 가천리에서 시작하여 선녀남봉 ~ 불명산 ~ 시루봉 ~ 미륵산으로

 하루코스가 되겠군,기다렸다가  저분들에게 물어보고 갈까?)

 

  얼마를 기다려도 산님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까 소리날 땐 가까운 것 같더니 그게 아니네......

 

 그냥 출발합니다.

잠시후  오른쪽 골짝으로 빠지는 갈림길을 지납니다.

그러니까 지도에도  없는 길이 그새 많이 생겼나 봅니다.

하긴 몇 사람이 가면서 표시기만 걸어 놓아도 새길이 되니까......

되 돌아본 가천리쪽 잘생긴 능선입니다.

 

 

  힘들지 않고,위험하지 않은 길을 흥얼 흥얼 올라 갔다 내려 갔다를

반복하다보니 585봉에 도착합니다.

또 지도에도 없는 갈림길입니다.오른쪽으로는 표시기가 여러개가 보입니다만

왼쪽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나무 사이로 보이는 칠백이고지는 왼쪽방향에

있습니다.여기서 잠시 갈등합니다.기다렸다가  물어보고 갈까 하다가

그냥 직감대로,소신대로 왼쪽으로 갑니다.

결과적으로 판단이 맞았습니다.조금 가니 표시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중간봉을 넘어 상당한 오르막 봉오리가 앞에 보이니

칠백이고지인가 봅니다. 땀 좀 흘리며 봉오리에 도착하니 아무 표지도 없는

공지입니다.오른 쪽으로는 표시기가  많으니 봉수대산으로 가는 방향임을

나중에 알았습니다.왼쪽으로 봉오리가 보이니 칠백이고지인가?

 

 왼쪽 봉오리로 또 올라갑니다.

조금 지치기 시작합니다만  거리가 가까우니......

 

 도착하고보니 또 아닙니다.

오른쪽을 보니  또 한봉오리가 더 높아 보입니다.

저 봉오리가 틀림 없겠지......

 

  

 배도  고프지만 참으면서 열심히 올라갑니다.

발이 조금씩 미끄러지니 지쳤나 봅니다.

영차,영차......

 

 

 드디어 봉오리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정상표지가 없습니다.그저 헬기장인듯,공지인듯 합니다.

가만 있어봐라.분명 이곳이 제일 높은데 원래 표지가 없나 보네?

 

 

  왼쪽 방향을 보니 나무 사이로 약간, 아주 약간 이곳보다  높아 보이는

곳이 눈에  띕니다.얼른 그곳으로 가 보니 정상표지가 그곳에 있습니다.

 

  

 천등산,대둔산도 저 멀리 보입니다.

 

  사방을 둘러 보아도 나무 사이로 온통 산,산들만 보입니다.

호남지방은 곡창지대라 들판이 보일 줄 알았더니 첩첩 산중이네~?

요즈음 쌀농사는  산에서 하나암......?

 

 

  낙엽을 깔고 앉아 점심을 먹고 피목리 방향으로 출발합니다.

출발후  바로 왼쪽으로 오래된 표시기 하나가 보입니다.

표시기를 따라 급격한 내리막길을 내려 갑니다.아이젠을 하지 않았지만

옆의 나무들을 붙들며,그럭 저럭 내려갈만 합니다.

 

  십자로갈림길안부에 도착하여  쉬운 임도로 빠지기 위해 왼쪽을 택합니다.

오른쪽은 피목리,직진은 440봉 쪽인것 같습니다.

 

  잠시후  임도에 도착합니다.

임도에서  등산로쪽으로는 아무런 표시가 없으니 역방향(칠백이고지~선녀봉)

으로 타실려면 주의를 해야 합니다.

철사망속에 자갈을 채운 맨홀 비슷한 곳에 가로 25,세로 20쎈티 정도의

노란 바탕에 검은색으로 339라는 숫자가 새겨진 표지 왼쪽으로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이제는  지루하지만 쉬운 임도길을 계속 내려오면 됩니다.

럴럴럴러~~~  내려오는데 나뭇가지에 반짝하니 이런 것이 달려 있습니다.

 

 

어느 풍류산님이 다녀갔나 봅니다. 어느 구도산님이 다녀갔나 봅니다.

 

 내 바랑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공덕 하나 쌓지 않았으니 텅텅 비어 있을까?

이루지 못한 꿈이 많으니 여한이 채곡 채곡 쌓여 있을까?

그렇게나 산으로 헤메이더니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 채워져 있을까?

 

 

허이 ~

이 사람아,바랑도  없으면서......

 

 

  임도지만 눈이 있어 기분은 괜찮습니다.

 

 

 사방댐 뒤로 잘생긴 바위도 올려다 보이고(나중에 "선바위"임을 알았음)......

 

 

 계곡 옆에는 베어낸 나무들을 이렇게 쌓아 놓았습니다.

아마도 참나무시들음병에 걸린  나무들을 살처분한것이 아닌가 합니다.

 

 

  돌탑이 몇개 세워진 빈집을 지나,

등산초입을 지나  갈매기가든 앞 12년산 빨간아반떼에  도착함으로써

오늘의 산행을 마칩니다만........................................................... 

 

 

 아무리 생각하고 또 해도 "칠백이고지"라는 이름은 좀 ~   그렇습니다.

 

 

 

 

 "선남봉"은  어떨까요?

선녀봉 뒤쪽에 늠름하게  서서 왼팔로 선녀봉을 감싸고 서있는 형국으로

보이던데(정말 그렇게 보입니다^^)......

"선녀봉" "선남봉"...  잘 어울리지요?

 

 요즈음은 조상이 지어준 이름도 쉽게 바꿀 수 있다고도 합니다.

예쁜 이름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죄될 꺼야 없지 않을까요?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