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도의 흔적, 그리고 보길도 보길도는 조선조의 탁월한 가객 윤선도의 유배지로서 그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 그러나 윤선도는 어디까지나 윤선도일 뿐, 보길도는 스스로도 그 자 태를 뽐낸다.
널리 알려진 보길도의 멋은 부용동과 예송리 해수욕장이다. 해송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이 곳은 한겨울에도 온화한 바닷바람을 일으켜 나그네의 여정을 깊게 해준다.
보길도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멋은 적자산 산행이다. 멀리 바다를 바라 보며 걷는 산행은 그 자체만으로 고즈넉하고 신비롭다.
적자봉에 오르는 코스는 두 가지로, 예송리에서 출발하거나 부용동에서 오르는 방법이 있다. 예송리 코스는 마을 뒤편 골짜기에 길이 나 있다. 살갑게 하늘을 가리고 뻗은 동백나무숲을 지나 올라가면 고목이 줄을 지어 늘어선 동근나무 터널이 나온다. 1km를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길로 1시간을 가면 정상이다.
정상에 서면 다도해의 꼬마섬들이 산행객을 손짓한다. 요즘은 연무 현상이 일상적이지만, 맑은 날에는 운이 좋으면 한라산도 보인다고 한다. 북바위능선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반대편 부용동이 나온다. 소요시간은 3시간. 완도에서 보길도행 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