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성산은 산의 높이가 484.2m로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산세가 수려하지도 않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임진왜란이나
6.25동란을 거치며 전쟁의 소용돌이가 끊이지 않았던 곳으로 아픈 역사의 단면을 간직한 곳이다.
산 이름 그대로 산 정상부에는 산성이 있는데 현재는 대부분 도괴된 상태로 그 흔적만이 일부 남아 있다. 이 궁성산성은 그 유래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어 정확한 축성연대와 용도 등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주민들은 임진왜란 당시 이곳에서 군사와 말을 훈련시키고
화살을 쏘는연습장으로 활용되어 '활터'라 불렀다고 전한다.
지형상으로는 장흥 유치나 금정 청룡리를 경유해 쳐들어오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한 산성으로 판단된다. 또한 일부에서는 월출산과
활성산에서 전달된 신호를 전하는 봉화대였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기동마을에서 정상 직전의 안부까지 비포장 도로가 나 있어 손쉽게
산성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산성의 흔적은 짙은 가시덤불과 숲에 가려져 겨울철 낙엽이 다 떨어진 후가 아니면 발견하기 어렵다.
정상까지는 고갯마루에서 능선을 따라 갈 수는 있으나 등산을 할 만한 산은 아니기 때문에 길은 따로 없다. 주민들도 겨울이면 몰라도
덤불이 자라기 시작하면 숲속에서 움직일 수조차 없어 산에는 올라가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