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산행기 - 한국의 산하 "산행기 게시판"에 올려진 산행기 입니다.


불암·수락산 연계 종주기

올린이 : 인자요산 , 2002/12/22(올린날)
게시판 :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1. 일정 : 2002. 12. 21 09:25~15:15
2. 등산코스 : 중계동 현대 아파트-약수터-학도암-봉화대-불암산-덕능고개-수암사-수락산-기차바위-524봉-509봉-장암동 주공아파트
3. 날씨 : 맑음
4. 산행자 : 인자요산 외 1명
5. 산행기
<<이번 산행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경치를 많이 구경하고 싶었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명산들을 하나하나 산행하면서 그 기록을 남기고 있으나 이제 그 끝머리가 될 것 같다. 집사람과 함께한 수락산 산행은 그 기록을 남기지 않았으나 이제 불암산과 함께 그 발자취를 되새겨 보려고 한다.

등산에 재미를 붙인 동료직원 신형과 함께 금주 산행을 논의한 결과 불암산,수락산을 종주하면 대략 5~6 시간으로 산행시간이 길지도 짧지도 않아 적당할 거라고 한다. 나도 대찬성이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도착하는 의정부시는 개인적으로 지난 여름 사패산·도봉산 종주를 위해 의정부역에서 시내버스를 이용 안골유원지를 출발하여 5시간만에 우이동에 도착, 산에서 사귄 친구와 막걸리를 마신적이 있으며, 북한산·도봉산·사패산 연계 종주시에는 의정부 시청 뒷편으로 하산하여 의정부역에서 어묵으로 허기를 달랜적이 있는 도시이다.

의정부시는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고사 함흥차사와 관련이 있는 지명이다. 조선조 태조 이성계는 형제간의 싸움에 염증을 느껴 함흥으로 거처를 옮겨 기거하였으나 거듭된 태종의 사죄로 지금의 의정부시까지 돌아와 정무를 보았으며, 당시 의정부의 3정승을 포함한 각 대신들은 한양보다도 지금의 의정부로 와서 정무를 의논하고 태조에게 결재를 받았기 때문에 의정부라는 지명이 생겨났다고 전한다.

또한 의정부시 가능3동에는 1979년 남양주군 별내면 덕송리로 이장된 선조의 여섯째 딸 정휘옹주와 그 남편 전창군 유정량의 묘가 있었는데, 북한산국립공원의 일부이면서 도봉산과 연결되어 있는 사패산은 선조가 정휘옹주에게 결혼 선물로 준 산이라하여 사패산이라고 하였다.

신형과 만나기로 한 노원역은 상도역에서 26번째 정거장으로 1시간여는 충분히 소요해야 될 것 같아 조금 일찍 출발하였더니 약속시간 30분 전에 도착, 가지각색의 복장과 표정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소비하다 김밥파는 아저씨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학도암을 물으니 우측으로 돌아가면 시내버스가 있을 거라 한다. 그러나 시내버스를 찾지 못하여 택시로 현대아파트에 도착하니 9시 25분이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다.

낙엽이 쌓인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데 할머니 한분이 앞서 가신다. 산에서 처음 뵙는 사람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하니 당신은 학도암에 가신단다. 학도암은 불암산 제2봉(해발 420m)의 서남쪽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조선 인조 2년(1624)에 무공대사가 창건하였고, 고종 15년(1878년)에 벽운대사가 중창하였으며, 1955년에 재중창되었다. 주위에 풍광이 매우 수려하여 학이 와서 놀았으므로 학도암이라 했다 한다.

학도암에는 고종7년 명성황후 민비의 불심으로 조성됐다는 마애관음보살상이 있으며, 높이 10m에 이르는 거대한 암석위에 선각된 마애관음보살상은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속에서도 조각의 균형미를 보여주어 불심이 깊은 장인의 손길로 다듬어진 듯하다”는 평을 듣는 우수한 작품이다.

마애관음보살상 앞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내년도 소원을 빌어보며 산을 오르는데 봉화대 형태가 남겨진 듯 움푹 파여진 구덩이가 있다. 이웃동네 사람인 듯하여 여기가 봉화대냐고 물어보니 쓰레기 소각장이란다. 그 옛날 봉화대는 지도상에만 남은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달래며 걷는데 우측 계곡에 산사가 보인다. 여기가 불암산이니 불암사겠지 하고 지도를 보니 천보암으로 추정된다. 불암사는 우리가 가고 있는 종주능선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봉화대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이내 불암산 정상이다. 힘겹게 바위를 오르는데 먼저오신 세분이 계신다. 한분은 수락산을 가시려는 모양인데 연결지도를 구하지 못하고 덕능고개까지 표시된 불암산 지도를 가지고 있어 우리지도를 보고 참고하라고 하였다. 다른팀에서 수락산까지 얼마나 걸리냐기에 빨리가면 5시간, 천천히 가면 6시간으로 우리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히 가려고 한다고 하였다.

북한산 백운대에서 불암산, 수락산을 보면 산 전체가 조망되듯이 조금 희미하지만 북한산의 백운대·인수봉, 도봉산의 오봉·자운봉, 사패산의 너른바위 정상 등 이쪽 저쪽 조망이 좋다. 신형이 어제저녁 약주를 과하게 한 관계로 오늘은 정상주를 하지 않기로 하여 준비하지 않았는데 웬지 허전하다. 정상을 내려가는 바위길은 올라올때 보다 조금 쉬운 것 같다. 단조로운 능선길을 따라 걷는데 406봉이 나오더니 이내 덕능고개다.

<<수락산 시작>>왼쪽, 오른쪽으로 공사중이라 시끄러운데 산행기에서 본 예의 그 예비군 훈련장이다. 동물의 이동을 위해 만들어둔 동물 이동로를 따라 도로를 건너니 군사보호구역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나 개구멍이 뚫려 있다. 무사통과하여 능선을 오르는데 컨테이너로 지어진 건물이 있다. 우측으로는 예비군 훈련장의 운동장에서 몇 사람이 축구를 하고 있으나 한적하다.

개구멍 통과 15분여가 되었는데 갈림길이 나타난다. 우측은 능선을 따라가는 길로 예비군 훈련장을 둘러서 가고 왼쪽은 계곡을 내려가는 길이다. 양심적인 보통시민으로 개구멍 통과가 마음에 걸려 당초의 코스를 벗어나 왼쪽으로 계곡을 내려가니 국궁장이 있고 화살이 날아오는 지역이니 우회하라는 경고문이 있다. 계곡을 건너니 수암사로 올라가는 포장된 길이 있다.

상당히 가파른데 승용차는 올라가지 못할 것 같다. 수암사는 조그마한 절로 스님의 수행도장으로 주로 이용되는 것 같다. 한적하고 조용한 것이 세속의 떼가 덜 묻은 것 같다. 경내를 지나는데 산신각 지붕이 분홍색 천막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이상한 풍경이라 갸웃거리며 지나는데 위에서 보니 지붕은 기와이고 처마를 비닐천막으로 늘여 비를 피하게 한 것이다. 세속이 물들지 않으려니 재정이 궁핍한가 보다. 수암사의 전체적인 경치를 구경하며 능선을 치고 오른는데 200여m 전방의 너른 바위에서 등산객 한분이 휴식을 취하고 계신다. 우리도 그 바위에서 점심식사후 계속하기로 하였다. 김밥 세줄에 후식으로 귤 한개씩을 먹은후 지나온 불암산과 예비군 훈련장을 구경하며 잠시간 휴식.

수락산은 주능선의 암릉이 위험하여 구조헬기가 자주 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만큼 조심하여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바위를 오르내리는 것이 쉽게 우회하는 것 보다 산행을 더욱 즐겁게 한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린 우리들이니...

아기자기한 주능선의 암릉을 즐기며 걷는데 지난 9월 집사람과 함께 7호선 수락산역에서 올라온 계곡과 능선길이 보인다. 기억에 남는 깔딱고개, 시원하게 뻗은 바윗길, 그리고 막걸리 한통에 족발, 그때의 추억을 반추하며 정상에 오르는데 지난번 공사하던 말뚝과 밧줄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오늘의 두번째 정상이자 마지막 정상이니 기념사진을 한장씩 촬영하고 의정부를 향하여 쉼 없는 전진, 이제 2시간여면 의정부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좌측으로 석림사, 장암역으로 통하는 계곡길을 지나 조금가니 높이가 수십미터는 될 것 같은 기차바위가 있다. 군에 있을 때도 유격훈련을 받지 않았는데 여기서 유격 훈련을 받는가 보다. 밧줄을 잡고 내려오는데 기분이 괜핞다. 릿지를 할 줄 알면 그냥 내려 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왁자지껄하던 인기척도 멀어지고 한적하다. 간혹 마주치는 등산객 외에는 524봉에서 동두천에 있는 친구에게 40분이면 의정부에 도착할거라며 전화를 걸어보니 감이 좋지 않다. 다시 통화하기로 하고 509봉에서 신형의 핸드폰으로 통화하니 의정부 역전 서점 아래에서 기다리란다. 이형은 수년전 3년여를 같이 근무하면서 직장생활의 애환, 퇴근길의 소주 한잔을 나누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 친구다.

너무 일찍 연락을 한것 같아 뛰듯이 하여 산을 내려오는데 시간이 만만찮게 걸린다. 주공아파트에 도착하니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등산복장을 한 몇 명이 기다리고 있다. 묻어서 건너는데 더 걷고 싶지 않다. 산에서 걷는 길은 힘이 들더라도 싫지가 않은데 아스팔트 길은 한 걸음도 걷고 싶지 않다. 나만이 이런 기분은 아닐 것이다. 워킹을 주로하며 수십리 산길은 즐거운 마음으로 걷지만 계단길, 정리된 아스팔트나 시멘트 길은 매번 싫어지니, 이것도 병인가 모르겠다.

친구를 만나 의정부 명물인 부대찌게를 안주로 소주 각1병씩 정리한 후 오늘의 산행을 마치는데 이제 검단산이 기다려 진다. 검단산 산행시는 가락시장에서 회를 떠 정상주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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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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