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하 "산행기 게시판"에 올려진 산행기 입니다.


무갑산~앵자산~양자산 산행....

올린이 :산울림산지기 ,  2002/12/03 (올린날)
게시판 :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 일자 : 2002. 12. 1
※ 구간별 소요시간
o. 09:00 - 신월리 출발 o. 12:39 - 주어재
o. 09:52 - 무갑산 o. 13:28 - 양자산
o. 10:07 - 웃고개 o. 14:18 - 헬기장(두번째)
o. 10:43 - 관산 갈림길 o. 14:32 - 임도
o. 11:09 - 삼각점 o. 15:09 - 하품리 버스정류장
o. 11:48 - 앵자봉 ♣ 소요시간 : 6시간 9분

오랜만에 서울 근교로 홀로 호젓한 산행을 하고 싶어서 광주군, 양평군, 여주군 경계에 위치한 앵자봉과 양자산을 찾았다. 교통편이 복잡하여 그곳까지 정확하게 찾아가려면 여간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차를 가지고 집에서 출발하여 한번 헤멘후 신월리에 도착하였다. 아침으로 김밥을 먹고 장비를 갖춘 다음 9시가 되어 ‘영화사 200m’라고 씌어있는 팻말 앞에서 출발한다.
날씨는 쾌청하고 별로 춥지도 않아서 산행하기에는 아주 그만이다. 앞서간 선답자의 기록을 충분히 숙지한터라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앞에 무갑산이 떡 버티고 있는 폼새가 사람으로 치면 힘깨나 쓰는 우직한 장사같이 보인다. 본격적인 산행은 영화사 입구에서 좌측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가면서 시작된다. 이미 겨울임을 알려주듯이 도토리나무 잎은 모두 떨어져서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다. 그래서 길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어서 비탈진 곳에서는 제법 미끄럽기까지 하다. 제법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숨이 차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밥을 먹고 출발한터라 밥알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입을 꼭 다물고 천천히 걷는다. 송신탑을 지나 평길을 80여m 더가면 무갑산이다.

정상에는 표지석이 있으며 좌측에는 관산과 정면으로 저 멀리 앵자봉과 양자산이 가물가물 보인다. 그리고 사방이 탁 트여서 두루 조망하기에 아주 좋다. 오늘 안에 저곳까지 갈수 있으려나? 그런데 한분이 그곳에서 간식을 드시며 쉬고 계신다. 출발지와 코스가 나와 비슷하다. 이분은 전에 한번 양자산까지 가려고 왔었는데 그만 앵자봉 갈림길에서 관산방향으로 잘못갔다가 되돌아서 앵자봉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남이고개 방향으로 잘못 들어 그만 하산하고 말았다 한다.

일어서는 그분을 따라 나도 배낭을 멘다. ‘물 한모금도 못 마셨는데....’ 조금 내려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으로 가야한다. 이분은 여기서도 알바를 한 모양이다. 저 아래까지 내려갔다 다시 왔으니.... 내리막길에는 밧줄이 길게 매어져 있다. 눈길에는 아주 위험할 듯싶다.
완만한 길을 걷다가 헬기장을 지나면 웃고개라는 갈림길이 나온다. 다시 직진하여 가파른 봉우리를 두개 넘는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나무에 걸려 있는 양철판을 발견한다. 거기에는 55라는 번호가 씌어 있으며, 이곳이 관산과 앵자봉의 갈림길이 된다.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앵자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오늘 일행 아닌 일행이 된 분은 조금 가다보면 거리가 멀어진다 싶다가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나보다 연배가 꽤 높아 보이는데 도무지 거리가 좁혀지질 않는다. 처음에는 복수혈전이라서 그러려니 했는데 갈수록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내가 옆으로 빠지지 않을까하여 중요한 길목에서는 기다려주기까지 하신다. 하지만 내가 물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바로 출발이다. 숨도 미처 고르기 전에.... 가다보면 헤멜 곳이 아주 많은데 길 찾으려고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길 찾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죽기 살기로 쫒아가기도 바쁘다. 가쁜 숨은 턱에 차서 헐떡대고 하늘마저 노랗게 보이는 현기증마저 든다. ‘아! 산에는 기인이 많다더니만, 오늘 내가 그중 한사람을 만나는구나.’ ‘얼마나 많은 산을 다녔기에 저리도 신출귀몰할까....’ 나중에 안일이지만 이분은 올 봄부터 산행을 시작했는데, 매일 7km씩 조깅을(약2년 동안) 하고 마라톤에 출전할 정도라니 이정도야 아침 해장거리도 안 되는 것이다. 오히려 나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듯하다. 오늘은 아마도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인 듯싶다.

밧줄이 매어져 있는 가파른 능선을 올라 조금 더 가면 삼각점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진행한다. 우측으로 골프장이 보이고 이는 앵자봉까지 계속해서 나란하다. 능선 바로 아래까지 파고든 골프장, 저곳에서 골프 치는 사람과 땀 흘리며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같은 공간에 존재하면서 서로 다른 세상에 사는듯하다. 동상이몽을 가슴에 안고....
우리는 나뭇가지 꺾는 것을 지적하기보다는 산림 면적이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해야한다. 또한 산에서 소리를 질러 동물이 놀라는 것을 우려하기 보다는 밀렵꾼들의 무차별 포획을 경계해야 한다.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다 경사가 심한 비탈길을 올라서면 제법 공터가 있는 앵자봉에 도착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오늘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다.
우측은 남이고개로 하산하는 길이고 좌측이 양자산 방향이다. 잠시 내려서다가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우산봉이다. 세 번째 헬기장에 다다르면 갈림길이 있는데 우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조금 내려가면 또 희미한 갈림길이 있다. 여기서 다른 일행을 만나지 않았으면 엄청 알바를 했을 텐데, 다행히 이곳 지리를 아는 분을 만나서 좌측으로 안전한 하산 길을 가게 되었다.

능선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면 주어재에 도착한다. 오르막길은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갑자기 얼굴이 땅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심해진다. 한발 한발 힘겹게 올라서면 양자산에 도달하게 된다. 양자산은 정상답지 않게 펑퍼짐하다. 시원하게 펼쳐진 능선 끝자락에 한강이 보인다. 한참을 쉬다가 발걸음을 돌린다. 조금 내려가면 이정표가 보이고, 그 앞에는 헬기장이 있으며 우리는 우측 능선을 타고 하산한다. 두개의 헬기장을 지나서 한참을 가다보면 좌측 계곡방향으로 표시기가 달려있다. 이곳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임도에 다다른다. 임도를 따라가다 마을 쪽으로 하산하여 포장도로를 따라간다. 마을에는 별장들이 여러 가구가 있다.

3시9분 하품리 마을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기흥에 사시는 분 덕택에 알바 한번 안하고 거기다 버스비까지 내주시는 바람에 조금 힘들었지만 아주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지면을 통해 그분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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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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