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산행기 - 한국의 산하 "산행기 게시판"에 올려진 산행기 입니다.


삼악산 산행기 올립니다.(홈피 사진 아예 여기 옮겨 실었습니다)

올린이 :윤두영 ,  올린날 : 2002/11/25
게시판 :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2002.11.24

(일요일)

 9시 50분 의암호 쪽 매표소에서 산행 시작

오늘 일요일인데도 좁은 주차장에 두 자리나 비어 있다.(주차장이 꽉차면 미안하지만 도로변에 불법 주차해도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지역이어서 단속을 하지 않는다.) 주차료 2000원, 입장료 1,600원 우리가 막 산으로 접어들 무렵 관광버스가 한 무리의 등산객을 풀어 놓는다.

아내가 싱긋이 웃으며,

"우리가 좀 늦게 왔으며, 저 틈에 끼어 공짜로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아이구 아줌씨 공짜 좋아하지 마셔,  좋은 산 있어 1,600원 아깝지 않게 땀 흘리고 가면 되쟎어.... "

눈을 하얗게 흘긴다. 무안해서다.

 

삼악산은 등산 기점을 강촌유원지 지나, 등선폭포에서 오르는 길과, 역으로 의암댐입구에서 올라 정상을 거쳐 등선 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같은 길인데 어느 쪽으로 오르는가 문제다. 내려 와서 다시 주차 지역으로 돌아가는 길이 2k 정도 인데, 날씨가 험하지 않으면 북한강, 의암호의 경관을 감상하며, 걷는 기분도 보통 이상이다.

 오늘 우리는 의암댐 입구에서 시작, 상원사라는 조그만 절을지나. 깔닥고개(바위너덜로 험함)에서 땀흘리고  정상에 올라, 흥국사 지나  등선폭포로 내려 갔다. 6Km정도,3시간여 걸렸다.

 이 번 삼악산 산행이 세 번 째인데, 지난 해까지는 우연히도 두 번이나 춘천 국제마라톤을 하던 날 산행을 했다. 의암댐 입구가 마라톤 코스기 때문에 시간이 늦으면 통제를 하는데, 산행을 하면서 무리를 지어 뛰는 선수들 모습을 내려다 보는 것도 한 묘미였다.

 

올 해는 때가 늦어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안개에 덮인 의암호 수면 위로 그림같이 떠 있는 섬들이 손에 다을 듯이 가깝게 느껴 졌다

.

 

 

 

의암댐은 1967년12월에 완공된 길이 273m, 높이 30m, 발전량 45,000KW/h의 규모로 신연강 계곡을 막은댐이라 한다. 옷바위 즉 의암의 이름을 따서 의암호라고 했다. 의암댐은 춘천분지로 흘러내리는 자양강과 북한강이 합쳐져 신연강이 되어 흐르던 강을 호수로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춘천을 삼면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위도, 중도, 하도 등 섬도 만들어 춘천을 호반의 도시로 만들었다.

 

의암호에서 가파른 길을 올라 30여분, 상원사란 조그만 암자를 지난다. 한 숨을 돌리고 물을 마시고, 수통을 채우고, 암자는 등산객 외에는 조용히 참선에 들어 있다.

상원사를 지나면서 안부까지는 역시 가파른 길이다. 엊그제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아 군데 군데 남아 있는데, 발밑에 얼어붙어 미끄러운 곳도 있으나, 아직은 아이젠을 할 정도는 아니다.

등산객들과 어울려 앞서거니, 뒤서거니....

 60을 훨씬 넘었을 할아버지 한 분 노익장을 자랑한다. 조끼 속이 알몸이다. 젊은이들까지 제끼고 휑하니 추월, ......원......이런, 우리는 힘이 겨워 헉헉 대는데,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데, 육체의 나이가 따로 있다더니, 두타산에서도 그런 분을 만났었다. 이 틀전에 설악산을 종주하고 바로 두타산을 왔다했다. 우리한테 지름길을 알려 주기위해 앞서 가던 길을 뒤짚어 와서 '이 길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하고는 바람같이 사라졌었다.

 

산에 오른 지 한 시간여 안부 능선에 올랐다. 모두들 짐을 벗어놓고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이제는 산행 인구가 꽤나 많다. 온 가족이 나선 집도 있고, 부부간에 나온이들도 많다. 나는 주로 아내와 산행을 한다. 여럿이 모이면 재미는 있는데,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아 기다리기 일쑤이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도 있고, 산행 코스 잡는데도 한 두 가지  문제가 아니다. 또 산행 중도에 '니들이나 갔다와라, 난 더 이상 못 가겠다.' 김빼는 사람도 생기고, 아내는 좀 불평을 하는 때는 있으나, 제일 맘이 맞는 파트너(?)다. 아내도 이제 전국에 유명 산들은 대부분 함께 올라  산행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안부에서 숨을 돌리고 정상을 향하여, 삼악산의 제일 힘든 코스다, 바위너덜 지대로 위험하지는 않지만 길이 험하여 만만치 않다. 돌 비탈길 이리 저리 손으로 잡고, 발 붙일 곳 찾아 낑낑 거리고, 밧줄도 늘여놓아 조심해서 오르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저만큼 능선이 보이는 듯해서 '이제 다 올랐다. 힘 내라' 아내를 격려했더니, 능선 오르고 나면, 또 봉우리가 앞에 있다. 이러기를 서너 번 아내가 제발 '다 왔다'는 소리 하지 말란다. 이렇게 사람의 힘을 빼는 산은 용문산이 제일인 것 같다. 5,6년 됐는데, 용문산에 처음 올랐었다. 용문사에서 정상으로, 전에는 정상에 군 시설이 있어 못오른다 했는데, 그 날 우리는 군부대 철조망 곁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봉우리 오르면서 얼마나 속았든지, 저기 정상이겠지 오르면 또 봉우리. 또  앞을 막아서는 봉우리.....그러기를 몇 번 하니 맥이 탁 풀려서, 이제는 누가 '용문산'이 좋다고 말하면 나는 말도 말라고 한다.

 

 

산에 오른지 한 시간 이십여 분 우리는 정상에 섰다.

정상도 바위너덜이다.

 

평평한 곳이 별로 없다. 사방을 조망하며, 과일도 까먹고,뜨거운 커피도 한잔......사람들 구경도 하고.... 전에 왔을 때는 농주 메고온 사람들 한테, 한 잔 얻어 먹기도 했었는데, 밀려드는 사람들 뒤로하고 하산길로 접어 들었다. 아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점심도 생각이 없다.

 

흥국사를 향한 하산길은 반대편 길과는 달리 흙으로 이루어진 육산길이다. 십여 분 급한 길 내려오면, 큰 초원, 작은 초원, 조그만 분지들이 나타난다. 쉬어가며 점심식사도 할 수 있고, 육송들이 위용을 자랑하는 평지의 숲이다. 작은 초원 지나서 흥국사로 향하는 오솔길 낭랑한 독경소리 들린다. 독경소리 배경으로 소쩍새 울음까지 넣어 운치가 있다.

금강경, 이어서 반야경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시고 공중무색.......

 

'녹음 테잎에 스피커까지 있어 중생들을 제도하시니....좋은 세월이여'

 

흥국사 지나 내려와 등선 폭포 골짜기. 앞길을 막아서는 바위벽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신의 솜씨는 얼마나 오묘한가 얼마만한 세월이 바위벽을 뚫고 물길을 내어, 폭포를 내리 쏟게 했는가? 아무리 뱃장이 두둑한 이라도 이 골에 들어서면 위대한 자연앞에 주늑이 들지 않을 수 없으리라. 지금은 물이 말라 폭포라 이름 붙이기 어려울 정도이나,양 옆에 까마득하게 솟아오른 수직벽의 바위는 겸허하게 옷깃을 여미는 자만이 통과 시킬 듯 위엄있게 내려다 보고 있다.

 

 

숨죽이며 골을 통과, 오늘 산행을 마친다.

 

주차장소까지 가는 길이 까마득하다. 버스를 기다려 봤는데, 그 쪽은 지금 강건너 공사로 가는 버스가 없단다. 걷자. 경관도 감상하며........

 

산행로

 의암댐 입구- 상원사-깔닥고개(바위너덜로 험함)- 정상-흥국사 - 등선폭포

(6Km정도,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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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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