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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화봉까지의 길고 지리지리한 여정의 소백산

올린이 : 가시나무, 2002/05/24 (올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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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IB님,,
5월 12일 5시 30분.
서둘러 베낭을 메고 학익동으로 갔습니다. 날씨가 탁해서 시야가 좁게 느껴지고 운전도 안되더군요.
하나 뿐인 나의 아드님(?)생일에 난 또 그렇게 산으로 향했죠. 크흐~~~
전날 챙길건 다 챙겨 주었으니,, 뭐~~~

일행이 다 모였더군요. 다섯명중 내가 지각생. 마이카는 또 구석에 콕~~ 쪼메 불쌍한 생각은 들었지만,
서둘러 문학IC를 통과, 운전자 K샘이 길을 잘 알려는지...의구심을 가지고 소백산으로 향했습니다.
인천의 날씨도 구리구리했고, 문막 근처엔 옅은 안개가 있었지만 산행하기에는 좋을성 싶었습니다.
왠지...고약한 정체모를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용인쯤의 휴게소에서 아침겸 다른일(?)도 볼겸 이십분 정차하고 영주쪽으로 달렸습니다.
에구구,, 사단이 생겼습니다. K님이 길을 발못들어 단양쪽으로 빠졌답니다. 하마터면 월악산으로
갈뻔했죠. 차를 다시 돌려 고속도로 진입 풍기로 나와 죽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10시 5분이었습니다.

난 죽령휴게소에서 올라보지 못해 이 코스로 오르겠다 하니 K2님과 S님도 같이 오르겠다 하시고,
K님과 H님은 희방사쪽에서 올라 1연화봉에서 만나자며 물 하나 더 챙겨주며 비실 웃어대더군요.
그렇게 비로봉을 향하여...

웬 초장부터 콘크리트 포장의 가파른 언덕길.... 숨을 쉬어야 할 땅바닥이 숨구멍 하나 없이...
그래도 오른쪽으론 야생화가 홀짝홀짝 피었더군요. 민들레는 벌써 홑씨가 흩어지고 있었구요.
마타리도 군데 군데 제갓기 소임을 다하고 취나물도 먹기 좋을 만큼 자라 있었죠. 몇잎 띁을까 하다가
'풀한포기도 있어야 할 자리에서 소생하는 것이다'던 경문스님의 말이 생각나 마음만 두었습니다.

가도 가도 끝은 없고 흙길도 없고 정말 지리지리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늘도 없고, 바람마저도 얼마나 인색하던지요. 어쩐지 K님이 비실 웃던 생각도 나고, 다른 코스에 비해
사람이 없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주저 앉고 싶었지만, 비로봉을 향하여 기운을 내고, 제2연화봉을 좀 지나서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야채 셀러드와 샌드위치 한쪽씩 먹고, 다리도 주무르고,
오던길을 살짝보니... 길만 굽이굽이 허옇게 보였습니다. 저 길을 내가 걸어왔단 말인가!

천문대는 눈앞에 보이기만 할뿐, 길은 좀체로 좁혀지지 않더군요. 그 많다던 철쭉은 뵈지도 않고,
때가 이른 것인지.. 늦은건인지..
겨울엔 비로봉의 세찬 바람과 설국을 이루던 눈을.
가을엔 햇빛에 반사되던 억새를 봤을뿐, 이젠 철쭉을 좀 보려 했는데, 못봤습니다.
산불경방기간이 해제되어서 온다는게 때를 못맞춘것 같습니다.

천문대를 지나 1연화봉에 다 달으니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더군요.
다들 어디서들 쏟아진건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기념 사진 한방 찍고, S샘이 직접 만드신 쑥개떡을 먹고, 고단한 몸을 쉬고 있는데, K님과H님이
올라 오셨습니다. 나는 눈을 살짝 흘겼죠. 눈 찌져진다며 책망 하시며 사진이나 찍자고 너스레를 떠셨죠.

비로봉에... 나의 자유... 나의 바람... 광할한 하늘을....
커피 한모금에 이것들을 두고 내려오려니 아쉽더군요.

연화봉을 다시 거쳐 희방계곡으로 하산. 이길도 만만치 않은 하산길. 발목 다치기 쉽상이었죠.
쓰레기는 왜 그리도 많이 흘리고 가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깔딱거리고 너덜거리는 산길에 사람도 많았습니다. 어느 지방의 지역구인지...선거때의 모습들이 보였고,
산에 온게 아니라, 놀이 동산에 놀이기구 타러 온 듯한 착각들을 하고, 여기 저기 고기 굽는냄새.
땅은 좁고 갈곳은 없어서(?)였을까요.

몇차례의 계단길을 지나 희방사에 도착. 불자는 아니지만 절간의 향내음을 조금 맡아보고
희방폭포로 내려갔습니다.
그냥 지나치고 가버리면 너무 아쉬움을 둘 풍경. 철계단을 내려가면서,,,아!! 황홀지경이었답니다.
힘드름이 삽시간에 폭포에 뭍히더군요. 사진에 담아 두기에도 아까운,,, 물보라.
하늘로 미처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의 한처럼, 인간답지 못한 인간을 훈계하는 신선의 노기띤 눈초리처럼,
내눈엔 그렇게 보였습니다.

IB님,,
쏴아~~쏴아~~ 뿜어내는 물줄기에, 지리지리 하던 콘크리트 길과 답답함과 무료함도 버리고,
또,, 다음 산행때까지 내가 생활해야 할 터에 서야하고, 내가 지켜야 할.. 모든것들이 자연 앞에서
반성하게 되었답니다.

<산행시간>
휴식포함 6시간

<산행코스>
죽령휴게소 - 천문대 - 1연화봉 - 비로봉 - 1연화봉 - 희방계곡 - 희방사 - 희방폭포 - 희방사주차장

* 죽령휴게소에서 천문대까지의 코스는 그리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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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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