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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key의 나홀로 백두대간 종주 제14차 구간종주 산행기
1.산행일정 : 2002. 5. 1(수) 2.산행구간
: 하늘재-포암산-대미산-황장산-벌재(26.7Km) 3.산행동지 : donkey only 4.산행여정 - 5/1 :
제19소구간(하늘재-포암산-부리기재-대미산-차갓재-황장산-벌재 : 26.7Km) 01:31 울산 출발 05:18 벌재
도착(parking) 05:50 하늘재 도착 및 산행 시작 06:36 포암산 07:33 만수봉 갈림길 09:30
1032봉 10:10 부리기재 10:41 대미산 12:50 차갓재 13:06 작은차갓재 13:58 황장산
15:38 폐백이재 16:36 벌재 (산행시간 10시간 40분)
5.산행기
- 잔인한 달,
4월은 가고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한지 만 4개월이 지난다. 4월초에 산행중 머리를 다쳐 산행도 제대로 하지 못해 진도가 많이 뒤져 있다.
이래저래 잔인했던 4월은 가버렸다. 5월의 첫날을 시작으로 대간 종주를 재정비해 보자.
일기예보에 비가 그칠 것이라고 했는데
아직도 비는 내리고 있다. 지난번 사고도 우중에 일어난 일이라 속으로 걱정이 앞선다. 예보만 믿고 비오는 새벽길을 나선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빗방울이 굵어졌다, 가늘어졌다를 반복한다. 문경을 지나 지도를 보면서 오늘의 종착지인 벌재로 향한다. 구름사이로 새벽달이 얼굴을 내민다.
차창을 열어 맑은 공기를 마셔 본다. 문경시 동로면에 있는 택시를 불러 벌재로 뒤따라 오게 한다. 개울가의 물이 제법 세차게 내려간다. 이른
아침의 시골은 제법 분주하다. 촌로들은 논에 물을 가두어 못자리 준비에 한창이다. 물기 머금은 고개마루의 나무들은 완전한 초록의 빛이다. 이른
아침의 공기가 정말 상쾌하다.
조금 늦은 택시를 타고 하늘재로 향한다. 잠을 못잔 탓인지 정신이 몽롱하고 눈앞이 어른거린다. 잠시
차안에서 눈을 붙인다. 동로에서 문경읍으로 향하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려 하늘재에 이른다. 차비를 줄려고 돈을 내어도 받을 생각을 않고 기사는
뭔가 유심히 보고 있다. 택시요금 조견표를 보고 있는 것이다. 오늘부터 택시요금이 올랐다는구먼. 2만7백원이 나왔는데 너무 많아 조견표에는 나와
있지 않다. 기사는 그냥 2만5천원을 달란다. 맞는지 모르겠다. 자는 사람 깨워서 여기까지 왔으니 달라는 대로 주자.
- 계절의
여왕 10여일 만에 찾은 하늘재는 녹음이 더욱 짙어져 있다. 문경쪽의 포장도로는 고개 마루에서 끝이 나고 충주쪽의 도로는 숲속의 오솔길처럼
나 있다. 하늘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포암산에 오른다. 며칠 사이에 온갖 수목들은 초록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 비가 온 뒤라 초록 색깔은
더욱 선명하고 짙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 이유를 알겠다.
산행 깃점에서 폐타이어로 만들어 놓은 참호를 돌아 조금 올라
가면 산행로 옆에 있는 하늘샘에 닿는다. 조그만 돌에 하늘샘이라고 예쁘게 음각되어 있다. 어제 온 비 때문인지 제법 큰 파이프를 통해 물이
시원스레 뿜어져 나온다. 하늘샘을 지나면서 산은 제법 가팔라진다. 언제부터인가 산행 시작후에 약간 어지럼 증세가 있는 듯 하다. 잠을 제대로
못잔 채 산을 오르기 때문인 것 같다. 제대로 풀리지 않은 몸 때문에 벌써부터 힘이 든다. 아침해가 하늘재 저쪽에 있는 탄항산을 비춘다. 비온
뒤의 맑은 하늘과 해는 푸른산과 더불어 정말 멋진 풍광을 연출해 낸다. 불어오는 바람이 상큼하다.
간간이 피어 있는 철쭉의
바위길과 축축하게 젖어 있는 등산로를 따라 포암산 정상에 오른다. 포암산은 바위가 많아 멀리서 보면 비단을 펼쳐 놓은 것 같다. 월악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고 그 아래로 충주호의 상류까지 보인다. 하늘의 먼지까지 씻기어져 포암산에서 바라 보는 전망이 너무나 깨끗하다. 길게 늘어서
있는 대간의 연봉들이 첩첩의 산군을 이루고 있다.
포암산을 지나면서 대간길은 거의 오르내림이 없는 능선 산행으로 이어져 큰 힘이
들지 않는다. 그저 오솔길처럼 편안하게 걸으면 된다. 푸른산을 감싸 안으며 따스하게 퍼지는 아침 햇살, 떨어진 진달래를 대신한 철쭉, 안부에
비해 다소 늦지만 파란 잎을 내밀고 있는 있는 온갖 나무들, 봄을 노래하며 지절대는 새들이 나의 산행 친구들이다.
포암산에서 시작한
완만한 오르막 능선 길이 1032봉과 부리기재를 지나 대미산에 이른다. 대미산(大美山. 1,115m). 이름만 보면 크게 아름다운것 처럼 보이나
아무 특징없는 산처럼 보인다. 원래 이름은 ‘검고 푸른 눈썹’이라는 뜻이 담긴 黛眉山(대미산)이라했단다. 지금의 대미산은 이황 선생이 지었다고
한다. 멀리 문경쪽에서 보면 영락없는 눈썹모양이란다. 남쪽만 시야가 트이고 사방 잡목으로 시야가 가려져 있다.
문수봉 갈림길에
제천시에서 세운 백두대간 이정표가 서있다. 지리산과 백두산 가는 방향이 표시되어 있다. 백두대간의 시발점이자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까지의 이정표가
여기서 무슨 쓸모가 있겠냐 마는 백두대간 종주자들에게는 그 의미가 굉장히 클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할미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헬기장을 지나
981봉을 가는 길은 잡목 숲 때문에 바람 한점 없다. 한 낮의 햇살도 바로 머리 위에서 내려 쪼인다. 온 몸이 땀에 젖는다. 타는 목을 축이며
981봉에 오르면 바위속살을 곳곳에 드러낸 채 서 있는황장산의 암봉이 눈에 들어 온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차갓재로 향한다.
싱그러운 숲길을 걷고 있노라니 이 곳에서 조용히 명상에 잠기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숲속의 맑은 공기와 풍부한 산소 때문에 사색이나
명상에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대간 한답시고 오로지 길만 좇아 따라가는 것이 과연 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가다가 좋은 곳에 텐트라도 치고
하루 정도 시간을 보내면서 머리를 식히는 것도 좋을 텐데...
새잎으로 단장한 키 큰 나무들의 울창한 숲길을 따라 계속 가면
철탑이 지나가고 곧장 차갓재가 나온다. 황장산까지는 1시간40분이 소요된다고 적혀 있다. 아래에서 본 황장산은 바위가 많아 보인다. 오르는 길도
바위길이다. 뜨거운 바위를 밟으며 가파른 비탈을 올라 밧줄을 잡고 이리저리 바위와 숨바꼭질을 하고 나면 황장산(1,077m)에 닿는다.옛 이름은
작성산이라고 표지석에 적혀 있다. 불어 오는 바람에 땀을 식힌다. 일단의 등산객들이 진을 치고 있다가 출발을 한다. 무심코 한참을 따라 내려
가다가 어디를 가냐고 물었더니 장수골(?)로 간단다. 올라 올때는 벌재에서 올라 왔단다. 그러면 이 길은 벌재로 가는 길이 아니란 말인가!
거름지고 장에 따라 간다더니 내가 바로 그 꼴이네. 방향도 확인하지 않고 앞서 가는 사람을 따라 가다가 다시 한참을 올라 온다.
정상을 지나 칼날 능선을 타기도 하고 깊은 수직벽도 타면서 황장산을 내려온다. 전망 좋은 바위에 앉아 모처럼 쉬어 본다. 햇살이
좋은 오후다. 온 세상이 푸르다. 골짜기마다 나무들은 신록의 잔치를 벌이는 듯 하다. 멀리 소백산이 보인다. 산바람이 불어 와 땀을 식혀 준다.
파란 하늘 아래 초록 세상은 너무나 풍요롭고 고요하다. 적막하기조차 하다. 이렇게 홀로 앉아 있는 것이 행복하다. 이대로 이고 싶다. 정말
귀중한 공간이고 소중한 나만의 시간이다.
황장재를 지나 암릉길과 좁은 철쭉나무 오솔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참 걷기도 많이
걷는다. 다리도 아프다. 벌재를 향하는 길은 너무 멀다. 더운 날씨 때문에 물도 떨어졌다. 가도 가도 잡목 숲속에 그대로 나 혼자다. 거대한
치마바위와 폐백이재를 지나 한 시간만에 벌재로 내려 선다. 계곡에 흐르는 물에 머리를 그대로 담근다.(終)
6.접근로 및 복귀로
- 접근로 : 울산-벌재(승용차), 벌재-하늘재(택시 25,000) - 복귀로 : 벌재-울산(승용차)
7.제15차
구간종주 계획 - 일정 : 2002. 5. 4(토) - 구간 : 벌재-죽령(23.6Km)
4월 29일과 30일에 꽤 많은 비가 왔다. 봄 가뭄으로 마음으로 많은 고생을 해왔던 농민들이 한 시름 놓게 되었고, 저수율이 낮아 걱정하던
수자원당국도 조금은 안도할 수 있게 되었다.
5월 1일, 푸른 5월이 시작되는 날이다. 이날은 근로자의 날이라서 많은 직장에서
쉬는 날이다. 나의 직장은 쉬는 날은 아니지만 오후 시간을 이용하여 '체력단련'을 갖게 되었다. 여느 때 같으면 체육관에서 배구를 하거나
운동장에서 소프트볼을 하는 정도로 때웠지만, 이번에는 어느 분의 아름다운 마음이 감동하여 가까운 계룡산 등산을 가기로 했다.
여러
번 가보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것이 산이다. 오늘 산행은 동학사에서 은선폭포를 거쳐 관음봉까지 가기로 한다. '춘 동학, 추 갑사'라는 말이
있듯이 동학사 계곡은 봄이 아름답고 그래서 계룡산 8경 중 다섯째가 '동학사 계곡의 신록'이다.
이틀간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공기도 맑고 계곡의 물도 상당히 불어 물소리가 요란하다. 이런 날을 골라 오기도 쉽지 않다. 여름 같았으면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하루 종일
피서를 즐겨도 아깝지 않을 날이다.
몇 주를 동네 앞산에 산책만 했었고 지난 주말에는 몸살을 앓았기 때문에 정상까지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여진다. 그래도 우리 직장에서는 내가 산을 잘 다니는 사람 몇 중의 하나로 알고 있는데 이 좋은 날 적당히 산보나 하고 말기는 영
못마땅하다.
우선 은선폭포까지 가기로 한다. 거기서 컨디션이 괜찮으면 나머지 돌밭길을 도전해보기로 한다. 은선폭포에는 폭포를
정면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전망대 시설이 새로 설치되었다. 마침 수량도 풍부하여 오랫만애 폭포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은선폭포 위에 있는 산장에서부터는 다소 지루한 돌밭이다. 힘도 많이 든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그만두긴 너무 아깝고, 몸의
상태도 생각보다 덜하다. 그래도 오랫만의 산행이라 숨이 차오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다리에는 피곤한 기색을 느낄 수 없다.
지루한 돌밭, 경치도 별로다. 그저 하늘이 보이기만을 고대하면서 전진 또 전진이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 발걸음을 세며 오른다.
마침내 관음봉 고개.. 이제 100여 미터만 오르면 관음봉이다.
스스로를 대견해하면서 관음봉에 오른다. 젊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이 여럿이 있다. 바위 한쪽에 정답게 앉아 김밥을 먹는 커플이 아름답다. '오늘 수업 땡땡이치고 계룡산 왔어'라고 친구와 통화를 하는
대학생이 불량학생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늘 같은 날 수업 한시간 빼먹은 것보다 이곳에 온 것이 더 유익할 거요'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관음봉에서의 전망은 장쾌하기 그지 없다. 동쪽으로는 내가 올라운 동학사 계곡이 기다랗게 뻗쳐 있고 계곡 건너에는 갑하산, 장군봉,
우산봉의 능선이 버티고 있다.
동학사 계곡 남쪽에 뻗어있는 쌀개봉, 천황봉이 논산시 연산면으로 길게 뻗쳐 용의 꼬리를 이루고,
동쪽으로는 천왕봉, 황적봉으로 이어진다.
관음봉에서 자연성릉을 지나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리고 그 너머 신선봉, 임금봉,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동학사 북쪽 능선도 아름답다.
관음봉에서 눈길을 서북쪽으로 돌리면 공주시가지가 부분적으로 보이고, 시야갸
좋으면 북동쪽으로 멀리 청원군 강내면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관음봉에서 서쪽으로는 갑사지구와 계룡 저수지가 보인다. 이틀동안 내린
비로 저수지가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바라만 봐도 흡족하다.
문필봉과 연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거쳐 서남쪽을 바라보면
신원사지구로부터 펼쳐진 평야지대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논산시 상월면이다. 이곳에는 옛날 정감록의 전설을 따라 정도령이 나타나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세운다는 얘기가 있다. 이곳 출신으로 우리 가문에 시집오신 할머니 한 분은 지금도 정도령을 기다리신다.
햇볕도 좋고 바람도
좋고 신록도 아름답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내려오면서 올라올 때의 모든 피로는 잊고 오늘의 작은 성취로 마음이 흐뭇하다.
[산행
시정표]
- 14:30 동학사 아래 청정원 식당 도착, 주차 - 14:40 동학사 주차장 - 14:50 매표소 입구
(준비 및 휴식) - 15:00 매표소 출발 - 15:50 은선폭포 - 16:30 관음봉
- 16:45 관음봉
출발 - 17:05 은선폭포 - 17:30 동학사 - 17:55 주차장 - 18:05 청정원 식당, 저녁 식사 후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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