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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솟구친 덕유 맏형,그리고 삼도봉을 품에 안은 대덕산(4회차 8구간. 빼재 - 덕산재)

올린이 : 이찬영, 올린날 : 200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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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솟구친 덕유 맏형,그리고 삼도봉을 품에 안은 대덕산(4회차 8구간. 빼재 - 덕산재)

● 일시 ; 2002년 4월 20일 ~ 4월 21일
● 날씨 ; 맑음
● 동행 ; 이찬영. 유병길. 가고파 산우회 회원
● 구간 ; 백두대간8(빼재 - 덕유 삼봉산 - 소사재 - 초점산 삼도봉 - 대덕산 - 덕산재)

● 산행시간
- 4월 20일 토요일
22:07 = 동대문 주차장 출발(두레고속 관광버스)

- 4월 21일 일요일 (총 산행시간 : 5시간20분. 도상거리 19㎞)
03:35 = 신풍령 휴게소 도착
04:13 = 빼재 출발. 산행시작
05:25 = 덕유 삼봉산 도착
06:15 = 소사재 통과
07:05 = 아침식사. 휴식(13분)
07:50 = 초점산 삼도봉 도착
08:26 = 대덕산 도착
08:55 = 얼음골약수터 통과
09:35 = 덕산재 도착. 산행 끝.
11:36 = 덕산재 출발
15:47 = 서울 강남역 도착
16:44 = 집 도착


●산행기

정신없이 휙 지나가는 2주일!
그 와중에도 대간 타는 날은 기다려지고..... 퇴근 후 여러 선답자들의 구간 산행기를 관심있게 읽어보고 구간지도를 꼼꼼하게 눈에 익히면서 도상산행을 한다. 그리고 날씨 예보를 점검해 본다.
하~~ 점점 백두대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음이야.

지난 겨울 삼성·관악산을 종주하다가 뒤로 미끄러지면서 오른손을 짚은 것이 인대가 늘어났었다고 했었는데 그 후유증이 아직도 가시질 않고 손목을 아프게 한다. 오늘은 광화문 신농백초 한의원으로 향한다. 오른쪽 손목에 통증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농백초 한의원은 맥이 끊겼던 사암의학을 다시 일으켜 세운 김홍경(일전에 교육방송에서 동양 한의학으로서의 사암의학을 강의한 말총머리 선생) 선생이 운영하던 한의사로서 봉사활동의 목적으로 지금은 그의 제자가 운영하고 있다. 걸죽한 입담을 쏟으며 40여 차려 진행하던 강의를 봤던 기억이 있고 그때 알아놓은 한의원이다.
우선 사암침은 시술시 엄청나게 아프다. 바느질할 때 쓰는 바늘와 흡사한 사암침은 머리카락 같은 양침과는 근본적으로 달라 경혈 자리에 푹 찌르고 바늘같은 침을 상하·좌우로 비틀어 자극을 줄 때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악~~ 소리가 나온다.

아내가 산행식으로 개발하여 싸주는 유부주먹밥을 배낭에 챙겨 넣고 길을 나선다.
동대문에 도착하니 대간 완주가 거의 목전에 와 있는 건실한 생활인인 직장 동료가 산악회 차량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반가움과 함께 나의 대간 출발을 격려해 준다. 따뜻한 마음을 느끼면서 격려와 덕담을 나누고 각기 행선지를 향하여 출발한다.

신풍령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 35분. 도착을 하고도 15분여 차안에서 취침이 이어진다.
차에서 내려 하늘을 보니 별이 쏟아질 것만 같은 밤하늘의 정경이 그야말로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저만치에 고즈녁 하게 걸려 있는 그림같은 달의 모습이며 저 멀리 아득하게 어둠 속에 나타나는 능선이 주는 곡선의 아름다움은 한폭의 서정적 수채화이다.

신풍령 휴게소는 지난해 남쪽으로 휴가 갔다 올라오던 길에 쉬었던 곳. 진주 함양간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오다(작년엔 함양 대전 미개통)) 거창으로 해서 신풍령을 넘어 무주로 넘어오다 쉬었었지. 해서 무척 반가웠으나 문이 닫혀 있다. 아마 영업을 안 하는 모양이다.


산우회장의 산행개요를 설명 듣고 도로 건너 절개지의 낙석 안전망 터진 부분을 들머리로 하여 경사로를 한사람씩 오른다. 10여분 올라가면 수령봉이라 하나 어둠속이라 알 수 가 없다. 계속하여 잡목과 산죽이 있는 능선을 타고 오른다. 된새미기재, 호절골재 다 마찬가지. 그래서 대간 종주는 상행·하행이 필요함을 느낀다. 상·하행을 함으로서 부족한 부분이 보완되는 완전한 종주가 진정한 의미의 종주가 아닐까 한다.

산을 오르면서 멀리 까물까물하게 보이는, 저 아래 민초들이 사는 집에서 반짝이는 불빛과 함께 평화로운 정경이 펼쳐진다. 동쪽 하늘은 일출을 준비하기 위하여 산 능선 너머를 불그스레 하게 물들이기 시작하고 있다. 신새벽 산을 오르는 산꾼들에게 있어 아침을 맞는 이 광경이 가장 경건하다고나 할까.
정상에 거창산악회에서 세워 놓은 정상 표지석에 덕유삼봉산 해발 1,254m(산경표 해설서「산경표를 위하여」참조 - 여기서부터 무룡산까지를 덕유산이라고 분류함)라고 새겨져 있다. 뛰어난 조망과 사방이 허허롭다. 3개의 봉우리라 하여 삼봉산이라 하고 그 중 2봉이 정상이라는데 어느 봉이 1봉이고 어느 봉이 3봉인지 모르겠다. 아직 일출을 보자면 한참 더 있어야 한다. 땀이 식기 전에 서둘러 진행을 한다.

다소 위험한 암릉구간을 통과하고 하고 나니 어렵쇼, 대간 능선길이 아니라 90도 직각으로 오른쪽으로 급경사를 내려선다. 소위 독도주의 구간이라. 발을 헛 디디면 굴러떠러 질 것만 같은 급경사는 비오면 급류가 흐르는 계곡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대간길의 능선은 흘러가는데 산을 바꿔타기 위하여 이렇게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닌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북쪽에서 흘러내리는 대간은 소사재의 낮은 능선으로 삼봉산에 접속이 되고 삼봉산은 이쯤에서 불뚝 솟아오른게 아닌가(짧은 소견?) 하고 생각해본다. 어쨋든 소사재 이쪽과 저쪽의 연결이 잘 안 된다.

급경사를 내려오니 고랭지 채소밭이 상당히 넓게 전개되고 있었으나 채소는 없었다. 밭 둑을 따라 계속 내려와 무주, 거창을 잇는 소사재 포장도로에 도착한다.

다시 대덕산을 향하여 잡목지대를 들어선다. 좌우를 보니 채소밭 조성을 위하여 많이 파헤쳐 있다. 지금이야 채소가 하나도 재배된 것이 없지만 대간로상에 있는 채소밭은 아마도 농부들에게 많은 불만이 있을 것이다. 채소밭 둑 언저리에 밭 주인이 세워 놓았을 대덕산 등산로 우회로 표지판을 통하여 농민들의 불만을 였볼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찿아드는 대간꾼들 때문에 채소밭이 밟힐 것은 뻔한일, 그분들에게는 백두대간이 사실 무슨 의미가 있으랴.

된비알의 대간길 능선을 타고 오른다. 억새가 무성하다. 그리고 한눈에 건너다 보이는 삼봉산에서 소사재 방향으로의 급경사지. 반대 방향에서 보니 방금 내려온 경사지가 거의 직벽 수준이다. 삼봉산의 위용이 대단하다. 오르면서 느끼지 못했던 삼봉산의 웅자는 경외감을 불러 일으킨다.

대간의 산맥은 이미 여기에서부터 크게 심호흡을 하여 덕유산이라는 원대한 영산을 이루고자 삼봉으로 솟구쳐 올라 덕유산의 들머리를 이루었고 한발짝 물러나 덕유산의 향적봉을 바라다 보고 있다. 멀리 무주리조트 스키장이며 콘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억새길을 헤치고 초점산 삼도봉(해발 1,248.7m)에 오른다. 삼도를 한순간에 일별하니 주변 경관이 파노라마 처럼 흘러가고 거칠 것이 없다. 그런데 전망은 좋으나 전북 무주·경남 거창·경북 김천 3도의 경계점인 정상은 왜이리 옹색하고 초라한지. 정상의 면적도 협소하고 손바닥만한 바닥의 헬기장 표시와 함께 정상표지석이 좀 꾀죄죄하게 보인다. 정상까지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북쪽으로 늠름한 모습의 대덕산이 한 손에 잡힐 듯 와 닿는다.

다시 뚝 떨어지는 계속 내리막 잡목길이다. 철쭉인지 진달래인지 내 키 만큼 한 높이의 잘 알지 못하는 잡목 숲 길이 대단하다.안부를 지나 다시 계속 오르막 억새능선이다. 길게 펼쳐진 대덕산을 향하는 능선길을 타고 오른다.

드디어 대덕산(해발 1,290m)정상에 도착한다.
너른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대덕산 정상! 장엄한 대덕산의 위용에 눌려 내 자신 한없이 작아지기만 한다. 백두대간의 정기라도 받을 듯이 양팔을 크게 벌려 하늘로 향하고 크게 심호흡을 한다. 비석모양의 대덕산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고 흰 스텐인레스로 세운 백두대간 안내표지판이 햋볓 에 반사된다. 지나온 초점산 삼도봉이 가까이에 바라다 보인다. 대덕산은 초점산 삼도봉,수도산과 가야산으로 연결되는 산줄기를 품고 있는 후덕한 산의 모습이다. 이름하여 대덕(大德)이라. 대덕산은 삼도봉을 품에 끌어 안고 삼도봉은 대덕산 품에 다소곳이 안기고..... 애지중지 자애로운 어머니의 상을 하고 있음이야.
앞으로 가야할 북쪽의 거대한 연봉들을 크게 응시하고는 덕산재를 향한다.

다시 하산길, 20여분 내려오니 얼음골 약수터가 잘 정돈되어 있다. 물먹는 바가지도 2개나 있고....
한 바가지 받아 마시니 얼음골은 과연 얼음골, 이가 시려 못 마실 정도로 시원하다. 안내판 문구가 마치 성경말씀을 적어 놓은 것 같은데 산속에서 조차 선교를 당하는 것 같아 메모를 하다가 집어치운다.

아주 완만하면서도 급하게 계속 이어지는 되는 하산길이 지루 하다. 돌부리, 나무등걸 하나 없는 밋밋한 하산길. 내려올 수록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가 아주 청량하다. 다양한 잡목과 쭉쭉 뻗은 활엽수 나무가 우거지다. 오늘의 산행 구간은 급경사를 치고 올라 다시 급경사를 길게 내려오는 특징을 보이고 있어 무릎에 약하게 통증을 느낀다. 앉자서 다리를 쭉 뻗고 쉬고 싶은 충동이 이나 여기서 자칫 휴식을 잘못 취하다가는 대퇴부 쪽에 근육경련이 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기 때문에 애써 자제 한다.

한참을 내려와 올려다본 대덕산의 위용에 또 한번 놀란다. 오를 때 잘 갈음이 되지 않았던 산의 높이와 암팡진 산의 웅혼한 기상에 새삼 큰 산임을 인식한다. 한시간을 넘게 지루하게 진행되던 대덕산 하산길이 조금만 봉우리를 넘어서니 임도가 나오고 임도 바로 앞에 김천 대덕과 무주 무풍을 연결하는 포장도로 덕산재(640m)가 통과하고 있다. '무풍 8km, 무주 35km, 구천동 30km' 를 나타내는 이정표와 잘 그려 세운 대덕산 조망도도 제자리를 잡고 있다,

폐업한 휴게소가 있고 버스가 주유소 마당에 서 있다.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수고하셨습니다"하고 반갑게 맞아 준다. 수첩을 꺼내 산행종료 시간 09:35 을 적는다.

그런데 이거 병길이가 어찌 되었는지 궁금 하기가 짝이 없다. 당초부터 중간 어디선가 내가 지체를 했으면 병길이를 만날 수 있었을텐데 이번 산행은 거의 휴식이 없이 운행을 한 터라 만날 수 가 없었던 거다. 오늘은 다리가 잘 움직여 주었을까 하고 걱정을 하고 있는데 정확히 내가 도착하고 난 뒤 1시간 후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허리는 반쯤 꼬부러 지고 주저앉기 일보직전의 걸음걸이로 내려오는 병길이의 모습을 보니 그래도 많은 발전이 된 듯하여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했다.

폐업한 휴게소는 쓰레기 창고와 다름이 없고 주유소 지붕을 그늘막 삼아 주유기가 있던 턱에 머리를 괴고 낮잠을 잔다. 후미가 다 도착한 뒤 구간종주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한 시간은 11시 36분. 엄청나게 이른 출발이다. 귀경 길에 역시 작년 휴가 때 들렀던 나제통문 휴게소에서 병길이와 캔맥주을 한 깡통 들이키니 그 맛이 일품이다.


에필로그

산행기는 산행에 대한 기록이며 문화다.
대간종주 추억과 자취를 남겨 놓고자 하는 작은 소망으로 시작한 종주기록 행위가 당초 계획과 많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어 내 자신 안타깝기만 하다.
당초의 계획은 일반적인 산행기를 탈피하여 종주구간별로 문화며 역사, 지리, 생태환경 등 다양하게 기록해 보리라는 포부였었다.
그러나 1회차부터 그 계획은 엇나가고 말았다. 내 자신의 게으름으로 볼 수 밖에~~ 산행기에 투자할 시간이 너무 빈약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매섭게 채찍질 하면서 글을 마칠까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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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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