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 11일 (목요일)
의정부에서 동서울터미날로 가는 버스에
앉아 있으니 차가 어찌나 막히는지 7시
5분에 출발하는 용문행버스를 놓칠까봐
좌불안석이다.
워커힐 앞에서 한참을 지체하고 동서울에
도착하니 정각 7시 5분, 서자마자 총알처럼
뛰어 가니 마침 버스가 승강장을 나오고
있다.
손을 휘저으며 버스를 세워 보지만 기사는
흘깃 거울로 한번 보더니 그냥 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할수없이 7시 50분 표를 끊고 식당에서 된장찌개를
시켰지만 끓어 오르는 분노로 입맛도 없다.
20분만 일찍 나올것을 아니면 손을 벌리고
시외버스를 앞에서 막어 서지 못한게 후회가
된다.
반찬도 그리 정갈한것 같지도 않고 음식
맛도 없어서 대강 뜨다가 만다.
이제는 용문에서 8시 40분에 출발하는 용문사행
버스는 탈수가 없고 다음 버스는 언제 있는지
모른다.
욤문에서 기다리고 계실 단풍님과 ksh님을
생각하니 영 면목이 없어진다.
평소에도 시간 늦는것을 제일 싫어하던
내가 아닌가.
용문에 내려서 물어보니 다행히 9시30분
버스가 있단다.
근처 기사식당에서 역시 된장찌개로 식사하고
계시는 두분을 만나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
ksh님은 마침 용문에 회사일이 있어서 오신거란다.
항상 다정다감하고 친절하신 분이다.
한가한 버스를 타고 용문사 입구에서 내려
조계골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무덤 두어기가
있고 뚜렸한 등로가 보인다.
ksh님은 들머리를 일러주고 가시고 막걸리
한통을 사신 단풍님과 무덤으로 올라간다.(09:46)
넓직한 등로를 올라가니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꽉 차있고 진달래들이 만개해 아주 상쾌한
길이다.
조금 올라가면 군유격장 시설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본격적인 오르막 길이 시작된다.
낙엽이 많이 깔려있어 미끄러운 길을 한동안
오르면 매표소의 화장실 옆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이곳을 지나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가면
또 다른 오르막 길이 계속 이어진다.
된비알을 힘겹게 넘으면 무덤이 있는 537.5봉으로
용문사의 부도옆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10:13)
비오듯 흐르는 땀을 딱으며 조끼를 벗고
휴식을 취하니 조계봉과 용계봉의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눈에 멋있게 들어온다.
숲사이를 조금 오르니 슬슬 암릉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회로도 있지만 가능하면 날등을 타고
요리조리 암릉을 통과하는 것도 제법 쏠쏠한
재미이다.
수려한 노송들이 서있는 암봉위에 오르니
드디어 용문산 정상부가 가깝게 보이고
발밑으로 용기골 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저아래에 용문사도 있고 마당바위와 용각바위도
있겠지...
몇년전엔가 절고개에서 용문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용문사 부도에서 이곳까지
왔지만 시간이 없어 내려간적이 있다.
암릉들은 계속 이어지고 우회도 하고 직등도
하면서 이제 정상이겠지 하면 또다른 암봉이
나타난다.
봉우리를 몇개 넘고 가장 높은 암봉에 서니
표시판은 없어도 용문봉(951.7m)인듯하다.(11:13)
백운봉에서 이어지는 용문산의 주능선들이
잘 보이고 문례봉과 봉미산이 가깝게 서있으며
봉미산 뒤로는 장락산이 삐쭉 머리만 내밀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또 다른 큰 암봉이 길을
막아선다.
무심코 날등으로 올라가니 절벽이 나오고
내려가기 힘들것 같아 다시 내려 온다.
몆번을 오르내리며 우회로를 찾아보니
왼쪽으로 암봉을 돌아 오르는 길이 있는데
언뜻 보기에는 길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점차 완만해지는 길을 따라 한동안 오르내리면
용문산 주능선에 닿고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가 문례봉쪽으로 향한다.(11:58)
한강기맥을 하며 문례봉에서 반대로 올때는
눈이 너무 많아서 길을 제대로 못찾고 이리저리
헤매던 곳인데 눈이 녹으니 등로가 너무나도
선명하다.
낙엽이 푹신푹신한 길을 가다가 갈현분교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조금 더 오르면
헬기장을 지나 문례봉(992m)에 오른다.(12:23)
땀을 딱으며 막걸리를 마시니 아직도 차가와서
목줄기를 따라 시원하게 내려가고 안주로
먹는 보쌈김치 한점의 맛이 아주 칼칼한게
일품이다.
앞으로는 봉미산이 우뚝 솟아있고 오늘
가야할 용천봉쪽 능선이 서쪽으로 급하게
꺽어진다.
작년에 봉미산에서 중원산으로 종주할때는
보지 못했던 능선이라 신경을 써서 분기점을
가늠해 본다.
비슬고개쪽에서는 가평에서부터 따라오는
큰 송전탑들이 끝이 없이 이어지고 산허리를
이리저리 가로지르는 산음리의 임도들이
볼성 사납게 누워있다.
문례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이고
낙엽도 많으며 진흙길이라 미끄럽기 그지없다.
두번이나 넘어지며 내려와 조그만 봉우리에
오르니 드디어 중요한 갈림길이다.(12:51)
오른쪽으로 급하게 내려가는 길은 비치고개와
성현을 거쳐 봉미산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
능선으로 꺽어져 표지기를 한개 붙이고
들어선다.
처음에는 춘천 모산악회의 표지기가 두어번
보이더니 조금 더 들어가니 표지기는 없어져
버린다.
길은 뚜렸하지만 동네사람들이나 다니는듯
야산같은 분위기이고 잡목과 관목들이
빼곡하며 쓰러진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진달래 꽃사이로 희미한 길을 한동안 가면
삼각점이 있는 728.7봉에 이른다.(13:18)
정상에서 용문산의 뒷봉우리를 바라보며
진달래술을 한잔씩 하고 점심을 먹는다.
따사한 햋빛을 받으며 밥을 먹고 나니 나른해지는
것이 한숨 자고 싶지만 앞으로 얼마나 가야할지
몰라 엉덩이를 털며 일어난다.
완만한 길을 한동안 내려오면 좁은 비포장
진흙길로 내려선다.(13:49)
아마 한강기맥상의 배너머고개와 이어지는
임도인것 같은데 인적은 없고 쓸쓸한 분위기가
든다.
길을 건너 올라가니 바로 등로가 연결된다.
급한 오르막을 한동안 오르면 뾰족하게
솟아있는 봉우리가 보이는데 용천봉인듯
하다.
높이는 낮아도 뭔가 특색이 있어야 산이름을
얻을수 있나 보다.
진달래 꽃이 활짝 피어있는 울창한 관목사이로
오르면 볼품 없는 봉우리에 오르는데 용천봉(677.2m)이다.(14:11)
삼각점이 있는 정상은 나무가 많아 조망이
좋지않고 일반 산행객의 발자취는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두갈래 능선으로
갈라지고 서쪽의 급한 내리막으로 내려오면
숲사이로 갈현초교(?)의 흰건물이 보인다.
지능선들이 자주 나타나고 나무숲이 울창해
방향을 잡기 힘들며 겨우내 쌓인 낙엽은
무릅을 덮는다.
나뭇가지들 사이로 숨어있는 능선을 찾아
암봉위에 오르니 이윽고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해 길도 없는 급사면을
조심스레 내려오니 맑은 물이 꿜꿜 흘러
내리는 어비계곡이 나온다.(14:46)
계곡은 오래된 가뭄에도 불구하고 수량이
꽤 많으며 내려온 암봉을 뒤돌아 보니 기기묘묘하게
생긴 노송들이 곳곳에 서있는 수려한 봉우리이다.
좁은 시멘트 도로를 건너면 "한강지키기운동본부"의
플랭카드가 걸려있으며 바로 앞으로 뚜렸한
등로가 보이고 표지기들이 많이 붙어 있다.
이제는 능선길을 버리고 작은 지계곡을
따라서 산을 올라간다.
물줄기를 따라서 좁은 돌길을 올라가면
끝이 없이 완만한 경사로가 이어진다.
하늘은 맑고 푸르지만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하고 흐르는 땀방울들은 안경위에
떨어져 시야를 가리곤 한다.
한참을 올라오면 시원한 잣나무 조림지가
나타나고 오랫만에 쉬며 땀을 딱아본다.
억새가 무성한 길을 잠시 오르면 오석이
서있는 어비산(828.6m) 정상이다.(15:30)
문례봉부터 용문산을 거쳐 배너머고개로
내려오는 전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마유산의
민둥 봉우리가 가깝게 보인다.
용문산에서는 숫고개를 거쳐 어비산으로
바로 연결되는 능선이 있는데 그리 뚜렷하지
않아서 가늠하기는 힘들다.
정상에서 서남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에는
통행이 별로 많지 않은듯 낙엽이 두텁게
깔려있고 뿌리채 뽑힌 아름드리 나무들이
간간이 길을 막아 선다.
어느정도 내려오면 마유산의 동쪽면이
잘 조망되는데 배추밭만 연상되던 것과는
달리 크고 작은 암봉들이 삐쭉삐쭉하게
솟아있어 다소 험준한 모습을 보인다.
흐릿한 길을 계속 내려오면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잠시후 옥수가 철철 넘쳐 흐르는
입구지계곡에 도달한다.(15:54)
마유산 입구를 찾으며 표지기를 따라 계곡을
올라가니 용천리로 내려 가는 하산로로
가고 있는듯 하다.
되돌아와서 조금 더 내려오니 이정표가
보이고 등로가 나타난다.
역시 지계곡을 따라서 넓직한 길이 이어지고
처음부터 경사가 대단하다.
흰줄로 표시된 등로를 따라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숨이 턱에 닿고 진땀이 흐른다.
반대에서 오던 중년부부가 안스러운듯
쳐다보며 내려간다.
작은 봉우리에서 땀을 딱으며 잠시 쉬고
억새길을 따라 힘을 내어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면 드디어 마유산(864m)정상이다.(16:44)
중미산과 소구니산 대부산 어비산들이
봉우리를 감싸안듯 도열해 있고 고랭지
채소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유명산이라 적혀있는 정상석에는 누군가
검은 메직펜으로 마유산으로 정정해 놓았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마지막
남은 막걸리를 털어 넣고 북쪽의 주능선으로
내려온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고속도로처럼
넓직한 길은 많이 패여있고 토양손실이
심하다.
너덜같은 내리막 길을 한동안 내려오면
휴양림의 산책로가 나오고 곧 임도로 내려선다.(17:26)
임도를 내려와 입구지계곡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을 지나면 곧 휴양림 매표소가 나오고
오늘의 산행은 끝난다.
휴일에는 꽤 많이 북적됐을 상가들은 한가하고
버스정류장은 기다리는 사람도 없어 훵하니
비어있으며 상봉동행 마지막 버스만 외로이
서있다.
*산행경로와 시간: 용문사입구(09:46)-용문사부도
갈림길(10:13)-용문봉(11:13)-
용문산 갈림길(11:58)-문례봉(12:23)-봉미산
갈림길(12:51)-
782.7봉(13:18)-임도(13:49)-용천봉(14:11)-어비계곡(14:46)-
어비산(15:30)-입구지계곡(15:54)-마유산(16:44)-휴양림매표소(17:35)
*산행거리: 도상거리 15km, 실거리 20km
*산행시간: 09:46-----17:35===7시간 49분
*E mail: zzanbul2@hitel.net |
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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