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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변 약산 진달래가 이보다 고울까? (화왕산 진달래 산행)

올린이 : 청산에, 올린날 : 2002/04/16
게시판 :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1.일 자 : 2002년 4월 5일
2. 날 씨 : 화창한 봄 날씨
3. 산행코스 : 창녕여중 - 자하골 -환장고개 - 화왕산정상-
진달래능선- 관룡산 - 용선대 -관룡사 - 옥천리
4. 산행시간 : 산행시작 05:00 . 화왕산정상 06:20 . 하산종료 09:00

5. 산행기
지난겨울 열심히도 다닌 눈 산행이 엊그제 같은데 언젠가 연두색 새잎들이 돋아나기 시작
하더니만 이젠 제법 푸른빛이 역력하니 자연의 무상한 변화에 경이감마저 느끼게 한다.
오늘은 식목일 휴일.
어제 밤 서울을 출발하여 징검다리 연휴로 늦은 시각까지 정체와 소통이 반복되는 고속도를
거쳐 다섯시가 조금 못돼서 창녕의 화왕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짧은 산행경력을 커버 해보려는 욕심 때문인가.
높은 산 위주로 다니던 것을 지양하고 지난 겨울부터는 철따라 변화하는 산과 자연을 보겠
노라고 마음먹고 봄이 오는 남녘 섬으로. 동백꽃 피는 산사를 거쳐. 진달래로 전국3대 명산
이라는 화왕산 진달래를 보기 위해 어둠이 걷히지 않은 자하골을 오르기 시작한다.
가로등 불빛 아래 눈처럼 흩날리는 벚 꽃잎은. 짧았지만 화려했던 한 생을 접기가 아쉬워
서인가. 아스팔트 길바닥을 쓸고 다니는 초입의 도로를 벗어나 계곡의 맑은 물소리 들으며
점점 급해지는 경사면을 오른다.

산행을 시작한지 한시간여- 어둠이 걷이고 새벽 찬바람 사이로 아침이 밝아 올 때쯤 화왕
산성 서쪽 산 벼랑계단을 숨을 헐떡이며 오른다. 이름하여 환장고개 라나 ?
환장고개의 유래는 환장하게 힘들어서 부쳐 졌다고도 하고 또 어떤이는 진달래가 환장하게
곱게 피어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어느쪽이 맞는걸까? 어찌되었건 초행인 나의 느낌으로는
둘다 과장된 고개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고개의 경사도가 여늬산의
깔딱고개와 비교해서 별나게 환장할 정도로 심한 같지도 않았고. 그곳은 암벽 지역으로 진달
래도 별로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논리적 판단은 접어두고 라도 전해오는 유래라도 한가
지로 통일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고개 마루에 올라서며 상쾌한 바람이 가슴을 확 트이게 하나보다 하는 순간 그 앞에 펼쳐
진 풍경은 전혀 예기치 못한 또 다른 세상. - 바위 절벽을 눈앞에 보면서 숨가쁘게 올라온
조금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 펑퍼짐한 분지가 활짝 펼쳐지고. 철 지난 억새잎 들은 바람
에 일렁이는데. 여기가 십리 억세 평원의 시발점 인가보다... 산의 서쪽면과 동쪽면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수가... 천혜의 자연조건을 활용하여 이곳에다 산성을 쌓고 지구전을
펴며 항전했을 화왕산성. 그때의 그 장졸들이 보이는 것만 같구나..

잠시 쉬며 숨을 고른 뒤 다시 오른다. 이제 곧 해가 뜰 시각.
여기서부터 정상을 오르는데는 어려움이 없을 듯. 여섯시 이십분 정상도착. 동녘 산 옅은 구
름 사이로 솟아오르는 화왕산의 일출에 맞춰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찍고 일행이 간
길을 뒤 쫓아 동쪽능선으로 접어든다. 여기서부터 능선 좌우로 진달래가 무리 지어 피었는데
가면 갈수록 꽃밭은 넓어지고 분홍빛 화사한 꽃잎은 봄처녀의 수줍은 볼처럼 아침 햇살을 받
아 유난히 곱기만 한데.

능선을 따라 동쪽으로 향하던 길은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억세가 우거진 완만한 비탈길을
내려와 화왕산과 관룡산의 경계를 이루는 안부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마주친다.
그곳 평탄한 계곡엔 드라마 촬영 세트로 지었다는 몇체의 오두막과 너와집이 있고 그 뒤쪽의
완만한 사면에는 온통 산 전체가 붉은 색이다. 황금빛 억세와 분홍빛 진달래와의 만남.-
억세밭에 붉은 물감을 뿌린 것일까?. 억세를 태우는 불꽃인가?
수천 수만 평 넓은 산에 어찌 이리도 진달래 천지일까?
영변 약산 진달래도 이맘때쯤이면 꽃망울을 피우기 시작 할 테지...소월 선생이본 약산의 진
달래는 이 보다 더 많고 더 아름답게 피고있을까?

흐드러지게 많은 진달래를 보고 있노라니 어린 시절 진달래를 꺽으러 앞산 절벽을 오르던
기억이 떠올라 빙그레 미소를 지어본다. 내 고향집 뒷동산엔 진달래라곤 찿아볼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겨울이면 야산에 풀이며 작은 나무들은 모두 베어 땔감으로 썼으니 진달래
나무라고 남아 있을리 없고. 어쩌다 남아있어도 꽃을 피우기 전에 아이들이 꺽고 말았지..
딱 한곳 앞동산 북쪽사면의 절벽 바위틈엔 해마다 이맘때면 붉은색 진달래가 절벽을 물들이
곤 했다. 아이들은 그꽃을 따 먹으려고 조바심을 해보지만 벼랑에핀 꽃을 따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 열 살이 넘었을 때쯤 절벽을 기어올라 진달래 나무를 잡는데 까진 성공했는
데 발이 미끄러져 그만 아래로 꽈당--진달래 나무가 연하고 잘 부러진다는 사실을 잠시 잊
언거다. 큰 부상은 아니라 다행이였으나 이후부터 높은데를 무서워하는 증상이 생겼으니--

안부로 내려가는 임도 양편엔 노란 개나리꽃이 만개했다. 마치 진달래의 자태를 시샘하
듯.. 자생으로 핀 분홍빛 진달래와 인공으로 심은 노란빛 개나리가 대조되면서도 자연 속에
서 너무도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본다.
화왕산의 진달래꽃은 머리에 담고... 십리평원의 억세 밭은 오는 가을 꼭 한번 와보리라 다짐
하면서. 안부에서 우측 계곡을 타고 옥천리로 빠지지 않고 직진하여 관룡산을 오르는데 부곡
온천 00 km 라는 안내판이 자주 보인다. 이 산중에 왠 ? 온천 이정표.
여기서부턴 진달래도 억세도 없는 보통의 산으로 정상표식도 없는 정상에서 용선대 방향으
로 하산한다. 경사진 바위지대를 한참 내려오다 바위 위에 앉아있는 석조 석가여래좌상을
지나면 곧 관룡사. 여기서부터 주차장까지는 포장도로이다.

6. 후기
화왕산을 다녀온 후 진달래가 그렇게 많은 산이 있다는데 감탄하여 비슬산 진달래도 보고 와
서 두 산을 비교한 산행기를 쓸 계획으로. 지난 4월14일 일요일 비슬산에 갔더니만
차가 막혀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데만 한시간 반 걸리고 13시 넘어 등반을 시작하여 비슬산에
서 대견사터 까지 완주는 불가능 할것같아 진달래 군락이 더 넓다는 대견사터 쪽만 다녀오기
로 하고 올랐는데 진달래는 이미 반 이상 지고 파란잎이 돋아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할뿐..
비슬산 진달래의 참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 비교는 불가능 하고 화왕산을 다녀온 4월7일 일요일
에 가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금년은 이걸로 만족하고 내년 봄엔 영취산 진달래와 비슬산 진달래
를 다시 한번 보러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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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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