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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에 선운사에 갔었다. 방황과 갈등을 가슴에 담고 긴 장발머리에 세무로 너덕너덕 기운 조끼를 입고, 다 떨어진 베낭을 메고
무겁게 지고 찾아간 선운사는 늦 가을이었다.
20대 후반, 다시 선운사에 갔었다. 동행이 있었다. 7월초의 목백일홍이 절마당
가운데서 적홍색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때 장어와 복분자로 흠뻑 취해 보았다.
30대 중반에 다시 또 선운사에 갔었다.
이제는 가족이 동행이 되었다. 4월말, 동백이 처참하리만큼 많이 떨어져 있었다. 마른 목백일홍 그자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이제 중년, 불혹을 휠씬 넘긴 나이에 다시 선운사를 찾았다. 표정짖지않고, 눈물흘리지 않고,
소리내지않고 그렇게 우는 방법을 배운 나이. 선운사 절마당 복판에서 그방법대로 한참을
울었다.
***일정***
일 자: 2002. 4. 7 출발지: 대구 인 원: 4명 (자가승용차
이용)
02:45 - 남대구 출발 05:10 - 동광주 도착 05:40 - 정읍 TG 도착(TG 나와 바로 좌회전후
시내길 2Km정도 직진하면 고창방향 22번국도 표시) 06:20 - 선운사 주차장도착 07:00 - 산행시작 08:00 -
경수산능선 08:25 - 경수산 09:30 - 339봉 09:50 - 마이재 10:10 - 수리봉(도솔산), 이곳을 통상
선운산이라 한다. 10:20 - 포갠바위 11:00 - 참당암 11:35 - 소리재 11:55 - 낙조대 12:05
- 천마봉 13:10 - 점심식사후 하산 13:25 - 도솔암 13:40 - 진흥굴 14:20 - 선운사 15:00
- 경내관람 16:20 - 휴식후 대구로 출발 20:15 - 남대구 도착
**참 고**
남대구 --- 동광주
191 Km 통행료: 4,200원 동광주 --- 서광주 4 Km 통행료: 도시구간 무료 서광주 --- 정 읍 52 Km 통행료:
2,200원 정 읍 --- 선운사 20 Km (22번 국도 이용)
선운사 입장료: 2,600원 (대,개인) 선운사
주차료: 2,000원 (소 형) ( 입장료와 주차료는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내지못함)
*선운사 관리사무소:
063-563-3450
*복분자 술: 小 6,000원(360 ml)부터 (알콜도수 16도와 19도 있으나 조금더 비싸더라도
19도 가 맛이 훨씬더 좋음. *풍천장어: 1인분 - 10,000원 ~ 12,000원
밤중에 대구를 출발하여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새벽이다. 아침은 가져온 도시락과 뜨거운 국물로 대충먹고 경수산을 향해 오른다. 전날 내린비로 아침산길은
촉촉히 젖어있고 안개가 많이 끼어서 전망은 좋지않다. 동백호텔 좌측 담옆길을 걸어가면 몇채의 민가가 나타나고 우측으로 산길이
있는데 입구에 노란 입산금지 표시줄이 쳐져있다. 하지만 어제 많은비가 내린까닳에 산불염려는 없다고 보고 경수산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산길은 꾸준한 오르막길로 능선까지 되어있다. 경수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안개로 인해 엉망이다. 가득낀 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간간히 조금씩 안개가 사라질때면 저 밑의 시설지구와 주차장이 보이곤 한다. 만약 안개가 없었다면 저 건너쪽 곰소만과
작년여름에 갔다온 내변산의 산들도 보였으리라. 그리고 그렇게 친절하던 내소사옆 정든민박 (063-582-7574) 주인내외도
그립다.
이후 안개는 포갠바위까지 계속되었다. 경수봉에서 수리봉까지는 오르내림이 있는 고즈넉한 능선길이다. 그렇게 힘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평길만으로 된길이 아니다. 마이재 지나서 커다란 소나무가 제수명을 다하고 넘어져서 등산로를 가로막고
있다.
수리봉에서는 개이빨산으로 진행하려다가 안개가 차츰 걷히는걸 보고 조망도 즐길겸 포갠바위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수리봉에서
그냥 무심히 가면 포갠바위코스이고 아주 신경써서 우측을 눈여겨 보면 리본이 하나 달랑 붙어있는 소로가 개이빨산 방향이다. 포갠바위는
관람거리가 아니나 바로 아래에 커다란 암반이 있어 아주 전망이 좋고 잠시 다리를 쉬기에는 안성마춤인 장소가 있다.
수리봉에서
참당암 계곡길까지는 내리막길이다. 내리막길이 끝나고 참당암 올라가는 도로와 만나면 바로 우측 건너편 산길로 또다시 입산금지를 나타내는
노란 표시띠가 쳐져있다. 죄송하게도 산불염려가 전혀없어 다시 이길로 들어섰다. 이길은 순한 오르막이 소리재까지 이어져있다.
소리재에서 좌측은 낙조대방향, 우측은 개이빨산방향이다.
좌측의 순한 오르막을 잠시 오르면 우측길옆에 안내판이 있고
90'방향 우측길로 올라가면 낙조대로 향하는길이다. 안내판에서 약 2-3분 오르면 봉우리같은 능선길에 도착하고 이곳부터가 선운산의
진풍경이 가히 선경이라 할만큼 눈앞에 다가온다. 건너편에 낙조대가 올려다 보이고 그옆에 천마봉이 천길벼랑길을 안고 표효하듯 자리하고,
계곡안에는 도솔암, 마애불과 어디 영화에서 본듯한 모난듯한 순한 바위들의 계곡이 보인다.
낙조대 올라가는길은 그 싫은
전봇대(?)길이다.등산로훼손을 방지하기위해 전봇대같은 나무를 잘라 등산로에 세로로 걸쳐놓은길은 참으로 올라가기 피곤하다. 낙조대는
어금니처럼 생긴 바위봉우리가 양쪽에 서있고 좌측 봉우리 꼭대기에는 바람에 반이 달아나 버린 태극기가 걸려있다. 모두다 기어이 그
봉우리까지 올라가 본다.
천마봉은 한쪽방향을 제외하고는 모두 벼랑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운사에서 이곳 천마봉코스 만 탐방하기
위해 오르고있다. 제대로 된 자리에 짐을풀고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했다. 특히 단체탐방객들이 많아 천마봉 봉우리가 모두 점심식사자리로
변한느낌이다.
충분한 휴식후, 천마봉에서 낙조대 방향으로 약간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가면 우측아래로 도솔암방향으로 하산길이
나타난다. 철계단을 내려가고 계단이 끝난지점 우측에 밧줄을 잡고 빙 돌아 올라가야 되는 바위암봉이 있다. 이곳에 올라가 바라다보는 천마봉이
선운산 비경중 에서 가장 인상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천마봉 꼭대기에 멋모르고 서있는 산행객의 모습이 너무 위태로워 보인다. 다시
밧줄을잡고 바위를 돌아 내려와 조금만 더 내려오면 좌측위가 도솔암이다.
선운사에서 이곳까지는 차가 다닐수 있는 평탄한 흙길로
된 산보길이다. 제발 돈많은 보살님이 아무리 많은 시주를 하더라도 이길이 시멘트로 포장되는 비극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늑한
산길은 산길답게 걸어야 제맛이 아닌가?
한참을 걸어서 선운사에 도착했다. 동백은 아직일러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붉은꽃들이
많이도 피어있다.
경내관람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나오는길에는 추사가 말년에 쓴 백파선사비, 선운사 노래비, 이곳이
고향인 미당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제목의 시비등을 볼수있다. 선운산이나 선운사를 찾고자 한다면 유홍준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 끝머리부근과 <완당평전> 1, 2권의 백파스님과 관련된 부분을 찾아 음미하고 나서면 더욱더 가치있는
탐방이 될것같다.
만개한 벗꽃밑에서 복분자를 나눠마시니 송창식이 부른 <선운사>란 노래가 흥얼거려 지지만 첫구절만
항상 맴돈다. 저녁에 요강 깨드릴 걱정이나 하여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