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백수 평일 야영산행 (백석산-잠두산-모릿재-백적산
종주)
일 시 : 2002. 4. 3 (수) - 4. 4 (목)
코 스 : 던지골- 영암사- 백석산- 잠두산-
모릿재- 백적산- 골안이
인 원 : 나 혼자
준비물 : 텐트와 기타등등
교 통 : 동서울터미널 - 장평 - 대화리
이목정리 - 장평 - 동서울터미널
후! 뭐 그리 심사가 복잡한지 밤새 잠이
오질 않았다.
그냥 밤을 꼬박 새운 후 한겨레신문과 매일경제신문을
보고 빵 한 조각
집어먹은 후 전철역으로 나갔다. 아직 아침
7시 반이라서인지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다. 8시 40분 장평가는
버스를 타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정말 잘 잤다.
장평에 내려 배낭을 메고 화장실 가는 중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뒷주머니를 보니 지갑이 없는 것이었다.
이런! 큰일났군.
분명 주머니에 있었는데 어디에 빠졌을까?
어쨋건 한참 생각을 해도
알 수가 없었다. 아마 차에 있을 가능성이
많을거야.
이미 차는 떠나가고...
매표소의 아가씨에게 차에 지갑을 놓고
내린 것 같다고 하니 몇군데에
전화를 한다. 그래도 지갑을 잃어버렸을
경우를 대비해서 배낭에
현금 3만원을 항상 넣어가지고 다니는 것이
엄청난 위안이 되었다.
지갑도 현금과 달랑 주민증 한 장만 넣은
등산용 지갑인 점도 위안이고.
한참 후 매표소 아가씨가 "저기요"
하고 부르더니 지갑을 찾았다고 한다.
지금 차편으로 오고 있다고. 휴! 다행이다.
지갑을 찾고 매표소 아가씨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배고파 밥 한그릇 사먹고 대화리를 거쳐가는
버스를 탔다.
날씨는 정말 좋다. 옛 시골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던지골의
풍경이 정말 좋았다. 단지 맨 안쪽에 펜션공사를
하느라 쿵쿵거리는
것이 옥의 티였다. 난 소음이 싫은데....
동네 아주머니가 <그냥 큰 산>이라고
부르는 백석산 등산로 입구까지
걸어가는데 장장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갈등이 심했다. 물을 여기서 떠가지고 갈
것인가? 아니면 영암사에
물이 있을 것을 믿고 그냥 갈 것인가? 물론
그냥 갔다.
물을 가지고 가면 너무 무겁잖아. 상당한
급경사를 따라 한 두시간을
올랐을까? 도저히 절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조그만 그리고 낡은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예전에는 심마니들이 쉬어가는 움막이었다고
한다.
물론 스님은 안 계셨다. 달력을 보니 작년
10월 것이 걸려있다.
따뜻한 철에만 스님이 계시는가 보다. 장작은
엄청 많이 쌓여있던데.
어쨋건 부엌의 샘에는 물이 없고 오른편
얼음이 가득한 바위틈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는데 장장 30분 걸렸다.
백석산 정상쯤에서 야영을
해야 하므로 물이 약간 많이 필요했다.
물을 다 받고 조금 오르니 왼쪽으로는 백석,
잠두, 백적으로 가는
능선길과 오른쪽으로는 중왕, 가리왕으로
가는 삼거리 능선길이
나타났다. 여기서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서
전진....
꽃들이 많이 피었다. 완연한 봄이다. 백석산
정상에 이르러서 보니
헬기장 용도의 넓직한 평지가 나타난다.
그래. 여기에 텐트를 치자.
텐트를 치고 밥을 해먹고 나도 해가 한참이다.
바람이 제법 불어서
쌀쌀하다. 혹시나 해서 핸드폰을 켜보니
통화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어디 특별히 통화를 할 만한
곳도 없다.
피곤하기도 하고 얼른 자리에 누웠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보니
글쎄 시간이 인제 8시다. 어이구. 왠 밤이
이리 길다냐?
두려움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온다. 텐트밖으로
나가면 전혀 무서운
것이 없는데 안에서는 바람에 텐트가 펄럭이는
소리가 무섭다.
무슨 발자국 소리도 나는 것 같고. 우리들이
극복해야 할 두가지가
바로 <탐욕>과 <두려움>이다. 탐욕은
어디서 오는지 확실히 모르나
두려움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오는 것이
확실하다.
또 자고 일어나도 9시... 왠 소변은 자꾸
마려운지.
별들이 총총하다. 침낭안은 따뜻하고 밖은
제법 차다. 온도계가
영상 1-2도를 가르킨다. 바람이 안불때는
5-6도..
양갱하나에 술한잔 더하고 나도 밤은 정말
길다. 이런저런 생각에
뒤치락거리다 12시 반경에 본격적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왠 늦잠? 게으른 것은 어쩔수 없다니까.
벌써 해가 솟아 올랐다.
일어나기 싫어 비비적 거리다 8시 되어서야
억지로 일어나
집을 철거하고 밥해서 먹고 나니 벌써 9시
반이다.
넓은 대나무 밭을 지나 잠두산에 올라서
보니 백적산으로 가는 길을
잘 찾지를 못하겠다.
잠두산부터 백적산까지의 등산로는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아서인지
길이 확실하지는 않다. 두 번이나 다른
길로 접어들어 방향을
전환했다. 허긴 내가 간 길만이 옳은 길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두 번 미끄러져가며 한참을 가다보니 모릿재에
도착했다.
그래도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다.
모릿재에서 백적산으로 오르는 길은 더욱
확실치 않다.
한두개의 표지기가 길을 알려주고 길은
희미하다. 날씨가 건조해
발길 닿는 곳마다 먼지가 날린다.
인제 힘이 들기 시작한다. 배도 고프고.
억지로 억지로 백적산 정상에
오르니 시간이 벌써 3시다.
조금 내려가다 보니 이제 배가 너무 고파
도저히 못 움직이겠다.
김치에다 약밥 가져간 것 다 집어 먹고
나니 이제사 살만하다.
근데 한참을 가도 오른쪽 저 아래 인가가
보이는데로 가는 길이 없다.
아무래도 길을 지나쳐 왔나보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에이! 꼭 길로만 갈 필요가 있나? 그냥 막
내려가자. 한번 넘어져가며
내려오니 물소리가 나며 길과 만난다. 젠장!
길을 지나쳤었군.
인가가 있는 곳까지 내려와 차타는 곳까지
얼마나 가야하냐고 물으니
40분은 걸어가야 한단다. 휴! 할 수 없지
뭐.
터벅 터벅 골안이골을 걸어 내려가며 보니
풍경은 던지골만
훨씬 못하다.
장평터미날에 도착해서 보니 어제의 그
아가씨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제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음료수 한병 건네며
어제는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니 수줍은
듯한 미소가 좋다.
5시 40분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은 서울에
다 와서 ...
8시면 도착해야 하는데 올림픽대로가 꽉막혀
한시간을 한강을 바라보며
거의 서 있다시피했다.
집에 오니 10시가 넘었다. 휴... 피곤하다.
배도 고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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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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