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산행기 - 한국의 산하 "산행기 게시판"에 올려진 산행기 입니다.

 

  봉황의 한날개를 타다 - 팔공산 동봉에서 갓바위 까지

  올린이 : 무렴   2003/05/30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봉황의 한날개를 타다 - 팔공산 동봉에서 갓바위 까지

봉황의 한날개를 타다

- 팔공산 동봉에서 갓바위 까지 -

2003년 5월 29일

엊저녁 비가 온다는 예보에 산에 같이 오르기로 약속한 2명은 미리 빠지고 아쉬움속에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간식, 반찬 등등 산행 준비를 해 놓고 아침 4시에 일어나니 남편은 비올 것이라 안된다며 TV만 보고있다.

오늘 날씨가 궁금해 131 다이얼을 돌리니 오전 비올 확률 20% 오후 80%라 하기에 희망을 가지고 전기 밥솥 스위치 꽂고서 서둘러 배낭을 챙기다.

오후에 비를 맞더라도 일찍 떠나면 어려운 코스는 지날 것 같은 마음에 아침은 주먹밥으로 가면서 먹기로 하고 점심밥만 담아가지고 배낭 하나씩 메고 집을 나서니 오전 5시30분. 서구청 건너편에서 105번 버스 타고서 참기름 깨소금맛 고소한 주먹밥으로 아침 해결하고보니 몇 안되는 승객은 잠을 청하고 있다.

팔공산 야영장에서 산행시작. 오전 7시 15분.

주말에 온 비로 계곡 물은 맑고 나무들은 더욱 푸르다.

기분좋게 나무 계단타고 오르니 남편이 휴식하자 한다. 오이 1개를 나누어 먹고 5분후 출발하는데 남편 컨디션이 안 좋다. 체한것 같다며 힘들어 해 무리하면 안되겠다싶어 내려 가지니까 괜찮다며 쉬었다 가면 된다고 하는데 참 속상하다.

날씨는 비올 기색없이 햇볕도 보이네. 이렇게 좋은날 포기했으면 얼마나 후회 했을까......

천천히 능선 오르기를 계속하다가 2차 휴식. 먼저 올라가라 하는데 발길이 안 떨어져 배낭 멘채로 기다리니 힘들게 올라오시다. 오늘따라 상비약 준비도 안했는데 답답하다. 억지로 스카이라인 종착지에 도착해서 보니 이른 시간이라 매점도 안 열었고 자판기에서 사이다캔을 사서 마시게 하고 한참을 쉬다.

스카이라인 출발해서도 2번을 더 쉬고 9시 26분에 사거리 안부 도착. (이곳에서 수태골 2.7km. 스카이라인 1.4km. 동봉 800m. 염불암 700m)

잠시 쉰 후 천천히 다시 출발해서도 힘겹게 오르는 남편의 모습이 너무 안스럽다. 바위등을 타며 걸어도 야영장에서 동봉까지 2시간이면 오르던 길을 오늘은 어쩔수가 없다. 그나마 날씨가 좋아 시원하고 상쾌해서 다행.

동봉 300m 전 석조약사여래입상 앞에 털썩 주저 앉는 모습보며 남편을 무사히 이곳까지 오르게 해 감사하다고 합장 배례하다.

구조번호 100번을 10시에 출발하면서 괜찮으냐 물으니 고개를 끄덕인다. 앞장서서 나무 계단을 올라 동봉(98번)에 서니 감회가 깊다.

해발 1,115m.

아무도 없는 고요한 산 정상에서 탁 트인 주위 풍경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첩첩산중으로 이어진 필공산. 정말 자랑스럽다. 갑자기 터지는 야호소리. 너무나 커서 돌아보니 뒤따라 올라온 남편의 소리. 울부짖음에 가까운 목청이 터져라 소리치다.

아무것도 먹기 싫다는걸 방울 토마토를 먹으라 하고 계란과 과일을 먹으며 쉬고 있는데 3명의 등산객이 뒤따라 오른다. 아무도 없는 길을 둘이서 올라왔는데 처음으로 만나는 일행이 반가와 서로 인사 나누다. 남편의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듯 활기를 되찾다. 10시 30분에 동봉출발.

앞장서서 길을 가면서 다음부터는 산행할때 아침을 굶어야겠다는 남편의 농담에 설악산 봉정암에 가려면 내일 아침부터 매일 오전 일찍 앞산에 다녀 오라고 핀잔을 주다. (6월 6일 봉정암 참배 출발예정 잡혀 있음)

바위를 타고 북쪽 우회도로를 가면서 밧줄도 타고 힘겹게 가다보니 77번 표지가 보인다.

77번에서 쉬면서 모닝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나누어 먹으면서 다시한번 날씨에 감사를 드리고 64번 지나서 부터는 길이 좋아 즐겁게 이야기 나누며 산행을 하다. 신령재(53번)지나 40번 헬기장 밟기까지 나무 그늘 속에서 감탄하며 걸어가다. 떨어져 있는 철쭉 꿏잎들이 아직 5월임을 일깨워 준다.

앞에 보이는 오르막 봉우리를 올라가니 널찍한 평지가 있어 자리까지 펴고 거룩하게 성찬을 차려 휴식겸 점심을 맛있게 먹다. 능선재(20번)에서 다음 번엔 갓바위에서 은해사로 종주하자고 말하고 관봉을 향해 걷다. 오른쪽에 펼쳐진 골프장 때문에 잘려나간 산자락이 너무나 안타깝다.

노적봉을 지나면서 하늘이 뿌얘지기 시작한다. 목탁소리와 사람들 소리가 들리니 반갑고 뿌듯하다.

드디어 1번이 보인다.

와!! 종주 성공이다.

간절히 원하고 준비하면 이루어지는 것, 오늘의 팔공산 종주도 그 중의 하나다.

오후 3시 35분 갓바위 부처님 앞에서 초에 불을 붙이고 기도 드리다.

부처님 저희가 종주하도록 보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

갑자기 가는 빗방울이 날린다. 시간을 벌기위해 돌계단을 내려와서 104번 버스에 오르니 4시 30분 출발. 집에 돌아오니 정확히 오후 5시 30분 12시간만에 집에 돌아오다. 산행시간은 9시간.

저녁부터 비가 내리다

●산행시간●

05:30 - 집 출발
06:05 - 대구광역시 서구청앞에서 105번 버스 출발
06:55 - 동화사 야영장 도착
07:15 - 산행 시작 (탑골)
08:16 - 스카이라인 도착
09:26 - 사거리 안부 도착 (여기서 수태골까지 2.7km, 스카이라인 1.4km, 동봉 800m, 염불암 700m)
09:51 - 삼거리 도착 (서봉 800m, 동봉 300m)
09:58 - 석조 약사여래입상(100번)
10:07 - 동봉(98번) 도착. 여기서 갓바위 까지 7.2km
11:57 - 신령재(53번) 도착 (갓바위 4.5km, 동화사 3.5km, 공산폭포 3.0km)
12:25 - 40번 헬기장
14:05 - 능선재(20번) 삼거리 도착 (은해사 5.5km, 갓바위 1.8km)
15:10 - 6번 삼거리 (갓바위 400m, 북지장사 2.0km, 능선재 1.2km)
15:20 - 1번 관봉 통과
15:35 - 갓바위 부처님 참배
16:00 - 관암사 도착
16:30 - 갓바위 주차장 출발

홈으로 | 가나다순 | 지역별 | 산행기 게시판

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