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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뒷날은 백운산으로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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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뒷날은 백운산으로 떠나라
출근하는 아이 차를 타고 따라가서 그 차를 받아타고 공업탑 약속장소로 간다. 약속시간 9시30분. 나 포함 다섯명이 쫙 모여든다.
약속 시간 이라면 이보다 더 잘 지킬수가 없다. 칼이다 칼.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시간약속 잘 지키는 무리도
드물게다.
승중엄니, 현욱엄니, 민석엄니 1, 민석엄니 2 가 오늘의 멤버다. 민석엄니 둘이 동시에 참가
했다. 동갑내기에 민석이라는 총명하고 건실한 아들들을 낳은 여인들이다. 그리고 한 미모들 한다.
매화를 닮은 민석엄니
1. 아름답고 고고하다. 은은한 향기도 느껴진다. 온실에서 금방 꺼낸것 같은 여린 외양 이지만 설중매 같은 강인함을 속 대궁이에
갖춘 여인이다.
민석엄니 2. 누구에게든 첫눈에 쏙 들것같은 고운 자태다. 나 한텐 쉽게 접근 못하지, 하는것 같은
야무지게 잘 짜여진 얼굴. 똑바로 못했단 봐라, 할것 같은 똑 부러진 용모. 하지만 시원시원 하기가 냉장고 에서 갖 꺼내 '빵'하고
터뜨린 청량음료 같고 심중에 지닌 思考가 한바다 같다. 베란다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곱게 피어있는 수선화를 닮은
여인이다.
언양을 지나고 석남사를 지나서, 가지산 중턱을 향한 울밀선 꼬부랑길을 차가 숨차게 올라간다. 산너머 저쪽은 밀양이고
그 이쪽은 울산이다. 경계의 터널을 벗어난 차는 요리조리 돌고돌아 밀양 얼음골을 향해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가면 다리가 나오고 다리를
막 건너면 호박소 휴양지 주차장이 오른편에 있고 입구에 허름한 매표소가 있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휴계소 식당 옆을 지나 계곡으로
들어선다. 돌 바위 징검다리를 팔짝팔짝 뛰어건너 벽돌조 화장실 앞에 이른다. 백운산 가는길은 이쪽 이라는듯 이정표가 팔을 쫙 벌려
구룡폭포 가는길을 안내한다. 그쪽 방향으로 접어들어 수목이 울창한 길을 오른다. 말끔 하고 환한 길이다. 조금 가니 왼쪽으로
길이 하나 나오는데 거기엔 대 막대기를 하나 가로로 놔뒀다. 왼쪽 길은 그냥 두고 가라는 눈치. 조그만 너덜을 하나 막
벗어났는데(오다 오른쪽으로 갈림길을 하나 만나는데 올라오면 합쳐진다)
촬촬촬-계곡을 울리는 소리. 예사롭지 않은
소리. 드보르작의 선율이다. 길 섶 큰 바위에 올라본다.(관폭암 이라 이름 했음 딱 맞겠다)
와아 ~ 용트림
이다.!! 암벽에 돋아난 비늘 비늘 비늘.... 넋을 잃고 만다. 내 넋이 구룡의 등을 타고 떠났나? 물은 까마득한 벼랑을
쓰다듬으며 수많은 비늘과 세찬 꼬리를 만들며 흘러 내리는데 용은 웅비의 몸짓으로 승천을 한다.
백운산 구룡폭포에서 승천 하는
용을 만날려면 비 온 후 가까운 시일내에 가야만 된다. 그렇잖음 그저 거대벽을 적시며 흘러 내리는 물을 볼수있을 뿐이다. 그저께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바위에서 내려와 용 꼬리 쪽으로 들어가 본다. "글루는 왜가?" "우린 어디로 올라갈건데?"
질문들. 놀려먹고 싶어진다. "일루 폭포 타고 올라간다." "난 안가" "난 못가" 울상들. 설마 하니 ..... 순진
하긴. 잘 보면 폭포 오른쪽으로 오를수있는 길에 밧줄이 매어있다. 밧줄을 타고 용이랑 나란히 오른다.
밧줄을 놓고
벼랑위를 올라서니 온통 너럭바위로 돌돌돌 흐르는 옥수. 동공으로 가슴으로 또 흐르는 옥수. 벼랑끝에 밧줄을 가로질러 매어 놨다.
위험을 알리는 접근 금지선 이다.
길은 오른쪽 외길 뿐이다. 얼마를 더 가니 암자라곤 하지만 쓰러져 가는 오두막이 한채
눈앞에 있다. 오두막 도착하기 직전에 계곡 왼쪽으로 건넌다. 산으로 오르는 그늘진 길은 수목이 빽빽 한데도 산들 바람이 쉴새없이
불어 시원하기 그지없다. 가다 내리막길이 하나 있긴 했지만 거기에 맘 쓸 필요는 전혀 없다. 정상을 향해 오르기만 하면
그만이다. 리본도 매어있다.
나무 그늘을 벗어나니 작은 암봉이 나온다.
"아이구 좋다!" 소리가 절로
난다. 사방이 확 트인다. 여기가 정상인가 했는데 '나 여기 있지롱' 하는듯 건너편에 쏘옥 올라와 있는 정상. 바위를 부등켜안다
기다 겁에 질린 엄니들 885미터 정상에 드디어 서다.
가지산 운문산 사자봉 재악산 ....굳센 뿌리 내리고 하늘 향해 치솟은
기백. 영남 알프스의 웅대한 산들이 저만치 물러서서 백운산을 굽어보며 에워싸고 있다. 호박소 주차장이 저 아래 있고, 뒤돌아서
반대편에 남명 어름골이 손바닥 처럼 환히 보인다. 사과 대추가 유명한곳. 꿀심을 속에다 박은 얼음골 사과는 아삭아삭 사르르 녹는맛이
사과 중의 사과다. 영산준령의 산수에, 청풍 쐬고 굵었으니 저도 맛 안들고 배길수가 있것나.
발아래 천길을 흘러내리다
굳어버린 巖線. 온통 한덩어리 바위 인데 싹은 어찌 틔우고 뿌리는 어디다 뻗었나? 절벽 끝에 벼랑 아래 맵시 고운
소나무들. 구경 좀 하고 가자며 아무리 소리쳐도 눈동자 마져 얼어버렸나 곁눈 한번 안주는 엄니들. 그렇다고 누가 천길 벼랑은로
떠밀기나 한댔나? 오다 간식 요기 했으니 하산해서 먹어도 되겠다던 점심을 경관이 너무 좋고 앉을자리 너무좋아 정상에서 먹고 한참을 앉아
쉰다.
정상봉을 내려와 그저 평범한 능선길 인가 하고 편하게 가는데 '그리 쉽게는 안보내지'하는듯 바위봉이 또 하나 딱
버티고 앞을 막는다. 우회길도 없으니 피할 도리도 없다. 죽으나 사나 오를수 밖에. 내려가기 위해서는. 꼭대기에 올라서니 밧줄이
아래로 늘어져 있다. 실하다. 작년 여름 왔을때 너무 낡고 약해서 맘에 걸려 했었는데 그동안 교체가 되어있다. 고맙기가 이루 말할수
없다. 임무를 다한 예전 밧줄의 눈에 뛸듯말듯 매달린 모습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여 안쓰럽다. 올라왔으니 또 내려갈수
밖에. 누가 실어다 내려 줄것도 아니고 밧줄을 움켜쥔다. 내려가는 엄니들의 웃음인지 비명인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아무튼
전원 무사통과.
이제부터 내리막이다 . "시루떡 하나씩 먹고가" 농담 한마디. 바위도 돌도 전부 납작납작 시루떡 같다.
포개져 있는떡, 세워져 있는떡, 발아래 깔린떡, 먹다 부스러기로 널려 있는 떡, 콩고물 팥고물 묻히면 그대로
시루떡이다.
외길로 내려오면 오래지 않아 울밀선 국도에 도착한다. 도로에 내려서니 맞은편 가드레일 에다 호박소 가는 안내
표시를 페인트로 써놓았다. 영업하는 사람들의 솜씨같다 생각하며 내려오니 아니나 다를까 식당인지 가든인지 나무 그늘 아래다 탁자랑 평상을
잔뜩 설치 해 놓았다. 왼쪽으로 돌아 사찰을 지나가니 빨간 난간이 예쁜 다리가 둘이보인다. 오천평 반석을 들러 보자며 정면의 빨간
다리를 건넜지만 안내판의 1200미터 라는 거리가 맘에 걸리는듯 되돌아 가잔다.
호박소로 오르는길. 왼통 한장의 바위로
이루어진 계곡. 그 요철을 굴곡을, 흐르고 구르고 부딪치고 곤두박질치고 넘치고 휘돌고 달음질 치며 내려오는 물살. 생각도
필요없고 표현도 부질없다 . 시간이 정지된듯, 그저 여기 있을뿐이다.
크고 넓고 깊은 소를 만들며 장구한 세월을 쏟아부은 호박소
폭포는 맨 위쪽에 자릴 잡았다. 발을 벗고 물에다 담근다. 발 담그기도 죄스러운 맑고 푸른 물이다.
권하고 싶다
. 비 개인 날은 백운산 으로 떠나보라고. (비경에 취해 재재 거리느라 시간 가는줄을 몰랐다.차에 오른 시간이
16시30분이었다)
코스. 공업탑로타리-언양-석남사-호박소주차장-구룡폭포-백운산-호박소 200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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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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