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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닮은부부의 소백산산행 신고식(5/25)

  올린이 : 닮은부부   2003/05/28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닮은부부의 소백산산행 신고식(5/25)

늘 가던 곳만 반복하여 산행했던 우리 닮은 부부.
그래! 결심했어. 좀 더 멀리에 있는 소백산에 가보자.
산행 전날 미리 민박도 예약하고 3시간여 걸려서 소백산 입구에 도착했다. 내일 산행을 위해서 일찍 취침!
아침에 눈을 떠보니 뭔가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 비가 오고 있었다. 그것도좍좍. 그렇게 오고 싶었던 소백산인데 과연 어떻게 할까? 비오는 날 산행해 본 적은 2년전 덕유산정상에서 하산하던 길뿐이었다. 어디서 들은 말이 생각났다. '무리한 산행은 금물. 과감히 포기하라.' 하지만 모든게 너무 아까웠다. 결국 갈등하다 예상보다 조금 늦게(8시쯤) 우비를 사서 입고 우산 쓰고 산행을 시작했다.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가고 있었다. 비가와서 그런지 계곡과 폭포는 아주 장관이었다. 너무 멋있었다. 다리안 폭포를 지나고 매표소를 지나고 우리 부부의 소백산 첫 산행은 이렇게 시작했다.

소백산은 듣던데로 그리 가파르지 않고 경관도 빼어났다. 야영장 근처 매점에서 우리 부부는 또한번의 갈등을 겪어야 했다. 비로봉에서 내려오신 분들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 "죽는 줄 알았다. 생전 그런 비바람은 처음 이었다. 철쭉이고 뭐고 보이는 게 없다." 우리 부부는 결심했다. 계속하기로. 설마 바람에 날라가기야 하겠는가.

매점에서 정상까지의 길은 이미 안개가 자욱했다. 정상에 거의 다 왔는지 나무계단이 많이 나타났다. 점점 비바람이 세지고 있었다. 조금 겁나기도 했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센바람에 결국 내 우산살이 부러져서 지팡이 신세가 되었다. 한치 앞도 잘 보이지가 않아서 산장대피소가 마치 갑자기 나타난것 같았다. 잠깐 들어가서 오렌지를 먹고 바로 나왔다. 앉을 자리도 마땅치가 않고 사람도 너무 많고 해서.
한 500미터만 가면 비로봉 정상이다. 나무 계단을 한발짝 걷기도 힘들었다. 내가 발을 땅에서 떼는 순간 날라갈 것 같아서 온 몸 특히 하체에 힘을 주어 발걸음을 떼었다. 물론 옆에 세워논 나무기둥을 잡으면서.
군데군데 철쭉나무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가까이 가야지 꽃이 보였다. 반 정도만 피어있었고 2-3일은 있어야 만개할것 같았다.

어슴푸레 비로봉이라고 쓰여진 세워논 바위가 보였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한 것이었다. 드디어 소백산 정상을 밟은 것이었다. 너무너무 기쁜 마음 뭐라 말로 표현 할 수 없었지만 당장은 세찬 바람에 이 한몸 지탱하는 것이 큰일이었다. 놀라웠던 것은 사람들이 많이 올라왔다는것이다. 어린 꼬마들도 몇명 있었다. 아침에 그냥 집에 갔더라면 엄청난 후회를 했을 것이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비바람속에서도 산이 참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맑은 날 아니 최소한 바람만 불지 않는 날이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다음에 꼭 다시 오리라 다짐했다. 좀더 정상에 머물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날씨가 허락하질 않아서 우리 부부는 곧 하산길에 올랐다.
하산길에서는 무진장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마 비가와서 좀 그치기를 기다리다가 올라오는 길이 아닌가 싶었다. 야영장 근처 매점에서 따뜻한 컵라면을 사먹으려 했던 우리부부의 기대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때문에 무너지고 계속 하산하였다.

소백산 입구에서 비로봉 정상까지 약 3시간 40분정도 총 산행시간은 6시간정도 소요된것 같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적게 소요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부부는 하산하여 민박집에서 따뜻하게 라면을 끓여먹고 우리의 보금자리 충북 영동으로 향했다. 우리 부부에게 톡톡히 신고식을 치르게 했던 멋있는 소백산을 뒤로 한채.<b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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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