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산...
우리산.... 내연산....
2003. 5.11 맑음
예지야 산에가면 예쁜꽃 푸른숲 오솔길도 있단다...
온갖 미사여구로 딸을 꼬드긴다.
너는 바다에서만 호연지기를 기르는 줄 아니 산에 올라봐라 어쩌구 저쩌구...
우리딸 입술을 연다
딸 : 근데 얼마나 걸려?
엄마 : 가다가 힘들면 그냥 계곡에 놀다가 밥먹고 오면돼
딸 : 좋아 엄마
우리딸 다음주에 있을 월출산 정기산행에 따라가고 싶어 준비운동으로 간단다
사실은 월출산도 컴퓨터에서 사진 보여주면서 예지야 멋있지? 이거봐라 구름다리다...
산들도 암릉이라 멋있다! 우리딸 호기심을 보이더니 구름다리 보고 꼭 가보고 싶단다
작전 성공.. ㅎㅎㅎ
밥을싸고 상치,배추쌈을 챙기고 시내 버스를 타고
시외터미널에 도착하니 10시에 보경사가는 차가 있다
차에오르니 사람들로 북전인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시골길로 접어 들었다
예술가적인 면이 있는 예인이(막내)왔으면 맞장구 치기 바빳을 텐데...
우린 속으로만 감상을 하고 느끼고 그랬다.
내연산 입구에 도착하니 인산인해다.. 우리딸 조금은 놀라는 눈치다..
오늘은 정해진 코스는 없다
계곡으로 오르다가 예지가 힘들면 내려올 생각이다
아니 그런데 우리딸 우찌 이렇게 잘가노
관음폭포까지 쉬지도 않고 한달음에 왔네
무리인가 싶어 우픅봉 올라가는 갈림길에 잠시 쉰다
오다가 아빠의 천적(?)을 만났거든... 우측봉 간다고 하길래
폭포위에서 우리가 기다린다고 했는데 기다리기 심심해서 이른 점심을 먹고
차한잔 까지 했는데 소식이 없다. 포기한 모양이구먼.
예지의 의사를 물으니 계속가잔다... 기특한지고..
뒤에가면 무섭다며 우리 큰공주 계속 앞장선다
높이 올수록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호젓한 모녀의 산행이 되어가고 있다
기회를 놓칠 수 없지 공부를 왜 열심히 해야 하는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자연의 섭리에 비유하며 설명을 한다
사실 우리딸은 지금 중3이다 공부만해도 모자랄시간에 산으로 들로 영화관으로 데리고 다니는 이유?
스스로 느끼고 결심하고 실천하게 하기 위해서다
순전히 엄마 욕심이겠지만 집에 혼자 두면 어차피 컴퓨터 앞에만 있을텐데...
열심히 설명하는 엄마의 말에 웃고만있다
오잉? 역효과나면 안되는데 우짜노
시명리를 지나 어느길로 접어들었는데
이길은 영 낯설어 사방을 두리번거려도 토옹 모르겠다
딸은 내가 전문가인줄 아는데 들통나게 생겼다
길을 잘 모를때는 리본을 보고 바위를 보고 땅을 보며
선답자들의 흔적을 찾아서 가면된다고 보무도 당당하게 설명을 하며 앞장을 선다
(속으론 놀랐지만 표안나게 더욱 큰 소리로)
우리딸 미심쩍은 눈치지만 엄마를 믿는거 같다 (휴~~우)
야~호 (전에는 이소리를 들으면 산짐승들 생각나고 생태계 걱정되고해서 듣기 싫었는데..)
오늘은 반가운 소리다. 향로봉인가?
아무래도 삼도봉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삼도봉이다.
삼거리에서 돗자리를 펴고 쉬기로 했다
지나가시는 분들 같이 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우리딸을 즐겁게 해준다
저녁에 주차장에서 수제비 끓여 먹을건데 꼭 오란다
절대로 사양할 수 없지
네!! 라고 크게 대답하고 그분들은 향로봉으로 향하고
나는 풀잎하나를 뜯어 입에물고 풀피리를 불었다 (버벅거림)
예지는 신기한 듯 자기도 한단다
부는 요령을 알으켜 주었더니 소리를 제법낸다
역시 플루트하는 아이라 틀리구만
자리를 걷고 내려갈 차비를 하고 큰 비닐봉투를 꺼낸다
딸이 묻는다
엄마 이걸로 뭐할거야?
응.. 엄마가 내연산 올때마다 하는거 있어 쓰레기 주워갈려고..
나는 내연산을 내산, 우리산 이라고 한다
내산이란 내가 아끼고 가꾸어야 한다는 뜻이고
우리산이란 내가 아낀산을 우리가 간다는 뜻이다
비닐봉투는 기분이 좋은가보다
제 몫을 다한다고...
사탕봉지, 담배꽁초, 물통뚜껑,기타등등
무엇을 넣어도 고맙다고 사그락 사그락 거린다
내 마음은 아픔에 젖어 슬프기만 하구만
올때 마음으로 되가져 가면 좋으련만
우리딸 아무말 없이 쓰레기를 줍는다
칭찬해주며 자연을 왜 아껴야 하는지 또 한마디를 더한다
우리딸 또 씨~익 웃는다
문수봉을 지나고 문수암으로 해서 매표소에 도착해
쓰레기를 버리고 수제비 생각나 구석구석 살펴도 갈림길에서 헤어진 그분들이 보이지 않는다
수제비야 안녕~~~
칼국수와 산채비빔밥을 시켜서 꿀맛으로 먹고
서비스로 주는 나물한접시씩 더 달라고 해서 다 비우고 인심좋은 아주머니
얼굴하나 찡그리지 않고 많이 먹으라고 자꾸 주신다
나도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집에 있는 막내딸 생각나 도토리묵 하나 사서
베낭에 넣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우리딸에게 물었다
예지야 소감은?
엄마가 산을 왜 좋아 하는지 이해할거 같단다
그리고 자주 다니고 싶단다
천군만마를 얻은 이기분 집까지 날아갈까 하노라...
산행코스-보경사 → 관음폭포 → 은폭 → 시명리 → 삼도봉 → 문수봉 → 보경사
산행시간-보경사 11 : 30
산행끝-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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