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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 좀....(천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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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 좀....(천성산)
산행 후기를 열심히 찾아 읽었다. 국제신문의 '다시찾은 근교산'기사도 안구가 닳도록 보고 또 보고 김효철님의 산행기 일부를 메모도
했다.(^.^) 양산시 홈페이지 에서 지도도 찾아보고 그것을 수첩에다 지렁이 기어가는 솜씨로 옮기기도했다.
주변의 어설픈
산행자 네명과 함께 길을 나섰다. 홍룡폭포-천성산제1봉-제2봉-법수원-서창이 발아래 있는듯 보무도 당당했다.
아침9시.
울산 시외터미널 에서 직행을 타고 양산에서 내린 후 그 중 미모가 가장 빼어난 민석 엄니를 맨 앞에 세우고 나머지는 고만고만 그
뒷편에 적당히 섰다. 택시를 잡았다. 우린 모두 날씬해서 한사람 더 추가돼도 전혀무리는 없을거라는 민석 엄니의 애교인지
사정인지......아무튼 어렵잖게 택시를 탔다. (역시 미인계는 약발이 빨라) 우람한 외모 만큼이나 호방한 기사님의 입담에
홀려(?)어느새 홍룡사 앞이다. 오면서 홍룡사 들입 왼쪽으로 뻗은 평평한 능선을 일행에게 보여 주고 싶었는데.
홍룡사 참배
하고 폭포에 올랐다. 지난번 비 온 다음다음날 무지개를 그리며 힘차게 쏟아져 내리던 그 폭포가 아니었지만 일행들은 초행이라 탄성을
지른다. 안면에 찾아든 시든 흔적 잠시 밀어내고 이제 막 활짝핀 꽃인양 함박 웃음 지으며 사진도 찍었다. 이제와 사진
찍어본들 이지만 후일 지금보다 기력이 쇠잔 해졌을때 지난날 발자취 되짚으며 '이런때' 도 있었노라는 위안으로 삼고져 우리들은 자꾸 사진을
찍는다. 특히 정상석 앞에서는 기를쓰고 사진을 찍는다.
절 입구 반야교를 되건너 등산길로 접어든게 10시30분.
온통 나무그늘에다 촉촉한 흙길이라 바람이 없어도 걷기에 상쾌했고 경사도에 비해 힘이 그리들지 않는다. 메고 온 과일
펼쳐놓고 쉬어가기 안성맞춤인 반석들이 이따금 발길을 붙잡는다. 화엄벌 가고 원효암 가는 표지판이 있는삼거리 에서 , 언제 또 올지 못올지
원효암 한번 보고 가자며 그곳으로 방향을 잡는다.
원효암에 도착하니 보살들이 가득 점심 공양을 하고있다. 진주에서
사찰순례 차 온 보살들 이란다. 원효암 기와 지붕 뒷산의 떨어질듯 아슬아슬 얹혀잇는 바위가 신비롭다. 오른편 종각을 지나 오롯이
나있는 백팔계단을 오르면 악사여래불이 있는 듯. 마음에 얹힌 것들 하나하나 덜어내자며 백팔계단을 오르지만........ 계단이
끝나는 곳에 천막으로 지붕을 쳐놓은 단이 있는데 불상은 없다. "약사여래불은 없네?" 그러자 똑똑한 현욱 엄니가 앉은채로 납작
엎드리더니 천막의 뒷쪽 추녀 건너 뭔가를 바라본다 . "약사여래불이다!" 우-따라 엎드린다. 저 건너 산등성이 바위면에
약사여래상이 약간 거무스레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듯 하다.
절을 벗어나 등산길을 찾는데 김효철님의 글에 나오는, 많은 리본들이
나부끼고 있는 나무가 왼쪽으로 보인다. 근데 그곳은 하얀 노끈으로 줄을쳐 막아 놨다. 저 줄 너머에 지뢰가 있는 모양이야.
군 기지와 지뢰가 있으니 줄을 넘어 오지마라는 의미지. 넓은길로 직진을 하다 아무래도 리본이 손짓 하는것 같아 망설이는데 현욱
엄니의 두뇌가 회전을 한다. "연등 달았던 줄이다! " 오호라, 맞다. 기특한 현욱 엄니. 반가운 마음이 매구
오래비 본듯 해서 리본길로 달려간다.
눈 깜빡 하는 새 아스팔트 길에 내려서니 왼쪽편 저 위에 바리케이트가 눈에 띈다.
그렇다면 우측으로 내려가야 되나? 리본길2분-아스팔트-맞는데... 90도 꺽이는 도로 .민간인 통제표지. 철조망??? 다
어딨지? 복잡 해진다. 우왕좌왕
우측으로 내려가던 승중 현욱 엄니, 저만치 아래서 "여기다~!" 하더니 외쪽으로 난
비탈의 좁은 길을 내리닫기 시작한다. 찜찜하다. 가까이 가보니 무지개 폭포 가는 길이다. 네 방향 가리키는 표지판이 큼지막히 버티고
섰건만. "글루가면 덕계간다. 돌아와~" 우린 확실히 군사 시설이다 지뢰다 하는데에 너무 겁 먹었나봐. 그사이 우리가 왔던
리본길에서 장정 세분이 나와 등짝에다 햇볕을 받으며 바리케이트 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저 아저씨들 따라가면 틀림없다.
도로를 한참 걷다 영기 엄니가 정수리에 햇볕을 이고 헉헉 거리기 시작한다. 그늘로 들어가 쉬다 장정들도 놓쳣다.
거기서 등산로 표지판 까지 찾아 가는건 어렵지 않았다. (양산시 지도도 황망 중에 유심히 살피지 못했고 김효철님의 돼지꼬리 얘기도
야무지게 새기지 못했던 불찰을 나중에야 알았음)
드디어 철조망. 과거에 봐왔던 살벌하게 쭈뼛대는 철조망이 아니다.
요즘은 철조망도 예술이네. 철조망를 따라 가는데 어느순간 눈앞이 확 열린다.
아까 그 진주 보살들이 먼저 와서
인솔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어느구간 차량 이용 했음직) 철쭉은 거의 다 졌지만 그래도 우리를 기다려준 붉은 꽃닢들이 제법 여기저기
보인다.
화엄벌인가? 넓디넓다. 대자연의 장엄함에 숙연 해진다. 체증이 확 뚫린다. "재하 엄니가 웬 체증?" 하는
민석 엄니. (나 라고?) 대학 졸업 후 제 밥그릇 못찾았던 큰아이. 지금도 맘 놓기 아직 이른것 같은..... 어느날 문득
생각이 났다. 내 부모님도 나로 인해 알게 모르게 맘 상해 하셨던가? 세세생생의 내 부모였던 분들에게 나 역시도 맘 아리도록
아프게 해드렸을 자식이었던가? 몹시 울었다.
그나저나 천성산 제2봉 가는 길이 어드메뇨? 지도 상의 외길 가지고는
알길이없고. 아까 리본이 하나 지나가긴 했는데. 그길은 산 아래를 향해 있음둥 맘둥 줄달음 쳤고. 지금 걷고 있는 훤한 길은 멀리
보이는 2봉과는 아무래도 아귀가 안 맞는것 같고.
철쭉 군락을 지나서 샴푸 광고 모델의 머리결 같이 부드럽고 가는 풀이 지천으로
하늘거리는 나무 숲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13시50분. 각자 풀어 놓은 두세가지씩의 찬. 어느 빌딩의 유명 뷔페 오찬이
부럽지않다.
식사 후 산능선인지 안부 인지를 약간 돌아 가는데 두갈래로 길이 나뉜다. 오른편 요쪽길은 급히 내려가는 모양이
하산길이 분명할 터. 우린 조쪽길을 선택했다.(요소 마다 안내판을 설치 해줬으면 진짜로 고마와 할낀데) 그런데 왠걸. 내려 꽂는
폼새가 이 또한 하산길이 틀림없다. 발아래 푹신한 낙엽으로 봐서 발길마져 뜸 했던듯.
아무곳도 볼수없다. 이편도 저편도
건너편도. 가늠할 그 무엇도. 하늘을 가린 나무숲의 위용 아래 미생물보다 작은 나를 본다. 세상일 집착하고
연연한들.......... 그러나..... 질기고도 질긴것이 부모 자식의 업일런지. 모든것 다털어 버릴수 있다해도 자식 향한 애틋한
염려만은 가슴에서 다 퍼내 버릴수가 없으니.
국제신문 리본이 보인다. 미련이 뒷꼭지를 잡아 땡겨도 할수없다. 천성산은 물건너
갔다. 아니 구름타고 날아갔다. 우린 게까지 갈 자신이 만만했는데. 내년 봄 철쭉 필때, 아니 올 가을 억새 필때
다시온다.
낙엽길 지나 산죽길 경사로. 나뭇가지가 발을 걸어 곤두박질 패대기. 다친데 없냐며 호들갑들 이지만 얼굴빛엔 재미가
묻어난다. 엎어지는 재미가 이렇게 좋은줄은 예전에 미쳐 몰랐네.
산죽밭을 벗어나 다시 낙엽길을 걷다보니 국제신문 리본이
바이바이도 안했는데 헤여지고 없다. 너덜을 지나자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물에 손씻고 끊어졌다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오니
제법 규모가 큰 사찰이 눈앞에 섰다. 당당히 결례하며 뒷마당을 세로 지른다. 우린 본의 아니게 길을 잘못든 죄 밖에 없으니까.
16시
참선도량 앞을 빠져나와 입구에 서서 현판을 올려다 본다.
애그머니나, 내원사 아니가!!! 2003.5.21
천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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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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