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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다핀 바래봉 철쭉을 아쉬워 하며...

  올린이 : 조기성    2003/05/18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못다핀 바래봉 철쭉을 아쉬워 하며...

1. 산행일시 : 2003. 5. 17(토요일)
2. 산 행 지 : 바래봉(1,167미터) 전북 남원시 운봉읍
3. 산행시간 : 5시간30분(점심시간 및 정상관람 2시간포함)
4. 산행인원 : 6명(성당식구 3쌍)
5. 날 씨 : 맑음
6. 교 통 : 승합차 1대(7인승)
7. 산행코스 : 산덕마을뒤 주차장- 임도 - 철쭉군락지- 팔령치-바래봉(정상) -운지사-용산마을 주차장


오늘은 국내 최대 철쭉 군락지인 지리산 바래봉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7시 30분에 전주를 출발한다.
남원을 거쳐 운봉읍 축산고등학교를 지나서
산덕마을뒤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9시경이다.

원래 전라북도 축산연구소옆에 위치한 용산마을 바래봉 주차장으로
도착해야 하나,철쭉군락지에 조금이라도 빨리가기 위하여
다른 코스를 택했던 것이다.
물론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다.

사실 이길은 손바닥 뒤집듯 훤히 알고 있는 터이다.
고향이 이곳이며,
어린시절 바래봉을 삿갓봉이라 부르며 친구들과 함께 오르내리던 곳이다.

그때만 해도 철쭉 군락지가 없었다.
초등학교 4-5학년인가에 한국과 호주 합작 면양목장이 생기고
바래봉까지 방목하면서 철쭉군락지가 생긴것이다.
면양이 초식동물이지만 독성이 있는 철쭉을 띁어 먹지 않는다.
즉 면양이 먹지 못하고 남긴 잔챙인 것이다.
면양목장이 폐쇄되고 부터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여 최대,
최고의 철쭉군락지가 된 것이다.

산덕마을뒤의 조그만 주차장에는 벌써 몇대의 자가용이
줄지어 서있다.
어렵사리 길 가장자리에 주차하고
배낭을 챙기고 등산화를 질끈동여 맨다.
동여맬 필요도 없이 잘다듬어진 임도이지만,
등산에 대한 온갖 폼을 잡아본다.

임도를 따라 30여분 만에 바래봉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있다.
등산로 입구에는 "탐방로가 아님"이라는 팻말이 가로막고 있다.
아! 이 어쩌란 말이냐??
되돌아 갈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농담삼아 "탐방로가 아니다"는 뜻이지 "등산로가 아니다"는 뜻은
아닐게다라는 웃지못할 괴변을 늘어 놓는다.
아무거리낌없이 유유히 침투한다.
오는 길에 철쭉의 만개 상황에 대하여 운봉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친구 왈
수요일에 비가 오면서 날씨가 추워 냉해를 입었단다.
기대감이 허탈감으로 뒤바뀌는 상황을 감지하고 있는 터이다.

등산로를 따라 30여분 만에 바래봉 능선에 오르니
친구의 말이 사실로 드러난다.
못다핀 꽃봉우리는 환한 얼굴도 내밀지 못하고 냉해로 말라
비틀어지다 못해 땅바닥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는게 부지기수다.
허탈감과 실망이 엄습한다.
그동안 몇번의 바래봉 산행이 있었지만 오늘 만큼 허탈해보기는
처음이다.
지난주에 왔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만 가득하다.

최대의 철쭉군락지가 이렇게 허망하게 오늘을 마감하다니.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힘에 의하여 무참히 짓밟힌게 사실이지만
이렇게 허망할 수가 있으랴....

그래도 처음으로 온 님들은 몇마디의 감탄사까지 내뱉는다.

여기저기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배경을 골라 몇장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는 눈앞에 펼쳐진 지리산 주능선만 감상한다.
노고단에서부터 시작하여 반야봉을 거쳐 천왕봉에 이르는
주능선이 멀리 구름속에서 흐미하게 보인다.
5월말경에 게획되어 있는 지리산 종주산행이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세석평전의 철쭉은 어찌되었을까?
궁금하다.

정상에서의 관람과 식사후 내년을 기약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은 운지사를 거쳐 용산마을 주차장으로 향하기로하고
친구에게 전화해서 산덕마을 주차장까지 태워다 줄
것을 부탁한다.
흔쾌히 허락하는 친구가 고맙다.

운지사!
그옛날 운봉성당의 사목회장을 지내셨던
아버님과 주지스님이 신앙인으로서 가깝게 지냈셨던
조그만 암자이다.
사찰은 보잘것 없지만 그래도 운봉읍에서는 제일가는
암자로 꼽힌다.
지금은 관광지가 되어 주변에 음식점이 생기고 도로가 잘 다듬어져
있지만 옛날에는 운봉읍에서 산길로 3시간 이상을 걸어서
와야 했던 곳이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조금의 휴식을 취하니
친구가 애마를 끌고 나타난다.
반갑다.
30여분만에 아침에 주차하였던 산덕마을뒤 주차장에 도착하여
전주로 향한다.

이렇게 최대,최고의 철쭉군락지인 지리산 바래봉 철쭉산행은
막을 내린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님들!
내년에는 때깔 좋은 철쭉군락속에서 아름다운 미소를
교환할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지기를 기대하여 봅니다.

더욱 더 아름다운 철쭉을 기약하면서....

화~~이~~팅!!..


**** 건강이 제일이지요 ***.

잘 다듬어진 임도

등산로 초입의 울창한 숲

못다핀 철쭉군락지

저멀리 보이는 세걸산,고리봉,만복대

이름모를 들꽃...

희미하게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저멀리)

바래봉 주능선

냉해를 이겨내고 꿋꿋히...

옆지기와 함께 서다..

바래봉에서 바라 본 운봉읍 모습

여기는 팔랑치....

세파에 찌든 소나무의 애닳은 모습..

빛바랜 철쭉의 모습..

운지사 하신길...

운지사 부도탑....

운지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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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