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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걷는
성삼재에서 천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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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걷는
성삼재에서 천왕봉
홀로 걷는 성삼재에서 천왕봉
일시 : 2003년 5월 10일 ~ 11일
일정 2003년 5월 10일
04:40 진주 자택 출발 06:20 성삼재 도착 07:10 노고단 고개 도착 08:00 돼지평전 08:20
임걸령 10:00 삼도봉 11:25 토끼봉 12:00 연하천산장 15:55 형제봉 14:30
벽소령산장 14:50 벽소령 산장 출발 18:10 세석산장 도착(김치찌개, 우거지국)
2003년 5월
11일 05:10 기상 및 아침식사 05:45 세석산장 출발 06:00 촛대봉 07:10 연하봉 07:30
장터목산장 08:00 휴식 후 장터목산장 출발 09:30 천왕봉 도착 10:00 천왕봉 출발 13:30 중산리
매표소
지리산 종주를 마음먹은 후 2달전부터 저녁 조깅을 시작하여 체력을 단련하고 또한 진주 월아산을 일요일마다 등산을 하고 격주
휴무하는 날을 잡아 벽소령에서 1박하기로 하고 인터넷으로 산장예약을 마쳤다. 막상 산장 예약을 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하기도 하고 종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다음으로 미루려고 몇 번을 생각하다가 5월09일 금요일 작은처남에게 성삼재까지 태워줄 것을 요청하여 허락을
받았다. 5월 9일 저녁 아내와 함께 준비물을 구입하였는데 라면(4봉지), 김(2봉지), 사탕, 쵸콜릿, 영양갱, 참치 통조림(3개),
포장김치(2봉지), 오이(4개), 부탄가스를 구입하여 배낭을 꾸렸다. 방수윈드스토퍼, 여벌옷 한 벌, 코펠, 버너, 수저, 물통,
에어베개, 양말, 배낭카바, 쌀(2컵), 등을 챙겨 배낭을 꾸리고 있자니 아내가 ‘힘들면 중간에서 포기하고 내려오라’고 한다.
이번
지리산 종주를 계획한 것은 종주를 마치게 되는 다음날인 5월12일이 결혼기념 11주년이 되는 날이다. 결혼이후 10여년을 살면서 아내에게
이렇다하게 표시 나게 해 준 것도 없고 딸.아들 뒷바라지한다고 고생만 하고 사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도 있고 하여 더욱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다짐하는 나 혼자만의 시간으로 삼고 또한 나의 건강을 체크도 할 겸 계획을 하게 되었다.
5월 10일 새벽 지난밤
사랑하는 아내가 정성 들여 준비해 둔 김밥을 챙겨 배낭에 넣고, 가족 모두 곤히 잠들어 있는 집을 살며시 빠져나와 처남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승용차에 몸을 싣고 진주 대전간 고속도로에 올라 생초에서 빠져나와 마천(백무동)과 뱀사골을 지나 노고단에 도착하니 06시 10분이다. 처남에게
조심해서 돌아가시라고 인사를 하고 혼자만의 산행을 시작한다. 벌써 앞에 남자 두 사람이 노고단으로 가는 산길을 걸어 올라가고 있다.
숲에서는 이름 모를 산새들이 지져귀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조금은 쌀쌀하게 느껴지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 산행내내 비는 오지 않을 것으로 확신을
하면서 마냥 기분이 좋다. 큰길을 따라 중간쯤 올라 가다보니 등산을 왔다가 노고단에서 자고 내려가면서 자연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한 무리의
등산객을 만났다. 이른 새벽부터 자연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산에 오면 모든 사람들이 멋있는 사람이 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떠올려진다. 그리 힘들이지 않고 노고단 산장에 도착하여 아침은 승용차 안에서 김밥으로 해결을 하였으므로 바로 노고단 고개로 오르기로
마음먹고 오르고 있는데 뒤에서 한 분이 올라오시고 있다. ‘오늘 어디까지 가시느냐’고 물어보니 중산리까지 가신다고 한다. 저는 벽소령에 예약을
해두고 간다고 하니 ‘벽소령은 쉽게 가시겠네요’ 하면서 앞질러 지나가신다.
노고단 고개를 지나 능선을 따라 순탄한 길을 산책하듯이
걷다보니 어느새 숲에는 돼지들이 자주 출몰하므로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있는 걸 보니 돼지평전까지 왔다. 돼지평전을 지나 조금을 가다보니 임걸령
생터 표지판이 있고 바위 위에서 보는 전망이 좋다. 물도 많이 남아 있고 해서 다시 발길을 재촉하기로 한다. 다시 시작하여 오르고 내리다
보니 반야봉은 자연휴식년제 구간으로 등산로 이외에는 탐방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표지판이 있는 반야봉 갈림길이다. 그곳에 몇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한 컷을 부탁하여 사진을 찍고 조금 휴식을 취하며 바라보는 노고단 능선길이 시원하다. 걷다보니 어느덧
삼도봉에 도착하게 된다.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를 가른다는 삼도봉 표지석에서 반야봉을 배경으로 또 사진 한 장. 삼도봉을 지나 화개재로
가는 길은 줄 곳 아래로만 향하는 나무 계단이었다. 오히려 다리가 아프고 지루하지만 등산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지만 돌계단보다는 조금
낫다는 생각과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비닐봉지. 사탕껍질 하나라도 산에 버리지 말고 배낭에 집어 넣어가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내리막이라고 몇 차례 쉬어가며 화개재에 도착하였다. 이제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파 준비해 온 김밥으로 허기를 면하고 연하천으로
가는 구간은 정말 짜증나도록 나에게는 가장 힘든 구간이었다. 철계단 오르막과 연하천 앞의 나무계단은 왜 이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비몽사몽간에 연하천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삼겹살을 구워 먹는 사람, 라면을 끓여 먹는 사람 등으로 통나무 의자에 빈자리가
없다. 샘물에서는 물이 펑펑 쏟아져 나와 수량이 풍부함을 느낄 수 있고 물맛이 아주 좋다. 조심스레 물을 떠서 세수를 하니 물이 너무 시원하다.
수통에 물만 채우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20여분 걸어 삼각고지에 오니 저 멀리 벽소령과 산장이 보인다. 벽소령 산장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찰칵하고 오늘은 벽소령까지만 가기로 함에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힘도 솟는다. 형제봉을 지나 벽소령은 저 만치 보이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꼬박 두시간 십분을 걸어 드디어 산장에 도착하여보니 오후 2시반밖에 안되었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알프스 산장과 같은 이국적인 기분이
든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계획을 변경하여 세석까지 가기로 하고 일어섰다. 세석까지는 3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지금2시45분이니 6시이전에는
세석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쉬엄쉬엄 가기로 한다. 영신봉 오르는 길은 가파른 바위길이다. 철계단과 밧줄을 잡고 오르는 길이 많아
힘들지만 지루하지는 않다. 영신봉 정상은 보호지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정상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니 촛대봉과 세석평전이 한눈에 들어오며,
그 아래로 세석산장이 보인다. 세석평전에는 아직 철쭉이 꽃몽오리만 머금은채 피지 않았다 5월 말경되면 세석평전은 꽃밭으로 변할 것 같다.
배낭을 벗어놓고 먼저 숙박 할 수 있는지 알아보니 오늘은 그리 사람이 많지 않아 숙박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도중에 만난
강릉에서 오셨다는 남자 두분 및 서울에서 혼자 오셨다는 여자 한 분과 각자 준비해 온 음식들을 꺼내어 김치찌개와 시레기 우거지국을 끓여 먹기로
하고 준비하고 있는 데 서울에서 오셨다는 모자 한 팀이 오셔서 같이 저녁 준비를 한다. 나는 아침에 준비해간 김밥이 남아 뜨거운 국물에 김밤을
먹고 다른 분들은 밥을 드시는데 다들 맛있어 하신다. 저녁을 먹고 자리를 배정 받아 모포 두 장을 빌려 깔고 덮기로 하고 일찍 잠을
청하기로 한다. 자기전에 맨소래담으로 무릎과 발목 등에 맛사지를 하고 나니 조금은 시원하다. 산장에서 자는 것은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면
숙면을 취하기는 어려운가 보다 여기저기서 코고는 소리에 이리뒤척 저리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나 싶었는데 시끌벅적하여 일어나 보니 벌써 4시가 넘어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간다. 조금은 더 뒤척이다가 일어나 아침을 라면으로 준비하여 때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촛대봉에 올라 멀리 보이는
천왕봉을 바라보니 여명의 빛을 받아 신비함마저 든다. 세석에서 장터목까지 2시간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어제 무릎이 시큰거리던 것이 아직도
왼쪽무릎에 남아 있어서 조심스레 걸음을 옮긴다. 여명의 빛을 받아서 그런지 세석에서 연하봉 장터목까지 가는 길은 전망이 너무 좋다.
연하선경이라고 하는 말이 하나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장터목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해결하고 장터목을 떠나기가 아쉬워 사진을 찍고 있다.
강릉에서 오신 분과 서울에서 오신 분은 백무동으로 하산한다고 하시면서 먼져 내려간다. 잘 가시라고 전송을 하고, 샘터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고
8시 30분부터 다시 천왕봉을 향해 오른다. 제석봉으로 오르는 길은 정말 급경사다. 예전에는 고사목이 많아 고사목지대라고 했는데 다시
보니 고사목이 많이 없어지고 그 속에 담긴 아픈 과거를 알리는 안내판이 황량한 페허에 와 있는 기분마져 들게 한다. 언젠가는 다시 아름드리
주목이 우리의 후손을 반겨 주리라 생각하면서 오르는 길은 힘들기만 하다. 제석봉에서 보이는 천왕봉은 엎어지면 코 닿을 듯 한데 꼬박 1시간
30분을 걸어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아 저 멀리 노고단 정상과 반야봉,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종주산행 길이 한 눈에 들어왔고 힘들었던 산행길이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갔다. 천왕봉에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내는
밖에 나가고 없고 딸이 전화를 받는다.
‘천왕봉■이라고 새겨진 면과 노고단 주능선을 뒤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잠시의 휴식을
취한다. 천왕봉을 10시 정각에 출발하여 중산리로 가파르게 내려가는 하산 길은 매우 조심스러웠고 계속되는 너덜지대 때문에 다리가 아파 왔다.
개선문을 지나 한참을 내려 가다보니 밑에서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올라온다. 네발로 기어야 할 정도로 가파른 길을 이제 겨우 2~3학년 정도로
보이는 애들이 힘들어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고 언젠가는 우리 애들을 데리고 천왕봉을 도전해보리라 굳게 마음 먹어본다. 조금을
더 내려가다 전망 좋은 바위에 앉아 쉬고 있노라니 할아버지 한 분이 올라오시다가 쉬신다. 연세가 어떻게 되시느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일흔
여덟이라고 하신다. 일흔 여덟의 나이신데도 젊은 사람들보다 더 산을 잘 타시는 것 같다. 오래 앉아 있으면 쳐지기 쉽다고 하시면서 금새 또
일어서서 올라가신다. 로타리 산장에 도착하니 가장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바로 콸콸 쏟아지는 샘물이다. 시원하게 세수도 하고 화장실에도 가고
산사에 울려 퍼지는 불경소리도 듣고 마무리되어 가는 지리산 종주의 기쁨을 만끽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이제는 한걸음 한걸음이 인내의
길이다. 왼쪽 무릎이 마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탈이 날 것 같은 기분에 조심조심 가파른 내리막길을 간다. 계속되는 돌길과 급경사가 만만치
않다. 막판 산행길에 발목이라도 다칠세라 조심조심 걷는다. 하산 3시간 30분인 13:30에 중산리 관리사무소에 도착하여 완주의 기쁨을 집에
알렸다. 시장끼가 있어 산채정식을 주문하여 상이 나오는 것을 보니 나물 종류가 너무 많다. 큰 그릇을 달라고 하여 나물을 몽땅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니 정말 맛있다. 예전에도 한번 그러한 적이 있지만 비빔밥보다는 산채정식을 주문하여 비벼먹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이번 지리산 종주는 처음 해보는 종주였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단지 무릎이 조금 시큰거려
걱정을 했지만 막상 종주를 마치고 나니 다음에 또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한국의 산하 지리산 종주기를 몇
번이고 다시 보면서 90Kg이 넘는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지만 아무 탈없이 마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제2, 제3의 종주를 계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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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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