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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현리-서리산-축령산-아침고요수목원 산행

  올린이 : 정성열    2003/05/16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행현리-서리산-축령산-아침고요수목원 산행

.. "계집 때리니 장모 온다" 하더니,
반년을 기다려온 백두대간 15구간 종주계획이,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의해 연기되었다.
젠장...... 얼마나 鶴首苦待 했건만...
다시 날짜를 잡아도 되겠지만, "부지깽이도 춤을 춘다"는 바쁜 농사철에
당분간은 들뛰던 망아지 고삐 메여 꼼짝 못하게 생겼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그랬던가!!!
하루라도 산을 안 오르면 입안에 가시가 돋힌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몇 명에게 급히 산오름통보 1호를 발령했다.

산행지는 서리,축령산을 거쳐 아침고요수목원을 돈 안들이고 구경할수
있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코스를 선택했다..
같이 갈 맴버는 우리의 호프 신영수 산행대장님.
세심하고 꼼꼼한 김응기 전임 총무님..그리고 늘 넉넉한 미소에
성격좋은 홍종성 주임님 이다..
홍주임님은 나랑 같은 "독신자 클럽"의 회원인데..
요즈음 탈 독신선언을 하고, 바겐세일 이라도 할 모양이다...
나 또한 배신감을 느껴 부도처리를 하더라도 빨리 손을 써야겠다.

청평역에서 조우하여 오늘의 산행 들머리인 상면 행현1리 마을회관에
도착했다..(10:36)
언제봐도 정겨운 시골풍경 이다...참으로 웃기는 건 시골에서 태어나
여지껏 살고있는 촌넘이 느끼는 감정이다..그러니 천상 촌놈일 수 밖에...
몇일 내린비로 수량이 풍부한 계곡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빼어난 계곡과 그 주위에 들러리로 들어선 멋진 집들을 보며,
서로가 감탄사 연발이다...
화중지병(畵中之餠)이 아닐런지..이구동성 목표는 "로또"다..

전국에서 잣 하면 '가평' 그 중에서도 상면에 위치한 행현리,임초리
잣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도 이곳에 사는 중학교 동창들은 늦가을이면 몇몇이서 산림조합을
만들어 잣을 전문적으로 수확을 하는데, 이 기간 한달동안은
이곳 산속에 들어와 천막을치고 솥을 걸고 생활을 한단다..
그 중 한 친구는 나무에서 떨어져 반신불수의 몸이 되었다 들었는데
요즈음은 어떻게 지내는지....
특이한건 청살모가 얼마나 극성을 부리는지 그 한아름이 넘는 잣나무마다
일일이 옥모(덫)을 밑부분 둘레에 수십개씩 설치해 놓았다..
그 기발한 생각도 특이하고, 그 정성도 대단하다..(채종원 안내판 11:10)

잣나무가 우거진 임도를 따라 오르다 물이 어느정도 풍부한 계곡에
앉아 땀을 씻고, 이런저런 애기를 하다보니 올여름 만큼은 1박2일
날을 잡아 삽결살에 소주2box을 가져와 밤을 패자고 약속했다...
그야말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게.....
다시 배낭을 추스려 출발을 하려는데 김응기님이 웃옷을 완전히
벗은 상태로 나섰다..
별로 자랑할 만한 몸매도 아니면서, 피톤치드를 흠뻑 마셔야 한다나.....
20여분을 더 오르니 잣창고가 보이고 서리산과 절고개로 가는
분기점이 나타난다..(11:31)
여기서 좌측으로 직접오를수 있는 임도가 있으나, 예정된 계획되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발머리를 돌린다..

길 따라 가는길에 움 두릅나무가 보이니, 올 들어 두릅 하나를 날걸로
먹어봤다며, 홍주임님과 응기님이 반색을하며 달려든다..
그나마 그것도 선로반 직원이 심어논 두릅나무를 몰래 서리하다 걸렸다나....
나와 신팀장님은 올해도 어김없이 물리도록 먹어봐서 시큰둥 하다...
나는 산나물 이름을 읊으며, 응기형은 야생화에 이름을 가리켜주며
오르다보니 어느새 군경고판이 있고 가지가 잘린 소나무가 있는
서리산 능선이다...(12:45)
예상된 코스하고는 절고개 방향으로 조금벗어났다..
물 한모금 마시고 서리산을 향하여 메마른 방화선을 따라 오르니,
산불감시탑이 있고 그 옆에 넓은 공터인 서리산<825m>정상이다.(13:07)

천상화원인 화채봉쪽을 바라보니 아직까지 연분홍 철쭉이 터널길을
이루고 있었다.
매화축제를 가자니, 진달래 산행을 하자니 여러 산악회에서 연중행사로
떠들더니만, 봄 꽃중에서 가장늦은 철쭉도 색이 바래가는 걸 보니,
이렇게 봄날은 가나 보다......못난 청춘과 함께...

약간의 가스로 시계가 별로 안 좋지만 주금산과 바로옆에 축령산이
조망된다..어김없이 기념사진 찍고, 축령산을 향하여 뒤 빠꾸를 하였다.
허기진 배를 달래려 넓은 평상바위에 앉아 밤새 얼린 캔맥주에 참외
반 조각으로 요기를 하였다..
들어가는 목구멍은 좋으련만 뱃속은 욕이나 안할는지....

억새밭 사거리를 지나 절고개에 도착하니(14:04) 안내표지가 있는데,
그거리가 가평군에서 제작한 등산안내책자와 많이 차이가 난다.
가평군에서는 절고개가 축령산과 서리산 중간정도에 표기되어
있는데 이 안내판은 축령산은 0.68km 서리산은 2.19km로 돼어있다.
실지로 등반한 결과 가평군 안내책자가 맞는 듯 싶다.

축령산을 오르는 깔딱고개는 그나마 떡갈나무 숲을 이루어 한결 수월하다.
정상에(14:45) 올라서니 느닷없이 태극기가 펄럭인다.
그 옆에 돌탑과 정상표지석이 있고...
게양대 밑에 있는 태극기가 걸려있는 연유를 보니,
"6월 호국의 달을 맞이하여 1950년 전사한 내방리, 외방리, 반공희생자
24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애국,화합,전진, 위해 게양한다." 라고
남양주시 크낙새 산악회와 KBS 삶의 현장팀이 세워 놓은 것이다.

멀리 천마산과, 바로 앞쪽에 깃대봉 능선이 조망되고,
밑으로 아침고요수목원이 한눈에 보인다..
오늘의 최대목표는 입장료를 안 내고 수목원 안으로 침투하는
것인지라 계곡과 능선을 다시 한번 살피고 출발한다.

철쭉꽃과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되어있는 길을 걷다보니,
오늘 산행의 백미는 이곳 길인 듯 싶다..
욕하는 배를 위로하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 컵라면을 먹었다..

축령산에서 수목원으로 내려오는 길이, 내가 생각 하기에는
직진을 해야 될 것 같은데, 신팀장님은 바로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며 선봉을 맡았다.
갸우뚱 하면서도 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으며, 오랜 경험과
경륜이 있는 대장님을 믿었다..
만일에 이 길이 틀리면은 다음부터는 팀장님은 맨 뒤로 서고,
그 앞에 맞장구 친 응기형, 그저 묵묵하게 침묵으로 일관한
홍주임님이 내 뒤를 따를 지어다..

늘 침착함과 겸손의 마음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은 꽤나 비탈지고,
수북히 쌓인 가랑잎 밑에는 습기를 잔뜩 먹은 흙길로 엄청 미끄럽다.
아니나 다를까! 응기형이 벌렁 뒤로 자빠진다.
걱정이 되어 물으니 다행이 다친데는 없다한다.....
선비의 인품을 가진 양반이 넘어진 이유는 스틱을 준비하지 않았음이라.....
꽤나 지루하고 매력없는 하산길을 1시간 가량 내려오니,
일부러 입힌 듯 넓은 잔디길이 나타난다...옛날에 수레가 넘어 다녔다
하여 수레넘이고개(16:25)이다..

자세히 살펴 보기전에는 다소 찾기 어려운 조그만 토끼길이 있어,
길을 잡으니 수목원계곡의 발원지 인듯한 조그만 또랑이
나오고 길은 더욱 선명해 진다.

유년시절의 추억을 애기하며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니,
맑디 맑은 계곡물이 우리를 반긴다.
明鏡止水란 이럴때 써야 되지 않을까?
.
계곡에서의 30분은 세속에서의 일주일 이라고,
어떤 山人이 말 한 것처럼 그 시간 만큼은 참으로 행복하다..
먼지와 땀으로 뒤범벅이 된 몸도 닦고, 물 한모금도 약처럼
마셔보건만,

늘 무언인가를 버리려, 얻으려 오르는 산행길에
이기적인 마음속의 때를, 이 물에 씻어 버릴수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내 삶 자체가 막걸리통에 빠져 허우적 거리다가
담뱃대로 뒤통수나 얻어맞는 인생인지라 그런지.........
때로는 미친개처럼 들 뛰어 보기도 하고,
또 그로 인한 내 언행에, 후회의 눈물을 흘린적도 한두번이
아니었건만, 이 미천한 인간은 언제나 철이 들런지....

잠시나마 自醒의 시간을 가지며, 다소 씁쓸한 마음으로
담봇짐을 둘러멘다..
어느덧 여러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우리 일행은
泰然自若하게 수목원(16:00) 안으로 無血入城 하였다.

"아침고요수목원" 참으로 나에게 인연도 많은 곳이다.
네가 근무하는 경강역이 영화 "편지"의 촬영역이며,
극중 주인공인 최진실과 박신양이 결혼식을 올린곳이
바로 이곳이도 하다.
또한 청평역 근무당시, 지금 석계역장님으로 근무하는
김윤중역장님과 청평역광장에 꽃 동산을 만들려고,
이 곳의 원장님인 한상경 교수님을 뵙고,
희귀한 정원수와 정원석을 이 곳에서 가져다가,
직접 한교수님께서 청평역 꽃 동산을 진두진휘 하였으니,
난 허구헌날 이곳에 들어왔었다....
또한 나름데로 묘령의 여인들과 이 곳에서 데이트를
즐겼으나, 지금의 내 꼴이라니......
앞으로 결혼전에는 이곳에 절대로 애인 데리고 오지
말아야 겠다...
우리의 일행중 신팀장님만 처음 들어오신지라,
꽤나 흡족해 하신다..다음 기회에 형수님과 같이 와야겠다며...
팀장님! 과연 누구랑 오시는지 확인 들어 갑니다..ㅎㅎ

등산으로 단련된 몸들이라 이곳저곳 빠짐없이 둘러본후,
정문을 나서는데...어느새 입장료가 5,000원으로 올랐다.
합의 20,000원을 아껴쓰니, 돈 보다는 꽁알 먹은 쾌감이 야릇하다.

앞으로 차가 있는 행현1리 마을회관 까지는 4km정도를
콘크리트 길을 따라가야 할 생각하니, 막막하다.
후질그레한 몸으로 히치하이킹 할수도 없고, 일단 탁주나
마시자고 질펀하게 구멍가게에 앉아서 한사발 들이키니
더위도 가시고 힘이난다...
앞서 두명의 아가씨가 걸어가길래 빨리 마시고 말동무나
하면서 가리라고, 잔뜩 벼루었건만 어떤 놈팽이가
벌써 태우고 갔는지, 안보인다...
이래저래 너털너털 다음 산행계획을 나누며,
논두렁.밭두렁 띠라 걷다보니, 어느새 행현1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여(17:45)오늘의 행복을 접는다.....

◎ 산행일시 : 2003. 5. 13(화)
◎ 산행코스 : 행현1리 → 서리산 → 축령산 → 아침고요수목원
→ 행현1리 (원점회귀 산행)
◎ 시간.거리 : 5시간10분, 13km정도
◎ 산행인원 : 신영수, 김응기, 홍종성,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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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