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삼봉산에
산새는 노래하고
★ 일시 : 2003. 5. 11.(일)
맑음 ★ 산행코스 : 금봉암 → 칼바위 → 안부 삼거리
→ 정상 → 북릉 → 정상 → 용굴샘 → 금봉암
(산행거리 : 약 5km)
★ 누구랑 : 2남 2녀 (부부×2
산행)
상쾌한 일요일 아침에 시외로 나오는 길은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아카시아 꽃 향기가
무척이나 진하다.
지난주 비슬산 진달래 밭에서 산이 좋아 산친구가 되기로 한 희야네 부부랑 짝을 이루어
오늘은 덕유삼봉산으로 산행을 나선다.
88고속도로를 달려 거창나들목을 빠져나와 건계정을 지나고 금원 기백산과 수승대를
가까스로 스치며 고제 삼거리에서 무주 방면으로 향한다.
길을 잘못 드는것 같아 차를 세우고 동네 어르신께 물으니 몇굽이 돌아 임도를 가르쳐 주시는데
다행히 얼마 안가 초입을 발견하고 따라 오르니 비포장 도로이다.
님도보고 뽕도 딴다는데 마침 지나는 길에 산나물이 있어 취나물이며 고사리를 꺾느라
두 내외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곳 저곳 산돼지가 먹이를 찾은 흔적이 눈에 자주 띄는걸 봐서는 산돼지가 출몰하는 지역
인가 보다.
한시간이나 지났을까 작은 고개를 넘어가니 저멀리 덕유삼봉산이 짙은 초록으로 치장을
하고 힘있게 뻗어 있다.
다시 시멘트 포장이된 임도를 따라내려가는데 농가 두채가 나오고 집에 들러 금봉암
위치를 확인하고 용초마을 뒤로 나있는 길과 만나 크다란 밭을 지나 오르는데 갈 수록
경사는 심해지고 길은 휘어져 있다.
커버길을 돌때마다 오싹오싹 현기증이 날정도로 좁고도 굴곡이 심하고 급경사이다.
많지는 않지만 군데 군데 먼저 온차들이 길모퉁이에 주차되어 있다.
절 바로 아래 주차장은 그런대로 깨끗이 정돈되어 있고 차량도 거의 없다.
금봉암은 그만큼 높은곳에 위치하여 뒤편 정상이 손에 닿을듯 가까이 다가와 있다.
바위 암봉들이 호위병처름 늠름하게 금봉암을 지켜보고 있다.
소원성취의 소망이 서린 돌탑을 지나고 절 입구에는 꽤나 규모가 큰 대종이 오는 손님을
맞는다.
마당 난간왼쪽을 지나 삼봉산에서 흐르는 시원한 물한모금으로 재충전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곧이어 너덜지대를 따라 등산로는코가 닿을듯 급한 경사를 이룬다. 길도 선명치 않고
가끔 안내 리본이 보여 그나마 오름길인가 보다 짐작할 따름이다.
등줄기에 땀을 흘리며 오르기를 4-50분이 지났을 즈음 크다란 바위가 나타나고 전망도
괜찮다.
누가 막걸리를 드셨는지 바닥에 흘린 자욱이 있고 냄새가 진하게 퍼진다.
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곱배기로 취해도 걸음은 걷는 모양이다.
등산지도상에는 여기가 칼바위가 아닌가 싶지만 안내문이 없어 자세히는 알수 없다.
가져간 과일로 힘을 보충하고 나머지 길을 재촉하는데 경사가 한결 수월해진다.
이윽고 백두대간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오르니 나물캐는 산행객이 저아래서 정신이 없어보인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막 싹을 틔우는 어린 새싹들의 키재기가 바쁘고 특히 둥글레가
5월 한낮의 뙤약볕 아래서 목을 축 늘어뜨린채 오름길 지천에 깔려 있다.
정상부근까지 울창한 잡목으로 북사면 쪽은 조망이 되지 않고 남동쪽으로는 확 트여
있다.
멀리 지리산 천왕봉의 흐릿한 윤곽도 잡힌다.
금봉암을 출발한지 한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정상에 닿았다.
거창산악회에서 세운 덕유삼봉산(1254m) 이라는 표지석이 삼각점과함께 돌탑위에
다소곳이 서있다.
잠시 정상 조망을 하고 다시 북릉으로 출발이다.
서너개의 작은 봉우리를 지나 마지막 솟은 바위암봉이 나타난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사방팔방 거침없는 조망에 그저 숙연 해질 뿐.
그 틈사이 산새들의 티없이 맑고 청아한 음률들 .......
얼마나 아름답게 들리는지 그 여운이 쉽게 지워지지 않을것 같다.
이제까지 제 모습이 부끄러워 감추어 왔을까.
가려 있던 모든 허물이 일시에 드러나는 그래서 오히려
홀가분해진다.
날개 한번 펴면 금새 닿을 듯한 부드러운 곡선의 정상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대덕산과
수도산의 능선도 평화롭다.
전망좋은 이곳에서 산새노래를 들으며 맛있는 점심을 함께하고 하산길에 오른다.
정상으로 되돌아 조금 내려가면 오름길과 반대편으로 길이 나있다.
그길로 내려가는 길은 생각보다 수월한 편이다.
지도상엔 내려가는 중간에 용굴샘이라고 표시 되어 있지만 찾을길이 없다.
조용하면서도 깨끗한 산사 금봉암 지붕위에서 속세를 굽어보고 계신 부처님이
인상적이다.
정상까지 거리도 짧고 경치도 좋아 가족산행지로서 큰 손색이 없어 보인다.
왕복 3-4시간이면 정상을 지나 북릉까지 여유있게 다녀 올수 있는 길이다.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오르고 내려오는 길 모두 표지판이 없다.
그나마 하산길에 두개의 표지판이 있긴 해도 모두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으니...
우리가 지난 정상 부근 어디에서도 그 흔한 안내판이 없어 백두대간길 치고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끝으로 피곤한 가운데서도 운전하느라 고생하신 희야 내외분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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