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전곡봉-가칠봉-응복산-구룡덕봉-주억봉(방태산)-배달은석
까지
1. 장소 : 구룡령. 갈전곡봉. 가칠봉. 응복산. 구룡덕봉. 주억봉(방태산). 배달은석. 개인산장.
2. 일자 : 2003. 5. 11
3. 일행 : 혼자
4. 구간별 소요시간
-, 07:20 구룡령 출발
-, 08:18 치밭목령
-, 08:32 갈전곡봉
-, 09:42 가칠봉
-, 11:09 응복산(헬기장)
-, 11:39 월둔재
-, 13:30 구룡덕봉
-, 14:30 방태산(주억봉)
-, 15:15 배달은석
-, 16:30 개인산장
-, 16:50 주차장(개인산장에서 차로 이동, 도보로는 한시간이상 소요 예상)
오늘은 아직까지는 원시비경으로 남아 있다고 하는 가칠봉과 방태산을 묶어 본다
원래 계획보다 2시간여 늦은 05:30 집을 나와 차를 몰고 구룡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07:10 들머리도 물어볼 겸 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잔(1,000원) 주문하며 아주머니에게 들머리를 물으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기에 얼른 들머리에 붙는다
조그만 언덕을 넘으니 바로 능선길이 시작된다
이곳은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나뭇잎이 어려 햇볓을 가려주지 못해 모자를 찾아보니 아뿔사 모자를 그만 차에 놓고 … 벌써 치매?
그렇다고 온길 빽하기고 억울하고 하는 수 없이 속옷을 벗어 뒤집어 쓰고(아랫것 아님) 간다
이곳부터 가칠봉까지는 백두대간 생태복원 조림지로 입산이 금지되어 있는 곳인데 길은 잘 나 있다
한 30여분 가자 봉우리가 하나 나오는데 당집을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 방향이 북서로 바뀌며 잦은 오르 내림짓이 반복 되는데 1000m가 넘는 능선길에 웬 잡목이 그렇게도 큰지 출발점에서 가칠봉까지
답답한 관목터널길이다
들꽃도 다 지고 몇가지 남질 않았고
오늘 이곳이 들꽃의 천국이라 하여 메모리 스틱 여유분까지 가지고 왔는데 이제까지 찍은 사진이 겨우 6장
다리가 뻐근할 무렵 언덕위로 형형색색 리본이 보이며 갈전곡봉 정상이다 정상인데도 시야가 터지질 않는다
이곳에는 정상목과 이정표 그리고 무수히 휘날리는 리본만이 있을 뿐이다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이 바뀌며 리본이 한결 줄어들었다(아마 갈전곡봉에서 백두대간길과 갈라지는 듯)
시야가 터지지 않아 답답한 산행이지만 이 원시림이 나만의 것인 양 즐기며 간다
지금까지 오는 동안 오르내림이 잦아서 그렇지 그리 급한 경사는 없었는데 갑자기 급한 경사길이 한동안 이어지며 진을 빼 놓는다
숨이 턱에 차도록 오르니 가칠봉이다
2시간 반만에 시야가 터진다
남쪽으로는 희미하게 나마 계방산과 오대산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내가 온길 서로는 응복산능선 그런데 갈전곡봉부터 우측(북서방향) 관목사이로
언듯 언듯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있어 혹시 설악산 끝자락의 가칠봉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곳 가칠봉에 서서 바라보니 그것은 오늘 내가
가야할 구룡덕봉? 기운이 쪽 빠진다
내 계획대로라면 저곳에 12시 30분 전후에 도착해야 하는데
가칠봉 내림길도 오름길 못지 않게 가파르다
이곳에서 주의해야 응복산으로 갈 수 있다
삼봉휴양림 내려가는 길을 따라가다 길이 좌측계곡쪽으로 떨어질 즈음 우측으로 빨간 리본이 하나 걸려 있는데 이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이곳에서 부터는 길도 뚜렷치 않은데다 허리춤까지 오는 신우대가 우거져 길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유심히 보면 희미하게 길이 보인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좌측에 있는 산으로 올라야 할 것 같지만 우측에 능선처럼 보이는 산을 향해 한 300여m 정도 가다보면 길이 나타난다
이 초원지대를 벗어나면 그리 급하지 않은 오르막길이 이어지는데 바닥에 낙엽이 두껍게 깔려 있어 그런지 요즘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힘에 겹다
가다 못 보던 꽃이 있으면 사진을 핑계 삼아 쉬기를 반복하다 보니 다시 능선길이다
삼봉휴양림길과 갈라진 이후 리본 하나 보이지 않는다
리본도 그렇지만 희미하게 길은 있으되 사람 발길이 끊긴지 오랜 길, 속세와 차단된 공간 그 공간속에 내가 있다고 생각되니 훌훌 벗어 던지고
데굴데굴 구르고 싶다
때묻지 않은 자연을 나만의 걷인양 마음껏 즐기며 걷는데 갑자기 나타나는 헬기장
나야 고도계니 뭐 이런게 없으니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이곳이 응복산(?) 아니면 한 5분전 봉우리 같지 않은 곳이 응복산일게다
아까 가칠봉에서 대략 눈대중을 했을때는 이곳부터 구룡덕봉재까지는 급한 내리막 길
아니나 다를까 조림 실패한 곳을 지나자 참 신나게도 떨어진다
떨어지는 만큼 올라가야 하는데
한참을 내려가는데 숲속에서 나는 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바라보니 연세 많으신 할머니 한분이 나물을 뜯다 나를 나물 뜯으러 온 등산객으로
알고 ‘나물 뜯으러 왔수’하고 물은 것인데 그 소리에 놀라 기겁을 하였으니 ㅎㅎ
‘뭐 좀 있습니까’하고 물으니 ‘지천에 나물이지’ ‘지천이면 뭐합니까 알아야지요’ ‘이리 와봐 이게 참나물이고 이게 ….’ 등산복입고
나물뜯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밉지도 않은가 자상하게도 가르쳐 주신다
이것이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라면 우리네 아줌마 아저씨의 모습은 …
불과 몇분 뒤부터 우리네 아줌마 아저씨들의 모습을 보게된다
등산로 주변은 나물은 그렇다치고 잡초까지도 제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얼마나 등산화 발로 짓이겨 놨는지 … 뜯었다 가져가지 못해 버린
나물은 또 얼마고 … 길가에서 먹을 만큼만 채취하면 누가 뭐랄까
월둔재 비포장도로를 넘어서니 또 비포장 도로가 나온다
조금만 가면 능선으로 붙는 길이 있겠지 하고 땡볕에 먼지 풀풀나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죽을 맛이다
길가 그늘에 잠시 쉬고 있는데 한분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내려오기에 등산로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느냐고 물으니 이게 등산로란다 (에이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겠지 보아하니 먼데서 오신분 같은데)
조금 올라가다 연세 지긋하신 세분이 내려오시기에 같은 말로 묻자 같은 답이다 (난 못가네)
아니 이땡볕에 내가 훈련받는 군인도 아닌데 모자도 없이 속옷 뒤집어 쓰고 저 까마득한 산을 올라가야 되느냐고 (가야된다네)
글쎄 앞으로 누가 갈지는 모르겠는데 이길만은 피하라고 하고 싶다
땡볓에 도로를 그것도 장장 2시간씩이나 걸어야 하니 물론 중간에 한 30~40여분 식사시간도 포함되어 있지만 죽을 맛이다
이곳 도로는 찝차는 다닐수 있어 골짜기 마다 찝차가 서있다
찝차가 서있는 골짜기는 쑥대밭이고
한 두어시간 신작로길을 짜증스럽게 오르니 멀리로 군 폐막사와 가동중인 군 무인중계소가 눈에 들어온다
아마 여기 올라오며 족히 땀 한말은 흘린것 같다
구룡덕봉정상에서의 조망은 옅게 박무가 끼어 멀리는 뚜렷하지 않지만 방동리와 적가리골 계곡, 침석봉과 숫돌봉 그 아래 대개인동 계곡, 멀리
내가 지나 온 응복산과 가칠봉,
그리고 내가 갈 주억봉(방태산)은 조망이 아주 좋다
지금까지 제 역할에 불만이 많은 카메라 기 좀 살려주고 주억봉을 향한다
한 20여분 내려가니 방동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 잠시 쉬고 있는데 (뒤에 알았지만) 들꽃세상 까페 회원들 한 10여명이 주억봉에서 내려
온다
손에 손에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있어 꽃을 촬영하러 온 듯 싶어 지금까지 오며 찍은 꽃 이름이 궁금하여 재생하며 물어보니 막힘이 없다.
부럽다.
내려가서 까페에 한번 들르라고 하여 그러겠노라고 대답은 했는데 나 같은 초보를 받아줄지 겁나 아직 등록은 미루고 있다
이후 연세 지긋하신 분 다섯분이 올라와 좁은 공터가 제법 부산하다
슬그머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방태산 오름길에 들어서 가뿐 숨을 몰아 쉴 즈음 공터가 보이며 주억봉이라는 정상석은 아니고 정상목인데 말뚝두개
박아놓고 가운데 판자를 대고 주억봉이라고 써 놨는데 꼭 어린시절 마을길을 옆 쓰레기장 표지판 같다(나쁘다는 뜻은 아님)
정상표지판은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 비켜있고 그 뒤가 정상인데 이곳도 구룡덕봉 못지않게 조망이 좋다
잠시 주변 경관 사진도 찍고 삼각대 받치고 내 흔적을 남기고 있는데 아까 삼거리에서 만났던 어르신들이 배낭은 그곳에 두고 빈몸으로들
올라오셨다 대단들 하시다
내가 저분들 연세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 이자리에 설수 있을는지 …
어르신들과 작별을 고하고 배달은석으로 향한다 시간이 너무 치체되었다
오늘 계획은 5시까지 산행을 마치고 6시까지는 구룡령에 가 차를 찾아 오는 것인데 많이 늦어졌다
요즘들어 체력이 쉽게 바닥나고 또 웬만큼 쉬어서는 회복되지를 않는다
개인산장으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 배달은석 오름길에 들어서며 시간을 보니 14시 50분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상 하산길은 개인약수산장길과 현리 용포교로 내려가는 길 밖에는 없고, 체력은 바닥았고 아쉽지만 배달은석까지 갔다오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다
배낭을 벗어 나뭇가지에 걸어 놓고 올라가는데 날아갈 것 같다
웃기는 얘기지만 집사람이 깨스를 빼놓고 배낭을 꾸려준 줄 알고 점심때 먹으라고 싸준 라면과 물통을 여태 짊어지고 다녔다(집에 도착하여
깨스를 빼 놓았다고 싫은 소리를 하자 배낭 뒷주머니를 뒤져 깨스통을 보이며 이게 뭐냐고 묻는데 … 이후 생략)
이름도 특이한 배달은석 배낭을 가지고 왔어야 하는건데 개인산장쪽으로 내려가려니 아쉽다
배낭을 아래에 놓고 왔으니 선택의 여지도 없고
오던길을 되짚어 주억봉과 배달은석 사이에 있는 길로 내려가는데 경사가 만만치가 않다
계곡에 도착하여 흐르는 물을 손으로 떠 마셔보니 약수가 따로 없다
이곳부터는 개울과 길이 따로 없다 개울이 길이고 길이 개울이다
개울 너덜길을 이리저리 건너다 보니 우측으로 아름드리 나무 숲과 돌탑들이 보인다
들를까 하다 그냥왔는데 그곳이 개인약수가 아닌지?
좀더 내려오니 산장이 보인다
큰길까지 얼마나 되느냐고 물으니 큰고개를 넘어 한시간 이상을 가야 된단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용포로 가는건데 후회막급이다
그래 지금까지도 걸었는데
하여간 오늘 쨍쨍 내리찌는 땡볓에 신작로길 엄청 걷는다
한참을 걸어가는데 찝차가 하나 지나가고 조그만 트럭이 지나가다 서며 타란다
얼마나 고맙던지 이후 차를 타고 가는데도 한참을 간다 주차장에 도착하여(아마 늘보산악회로 기억됨) 다 내리고 난 다음에 운전하시는 분에게
청하여 그차로 구룡령까지 가(차비 ㅎㅎ 3만냥) 휴게소에 들러 한방차 한잔을 마시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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