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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매산 다녀왔어요.

  올린이 : 산소녀  2003/05/13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황매산 다녀왔어요.

2003년 5월 11일 일요일.
날씨: 맑음.
합천- 갈림길능선- 하봉- 중봉- 황매봉- 황매평전- 가회면


시골에 갈려던 형님과의 계획이 차질이 생겨 뜻하지않은 금쪽같은 보너스 시간이 생겼어요,
때는 이때다싶어 전에 더러 다니던 산악회에 전화를했더니 황매산을 간다는 것이었어요,
암울했던 집안일이 머언산 철쭉 꽃내음에 스르르~ 풀리더니 드뎌, 내 발목을 꽈악 조이고서
무겁게 잡아채던 그놈의 족쇠를 벗어놓는 첫 산행을 하는 날이었어요.
게다가 일주일전 오십소녀 시어머니라는 이름표도 생기고,, 호호~

제 버릇 어디가나요, 외출시 허술함없이 가족들 반찬준비로 전날 주방에서 긴시간 서성입니다.
모처럼 산에 간다구 시간맞춰 일어나 태워다주는 남편의 고마움을 뒤로하고
평소에 내가 자주 드나들던 곳의 사람들, 반가운 얼굴들을 뜻하지않게 이곳에서 만납니다.

오랫만에 날아갈듯한 맘으로 여행길에 오른 아낙네, 모든 사물이 다 아름답게 보입니다.
복잡한 도시도, 굴러다니는 길거리 쓰레기도,, 아침 태양이 붉게 떠오르며 봄농사 시작으로
논 물대는 농부들 한가로운 모습에 오십소녀 마음은 18세 소녀로 착각속에 빠집니다.

11시20분,
합천호가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건장한 무리들이 우루루~ 산을 향해 오릅니다.
햇볕은 초여름치고 땡볕으로 가저나 매력적인^^* 검은얼굴 더 그을리게 생겼습니다.
오개월간의 쉼끝에 욕심과 열정만으로 겁없이 오르는 소녀의 다리는 무겁기가 천근입니다.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고마운것이, 살랑살랑 불어주는 산들바람이 있었으니, 아~ 이맛이야~!

일요일이라서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엔 많은 사람이 줄띠를 이었고,
이쁘게 생긴 암릉구간엔 밀려 내려오는 인파로 기다리자니 해 저물것같아 우회로 올라가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늘 처음보는 얼굴, 일일 내 짝꿍은 배 고파서 더 이상 못 가겠다며 부부팀과 앉아버립니다.
난, 배부르면 걷기가 더욱 힘들것같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분들과 잠시 이별을합니다.
때때로 혼자서 자연을 느끼며 호젓한 산행을 좋아하는고로 혼자 걷는것도 잠시 해볼만합니다.
어디쯤인지, 솔바람 부는곳에서 잠시쉬며 먹는 얼음물 맛, 저멀리 보이는 합천호는 가히 일품입니다.
정상까지 보이는 이쁜 능선길이 보이고서 난 힘이 났습니다.

정상엔 암릉으로 사람이 발 들여놓을 수가 없을 정도였으나 소녀가 누굽니까, 여긴 내몫도 쬐꼼은 있겠거니
비집고 올라가 정상석 찜을 하고는 그위에 초싹 앉아있는 학생엉덩이를 넣어 증표로 사진도 찍어봅니다.
황매봉에서 바라보는 저아래 광할한 목장의 철쭉들, 그 향연의 속삭임은 날 그곳으로 불러댑니다.
그 희열에 겨우내 가슴앓이에 탄 까만 속이 어느새 분홍빛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난, 철쭉초원에 자리를 깔고 상추랑 계란말이, 멸치가 들어있는 도시락을 꺼냅니다.
내려오다 만난 짝꿍이 거들어 한쌈 싸먹습니다, 생 취쌈에 자연냄새가 더 맛을 돋굽니다.
난, 내가 나를 위하는고로 귀찮아도 도시락은 챙겨가지고 가려 하는 편입니다,
이래서 소녀치곤 건강한^^*소녀인가봅니다.
{황매평전에선 분명 아주 이쁜 폼으로 내 모습을 담아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볼만했슴다.ㅋㅋ}

하산길에 내 아는 반가운 얼굴들, 후미랑 만나서 더욱 여유로운 산행을 합니다,
소백만 아름다운줄 알았습니다.뒤돌아 올려다봐도, 초원을 봐도, 이곳 또한 잊지못할 곳입니다,
검은 바위들과 조화를 이룬 철쭉초원엔 한가로히 젖소가 풀을 뜯고 산악 여대장 엎드린 모습 찍어달라 폼 재는게,
나만 18세가 아니구나,, ㅋㅋ

5시 30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물먹고 싶구, 왼쪽 발바닥, 발등이 심상치않구, 허나 이런 행복한 고생을 어디서사랴~
상현달 혼자는 외로웁다구 큰 별하나 곁에서 빛을 발하며 돌아오는 버스위에 내내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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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