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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의 화원 지리산 바래봉 철쭉 산행 (사진44장)

올린이 : 브르스황    2003/05/09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천상의 화원 지리산 바래봉 철쭉 산행 (사진44장)

지리산 정령치에서 바래봉까지

일시 : 2003년 5월 9일(금)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정령치(10:31)→고리봉(1305m.10:51착11:05발)→세걸산(1220m.12:17)→세동치(1120m. 12:26)→부운치(1115m. 13:07)→1123봉(13:13착.점심식사.13:29발)→팔랑치(1010m. 13:54착 14:10발)→바래봉삼거리(14:29)→바래봉샘터(14:35)→바래봉(1165m. 14:45착. 14:51발)→바래봉삼거리(14:58)→철쭉샘(15:30)→국립축산기술연구소앞(15:41)→사찰입구(15:43)→주차장(15:52)
총 산행시간5시간 21분
구간별 산행거리 : 정령치→고리봉(0.8km)→세걸산(3.8km)→세동치(0.5km)→부운치(1.3km)→팔랑치(1.7km)→바래봉삼거리(1.3km)→바래봉(0.5km)→바래봉삼거리(0.5km)→운봉(5.0km)
총 산행거리 : 15.4km

산행기
  작년에 비 때문에 가지 못했던 바래봉 철쭉산행을 효도방학(9∼10일)을 맞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19번 국도를 따라가다 천은사로 접어들어 입장료(2,600원)를 지불하고 매표소를 통과하여 성삼재로 오르기 시작한다. 2년만에 올라보는 길이다. 성삼재(1,090m)를 넘어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을 10분쯤 가니 정령치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좌회전해서 또 얼마인가를 오르니 오른쪽에 정령치 휴게소가 나온다. 주차비 1,000원을 지불하려고 하니 주차징수인이 "바래봉까지 종주하실겁니까?"라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하니 5시간 주차비 5,000원을 달란다. 뭐가 그리 비싸냐고 하니까 웃으면서 "규정이 그런걸 어떡합니까?" 5시간 안에 돌아오면 잔액을 환불해주고, 초과하면 10분당 200원씩 추가해서 더 받는단다. 아이고 오늘 시간과의 전쟁을 벌여야겠구먼.

고리봉을 향해 평소보다 무리를 하며 속보로 걷는데 몸이 왜이리도 무거운지 모르겠다. 고리봉 바로 밑에서 작은 바위에 앉아 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몸이 무겁다. 현기증도 조금 나고, 두통도 약간 있고, 내리막길에서는 오른쪽 무릎까지 아프니, 바래봉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평상시 같으면 이 정도 봉우리는 쉬지 않고 너끈히 오를텐데, 오늘은 컨디션이 너무 안 좋다. 산행 내내 내뒤에 따라오는 분들에게 수없이 앞으로 앞질러가도록 양보를 해야만 했다.

 

 고리봉에서 무심코 왼쪽 내리막길로 내려가다 보니 능선에서 자꾸만 멀어지는 게 아닌가. 나침반을 확인할때마다 계속 북서쪽으로 급경사를 내려가고 있다. 세걸산쪽으로 가려면 북동쪽으로 가야하는데 말이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가고 있더라고. 암만해도 주촌리로 내려가는 것 같기에 다시 되돌아서서 올라 고리봉에 오르니  세걸산쪽으로 능선길이 아주 잘 나 있는 게 아닌가? 내가 컨디션이 안 좋긴 안좋은가보다. 이런 큰 실수를 하다니, 등산경력 20년이 훨씬 넘는 자칭 베테랑(?)인 나도 실수할 때가 있다는 것이 몹시 못마땅하다. 10분이상 시간을 허비하다니.... 아이고 힘들어서 쉬어가야겠다.

  별 특징이 없는 이름 모를 봉우리들을 지루할 정도로 수없이 오르락 내리락하다보니 세걸산이다.

팔랑치 부근의 철쭉 군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배가 고파 점심을 먹으려고 세걸산을 지나면서부터 밥먹을 장소를 찾아보았지만 능선상에선 도통 찾을 수가 없다. 칼로 자른 듯 넓고 평평한 1129봉에 이르러서야 늦은 점심을 먹을 수가 있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더군. 
팔랑치 철쭉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

철쭉이 반정도 피어있다. 다음주말쯤에나 만개를 할 것 같다. 올해는 봄이 예년에 비해 빨리 찾아왔기에 작심하고 올랐더니만 아직 이른 편이다. 그래도 장관이다. 능선좌우 언덕이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다. 
 이곳의 철쭉은 다른 산의 철쭉보다 키도 훨씬 크고(대부분 사람 키보다 크다.), 색깔도 선명한데다가, 철쭉사이에 잡목이 전혀 없어서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깔끔하다.
1971년에 면양을 방목하다보니 양들이 독성이 있는 철쭉만 남겨놓고 다른 초목들을 다 먹어치워서 이렇게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처럼 철쭉 동산이 생겼다고 안내판에 씌어있다.  운봉쪽에서 엄청나게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전라도, 경상도 사람들의 투박한 사투리가 한데 뒤엉켜서 듣기가 좋다. 충청도와 서울말씨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철쭉에 취해, 사람들에 파묻혀 넋을 놓고 한없이 바라만 보고 있노라. 다음주에 또 올까?
팔랑치 부근이 최고의 군락지로 제일 경관이 좋은 곳이고, 다른곳은 소규모로 흐트러져 있어서 약간 지저분하게 보일 뿐이다.

  멀리 희미하게 천왕봉이 보이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세걸산, 고리봉이 보인다. 참 많이도 걸었다. 오른쪽 능선 길로 하산. 이제 오르막은 없고, 내리막뿐이다. 고생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글쎄 그럴까? 속도를 내서 내려가다 보니 장딴지에 쥐가 나려고 한다. 작년 동해 청옥산 오를 때는 허벅지에 쥐가 나서 혼이 났었는데, 오늘은 장딴지에 쥐가 나다니....  길옆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니 좀 살 것 같다. 그 뒤로 더 이상 쥐는 나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운봉 내려가는 길은 차가 다닐 정도로 넓은 길이다.

  주차장 바로 전에는 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상인들이 각종 물건과 음식을 팔고 있다. 노점상 아줌마들은 묵을 많이 팔고있고, 사람들도 앉아서 많이들 사먹고 있다.
묵이 이 지방 특산품인가보다.

 주차장에서 시내버스나 택시를 찾아보았지만 보이질 않는다. 안내소가 있기에 물어보았더니 버스가 여기까지 안 온단다. 그럼 콜택시 하나 불러 달랬더니 15분 정도만 걸으면 운봉읍이니 그냥 걸어가란다.

  7,8분 정도 걸었을까 운봉읍이 보이지도 않는다. 안되겠다 싶어 지나가는 차들에게 태워달라고 손을 들어보았지만, 뭐가 그리 바쁜지 다들 그냥 지나간다. 택시가 오기에 잘됐다 싶어 손을 들으니 내 앞에 선다. 대구에서 개인택시를 하시는분인가보다.  운봉면내에 도착해서 얼마냐고 물으니 그냥 내리란다. 내외분이 바래봉 철쭉을 보려고 대구에서 예까지 오셨단다. 너무 고마워서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내렸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택시부가 어디냐고 물어 우체국옆 택시부에 갔으나 택시가 없다. 행락철에 모내기철까지 겹쳐 택시가 정신없이 바쁘단다. 요즘 농군들은 모내기하러갈때도 택시타고 가나보지?
 다시 히치하이크를 할 수밖에.... 어렵게 차를 잡았지만 정령치까지는 안가고 그 밑 고기리 삼거리까지는 간다면서 타란다.  2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젊은 커플이 운전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있나. 고기리 삼거리에서 내리며 배낭에 있는 간식중 딱 하나 남은 오렌지 한 개와 오예스 두 개를 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운전을 하는 청년은 아무추어 햄 활동을 하는 남원에 사는 것 같은 장성렬씨이다. 감사 감사. 복 많이 받으세요.

  삼거리에서 내리자 마자 남원 쪽에서 오는 차가 있어 손을 들었더니 태워준다. 광주에서 온 분들인데, 남원광한루를 거쳐 노고단으로 가는 모양이다. 차비로 천원만 달라기에 오천원을 주었더니 진짜 천원만 받고 나머지는 나에게로 냅다 던져버린다. 참 재미있는 분들이다. 한번도 아닌 세 번씩이나 이렇게 좋은 분들 때문에 정령치까지 공짜로 올 수가 있었다니 억수로 재수가 좋은 날이다.

평화로운 농촌 들녁에 만개한 자운영이 너무 예뻐서 차를 세우고 카메라에 담아본다.

 

산행후기
  정령치에서 1123봉까지는 지루하기만 할뿐 볼만한 경치가 거의 없으나, 오른쪽으로 보이는 지리 주능선이 그나마 우리 눈을 위로해준다.
팔랑치일대의 철쭉군락지는 가히 전국제일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장관이다. 이 달 중순까지는 만개할것같고, 하순까지도 볼만하지 않을까....
주능선상에는 식수가 없으니 식수는 필히 준비하는 게 좋을 듯.
1123봉까지 등산로에 싸리나무, 산죽, 철쭉등 잡목이 많아 긴소매를 입어야만 생채기가 나지 않을 것이다. 
  산행 중 라디오를 크게 틀으며 산행하는 분을 두분이나 보았는데, 이어폰으로 당신 혼자만 들으시면 안되겠습니까? 트로트, 퐁짝을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저한테는 무지무지한 소음으로 들리니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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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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