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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화탄(꽃폭탄)으로 얼룩진 황매산.

올린이 : 진맹익    2003/05/06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봄의 화탄(꽃폭탄)으로 얼룩진 황매산.

봄에 화탄(꽃폭탄 )으로 얼룩진 황매산.


5월 5일 어린이 날을 맞아 놀이 공원으로 가야 한다는
아내의 강력한 (거의 항명에 가까운 ) 반발을 무마 시키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다음번 비수기때 꼭 데리고 가겠다고 철떡 같이 약속을 하고 서야
겨우 황매산 철쭉 산행의 윤허를 얻어낼수 있었다.


어제 철쭉제를 치럿기에 조금 여유있게 출발했다.
날은 초여름을 방불케해 은근히 아이들이 걱정된다. 주차장에는
밀려드는 유산객들의 차로 북새통을 이루고 그냥 황매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차들도 허다하다. 대부분 이런 차들은 발품을 싫어하고 눈의 호사만
즐기려는 부류로 우리들 산꾼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주차장에서 산행 할 등로를 아내와 의논하니 아내는 그냥 두만리로 올라가잰다.
모산재로 잇고 싶었으나 놀이 공원의 주장을 꺾어 준겄이 고마워서
군말없이 황매산 임도로 들어선다.
모산재를 흘낏 보니 많은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바윗길을 타고 오른다.
하얀 바위에 알록달록한 옷차림이 그대로 한송이 봄꽃이다.


주차장 입구엔 먹거리를 파는 장사치들의 호객이 시끄럽다.
좀 이름이 알려진다 싶으면 시장판으로 변모하는 우리의 산문화가
약간은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두녀석들은 좌판에서 판매하는
야자 열매를 보고는 입맛을 다시며 야료를 부린다.
아무래도 찜찜해 안사주고 그냥 지나쳤는데 놈들은 걸음이 더뎌지며서
온갖 불평 불만의 사설을 늘어 놓는다. 결국 하산길에 사주기로 약속을하고
겨우 추슬러 데리고 올라간다.


길을 따라 10여분을 오르면 도로를 벗어나 왼편 개울로 접어든다.
왼편에 소류지의 물빛이 참으로 시원하다.
개울에 흐르는 땀을 씻고 조금 오르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왼편은 모산재 오른편은
철쭉제단으로 바로 직행하는 코스다. 철쭉제단 코스로 올랐다가 내려올때에
왼편 모산재 코스로 하산하는 겄이 좋다. 왼편길은 워낙이 순하고 부드러워
황매산의 여러길중 가장 편안한 길이다.


오른편 쩔쭉제 직등로로 들어서면 개울을 두어번 엇갈리게 건너고는 급경사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뭐 그렇다고 해서 크게 걱정 할만큼의 길고 급한 경사는
아니다.적당히 땀이배이고 운동량이 맘에 흡족할 무렵이면 전망 바위와 함께
지능선으로 올라선다. 지능선에서 쩔쭉제단 까지는 완만한 경사의 마사길이
이어진다.


두꼬맹이는 야자 열매의 집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듯 먹어보직도
못한 야자의맛을 지들끼리 품하고 평을 내느라 자못 언쟁 쇰직하게
듣그럽다. 철쭉제단에는 고성능 스피커를 장착한 노래방 기기를 힘껏
켜놓고는 춤사위위에 신이났다.
큰놈은 학교에서 배운데로 저런건 잘못된겄이라며 내게 소곤소곤 얘기한다.
얘들이 학교와 사회의 괴리를 알때쯤이면 지아빠가 한없이 초라해 보이겠지....


철쭉제단 주위로 화사한 꽃무리가 불을 뿜듯 피어있다.
애들 사진 찍어 주느라 정신이 없는데 늦은 봄햇살은 여름일까 싶을만큼 매섭다.
베틀봉의 철쭉을 구경하러 놈들을 끌고 나서니 놈들은 배가고파
도저히 못가겠다며 어디가서 밥부터 먹잰다. 하긴 시간이 벌써 1시가
다 되여간다. 다아시겠지만 황매산은 목장으로 개발이된 터수라 그넓은
평전에 나무가 거의없다.
더욱이나 오늘같이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날에는 적당한 식사 자리를 찾는겄은
약대가 바늘 굶 통과하는 것 만큼이나 힘들다.


할수없이 녀석들의 성화에 밀려(어린이 날이니까...) 베틀봉 철쭉을 포기하고
모산재 안부로 나무 그늘을 찾아 내려간다.
놈들은 김밥이 쉴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투정을 부리며 지아빠를 고달프게
한다. 안부에 거의 다다를 즈음 한무리의 산꾼들이 식사를 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혹여 다른 사람들에게 뺐길까봐 그분들이 떠나기도 전에 후다닥 뛰어가 권리금(?)
으로 100만원을 말로만 주고는 자리를 차지했다.


놈들은 김밥과 과자와 컵라면을 걸신들린듯 게걸 스럽게 해치운다.
언제봐도 마음든든해서 좋다. 세상에서 제일 보기 좋은것 두가지가 하나는
제논에 물들어 가는 것이요, 다른하나는 제 새끼 입에 밥들어 가는 것이래던가....
식사를 마칠 때쯤 우리옆에서 식사를 하던 진주에서 오셨다는 꾼님들이
가족들의 오붓한 모습이 보기 좋다며 과일을 나눠주신다.
예삐들의 고맙습니다 소리가 연초록 이파리에 말려 또르르 구러 떨어진다.


식사후 녀석들은 지난번 감암산 산행때 와 봤던 길인지라 가방을 메고는
쏜살같이 사라진다.아내의 눈망울엔 염려의 기색이 역력하다.
펀안한 길을 따라 내려서니 아까 올라갔던 갈림길과 마주치고 작은 개울에는
산행을 마친 사람들의 세면소리가 요란하다.
아내도 나도 땀을 씻으며 산행후의 여유로움과 느긋함을 즐긴다.


소류지 옆의 논에서 올챙이를 발견한 두예삐의 환호성이 늦은봄의 나른함을
깨우며 마치 화탄을 맞은듯 붉게 얼룩진 황매산 자락으로 길게 너울져 간다......



2003년 5월6일. 끝.



#참고 사항.

*현재(5월 6일) 대략 80%정도 개화 .
이번 주중이 절정을 이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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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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