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는 이른 출발이였다. 두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대진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는 의외로 눈을 감는 사람이 없이 도란도란 미루었던 이야기를 나눈다.
산청에선
유의태,허준선생을 트레이드로 내건 약초축제로 톨 게이트부터 붐빈다. 외곽 우회도로를 이용하여 합천까지 가는 길은 비록 꼬불꼬불
구부러져 있지만 주위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꼈다. 맑은 개천가의 노송과 느티나무는 가회마을의 평화로움과 깨끗함을 느끼게
한다.
황매산 철쭉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모산재입구부터 길가에 끝이없이 늘어선 승용차와 버스들로 이미 주차할 공간은 보이지
않고 郡에서 나온 수 많은 교통경찰관들이 계속해서 밀려오는 외지차량들을 위로 위로 밀어 올린다.
하산할 곳에 차를 한대
주차하고 돌아오니 우리 회원들은 벌써 지루해 하고 있다. 신발끈을 동여매고 오르는 길엔 참으로 많은 등산객으로 붐비고 있으나 눈을
들어 올려다 보는 황매산엔 붉은빛이 보이질 않는다.
아기자기 재미있게 펼쳐진 단단하지 않은 바위로 된 오르막은 이미 더워진
날씨로 땀을 흘리게 하였지만 많은 등산객으로 인하여 쉬엄쉬엄 가다보니 그다지 힘이 들지 않는다.
어떻게 올라갔는지, 무엇이
남아있는지 조차 불분명한 오름을 하고 전망좋은 큰바위에 올라 내려다보는 합천호는 자그마한 여자아이같다는 생각이
든다.
철계단아래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물병과 등산로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와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에 별로 유쾌하지
못한 등반이였지만 모산재(767m)에 도착하여 마음을 바꾸어 먹기로 했다. 지방에서 열리는 이런 축제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이곳에 돈을 뿌려준다면 이정도는 참아야 하나?
모산재로 오르는 중턱부터 보이기 시작한 철쭉이 모산재에
올라 황매산쪽 철쭉 군락지를 바라보니 그 넓은 붉은빛이 장관이였고 그속에 섞인 사람들의 모습도 또한 한
어울림이리라.
군락지에 도착하니 부모를 따라나온 어린이들이 숫기없는 표정으로 음료수와 술을 사라는 푯말을 들고 손님의 눈길을
끌고 목청높여 외치는 "아스께끼" 사라는 소리가 차라리 환경보다는 경제를 더 생각케 한다.
큰 천막 아래에서 파는
먹거리와 동동주에 한켠에서 벌이는 祭의 제관의 소리와 울긋불긋한 깃발이 축제답게 하고있고 주위의 철쭉밭 곳곳에 자리하고 먹고 마시는
수 많은 관광객들의 모습에 그저 동화되어 우리도 맛난술을 나누어 마셨다.
기분좋은 취기만 가지고 황매산쪽으로 발걸음으로
옮기는데 산 주위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는 끝없이 우리를 따라 다닌다. 그러나 붉은빛의 철쭉이 너무 이뻐 이 모든것이 다 잘
어울리는 하나의 어울림이리라.
황매산 정상에는 무지개터라는 명당이 있어 그곳은 무덤을 파낸듯한 모양의 웅덩이가 있어
물이 고여있는데 개구리 몇마리가 주인으로 지키고 있다.
철쭉과 억새풀이 섞여있는 황매산(1108m)에서 삼봉,중봉을
거쳐 젖소가 풀을 뜯는 목장을 지나 내려오는 하산길에서 민순님이 꺽어주는 찔래순은 처음 맛보는 새로운 경험이였고 잃어버린
하산길에는 취나물이 있어 몇몇님들의 비닐봉지에 담기고 아래에서 들려오는 쿵자작~! 소리에 오히려 재미가 있었나?
아래에서
올려다 본 황매산보다 위에서 둘러본 황매산이 훨씬 크게 느껴진 이번 산행은 비록 많은 시간을 걸었으나 그다지 피곤하지 않게
느꼈으며 돌아와 눈속에 남아있는 붉은빛을 지우기 위하여 뒷풀이로 마신 술에 지우기는커녕 붉게 취하고 말았다.
제안
하나....
관광을 겸한 등산객을 안내하여 산에오는 월산악회(맞는 표현인가?)에서는 산에서의 쓰레기처리 및 산에서의 에티켓을
사전에 안내 내지 교육을 하였으면 우리가 후손에게 빌려쓰는 이나라의 산이 훨씬 더 깨끗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