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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본 대간길에서(이화령-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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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본 대간길에서(이화령-벌재)
1. 일시 : 2004년 4월 26-27일 , 무박 24시간(토,일)
2. 코스 :
이화령-벌재, 도상거리 41.85 km, 실거리 만보계 82488보 =57.741km
3. 나홀로
4. 산행개요
: -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로써 과거엔 성이 현재엔 헬기장이 서있다. - 물을 구하기 용이하다. - 육산과 골산이 대비되는
코스이다. - 골산에는 바위가 많아 오르내리기 어렵고 위험하지만 좋은 전망을 보여준다. - 육산의 부드러움은 마음까지 부드럽고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5. 산행기
이 산행기를 문학기,홍순갑 형님께 바칩니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가?아니면 육체가 정신을 따라가는가?나는 얼마나 정신과 육체를 조화시킬 수 있는가?아님 그런 말짓에서 조차 자유로울 수
있을까?사유(思惟)의 언저리를 맴도는 화두의 하나이다.문학기,홍순갑 두 형님과 동행하기로 예정했던 12일날 하루전에 갑작스레 이사를 하게된 탓에
홀로대간이 되었고 또 두 번에 나눠 하기엔 들고 나는 시간이 부담스러워 무박으로 이틀을 부지런히 걸으면 될 것 같은 생각에 목표를
`이화령-죽령,40시간`으로 잡았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아 `이화령-벌재`를 끝내기로 한다.
전에 큰재에서 비재까지 당일로 약 40
여km를 걷고서도 체력의 여유가 있었지만 오늘 구간은 조금 긴데다 홀로산행이니 준비를 철저히 한다.얼핏 무식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보일 듯 하지만
내식대로 산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로 이해해주면 되겠고 또 내가 누구던가?인체생리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닌가!산행에 따른 생리변화와 그에대한 준비가
철저하다면 못할게 없다고 생각하며 이것저것 생각을 정리해 본다.
종주의 관건은 일정한 체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부족한 잠을
극복하는 것 그리고 수시로 찾아들 편안함만을 지향하는 육체와 정신의 치열한 갈등이리라.육체적인 고통은 적당히 즐길 각오로 하고 이번 종주에
필요한 칼로리를 맥시멈으로 계산하니 24시간 기준하여 약 5000 Kcal. 일정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당치의 유지가 과제로 칼로리
보충할 주식은 생식과 젤,그리고 고열량 행동식과 육포,치즈등을 준비하고 그외 필요한 식염,구급용 약품등과 함께 피부에 반드시 필요한 SPF
60인 선스크린을 넣는다.
대전에서 증평 괴산을 거쳐 도착한 이화령 휴게소에서 준비를 마치고 들머리로 돌아서니 휘날리는 깃발이
씩씩하게 장도에 잘 다녀오시라고 배웅을 하여준다.(4.45) 얼마전에 내린 비 때문인지 낙엽으로 덮인 비알은 발디딤이 굳진 않다.반팔티로
운행하지만 곧 흐르는 땀으로 젖어 들기 시작하였고 능선에 오르자 나타난 첫 헬기장을 시작으로 봉마다 헬기장의 행렬이 계속되는 이유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리라.
봄의 산길은 생생한 목기들로 채워있고 그사이에 야생화들이 화려함을 내비추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능선을
오르내리다 산허리를 돌아가면서 어느새 조령샘에 도착한다.(5.20) 조령샘의 물은 토기(土氣)가 많은지 물맛이 텁텁하지만 시원하고 수량이 많아
맘껏 들이킨 뒤 수통 하나에도 채워 넣는다.샘 오른쪽으론 수량이 불어난 계곡수가 흘러내리고 있어 왼쪽으로 에둘러 오르기 시작하였고 곧 조령산에
도착하였고 암릉을 넘어서면서 펼쳐지는 힘찬 봉우리와 커다란 하얀 바위들,그리고 수목의 조화는 멋지다.특히 암릉구간은 오르내리기에 힘은 들지만 그
이상으로 앗찔한 경관을 보여줄테니 말이다.
곧 `괴산의 명산 신선암봉` 이정표 앞에서서 실소를 금치 못한 이유는 바로 전(前)
구간에서 `괴산의 명산`이란 이정표를 따라 멋진 암릉을 3시간이나 오르내린 알바의 기억이 생각난 까닭이다.그러나 명산이 이끄는 힘은 어쩔 수
없는가보다.결국 괴산의 명산을 가보게 되었으니...신선암봉을 지나고서 어느 고사목 옆을 지날무렵 하루를 마감한 태양이 산그리메 사이로 침잠하자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때론 바위사이에 걸쳐진 나무를 딛고 올라서기도,줄잡이도 하다가 어느덧 도착한 곳은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
834m봉.바로 아래에서 만나는 이정표엔 깃대봉 표식이 뚜렷하여 길따라 내려가는데 길흔적은 뚜렷하나 표식기가 없어 다시 올라와 주변을 둘러보며
지도를 확인하곤 다시 내려간다.
개짖는 소리가 가까워지며 불빛이 저만큼에 보이더니 뒤미처 만난 길옆의 조령산 산신각에 참배를 드리고
돌계단을 내려서니 조령약수.이 샘물은 금기(金氣)를 상당히 품고있는지 물맛이 좋다.게다가 약(藥)이지 않은가... 미리 준비된 두 번째 빈통에 물을 담은다음 조령삼관문 앞에 섰다.
너른 잔디밭을 앞에 둔 관문을 통과도 해보고 윗쪽에 그려진 용의 단청도 감상하였고 군막터도 둘러보며 이
문이 활발하게 이용되었을 옛일을 상상해본다.길은 다시 성벽을 따라 이어지는데 비알도 아랑곳하지 않고 쌓여진 성돌에는 우리네 조상들의 의지와
고난이 그대로 묻어있어 오랜세월을 지나서고 굳굳한 자태를 잃지 않고 있다.마패봉에는 `마역봉,927m`이라고 새겨진 오석이 서있으며 지릅재
쪽으로 방향을 잡자 곧 케언을 지났다.
해발 714m의 북문에 도달하면 표지판에 부봉 3km라고 되어 있는데 또한 지릅재
1.5km에 5분 소요된다고 읽고보니 이상하여 잼처 읽어본다.(9.47) 다시 동문에 도착하니 부봉은 1.3km,주흘산은 4.1km로
가까워졌는데 평천재까지 지름길로 가는 사람들이 있다고도 한다지.(10.41) 곧 갈림길에 섰고 망설임없이 부봉 제1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할 때
멀리서 부엉이 소리가 구성지다.몇차례나 줄잡이도 해가며 슬랩 등을 오르니 `부봉`정상인데 `주흘산`방향만 표시되어 있어 지도로 잘못을 확인한뒤
온길을 되내려 원점에 서고 이정표를 다시보니 `바람나그네`가 매직으로 대간방향을 표시하였고 부봉은 경치구경이라고 써놓았지 않았는가.역시 이번에도
부봉 제1봉을 구경하였으니 `괴산의 명산`과는 인연이 깊은것 같다.
대개 알바를 한번 거치면 조바심이 지나쳐 잘가는 길도
의심스러운데 줄 따라 바위옆을 트레버스하기도 하면서 `하늘재 3.2km`로 표시된 `주흘산갈림길`에 도착하여서야 비로소 의심을
놓는다.(11.50) 부드러운 길따라 `탄항산`에 도착하였고 내림길은 흙비탈이 제법 미끄럽다.(00.32)
도중에 큰 바위를 돌아내리다 문득 뒤돌아보니 뻥뚫린 구멍이 보이므로 아하! 이곳이 "`구멍바위`이겠구나."
한다.경사가 점점 잦아들더니 우측으로 철조망이 나오고 또 파이프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만나 수통을 채우고는 곧 하늘재에
내려선다.(1.05)고갯마루에 서니 불어치는 바람에 젖은 몸이 식어 추위를 느끼고는 우측의 산불감시초소에 들어가 잠시 바람을 피하고 요기를
하다가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잠시 눈붙일 궁리를 하였다.
튼실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선반은 몸무게를 잘 지탱하여 주었고 곧 잠속에
빠져들었다가 문득 한기를 느껴 두어번을 깨다가 일어나보니 벌써 세시가 가깝다.늦바람님 일행이 올때가 되었음을 상기했지만 시간에 쫒겨 더 머무르지
못하고 문을 나서 오르기 시작하자 이내 몸이 달구어진다.(3.00) 너덜길을 지나서 하늘샘에서 다시 수통을 채우고 돌들 사이로 포암산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하늘재에선 차량의 불빛이 보인다.계속해 오르며 전망터도 지나 몇차례 용을 쓰니 드디어 포암산이다.(3.52) 정상석을 세우는데 어떤
교과서가 있겠냐만은 케언앞에 얹혀놓은 것은 이채롭고 매끈한 오석(烏石)으로 덩그렇게 세운것 보다는 자연친화적인 것
같아보인다.
내림길에 접어들자 곧 길이 순해지며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는데 도중에 백두산과 지리산방향을 표시한 이정표를 만나니
백두산까지 대간을 이을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작은 재치에 기분이 좋아진다.
만수산과 갈라지는 해발 880m의 삼거리에서 잠시 머물다가 우측으로 꺽어져 길을 가다가 어느덧 머리위에
떠올라 비추는 아침을 또 그렇게 맞이한다.계속 날등으로 이어지는 바윗길을 지나면서 바라보는 질 양옆에는 숱한 꽃들이 피고 또 일부는 지고 있으며
간간이 터지는 조망은 뛰어나지만 대기가 뿌연 전형적인 봄날씨다.처음으로 세사람과 교행하며 인사를 나누었고 그 뒤 길따라 부리기재에 이르도록 만난
사람들은 겨우 한줌이다..(08.41)
부리기재는 이정표가 없다면 그리 특징이 없어보이는데 대미산까지는 보통걸음으로 40분이
걸린단다쉽사리 대미산에 올랐고 황장산까지 6.3km,4시간 남았다는 이정표에 놀라(?)서둘러 길을 나서니 문수봉 갈림길을 지나고는 더
부드러운길이 이어진다.이태껏 묵묵히 걸어준 발끝이 아파와 `새목재` 지나서 낙엽송 길가에 자리를 펴고 앉아 신발과 양말을 벗고보니 마지막
발가락에 생긴 물집이 터져있다.갈비에 누워서 맑은 봄기운을 느끼며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도 보았지만 남은 길이 아직 멀어 다시
일어나는데 이제는 오르내림이 전처럼 활발치 않게 느껴지는데...육산을 몇 개나 넘고나서야 줄없는 전신주가 보이더니 야산을 하나 넘자 차갓재의
송전탑이 보이는데 얼핏보이는 황장산을 보면서 산 하나를 넘자 비로소 헬기장이 있는 작은차갓재.(12.07)
잠시 숨을 고르고
계속되는 바위 오름길은 무에하나 가릴게 없어 햇빛에 무방비이나 오른쪽 절벽밑에서 간간이 불어치는 바람덕에 시원하였고 계속이어지는 암릉길을 올라
줄잡이를 몇번 하면 `황장산`이다.(1.17) 벌써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 가운데 인적이 끊어진 `황장산`에서 정상석 옆의 소나무 밑 그늘에
자리를 펴고 누우니 온 하늘이 손에 잡힐듯하다.아니 온 우주가 내것이다! 맛있게 한소끔 잠을 자고나서 자리를 정리한뒤 내려선 칼날능선은 바위들이
앗찔하지만 약간의 긴장은 건강에 유익한 법!감투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돌아 내리니 `황장재`이고 관리가 않된 헬기장 넘어 바위를 오르면
985봉이고 다시 내려와 1004봉을 오른다.
"1004봉엔 천사가 살고있었을까?"하는 우문에 "암믄!"하고 현답을 내가며 치마바위를 지나치는데 떨어져서
볼때는 치마처럼 보이더니 가까워질수록 모습이 흐트러진다.
뭐든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보아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일까?!폐백이재에
이르도록 바위들은 상당히 규칙적인 모습으로 배열되어 인공적으로 만든 것 처럼 갖은 형상을 보여주더니 재너머론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작은 헬기장을 너머로 이어지는 하산길은 수로처럼 파진 골을 따라 이어지고 곧 계곡수의 힘찬소리가
소음만큼이나 커지자 33번도로가 지나는 벌재에 도착한다.(4.38)간단히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차를 부르니 전에 두형님이 이용하신 아줌마
두분이 운전하는 봉고차량이다.25000원을 주고 문경에 도착하여 대전행 6시9분차를 타고 9시 다되어 도착하였는데 택시승강장에서 앞의 산행객이
말을건넨다.
"`전천후`님 아니십니까?""네?!누구시죠?"필명을 알고있다면 울동네분인데 얼굴은 잘 모르겠다."제가
`청록`입니다.""아~예!!!" 대전에 사시며 산행기로만 접했던 분을 이렇게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만나 뵙게된다.몇마디 나누고는 택시가 오자
그대로 헤어졌지만 조금의 시간도 못낸 것이 아쉽다.집에와서 만보계기록을 정리하니 82488보에 57.741 km라고 녹음해 놓았다.비록
죽령까지는 아니지만 내자신을 다독거려 이만큼 갈 수 있는건 백두대간이 나에게 굳은 의지를 키워주는 용광로이기 때문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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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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