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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동행한 백담사행

올린이 : 허경숙   2003/04/30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비와 동행한 백담사행

시작점 : 안성시 공도터미널 7시10분-동서울터미널8시45분도착
백담행9시40분출발-12시20분착
동행자 : 허경숙과 * 비 *

종일 내리는 비와 동행한 백담계곡여행

아침부터 비로 인해 내 마음이 두갈래로 나뉜다.
서울산행이냐? 계곡행이냐?
동서울 터미널행 버스가 먼저 오는 것으로 고민은 짧게 끝났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길을 뚫고 백담을 향한 여행이 시작된다.
흐린 시야 가운데서도 차창밖 봄을 담은 풍경을 밀어 보내며 길게 이어지는 강을 따라 마음은 흐르고...

비가 그랬다. 무엇이 그토록 널 못견디게 부르냐며 내 덜미를 붙잡고 동행하자는데,
그저 뿌리치지 못한채 비와 동행한다.

백담을 보기위해 내 딛는 첫걸음
비가 매달려 젖어 있지만 소풍가는 발걸음처럼 춤이라도 추는듯하고...

매표소에서 구경 값내고.

기사님과 허경숙의 마음들만이 전부인 버스가 몇 구비를 돌아 내게 자유를 찾아 가라고
비와 함께 고개 중턱에 풀어놓고 간다.

항상 *시간*과 투쟁하는 나를 붙들어 매는 건 예나 지금이나 그 모습인채 자리한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산하*

거침없이 흘러내리는 물살을 헤치며 거슬러 올라가는 마음따라 온 몸은 오르고,
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머리끝이 선다. 기어이 핏줄마다 전해지는 이 전율을...
왜 그토록 목말라하며 잠을 줄여가며 꿈꾸었나?
애써 모은 생명의시간을 길에 버리는 건 어떤 연유에서인가?

어려움을 선택한 것을 되갚아 주는 그 여유로움
우리가 배반하지 않으면 늘 그 모습으로 전신을 내어주는 우리의산하

두꺼비에게 헌집주고 새집 달라는 사람들에게
비바람에 다 떨어진 꽃잎주었더니 연두색 아기 손톱같은 잎새들을 가지끝에 매달아 주셨다.
이렇듯 주기만하는 자연에게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꼭 깨달을 수 있기를...

모퉁이를 휘돌아 가는 산길에서 마중나온 개구리 너무 예뻐서 만져볼까?
(개구리, 도마뱀, 파충류를 싫어!) 몇걸음 옮기니 다람쥐가 마중을 나왔다
또 한마리의 개구리다.
계곡의 그림에 취해서 고개는 한 쪽으로 고정되어 있다.
아뿔사 하마터면 개구리를 죽일뻔했잖아!
예쁜 개구리! 이렇게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머물다 내가 다시 이곳 찾는 날 다시 만나자.

몇구비를 돌고나니 백담사가 눈에 들어온다.
누가 이런 풍경을 그림으로 묘사할 수 있단말인가?

*백담사*
비 속에 너무나 아름다운 사찰이 고즈늑이 자리잡고 있다.
믿음이야 다르지만 저들에게 배울 것은 너무나 많다.
정결함과 욕심을 버리고 나를 줄줄아는 넉넉함을...
전모씨는 세상과 단절된 이곳에서 무엇을 생각하며 자신에 대한 통찰과 회개를 했을까?
자아를 버리고 줄줄만아는 저들의 관용을 배웠을까?
내일을 모르는 하루살이 처럼 욕구라는 이름의 빛을 좇아 양심을 내동댕이 쳤는가?
백담은 내내 그런 답답한 생각속에 나를 가두려해서 서둘러 길을 떠난다.

무심히 지나는 수심교 아래.
갖가지 소원을 담아 쌓은 돌탑들.
또 다른 그림 한장 만들고...

다시 내려가는 길
오름에서 보았던 풍경들인데,
내림에서 보는 그림들은 또 하나의 전율을 가슴속 깊이 던진다.
아! 내가 길에 버린 시간들을 돌려준다.
팔이 짧고 가슴이 좁아 보듬지 못할 *감동*들을 떨리는 마음으로 안아본다.
다 보듬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내일이라는 희망속에 남겨두고 가야한다.


*백담*
백개의 담이 있어 백담이라고 했는데...
몇개의 담을 보았는지...
마음속에 남아있는 내안에 있는 담은 백담이 아니다.
내 안에 여러 마음들이 그 곳에 있었으니 백담의 여러곱이다.



지나는 사람들이 던진 아픔이 담이 되어
또 깊은 담이 되어
물길은 점점 깊어져가고......

쉽게 떠날 수없어
뒷걸음을 배우네.
제자리 걸음도 배우네.

긴 마음 열어 내 속에 가두고픈 충동하나
백담 닮은 돌 몇개로 채워보는데 어찌 그리 쉬운일이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에 깊어진 그리움 채워야지.

몸은 가지만 마음을 두고왔기에
그 핑계로 마음 찾는다는 그 핑계로
또 한번의 탈출을 꿈꾼다.

머지않아 가리라.
다시 네 넓은 품에 안기리라.


어렵사리 미련을 접어서 마음 저편에 던져두고
물구나무서기로 오르던 마음을
연속 뒷구르기로 산을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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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