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 한라산 1100도로 양 옆엔 잔뜩 물기를 품고 있는 수목이 봄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지만 고도를 높일수록
아직은 검은색의 나무줄기 뿐이다 다만 굴거리나무 꽝꽝나무 주목의 검은 잎이 아침 햇살에 반짝여 상서로운 기분이 든다. 언제나 이곳을 오를
때면 오늘과 같은 신묘한 기분이 드는데 그 이름이 靈室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차에서 내려 보는 五百羅漢의 기ㅚ암석이 그 기분을 한결 고조시켜 주기
때문이리라. 매표소를 지나 차로도 한참을 오르면 들 머리이다. 지금이라도 길을 폐쇄 시켰음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1035
해발 1280m 영실각 신제주 관심 콩나물 해장국으로 아침을 대신하곤 이곳에 택시로 도착, 따가운 햇살을 가리려 제주토산 갈옷모자
하나 사서 쓰고 울창한 적송수림 속으로 들어선다. 그제 내린 비로 계곡물소리가 싱그럽다. 모두가 갈 천인 제주이건만 강정천의 상류인 이곳 영실
계곡은 항상 물소리가 나는 샘의 원천이 있다. @ 안내도 영실 > 윗세오름 : 3.7km ( 영실각 2.1km 병풍바위
1.8km 윗세) 어리목 > 윗세오름 : 4.7km ( 어리목 2.4km사제비동산 0.8km 만세동산 1.5km 윗세) 관음사
> 백록담 : 8.7km 성판악 > 백록담 : 9.6km
1048 맑은 물가를 지나며 초롯초릇한 박새 군락 지를
지난다 곧 이어 냇물을 건너며 우측으로는 5백 장군(499+1)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 앞을 보랴 뒤를 보랴 옆도 보랴 무척
바빠진다 @ 뒤 0.8km/앞 윗세오름 2.9km
연신 고개를 좌우로 돌려대고 사진을 찍고 하늘을 우러르는 날 신기해 바라보는
신혼부부가 여러 쌍 스쳐 지나가고 졸업여행을 온 듯한 일단의 단체 여행객들은 모두 힘들어 하며 길가에 주저앉아 있는데 나의 옛 추억을
되살려 준다. 77년 5월말 성판악으로 백록담까지 올라간 우리 일행은 백록담 북 사면의 만설을 바라보며 호수에 발 담그고 발가락
사이를 노니는 물고기로부터 간지럽힘을 당했었는데……만개한 진달래 밭은 날 한동안 어지럽게 하기에 충분했었다. 길을 잊어 한동안 꽃밭 속에서
헤매기도 하였으니까
1108 해발 1400m 이젠 영실(둘레 2km 깊이 350m)의 가운데에 들어섰다. 좀 있으면 바람개비
꽃을 피울 산딸나무도 지나치고 여러 개의 작은 개울을 지나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하며 뒤로는 오백나한의 각기 다른 바위 모습과 표정이 산을 오르는
이들을 압도한다 이제 조금씩 꽃망울을 터트리는 털 진달래지만 눈을 감으면 온통 붉은 꽃밭이 내 눈앞에 펼쳐져 보이듯 한다 왼편으로
날렵한 선으로 달려가는 볼래오름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머리를 바다로 향해 기어가는듯해 보이는 이스렁 오름이 그 너머 마름모꼴의
쳇망오름을 배경으로 이 등산로의 묘미를 더해 준다
@ 1140 해발1600m 샛노란 꽃이 포도송이 처럼 달리는
섬매자(매발톱나무)는 아직 가시뿐인데 그 너머로 보이는 영실 서벽은 이젠 깎아지른 벼랑에 수 천의 바위가 매어 달려 조물주가 수놓은 하늘 병풍의
참 모습을 들어낸다
1155 영실 서 능선길의 끝이며 꼭대기이다 여긴 구상나무 열매가 볼거리인데 아직은 때가 아니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서니 수 백년 묵은 진달래 나무가 세월을 보여 주듯이 그 수백가지 위에 수백개의 꽃망울을 달고 있다 여기도 저 들 머리에서부터
이지만 길이 잘 놓아져 있다 몇 년 만에 찾은 이곳 등산로는 자연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로 한단을 높여 길을 만들어 한결 편해
졌다
1203 선작지왓 못 미쳐 바위 너덜이 나타나며 서북벽이 위용을 드러내나 거리 때문에 처음 온 이들은 그 멋을 지나치기
십상이다 왼편으로 윗세오름의 막내 족은오름에 가로 누운 바위가 보이다가 둘째 누운오름위엔 세로 선 검은 바위가 눈에
새롭다 구상나무밭이 끝나며 바로 진달래 밭이 끝없이 펼쳐진 선/작/지/왓/ 우측 끝 자락엔 방애오름 삼형제가 편히 누워 쉬고
있고 윗세 누운오름 중턱엔 햇볕을 정면으로 받는 남쪽사면 인데도 아직 눈이 남아 있어 관광객의 촬영지로 안성맞춤이다
1222
노루샘 – 물맛 좋다 윗세 큰형인 붉은오름과 둘째 누운오름사이의 이 노루샘은 짐승에게나 인간에게나 언제나 갈증을 풀어 주는 샘이며 주위는
때 되면 미나리아재비가 노란 꽃밭을 이룬다 밑에서 받아 온 물을 버리고 새물로 갈아 채운 뒤 나무 송판 길을 따라 윗세오름 대피소로
오른다. 여긴 아직 이른봄이나 양지바른 곳에 설치된 계단식 휴게소에서 따듯한 햇볕을 쪼이니 노곤함이 몰려든다. 시장 끼는
없으나 그리운 컵 라면 하나를 1500원에 사 들고 앉아 서북 벽을 바라보며 까마귀 벗삼아 맥주 한잔 하니 이게 바로 행복이다
(1228/1258)
이젠 자연휴식년제로 못 오르는 백록담을 지척에 두고 아쉬움을 달래며 어리목으로 하산한다 @ 백록담 :
둘레 1.7km 분화구깊이 110m 면적 0.21 평방km
눈향나무와 불로초 시로미와 제주한라조릿대가 어우러진 길가는 왼편에서
풍부하게 흘러내리는 맑은 시냇물과 어우러져 초봄의 한라절경을 보여 준다 오른편엔 민대가리동산 큰드레왓 족은드레왓이 어승생악으로 이어지고 그
너머엔 항상 거닐고 싶은 장구목인데 철철 물 흐르는 소리에 바라보니 오름약수가 시원하게 쏟아져 흐른다 왼편 윗세 누운오름 북 사면엔 숲이
우거져 있어 남 사면의 밋밋한 시로미 밭과 크나큰 대조를 이룬다 이곳도 나무 송판으로 거닐기 좋게 길이 다듬어져 있다 저 밑
만세동산은 내려갈수록 그 덩치가 커지고 구상나무밭이 검은 모습으로 서서히 눈앞에 다가온다 @ 1318 해발 1600m
망동산(만세동산)
1335 해발 1500m 만세동산은 작은 구릉에서 거대한 산으로 변하며 뒤로 멀어지고 사제비 동산이 보이며
좌측으로 이스렁이 어스렁의 부축임을 받으며 밑으로 흘러내리는데 쳇망오름의 멋들어진 분화구는 그 뒤의 노꼬메와 바리메의 호위를 양쪽으로 받아 더욱
의젓해 보인다 아 또 다시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 오!름!의 왕!국!
1342 사제비동산이다 @ 뒤 윗세 2.3km/ 앞
어리목 2.4km 100여m 앞에 사제비 약수가 역시 철철 넘친다(1343/1353) 물맛을 즐기며 쉬고 있는 눈앞에 수줍은 듯 피어
있는 흰 꽃송이 6개 너무 깨끗하고 귀여운 새끼노루귀다 약수터를 지나면 왼편 사제비 동산 기슭을 끝으로 숲 지대로
바뀐다 1400 해발 1400m 를 지나고 잠시 후 흔하지 않은 물을 건너고(비 올 때만 흐른다) 경사가 지기 시작하는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1410 송덕수인 500살 물참나무에 이른다 @ 뒤 윗세 3.1km/앞 어리목1.6km 남았다
정조18년(1794) 갑인년 흉년시 도토리를 내렸다는 거대한 물참나무 쉬어 가기 좋은 그늘을 만들어 지금도 칭송을 받고
있다
1433 해발 1000m 이젠 한참 내려와선지 어승생악이 앞에 우뚝 서 있는데 초록색 어리목 계곡주위는 하얀 왕벚꽃이 점점
수를 놓아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일단의 학생들이 줄을 지어 오르는데 힘들어 지친 모습에 배낭도 없이 손에 든 물병과 김밥주머니가
무거워 보인다 학생들이 지나간 여기저기엔 땀 닦아낸 휴지가 널려 있는데 줍는 수고가 어렵지는 않지만 산에 오르기 전 만반의 준비를 해
주지 않는 선생들이 미울 따름이다 신발이랑 배낭 그리고 수건은 기본적인 것인데 무엇을 가르치는 걸까 600여m를 남기고 좌측엔
철거 대상인 어리목 대피소가 흉물스럽다
1437 어리목 계곡이다 앞으로 500m 울창한 숲을 따라
1445
어리목 주차장에 도착하여 대절한 택시를 기다려 타곤 신제주로 향한다
덤 삼무한방목욕탕에서 땀 씻어 내고 수년 단골
어장군에 들려 정일군과 갈치국으로 입맛을 다신 뒤 서울로 향한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