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반 길에서 단양을 향해 달리는 차창엔 안개가 자욱했다. 안개에
시달리며 월악선착장을 지나서부터 햇살이 드니 내님은 갑갑하던 마음이 시원하게 트인다고 하며 활짝 웃었다. 장회선착장을 지나니 제비봉과 푸른
호수건너 금수산 산기슭의 절벽 바위들의 광경이 아름답게 차창으로 들어 닥친다. 중앙고속도로 단양 IC 쪽으로 돌아서 사인암을 구경하러 마을에
들어갔다.
마을 입구에 주차하고 출렁다리에서 사인암을 처음으로 본 순간 바위의 기상이 절도가 있었다. 직벽으로 잘린 형태가
아름다울뿐아니라 상층부 소나무가 자리잡고 흐르는 강물과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우린 강가에 있는 노송과 하얀 암반을 보고 강변 모습도
사인암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차는 다시 황정리를 향해 달렸다. 들판은 비옥하고 마을은 산자락아래 아득하게 모여
있고, 강변에 솟아있는 암벽과 노송은 나그네에게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듯하다. 황정리 마을에서 우회전하니 등산안내판이 서있다. 산행시간은
6시간이며 구간거리도 표시하여 놓았다. 노송군락을 지나 2.5km를 올라가니 원통암 가는 표지판이 서있고 그 부근에 주차한 후 산행을 준비하니
냇물은 어제비가 많이 와선지 우렁차게 바위 사이를 흐르고 있었다.
2.원통암 오르는
길.
암자 가는 길은 트럭이 다닐 만큼 넓게 길이 나고 오름길은 비탈이 심하였다. 임도 따라 설치된 배수로에는 마사토
모래가 수북히 흘러내려 있고 길바닥에는 산벗꽃이 깔려 있으며 숲은 새싹을 자라게 하는 나무들로 가득하다. 상의를 벗어 배낭에 넣고 우린 산의
싱싱함에 바위들의 기이함에 조용히 젖어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했다. 우린 산행의 뜻을 다다익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산은 삶의 즐거움을
일깨우고 하고자 하는 일에 건강을 줌과 동시에 의욕을 고취 시킨다. 자식들이 다 직업을 가져 집을 떠나 서울에 있어 허전하다. 자주 이메일과
채팅으로 소식을 접하지만 쓸쓸한 감정 떠나질 않는다.
아낸 산행이 생활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다. 자식들 뒷바라지를
마친 뒤로 자기 소질을 개발코자 유화에 손을 댔다. 그 나이에도 의욕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잘 배우려 선생들을 찾아다니고 모르는 것을 해결하려는 적극성이랄까 오히려 내가 배워야 될 처지이다. 임도를 600m정도 오르니 원통암 안내판이
있고 도로공사는 중지된 상태로 있었다. 오른는 길은 냇가를 따라 가야하는데 홍수에 무너졌는지 그냥 계곡 바위돌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 계곡의
폭포는 층층으로 하얀 포말을 만들며 깨끗한 바위를 씻고 아래로 쉼 없이 흘러내린다.
올라가는 계곡은 산악회 표지기도
보이지만 암자까지 연등이 걸려있고 바위돌에 방향표시가 잘 되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밧줄에 의지하기도 하고 계곡을 건너기도 몇 차례 반복하니
산비탈이 험해진다. 절벽을 타고 흐르는 브라인드 커텐 폭포를 지나고 거친 돌계단을 오르니 칠성암 비슷한 손모양 바위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갈림길에서 원통암으로 방향을 잡자 바로 누운 바위 위를 가로 흐르는 물을 지나자 원통암이 절벽아래 산자락에 자리잡고 불사를 재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지 임시주택을 사용하는 것 같다.
좁은 마당 한쪽에 다알리야가 자리하고 머위나물도 자라고 있고 드릅나무엔 새순이 따여져
있었다. 마당 정면엔 부처님 손바닥 모양의 커다란 칠성암이 우뚝 솟아 운치를 더해주었다. 옹달샘에서 피피병에 물을 받아 배낭에 넣고 토막나무
의자에 앉아 앞쪽 시야가 터진 산을 바라보니 수려한 산세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3.원통암에서 영인봉 오르는
길.
황정산은 한국의 산하에서 5월에 가볼만한 테마산행(암릉산행)을 추천하여 전답자의 산행기와 충북관광허브홈피를
참고하고 좋은 산으로 판단하여 초행산행을 준비했다. 영인봉 오름길은 산기슭이 상당히 가파르다. 낙옆이 쌓인 땅위로 원추리나물도 눈에 띄고 손으로
바위와 나무뿌리를 잡고 오르는 길은 한걸음 한걸음 옮길때 마다 가쁜 숨을 더운 호흡을 토해낸다. 이끼가 검프르게 덮은 절벽바위에도 눈길을 주고
달아나는 도마뱀에도 함께 놀라며 올라간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힘든 대가를 지불하고 즐거워하며 오르는
것이다.
힘겨운 고비를 넘기니 능선에 올라서고 좌측 오솔길 따라가니 암봉 전망대에서 올려 보이는 백두대간
산줄기가 하늘에 걸쳐있다. 구름에 얼굴을 가린 소백산 연화봉과 도솔봉에서 황장산까지 대간은 그렇게 웅장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영인봉으로 오르는
길은 진달래꽃이 어제 비바람 맞고 생기를 잃고 있었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니 높은 바위능선을 기어오르고 암봉에 잠시 숨고르며 있는데 내님이
간식을 들고 가자한다. 주능선에서 흘러내린 하얀 절벽을 바라보면서...
주능선에 붙기까지는 마치 사다리
올라가는 듯 험하고 가파르다. 기둥표지기는 삼거리에 있어 방향을 알려주고 우린 정상으로 가는 산비탈 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간다. 오른편으론 멀리
금수산 자락이 높이를 자랑한다. 암봉에 걸린 두개의 밧줄을 뒤로하고 직벽에 가까운 능선에 올라서니 노송의 굵은 가지가 머리와 부딪친다. 칼등
같은 능선을 건너고 반듯한 석재 모양 바위길을 지나니 다시 능선에 붙는다. 평퍼짐한 누운 바위를 밟고 지나고 소나무 숲에 감춘 영인봉 기둥
팻말을 만났다. 오솔길을 조금 지나자 바위자락에서 사방이 시야가 터진다. 도락산의 커다란 암애가 눈에 들어오면서 황정산 정상과 앞으로 갈 험한
능선에 노송의 그림이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4. 영인봉에서 정상 가는 길.
바위자락
전망대에서 경치에 취해 깊은 감명을 받고, 소나무 터널 바위능선 길을 벗어나자 내리막 바위길이 시작된다. 내님은 밝은 표정으로 즐거워 노래를
하며 걷는다. 큰 바위를 돌아가니 죽은 줄 알았던 검은 이끼들이 물기에 젖어 파랗게 살아나고 있고 능선 하강 길은 골목 같은 협곡을 지나니 가는
밧줄에 의지하여 수직 길로 이어진다. 길은 험해도 알맞게 잡을 나무며 바위틈이 있으며 안부근처에 솟구친 암봉과 소나무들은 멋진 절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 멋진 암봉을 지나니 진달래꽃은 힘들게 내려온 수고를 위로하듯 웃으며 반기고 있었다. 삼거리 팻말있는
바위에 올라 영인봉을 바라보니 바위절벽이 대단히 아름답게 보였다. 아! 수려한 경치를 보니 흐뭇한 감정으로 피곤한 줄 모르고 다시 바위 능선길을
힘차게 올라간다. 능선 길에 보이는 솟구친 것은 암애와 노송이 수두룩 많이 걸쳐있었다. 카메라 주머니가 커서 좋다. 이렇게 멋진 장면을 한없이
담고 더 담을 수 있어 또한 즐겁다.
격한 오름길을 얼마쯤 가니 절벽 긴 바위틈 사이에 길고 굵은 밧줄이 매어 있고
바위타기를 하면서 오르니 넓은 암반이 쉴 곳을 만들어 주었다. 지나온 길쪽을 바라보니 영인봉 산기슭 전체가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고 있고 오른쪽을
내려보니 정상에서 뚝 떨어진 산기슭은 현기증을 일으킨다. 왼쪽은 도락산 산기슭이 더욱 가까이 보여 사월 초경에 그 산을 답사한 내친구 벽산이
들른 광덕사 산길이 너무 잘 보인다. 10여년 만에 인터넷으로 찾은 고교 동창으로 덕유산 종주 산행기에서 처음 그의 얼굴을 보고 긴가 민가
하였으나 추가 산행기를 보고 연락되어 찾은 친구이다.
유격 훈련하는 장소에나 있을 법한 밧줄 그물망을 오르고 가파른
절벽에 걸친 좁은 길을 벗어나 암릉을 밧줄 잡고 오르니 길고 넓은 바위능선이 있고 바위에 올라 앉은 커다란 노송이 붉은 가지와 빛나는 솔잎을
자랑하듯 손내밀어 빨리오라 손짓하듯 반긴다. 철난간 너머는 수직 절벽으로 위험스런 느낌도 상존하였다. 하산 길에 다시 여기서 쉬기로 하고 정상을
향해 암릉을 오르니 바로 정상(959m)에 도착했고 방문록이 있다하여 함을 열어보니 비어 있었다. 조그만 정상석에 아내를 세우고 기념 촬영을
한후 조금전에 보아 두었던 노송 그늘과 바위자락으로 내려갔다. 크렉커 한봉지와 포도팩으로 간단히 간식을 들며 눈길만 주면 달려드는 경치에 취해
너무 기뻐 마음을 들뜨게 하였다.
5.정상에서 810m봉 가는길.
정상에서 영인봉까지는 지나간
길이지만 거꾸로 산행하니 산길은 전혀 다른면이 있다. 보이는 각도가 다르니 그러리라 짐작되지만 즐겁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사진을 덜 찍으니
산행속도는 빨라졌다. 한시간여 만에 영인봉을 지나고 바위절벽에 매어놓은 밧줄 두개가 있는 봉우리로 혼자 올랐다. 너무 위험해 내님에게 산비탈길을
가라하고 그 암봉에서 새 노송을 만나고 정상도 다시 올려다보니 산벼랑은 천길 낭떠러지로 보였다. 암봉을 내려오니 아낸 벌써 촛대바위에 올라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능선상에 있는 내님이 앉은 바위는 크고 연꽃 형상과 비슷하게 보였다. 능선을 오르고 내리며 새로
나타나는 경치를 보면서 옆산 올산을 보니 그곳도 바위봉우리가 총총하게 보였고 그 아래로 멀리 황정 마을이 눈아래로 계곡과 길과 함께 아스라이
펼처졌다. 하산하는 능선길은 좁고 호젓하여 노래하며 걸었다. 얼마쯤 지나자 오석에 황정산 810m봉 표시가 되어있다. 그곳에서 정상을 보니
산능선은 ?자로 휘어 고도는 점점 낮아졌다. 햇빛의 반대 방향이라 정상은 산그림자되어 웅장한 자태로 높이 보였다.
6.
810봉에서 원통암 내려가는길.
산능선을 얼마쯤 걷고 내리막길을 지나니 나무기둥 팻말을 보고 원통암으로 가는 길에
들어섰다. 가지능선은 또한 바위능선 길로 되어있고 바위겉이 풍화작용으로 많은 모래를 덮고 있어 실족할까 조심되어 졌다. 비탈이 심한 길을
내려오니 바위자락에 자리한 노송이 홀로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이고 있었다. 천천히 주변을 감상하고 내려오던 발걸음이 산비탈 바위지대에서 멈추었다.
경치도 좋지만 내려갈 절벽지대에 있는 바위길을 가느다란 줄에 의지해 내려갈려 하니 갑자기 공포가 몰려왔다.
뒷걸음처
내려야 안전한데 줄잡고 앉아 내려가니 힘은 배로 들고 곧 낭떨어지로 떨어질 것 같은 겁을 잔뜩 먹어 내님의 핀잔을 들었다. 간신히 내려와 성금
성금 내려오는 아내를 보고 내가 얼마나 작아지는지... 절벽사이에 난 길을 지나 안부에 도착하니 길안내 표시는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길로 안내
하였다. 비교적 평탄한 길을 접어들어 빨리 걸었다. 얼마쯤 가자 허름한 암자가 있고 큰바위 아래는 깊게 파여 기도처로 이용하고 있었다. 나무
사다리를 내려서고 가파른 길을 내려가니 원통암이 나무숲사이에 작게 보였다. 우린 원통암 왼쪽길로 올라가 칠성암있는 오른편길로 내려온
것이다.
7. 원통암에서 황정리 가는길.
원통암에 다시 들려도 스님이나 길손은 보이지 않고
한가했다. 우린 내려가는 길을 재촉하였고 계곡을 중간쯤 내려와 적당한 쉴 장소를 찾았다. 다리도 피곤하고 발바닥은 열이나 상의와 양말을 벗고
씻었다. 흐르는 맑은 물에 다리를 담그니 한결 기분이 좋아 졌다. 물병에 남은 물에 봉지커피 두개를 타서 흔드니 잘 섞어져서 내님과 나누어
마시니 그 달콤함이란......
계곡을 벗어나 임도에 들어서고 가는 방향 앞산을 바라보니 앞산 중턱에 큰 모난 바위가
떨어질 것 같이 올려져 있었다. 먼저 내려간 내님은 사진 찍느라 바쁘다. 한가롭게 걷고 있는 내모습도 여러 번 찍으면서 즐겁게 앞서간다. 아낸
승용차로 가고 난 대원계곡의 절벽을 보러 길 따라 내려갔다. 아낸 승용차 열쇠를 못 찾아 한참 주머니와 배낭을 뒤지고 있었다. 그러더니 나를
불러 재치는 것이다. 나는 올라갈 때 벗은 방풍옷을 보라 싸인을 주었지만 알아채지 못하고 부르기만 하였다. 큰소리 들릴만한 곳까지 다가가서
소리치니 알아듣고 열쇠를 찾았다.
냇가에 활짝 핀 싸리꽃을 보니 꽃이 우릴보고 배꼽쥐고 웃는 듯 허리가 휘도록
만개하였다. 다시 내려가 계곡 절벽을 찍으니 승용차를 몰고 아내가 다가왔다. 열쇠를 냇가에서 씻을 때 떨어트린 줄 알고 당황했다 한다. 차는
황정마을로 미끌어지듯 달려갔다. 마을 가까이 가서 사진 찍어 달란 주문이 많아도 즐겁게 들어주었다. 귀향길은 직치재를 넘어 단양천으로 난 멋진
드라이브길로 들어서 도락산 자락을 차창으로 살펴보고 중선암에 들러 선암계곡을 들러보았다. 안내지도가 빈약하여 중선암은 찾지 못하다 산장아래
냇가에서 안내글을 보고 중선암쪽을 바라보고 계곡의 아름다운 경치를 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