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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산방산 답사기 2003 4 21 월

올린이 : dk   2003/04/24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제주도 산방산 답사기 2003 4 21 월

2003 4 21 월. 비 개인 맑은 날씨. 약간의 황사 현상이지만 한라산부터 최남단 마라도 까지 훤하게 보인다
동행한 이 : 정일 광석

산방산
옥황상제께서 홧김에 뽑아 던진 한라산의 백록담자리가 산방산이란다
그러나 산방산은 범섬 숲섬 등과 같이 약 75만년 전으로 그 역사가 시작되나
백록담은 2만5천년 전 밖에 되지 않는단다
표고 395m
비고 310m에서 340m로 제주 기생 화산 중 최고
산 남쪽 바닷가로 해발 150m쯤에 깊이 10m 너비와 높이 각 5m인 그 유명한 海蝕洞 , 산방굴사가 있고
후박 구실잣밤나무 까마귀쪽나무 생달 센달나무 참식 조록나무 육박 동백이 위쪽 산을 빽빽이 뒤덮어 아주 멋진 산등성이 산책로를 만들고 있는 鍾狀화산이다
몇 년 전 어디쯤은 정상으로 올라갈 길이 있을 거라 헤매다가 헛탕도 쳤었지만 이젠 벌써 5번째 찾아온 길이다

1525 들머리
활짝 열려 있는 철문 안에 차를 주차 시키고는 오랜만에 와 본 산방산과 주위를 둘러본다. 묘 몇기가 소나무와 어울려 있는 여기 산방산 오르는 초입은 전 보다 더 넓게 잘 다듬어져 있다. 다른 차 한대가 주차 해 있는걸 보아 이미 저 골짜기를 오르는 사람이 있음이라.
모람 덩굴과 송악은 여전히 변함없이 돌 울타리에 잘 어울리고 으름덩굴은 한창 보라색 꽃을 피우고 있다. 가을엔 탐스러운 열매를 가득 달고 있을 텐데
제주도의 수수께끼 하나
“ 아은 땐 조쟁이 되고 어룬 되면 보댕이 되는 것이 뭤고? ”
죄측 능선엔 3개의 바위가 형제처럼 붙어 있고 그 위론 우락부락한 바위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조금 더 올라 한적한 터엔 길이 약간 우측으로 휘어 지면서 상동나무가 열매를 가득히 달고 있고 그 주위엔 쥐똥나무가 지난해의 까만 열매 끝에 새잎으로 단장을 시작한다
이윽고 오른편에
1540 묘 1기가 보이고
앞에 커다란 돌 기둥이 우뚝 서 있는 곳에 이르면 뒤로 돌아 한라산과 주위의 오름군을 한번 감상한 후에 좌측 능선으로 시선을 당기면 갖은 형태의 일곱 개의 돌이 일렬로 한라산을 바라보고 늘어서 있다
오백나한의 부하들이 명령을 기다리고 부복해 있는 듯하다
이어 이어지는 길은 그야말로 급경사에 일년 열두달 햇빛이 들지 않아 습기가 가득한 깔딱고개이나 쭉쭉 뻗은 나무줄기를 벗삼으니 힘든 줄을 모른다
위가 훤해지며

1608 정상 공터이다
갑자기 발 밑에 피빛처럼 붉은 색에 샛노란 수술이 더욱 선명한 동백이 서너 송이 후두 둑 떨어져 있어 시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 산속 깊은 곳에 늘씬하게 자란 동백은 평지의 동백과는 달리 꽃이 그리 흔하지 않아 더 그 가치가 돋보인다.
온통 초록의 숲 바다에 핀 한 떨기 붉은 송이
아직 가 보지 못한 선운사의 동백이 이처럼 가슴을 아리게 할 수 있을까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그 꽃 말이예요

내가 이세상에서 가장 걷기 좋아하는 산방산 정상 능선길이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욱 애틋한 길
왼편으로 숲속에 나타난 바위를 타고 오르면 여기가 바로 별천지인 仙人榻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해안 전망대에서
나도 신선이 되어본다
별안간 확 트인 이 절경에 오늘 처음인 정일 군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여기저기 전화로 자랑을 시작한다
깎아 지른 절벽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나무나무와 초록연두녹색의 색의 잔치
그 밑 꿈틀거리며 바다를 향한 용머리와 사계리 해안의 선
쪽빛의 바다와 녹색의 들 여기저기에 어울리는 샛노란 유채꽃 밭
형제섬과 그 너머 송악산 암메창, 바굼지오름, 모슬봉, 돌오름, 당오름, 골른오름으로 이어지는 오름의 왕국
멀리 가파도와 마라도
뒤로는 한라산
백문이 불여일견은 이럴 때 쓰는 말 이렸다

조금 더 내려가면
더 아슬아슬한 또 하나의 仙人榻이 있어
숨을 크게 쉬고는 또 다시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
광석군이 싸 온 삶은 계란이랑 과일안주로 맥주 한잔씩 하곤
다시 올 날 기약 없이 발길을 돌린다
호젓한 산길
일행이 있어도 홀로 즐기는 듯 여유 있게 어기적거린다
언젠가 이곳에서 난을 발견하곤 누가 캐어 갈세라 풀로 위장을 해 놓기도 했었지

1705 다시 정상 그리고 하산길
하산 길은 미끄러워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아니나 다를까 셋 이서 교대로 엉덩방아를 찐다
숲을 헤치며 내려오다 하늘이 열리면 사방을 둘러보곤 다시 내리막길
일곱 개의 바위가 보이면 거의 다 내려 온 거지
홀아비꽃대 몇 송이를 발견하곤 이름이 기억 나지 않아 안타까워 한다
들머리에 다 달아선 몇 번씩 뒤를 돌아보다가는 아예 뒤로 돌아 산세를 감상하다 일행의 재촉에 차에 오르는데
저어기 노란 솜방망이 한 송이가 다시 오라 배웅을 해 주네
1742


해오름 식당에서 흙 돼지 생 갈비랑 오겹살을 굽고 파라에 가서 바베큐 닭고기로 2차를 한 후에도 고교 후배들의 청에 못 이겨 노래방까지 가서야 하루를 마친다
내일은 윗세오름에 가야 하는데 일찍 일어날 수 있을지 영 맘이 놓이지 않는다
내가 나를 관리하지 못한 탓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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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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