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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도락산 -반쪽뿐인 산......그래서 안타깝게 아름다운 산

올린이 : 권경선   2003/04/21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반쪽뿐인 산......그래서 안타깝게 아름다운 산

토요일 오전 비는 추적추적 나리고 개일 기미가 없다.

비 개인 봄 날의 오후를 기대하며 일행은 경기도 양주로 향한다.

후배의 고향.....

서두를 필요없이 느긋하게 떠나는 정다운 사람들과의 산행은 조금의 정차 정도는 가벼이 넘긴다.

서울의 경계를 벗어나면서 바라본 산은 이번 비로 형광빛 연두색으로 새롭게 살아난다.

좌측 인수봉 위로 낮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고 우측 수락산은 바위들이 비에 젖어 한층 선명하게 보인다.

I.M.F.때보다 더 힘들다는 요즘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금은 마음이 무거웠는데 먼 산을 보며 다가 올 신록을 기대하니 용기가 생긴다.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비추면 더욱더 푸른산으로 탈바꿈 하겠지......

우리의 인생도 기복이 있어 재미있지 않을까?.......

며칠전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의 일기장을 보니 예고 없이 비오는 날이 싫어 비오는 날이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보고 나도 어릴적에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하고 미소를 머금은 적이 있었다.

인생사 길흉화복이 예고하고 찿아오나......

단지 미리 예방하고 갈구하면서 사는게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한다.

양주읍내를 벗어나 기억나지도 않는 동네 어귀를 지나 산쪽으로 가니 집과 공장이 몇채 나오고
산 입구에 " 도락산"이라는 팻말이 서있다.

단양의 도락산과 같은 이름의 산.......

잘 알려지지 않은 산치고는 그리 높지는 않으나 산 자락이 꽤나 넓게 자리하고 있었다.

초입의 개울가 후배가 잘 아는 집에서 식사를 하고 산으로 향했다.

산 속에 기도원이 있어 길은 콘크리트 포장으로 잘 닦여져 있고 개울은 길을 따라 흐른다.

기도원은 별천지를 연상 할 만큼 호사스럽게 서 있다.

가난한 실버세대를 위해 봉사하는 곳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그렇게 운영되고 있겠지?.......

"교회도 안 다니면서 바라기는 ....."

마을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철조망이 쳐져있는 구간 너머로 오르니 작지만 암반위를 흐르는 계곡이 감탄을 연발케 한다.

개울을 건너고 능선을 향하니 먼 옛날 권문세가의 묘인지 문인석이 서있는 정돈된 묘지를 지나 길이 아닌길로 오른다.

빛 바랜 낙엽밑 부엽토에서 새싹들이 기운차게 솟고 있었는데 새싹을 밟을 것만 같아 발디딜 곳이 없을 지경 이었다.

진달래는 비에 젖은 꽃잎을 떨구고 새잎을 내느라 분주하고 솔잎에 맺힌 빗방울은 진주처럼 영롱하다.

푹신한 능선길을 따라 한참을 걸으니 입을 딱 벌어지게 하는 광경.....

산 뒤쪽은 엄청난 규모의 채석장이었는데 산의 반은 벌써 잘려져 있었고 수직으로 잘려져 있는 암벽은 공포스로울정도로 까마득하게 다가온다.

이 산을 다 파헤칠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우리가 오른 쪽은 지속적인 조림을 한 것 같아 이쯤에서 중단 될 것 같기도 하다.

여기서 중단 된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복구를 할 것인가?......

직업병(디자이너)이 도진다.

원상복구는 이미 힘든상태.

그러면 차선책은?....

넓게 패인 곳은 조림 후 인공 녹지대를 만들어 공원으로 하고 깊은 웅덩이는 작은 호수, 높은 절개지는 암벽을 최대한 안전하게 보강 한 후 암벽등반 연습장으로 한다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복구를 하느니 암벽을 살리는복구가 훨씬 유리 할 것같다.

이 지역의 랜드마크(LAND MARK)로써의 기능도 충분할것 같아서이다.

자연이 훼손된 가슴아픈 현실이기는 하지만 과거는 흘러간 것

기왕의 현실이라면 자연친화적이고 지역 소득증대에 기여 할 수 있는 쪽으로 계획 되었으면 한다.

산을 내려와 식사를 하고 서울로.....

가랑비는 그치지않고 식사후 나른함이 졸음으로 이어지는 늦은 오후

인수봉의 비구름은 아직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현실이 기다리는 서울로...서울로...

" 초등학교 교가의 첫 구절이 도락산 정기 받아로 시작했었는데 " 라는 후배의 말이 뇌리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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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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