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산행기 - 한국의 산하 "산행기 게시판"에 올려진 산행기 입니다.


선유도 망주봉,장자봉,선유봉 산행기(제1편) --- 사진 6컷

올린이 : 일죽 김양래()    2003/04/21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선유도 망주봉,장자봉,선유봉 산행기(제1편) --- 사진 6컷

망주봉,선유봉,장자봉 산행기

 꿈에도 그리던 선유도의 선경이 눈앞에...

 선유도는 서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져 있다. 군산에서 배로 1시간40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비경의 섬---고군산군도 중에서 가장 중심부 섬이다. 더욱 선유도와 장자도,대장도,무녀도가 연륙교로 연결되어서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우리는 지난 4월초 3박 4일로 대망의 섬---선유도에 갈 기회가 있었다.

동서가 30주년 결혼기념여행을 이 섬으로 가자고 해서 흔쾌히 승낙했다. 우리는 해마다 전국의 명승지,바다, 섬을 골라서 결혼 기념 여행을 하고 있다. 아침 8시에 아파트에서 만나 상기된 표정으로 출발, 쾌청한 봄날 우리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질주 10시경 화성휴게소에 도착했다. 아침 요기로 우동을 한그릇씩 먹고, 곧바로 서해대교를 건너 행담도를 지난다. 이 부근은 작년 겨울에 들러서 태안반도를 한바퀴 돌며 생선회와 바지락국수를 먹고 갔던 곳이다. 서해안은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밀물과 썰물이 있고, 갯벌이 드러난 곳에서 게를 비롯해서 굴,조개 등을 잡을 수 있어 좋고, 특히 저녁에 지는 노을이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장자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선유봉과 연륙교


4시간만에 서군산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가,군산시내로 접어든다. 먼저 선착장을 찾아 정기여객선 출항시간을 알아보니 오후 2시에 떠난다고 한다.(계림해운-063-442-0115) 벌써 12시다. 먼저 배가 출출하여 군산 어시장에 들러 식당에서 매운탕을 먹고, 장을 보았다. 조기 한 두루미, 꼴뚜기,마른 건어물,야채,과일 등 며칠동안 먹을 먹거리를 사고 (선유도에는 은행,시장이 없음) 여객선에 올랐다.

평일이라 그런지 200석 선실에는 우리 외에 모두 4,5명이 타고 있었다. 군산에서 50Km 떨어진 선유도는 금강하류를 따라 서천 장항 쪽으로 빠져나가 무인도인 비응도,야미도를 지나서 서해바다로 달린다. 제일 먼저 나타나는 섬이 신시도---여기서부터 섬이 무리를 이루는 고군산군도의 시작이다.

모두 16개의 유인도, 47개의 무인도를 합쳐서 고군산군도 라고 한다.

바다 속의 섬인가? 섬 속의 바다인가?

신선이 바둑을 두는 형상이란 선유도, 과연 신선이 살던 곳인가?  출발 2시간만에 도착한 선유도 선착장, 무녀도로 넘어가는 연육교가 걸려 있다. 인구 500여명이 어업을 하며 면적은 2평방 킬로 미터의 아주 작은 섬이다. 방축도, 신시도,말도,명도,무녀도,비안도,장자도,관리도,대장도 등이 빙 둘러싼 선유도는 원래는 두 개의 섬이 해수욕장이 붙어서 하나로 연결된 섬으로 여름철이면 피서인파로 꽉 들어찬다고 한다, 4월초 요즘은 비수기라서 적막강산, 고즈넉하고 쓸쓸하기까지 하다 .

우리 일행은 낚시 가방을 비롯해 가져온 짐이 많아 민박집에서 봉고를 대고 타라고 해서 투숙을 쉽게 정했다. 방 값은 2만5천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2층에 잠자리를 정하고 보일러를 넣어달라고 해서 추위를 면한 후 저녁 준비에 들어갔다. 창 밖을 내다보니 주변 경치가 잘 조망된다. 바로 건너편에 진안 마이산의 암, 수 봉과 같이 잘 생긴 망주봉(152m)이 지척이다. 두 봉우리가 마치 형제처럼 고개를 숙이고 정겹게 마주 보고 서있다.

                       민박집에서 바라본 코구멍다리와 망주봉


사방을 둘러보니 섬 속의 바다인가, 바다 속의 섬인가 구분이 안 된다. 가끔씩 섬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코구멍다리를 지난다. 저녁은 푸짐하게 끓인 조기 해물탕과 꼴두기 무침 등 맛있는 식사로 긴 여정의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았다. 내일의 신나는 섬 일주를 기약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무녀가 춤을 추는 섬에서 우연히 만난 여신

 다음날 7시 누가 일어나라고 안 해도 자연히 눈이 떠졌다. 깨끗하고 맑은 공기, 바다 냄새가 풍기는 섬마을의 아침은 상쾌했다. 오늘은 선유도를 한바퀴 돌며 신선을 만나는 날이다. 꿈에 그리던 섬에 왔으니 나도 모르게 해변가로 달려갔다. 봄 산에는 진달래와 벚꽃이 만발하고, 온통 연두색 새잎으로 단장했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바로 코앞이다.

금모래를 깐 듯 고운 모래가루가 흩날리는 1.2km의 모래밭을 밟아본다. 폭이 5m 이상 10m에 이른다. 이따금씩 굴을 채취하는 아낙들이 지나간다. 허리가 잘린 모양이 작년에 갔던 남해안 충무의 비진도와 아주 흡사한 섬이다. 선유도 안내판을 보니 무녀도,장자도,대장도,선유도 4개의 섬이 모두 연륙교로 연결되어 자전거로 달리면 아주 좋은 코스다. 곳곳에 자전거 대여업소가 있다.

서둘러 아침식사를 한 후 오늘은 무녀도(무녀가 춤추는 형상)로 건너가보기로 했다. 섬의 크기가 고만고만해서 시간은 충분할 것 같다. 민박집을 나서는데 주인아저씨가 거기에 가면 산나물---달래가 많다고 한다. 우리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이게 무슨 일인가??? 바다구경,  경치 구경은 나중 문제고 먼저 각자 호미를 챙겨 출발, 콧노래를 불러 가며 언덕을 넘으니, 곧 다리가 이어진다. 단숨에 달려 무녀도에 닿았다. 오늘은 어떤 행운의 여신을 만날까? 궁금해진다.

이 섬은 자동차가 없어 공해가 적고 ,깨끗하다. 아예 낚시 가방을 팽개치고 온 우리는 삼거리에서 야산에 붙었다. 이제 갓 올라온 달래가 풀처럼 돋아 있었다. 멀리 산에 가지 않아도 길가에 달래밭이 보였다. 아마도 이곳 섬사람은 달래를 안 먹는 모양이다. 풀이 난 곳은 진짜 달래인가 의심이 갈 정도로 그냥 손으로 훑어도 불쑥 나온다.

                섬 주변에 탐스럽게  활짝 핀 동백꽃


 한참을 허리도 펴지 못하고 채취하다보니 배가 고프다. 새참으로 싸온 도시락을 먹고 다시 도전, 이제는 담을 비닐봉지가 부족하다. 진퇴양난, 더 뜯어가자고 버틴다. 1시간,2시간...나는 그 사이 섬을 구경하며 섬마을로 들어가 소주를 사서 쉬는 시간을 벌었다. 오후 4시경 수확한 달래봉지를 장대에 꿰어 다시 고개를 넘고 연륙교로 향하니 자전거 행렬이 넘어오며 무엇을 갖고 가는지 묻는다.

 우리는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외지인처럼 웃으며 숙소로 달려갔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첫날은 무녀도에서 무녀는 못보고 마늘크기 만한 달래를 수확하는 행운을 만난 것이다. 이날 저녁은 자연히 달래파티가 벌어졌다. 달래 무침,달래 간장,쌈밥으로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매큼하고 쌉싸름한 달래 향이 코끝을 찌른다.

망주봉에서 내려다 본 고군산군도의 비경

이튿날은 마침 일요일이다. 일주일 중에 제일 많은 육지손님이 온단다. 우리는 그동안 못 올라간 망주봉을 등산하기로 했다. 구경만 할 게 아니라 한번 올라가 보자고 나는 졸랐다. 다들 찬성이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깎아지른 절벽이 심상치가 않다. 하여튼 등산길이 있을 거라고 안심시키고 일찍 출발, 해수욕장을 지나 망주봉 뒤편 섬마을로 들어섰다. 한참 가다보니 앞서 간 동서가 안 보인다.

마구 소리를 질러서 목소리로 확인하니, 이미 산 중턱에 올라가 있었다. 오늘은 자기가 등산대장을 한다고 하더니만, 혼자서 앞지른 것이다. 그래도 좋다. 섬사람들도 못 올라간다고 하는데, 올라만 갈 수 있다면 다행이 아닌가? 암봉과 숫봉의 가운데로 난 등산길을 겨우 찾았다. 잡풀이 무성하고 여기저기 고사리 밭이 보인다. 작년에 올라와서 다 자라고 그대로 말라죽은 고사리 잎이 많다.

숲 속으로 들어가니 이게 또 무슨 행운인가? 얽히고 설킨 가시밭 속에 숨어서 갓 올라온 고사리들이 지천이다. 때를 놓칠 리 없는 우리는 비닐봉지를 들고 고사리를 뜯기 시작했다. 오늘도 산나물의 여신이 나타난 것이다. 의외의 길에서 만난 고사리순 때문에 1시간여를 지체하게 되었다. 너무 많아서 바위 뒤에 숨기고 산에 오른다.

                       망주봉에서 내려본 명사십리 해수욕장

                       망주봉 뒤편에 보이는 평화로운 어촌 풍경


이제 등에서 땀이 나고, 날이 더워진다. 진달래꽃이 만발한 협곡을 지나 30분만에 안부에 오르니 선유도 선착장이 훤히 보였다. 우리가 잔 민박촌과 선유초등학교,중학교 건물과 SK에서 세운 대형안테나가 코앞에 보이고, 주변에 무녀도,신시도,장자도,관리도,비안도,방축도,쑥섬,앞삼섬,장구삼섬,소도,흰도 올망졸망하게 사방에 둘러쳐 장관을 이룬다. 선유8경 (1.명사십리 2,망주폭포 3.삼도귀범 4.장자어화 5.평사낙안 6.무산12봉 7.선유낙조 8.월영단풍)이 여기서 유래된 듯, 신라의 문인 최치원 선생이 거주할만한 비경을 갖춘 빼어난 섬이다 싶다. 때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넋을 잃고 내려다보았다. 선인들이 말하는 무릉도원이 여기가 아닌가!

해발 152m의  정상은 암벽을 타지 않으면 오르지 못한다. 우리는 안부에서 좌우로 워킹할 수 있는데 까지만 구경하고 다시 하산했다. 고사리봉지를 들고 콧노래를 부르며 1시간만에 안정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산은 높다고만 좋은 게 아니다는 걸 새삼 느끼며, 한가지 더 터득한 것은 이런 곳에 나는 산나물은 공해가 없고, 자연산이며 영양이 풍부한 것이다. 서해안 어느 섬이든지 봄이면 "달래,냉이,꽃다지 모두 캐보자"는 동요 노래가사가 실감나는 계절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작은 섬 장자도로 넘어가는 하얀 장자교


이곳은 원래 멸치어장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이제 5월중순이 되면 우럭,볼락,돔,광어,농어 등 해산물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지금은 낚시철이 아니라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 고깃배들도 모두 한가하게 낮잠을 자고 어부들은 어망 손질하기 바쁜 철이다. 점심을 해 먹고,우리는 마지막 남은 장자도와 대장도 구경에 나서 해변가를 돌고 돌아 하얀색 장자교를 건넜다.

(제2편에 계속)

홈으로 | 가나다순 | 지역별 | 게시판 | 산행기 게시판

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 마음, 산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


수정, 보완, 추가할 내용이나 접속이 안되는 것을 발견하시면
E-mail 로 보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