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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 산행기

올린이 : 더딘발     2003/04/21 (올린날)              한국의 산하 | 산행기 게시판

재약산행기

산행일시:2003.4.20

산행시 환경: 전날인 토요일 오후에는 내리던 봄비가 모두 걷혀 맑아진다는 예보가 있었으나

당일인 일요일 산행시작 직전까지 비가 오다가 산행을 할때에는 비가 걷혔으나

산중턱 위에는 구름이 걸쳐져 있었음.


일기예보는 나를 들뜨게 하였다.

토요일까지 비가 오고 일요일엔 맑아진다는 예보에

몇번의 경험으로 잘 씻어놓은 산의 아름다움이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따라 한반도로 들어오는 구름이 있다는

예보가 토요일 저녁에 다시 나올때는 걱정으로 바뀌었다.

아니지...

차라리 우중산행을 하고 싶다는 내 마음을 읽은건가?


콩나물을 넣고 끓인 라면으로 서둘러 요기를 하고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 내리는 비가 만만치가 않다.

유성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니 의외로 나와있는 사람이 적었다.

비가 오니 망설이는건가?

잠시 기다리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착하였고

예정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재약산으로 출발하였다.

불편한 버스안에서 모자란 잠을 보충하려는지 모두가 눈을 감고 있다.


제법 많은 시간을 달려 밀양 표충사 주차장에 들어섰다.

달려오는 동안에 염려하던 비도 멈추었으나 산허리 위로는 구름이 산을 감추었다.

우리를 위하여 울산에 계시는 다정스런 부부와 젊고 힘좋은 산친구 한분이

이미 와서 주차장에서 근 한시간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처음 계획은 오른쪽 수미봉 정상을 먼저 오르려고 했으나

그동안 내린 비로 계곡물이 불어 처음부터 등산화를 적실지 모르니

왼쪽 금강동쪽으로 오름을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계곡을 따라서 오르는 산행길은 넘쳐나는 물이 좋아

그저 감탄을 하면서 오르는데 곧 금강동 앞에 이르러

은류폭포와 금강폭포의 멋진 모습을 만나 입에서 탄성이 나오게 하였지만

그것은 다만 더 큰 즐거움을 줄 예고편일 뿐이였다.


은류,금강폭포를 뒤로하고 가파른 오르막에 붙어 한참을 땀을 흘리니

구름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으며 구름속에서 만나게 된

너덜지대와 그 중간중간에 서있는 비틀려 괴기로운 모습의 큰 나무들의 모습이

마치 지옥의 입구같은 으시시한 느낌까지 들게 한다.


너덜지대를 지나서는 그리 가파르지도 않은 경사를 지루하게 오르게 하는

길고 긴 오르막이 계속되는데 부실하게 먹은 아침으로 모두들

힘이 빠졌는지 힘들어 한다.


2시간30분 동안의 오름을 계속하여 도착한 첫 정상인 사자봉(1189.2m)은

주위가 억새밭인 비교적 평편한 봉우리였다.

이미 구름속에 있으니 조금만 먼곳도 시야에 보이지 않으니

경치를 감상한다는건 벌써 포기를 하였다.

그곳에서 정말 정성들여 준비한 맛난 점심과 정상주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조금은 염려를 하면서 발길을 수미봉쪽으로 옮겼다.


수미봉쪽으로 능선길을 들어서니 아래에서 올라오는 구름이 얼마나 차가운지

꼭 겨울산행을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나

주위의 바위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구름이 없었다면

참으로 멋진 경치를 구경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더 컷다.

한참동안의 내리막길을 간후에 다시 오르막에 붙어 오른후에 도착한

수미봉(1108m)에서 잠시 멈춰섰다 곧 하산길로 들어섰는데

아래쪽에서 몇명의 젊은 등산객들이 올라온다.

반갑게 인사하며 아래 계곡의 물이 어느정도 많은가를 물었더니

물이 많아 발은 벗어야하지만 너무 아름다운 경치에 눈물이 날 정도라고 강조한다.


하산길의 고사리 분교는 이미 메스컴을 통하여 여러번 소개된

지금은 폐교된 산골학교 였다고 한다.

고사리 분교터를 지나쳐 조금 내려오다 나무숲속에 나는 그만 입을 벌리고

내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산은 이미 구름속에 가리워져 보이지 않은데 하늘에서 커다란 물줄기가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이 눈앞에 나타나는게 아닌가.

산을 다니면서 그동안 수 많은 폭포를 보았지만 솔직히 이렇게

웅장하게 큰 폭포는 처음 본다.

더군다나 물줄기가 떨어지는 위치의 산은 보이지 않고

뽀얀 구름속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물줄기만 보이니

그 신비로움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폭포앞 구름다리에 서서 발로는 다리를 구르고 입으로는 탄성을 발하면서

쳐다보는 거대한 하늘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오랫동안 바라본

그 폭포는 층층폭포다.


층층폭포에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길로 접어 들었는데

하산길은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흐르는 계곡을 눈아래에 둔 길이였다.

중간중간 절벽또는 큰 소나무에 의지하여 아래를 내려다 보니

공포감이 등줄기를 서늘하게 하는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얼마를 그렇게 내려왔던가...

갑자기 앞에 가던 일행들의 탄성이 들린다.

등산로에 만들어놓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흑룡폭포의

길고도 쭉 뻗은 모습은 너무나 미려한 모습이 멋진 미인을 보는 기분이다.

층층폭포는 힘이 넘쳐나는 남성의 모습이라면

흑룡폭포는 팔등신의 쭉 빠진 여인의 모습이라고 할까?


두 폭포에서 추억을 마음껏 담고 불어난 계곡물에 큰돌을 던져

징검다리를 놓고 건너기를 세번.

마침내 표충사 담아래의 계곡을 넘어서야 우리의 길었지만

멋진 재약산행은 끝이 났다.

늦게 시작한 산행으로 내려와 보니 제법 어둠이 내려 앉으려는 시간이라

사람도 별로 없는 주차장 아래 시설지구에서 두부와 파전을 안주하여

동동주와 소주로 모든 피로를 덜어내고 함께 산행 길잡이를 해주신

울산의 산친구들에게 감사를 남기고 돌아왔다.


사족으로 옥의티를 말한다면...

첫째: 찝차의 타이어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산 정상부위에서 발견되어

산을 망치고 있는듯하여 분노가 일었고

둘째: 사자봉 정상에 쌓여있는 막걸리를 담았던 비닐병등의 쓰레기 더미가

몹시도 눈에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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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솟아오른 저산정에, 구름도 못다 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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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아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