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산제 일정과 겨울 폭설로 인하여 백두대간 마지막 산행이 금주에 출발하게 되었다.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 끝의 산행이다.

동대문에서 오랜만에 만난 대간팀들의 표정에는 사뭇 들뜬 표정이 가득 배어 있었다.
오랜만에 남여사님도 축하객으로 등장하시고 또 그간 날씨 때문에 잔뜩 움츠렸다가 나오신 분들도 보이고...
특히 김변호사님 일행은 이번 완주를 위해 비디오 촬영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그동안 함께 악전고투 했던 일행들의 면면을 인터뷰하는 장찬옥여사(승택이 어머니)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실로 감개무량함을 나타나게 하였다.

'99년 10월 16일 지리산 천왕봉을 시작으로 2001년 3월25일 진부령까지 40여회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아주 쉽게 표현하자면 승택군이 중학교 1학년때 시작하여 지금은 3학년이 되었으니 말이다. 한번도 빠짐없이... 낙오없이...
물론 다친데도 없이 아주 건강하게 말이다.
남들은 "너나할 것 없이 다하는데 왠 호들갑이냐!" 할지 모르지만.
당사자들은 눈물겹도록 자랑스럽고 반가운 것이다.

어째든 그렇게 버스는 미시령으로 출발했다.
새벽3시30분 잠도 제대로 못잔 상태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했다.
미시령 바람은 여전히 그 위용을 자랑이나 하듯 매섭게 윙∼윙∼불어댔고, 우리는 한껏 기가 죽어 엉금 엉금 산을 기어 오르기 시작했다. 억지루... 마지못해서...
대장님은 "오늘 행사를 준비해야 하니까 니가 끝까지 잘혀" 하고 가신다.

벨수 없이 나는 선두에 서서 상봉과 신선봉을 향하여 힘차게 발길을 내딛었다.
아주 다행스러운 것은 양지 바른곳에는 이미 눈이 녹아서 흙길이 훤히 보인다는 것이다.
아! 얼마만에 대간에서 밟아보는 땅인가?
왜그리도 반가운지... 아는 사람은 다 알리라...
그래서 그런지 선두의 속도는 물만난 고기처럼 빨랐고, 후미와의 간격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하는수 없이 선두의 속도를 줄이고 중간팀들이 제대로 길을 찿을수 있도록 랜턴으로 신호를 보냈다. 중간 중간 음지에는 얼음과 눈이 지뢰처럼 깔려 있어서 잠시만 방심해도 자지러지는 비명소리와 함께 우르르 쿵∼ 쾅∼
이어 "괜찮아여?? 조심하세여!!"

- 2편에서 계속 -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