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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태극종주동부능선~마근담봉~큰골무지개능선


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구름조금(0.6~10.6도) 평균풍속3.8m/s 평균습도38% 일조시간8.1hr 일출몰07:06~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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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가는길: 

경상남도 산청군의 산청읍과 삼장면과 단성면을 아우르는 웅석봉(1099.3m)은, 천왕봉에선 18km나 떨어져 앉았지만 밤머리재를 경계로 하는 지리산 속의 또다른 지리산이다. 일명 달뜨기능선으로 불려지는 웅석봉주능선 산자락엔 수많은 지능선 지계곡들이 둘러싸서 크고 높긴 해도 전체적으로 푸근한 느낌이지만 정상주변의 북사면만큼은 천애절벽으로 형성됐기에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도 있다. 천왕봉을 향한 산청군 산하와 남쪽 하동군 산파 굽어볼 수 있는 정상에선 서쪽 경호강 조망 일품이고 동쪽으론 산상호수 아름다운 딱밭실골도 있다. 그렇긴 해도 지리산 태극종주길 동부능선으로 불려지는 오름길과 큰골무지개능선으로 불려지는 하산길에서의 조망은 별로다.


덕산리 남명교 옆 sk주유소서 출발, 시무산~수양산~벌목봉~용무림산~마근담봉~780m봉 거쳐 큰골무지개능선을 타고 홍계교로 내려서기하는 도상거리 12.05km 이번산길 최고봉은 마근담봉(927m)이다. 마근담봉의 유래는 막힌 담의 구개음화로 마근담이 되었고 마근담동네의 뒷산 최고봉을 뜻한다. 즉, ‘막은 담’이었던 이름이 한자표기과정에서 처음 의미와는 전혀 다른 ‘마근담(痲根淡)’이 됐다는 것이다. 후반부의 큰골무지개능선 발치 아래론 딱밭실계곡이 자리한다. 딱나무밭이 있었다고 해서 불려지는 딱밭실골엔 산중호수 식수댐이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2004년도에 조성된 식수댐은 20km나 되는 수로를 만들면서 생태파괴를 불러와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드샜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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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지형돌 놓고 출발점을 살폈더니 시무산 오름길이 지그재그인지라 sk주유소 앞에서 막무가내로 치올랐더니 철망이 가로막았고 간벌목 어지럽다. 저 위에 무덤들이 있어 그랬나? 사유지 보호차원이란 짐작으로 투박스런 잡목 정글 헤쳐 올랐더니 일키로 시무산을 한시간만에 올랐다. 사리마을회관서 널널산행 반시간이면 충분하련만 투박한 이 산길이 나는 너무너무 좋다. 시무산을 넘기자 등산화보다 더 큰 떡갈나무 낙엽이 질펀하게 깔려서 맘껏 빠스락거림을 즐겼더랬는데 벌목봉 오름길은 정말로 버겁다. 상기 타이틀 그림에서처럼 낮으막한 저 구릉이 보기완 딴판인지라 해발고 삼백은 꾸준하게 치올라야 했고, 두텁게 쌓인 오엽송과 굴참나무 낙엽들은 얼마나 미끄러운지 아이젠이 있었다면 차고 올랐을 것이다. 그리고 벌목봉, 예서 중식 들고 한참을 쉬어가야만 했었다. 


사 년 전, 화장산길로 해서 벌목봉 갈 땐 전혀 힘든 줄 몰랐었는데.. 일진 광풍에 낙엽이 우수수 흩날린다. 가을.. 일각이 여삼추라.. 중얼대며 이어폰 꽂고 치오르는 용무림산도 버겁기는 매한가지, 그 곳엔 선답자의 낡은 안경이 떨어져 있었다. 아마도 중년일진데.. 한참 후에야 눈치 챈 그는 여기까지 되돌아 올 짬이 없었을 터, 동병상린에 안타까움이 있지만 나로선 어쩔 도리 없다. 조망에 목말라 하다가 마근담봉 하산길에서야 몇 컷 건지긴 했는데.. 전구간에 걸친 키큰 활엽수림들은 지친 산객의 발길만 재촉하고 있었다. 큰골무지개능선이라.. 후답자들은 작명도 참 잘들한다. 수 년 전에만 해도 없던 이름들이 이 능선 저 골짝에서 생겨나서인지 낙엽무덤 이 능선에도 뚜렷한 가르마길 생겼고 리번도 희뜩거린다. 밀려나는 원주민처럼 내 지난날의 추억들도 그렇게 밀려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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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https://youtu.be/lIC5vxscU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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