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어느 휴일

 

아내와 늦은 오후 5호선 광나루역을 향해

전철에 올랐습니다.

 

실로 오랜만의 부부 산행이어서 약간의 설레임도 있었습니다.

 

꽤나 먼 구간이었지만 옆자리에서 아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단풍산행을 뉴스에서만 겨우보는 처지에

아차산의 단풍산행만으로도 달떠있었습니다.

 

광나루역을 빠져나오니 한강을 거쳐 온 바람이 제법 쌀쌀했습니다.

 

부근 초등학교 인근 마트에서 부랴부랴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막걸리 한 병, 어묵 한봉지, 구운 계란.........

 

어차산입구엔 하산객으로 붐볐습나다.

 

둘이서 호젓하게 올랐습니다.

 

 

능선에 올라 한강을 보라하니 아내는 환성을 질렀습니다.

동쪽에서 길게 흐르는 한강의 풍경은 서울사람들도 보기 힘든 장관입니다.

 

가을의 끝자락을 보이고 싶어 산꾼은 호기롭게 어두워 지기전에

대성암(범굴사로 개칭)으로 속도를 내었습니다.

 

다행히 대성암은 기꺼이 가을을 남겨두었습니다.

 

단풍을 짧은 시간에 감상하라하고 아차산 단독 가이더는 능선을 향하는

최단거리를 머릿속에서 검색하느라 힘들었습니다.

 

 

 

검색 끝.

 

 

바위구간으로 올랐습니다.

 

아내는 연신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탁트인 한강의 조망은 조금 전의 한강하고는 격이 다르니까요.....

 

능선에 오르니 바람이 더 거세고

엄습하는 추위와 저물어가는 하루는 저절로 달음박질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서울의 노을을 보이고 싶은 저는 애가 탔습니다.

 

서두른 탓인지 석양은 성대한 찬치를 시작했습니다.

장엄한 노을은 이내 사라지고,

지척의 소나무아래 앉아 단 둘만의 막걸리 성찬도 바람이 시샘하여

이내 끝을 냈습니다.

 

하산길에 보이는 서쪽으로 구불구불  흐르는 한강과

올림픽대교의 조명, 새롭게 탄생한 잠실의 큰 건물,

그리고 고개를 돌리면 멀리 남산과 이미 피곤한 서울은

행복한 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정자를 지나 랜턴을 켜고

바윗길을 조심스레 내려오니,

아내는 산꾼의 철저함(?)에 고마워했습니다.

 

다시 광나루역 부근 두부전문점에서

막걸리를 마시니 알뜰한 산행은 끝나있었습니다.

 

기승전 막걸리....?????!!!!!!!

 

 

 

선, 후배님들 잘 계시죠?

오랜만에 안부 여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