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설경 - 혹한의 지리산, 3박4일 눈길을 걸으며...


산행일자 : 2009.01.12-15(3박 4일)
산행코스 : 혹한기 겨울 종주
화엄사-노고단(1박)-벽소령대피소(1박)-장터목대피소(1박)-천왕봉-백무동
※겨울 지리종주 참고정보는 맨 아래에 정리하였습니다. 

 지리산 | 지리산 사진 | 산행코스·지도

 

민족의 영산 지리산, 가면 갈수록 또 가고 싶은 지리산.
한겨울 추위에 24Km의 주능선을 걷는다는 것이 무모한 일이기도 하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리산 겨울종주가 생각날 때면 아직 나는 아니야 하며 그 충동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굳게

자물쇠를 채워왔다. 나에게 겨울 지리종주는 출입금지 구역처럼...

  

오랜 동안 채워왔던 지리산 겨울종주 열쇠를 이제 풀기로 한다. 여러번의 지리종주로 종주코스도 알고 있고 체력 또한 겨울종주 체력이 된다.  그동안 겨울산행을 통하여 겨울산행에 대한 지식도 어느정도 생겼다. 그리고 겨울산행 장비도 갖추어 젔기에...

  

눈 쌓인 지리산 주능선을 걸으며 아름다운 설화를 보고 싶다. 지리산 대피소 예약을 들여다보니 대피소가 텅 비어 있어 언제고 예약이 가능하다. 눈이 내리면 떠날까. 폭설이 내린 후에 떠날까. 눈을 기다리다가는 이 겨울이 다 갈지 모른다.

  

날씨가 추울수록 눈이 오거나 설화가 필 확률이 많을 것 같다. 소한에서 대한 사이 가장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를 잡고, 지리산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러야 설화를 볼 확률도 높아질테니 3박 4일로 겨울종주 준비를 한다. 영하 20도를 견딜 완벽한 준비를 하고...

  

영등포에서 06:58분 열차를 타고 구례구역에 내리니 11:40분, 역전 앞 식당에서 제첩국으로 요기를 한다. 역전 근처 식당이 대부분 별로인데 제첩국 맛이 괜찮다.

  

역전 앞에 기다리는 택시기사에게 성삼재까지 얼마냐고 물어본다.  성삼재까지 4만원, 합승은 1만원, 낮에는 깎아서 3만5천원에 간다고 한다. 그런데 어제 밤에 온 눈으로 성삼재 도로가 통제되어 갈 수 없다고 한다. 겨울에는 성삼재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택시로 이동하여야 하는데 갈 수가 없다고 하니... 1만 2천원에 화엄사로 간다. 택시로 15분 거리이다. (화엄사 문화재관람료 3,000원)

  

30 여분을 화엄사를 둘러본다. 지리산이 나를 두고 성삼재에서 곧장 오지 말고 화엄사로 둘러오라고 하는데 어찌 화엄사를 들르지 않으랴. 화엄사를 들린지가 20여년은 된 것 같다.

  

화엄사

  

노고단, 눈보라가 몰아치고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4시간 거리,  어느 정도 완만하던 등산로가 2시간이 지나니 눈이 많아지며 몽실몽실 한 눈꽃이 나무마다 가득 피어있다. 등산로가 너덜지대에 점점 가팔라 진다.  성삼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니 바람이 매섭게 분다.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오후 5시, 대피소 기상안내판에 최저기온 영하16도, 현재기온, 영하 13도. 풍속이 8-12m, 초속1m에 체감온도 1도가 내려간다고 하니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를 넘는다. 먹구름에 하늘이 까맣고 세찬 바람이 쌓인 눈을 쓸어 날리며 눈보라와 함께 섞여 흩날린다.

  

눈보라 치는 노고단 - 오후 5시

  

밤에 핀 환상의 설화
아침에 일어나니 이게 웬일인가. 어제 오후에 도착할 때는 설화가 없던 노고단,
천둥이 칠듯한 먹구름 속에 밤새 매서운 바람이 그리도 불더니
나를 위하여 이 아름다운 설화를 피웠단 말인가...


노고단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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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가 떠 오른다. 그 국화 대신 설화가 피었다.

아름다운 설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하이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매서운 바람이 그리 몰아치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싯귀 일부를 바꾸어보니 노고단의 지난 밤 일어났던 일과 흡사하다.

그리웁고 동경하던 지리산 설화....


노고단 고개로 올라선다.


노고단대피소에서 노고단 돌탑 오르는 길의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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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돌탑 옆에서 바라본 반야봉
눈보라 치고 습도(노고단 도착당시 습도 90%)가 높은 서남풍에 습기가 나무에 얼어 붙어
밤새 설화를 피운다. 계속 습도가 높고 낮에도 녹지 않고 얼어 붙어야 환상적인 상고대를
만들지만 햇살이 퍼지면 양지편에는 대부분 녹아 설화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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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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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돌탑에서 돼지평전 가는 길은 눈이 무릅까지 빠진다.


설화터널

음지편 등산로에는 눈꽃과 설화가 장관의 설경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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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불어라

영하 15도의 기온에 세찬 바람이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가 넘는다. 얼굴이 따갑다.
그러나 매서운 바람이 싫지 않다. 눈과 바람을 맞으러 혹한기에 찾은 지리산이기에...
바람이 잦아 들때는 포금함을 느낀다.

바람아 불어라, 멈추지 말고 불어라, 그래야 설화가 더 아름다울 테니...


세석대피소 위의 촛대봉 주변 구상나무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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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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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봉에서 바라본 구름에 쌓인 천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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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선경 주변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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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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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칼바람은 저리가라....
연하선경이 다가 올수록 바람이 점점 세차다. 장터목대피소의 기온이 영하 18도, 초속 10-16m의 강풍이 분다. 체감온도는 영하 30도가 넘는다. 소백산 칼바람은 저리 가라...

사람이 적어 대피소 가운데 천왕봉실 하나에 자리를 배정한다. 밤이 되자 기온은 영하 20.5도까지 내려가고 세찬 바람은 그칠 줄 모른다. 대피소 지붕을 흔드는 바람소리에 잠을 설치고 난방은 들어오는데 얼굴이 시려 얼굴을 덮고 잔다. 바늘구명에 황소바람 들어온다더니 어느 사이로 바람이 들어 오는 걸까

  

오후 6시 38분의 장터목대피소 기상현황 - 풍속12m 이면 체감온도가 12도 내려간다.

  

지리산은 나에게 많은 것을 준다.
지리산에 도착하기 전날 눈을 내려주고
노고단에서는 아름다운 설화를 피워주고
주능선에서 겨울다운 매서운 바람을,
벽소령대피소부터는 또다시 눈을 뿌려 수북한 눈길을 만들어 주었다.
장터목에서는 소백산보다 더한 칼바람을 맛보게 해주고,
일출을 보는 아침에는 영하 16도로 기온을 낮추어 주고 바람도 초속 8m로 낮추어 준다.
그리고 3대에 걸쳐 덕을 베풀어야 볼 수 있다는 장엄한 일출을...


천왕봉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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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한 지리산, 일출을 못본 아들은 천왕봉 일출, 천왕봉 일출을 몇 번 본 나는
제석봉에서 일출을 보고 천왕봉을 향한다.


제석봉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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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봉에도 햇살이 들고, 여명의 반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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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지대에는 눈꽃이
장터목대피소에서 천왕봉 구간의 능선 등산로에는 세찬 바람에 쓸려 나가 눈이 없다.
낮은 지대에는 눈꽃이 아침 햇살에 매우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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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석봉에서 바라본 주능선과 반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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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혹한에 지리산을 다녀왔을 뿐이고...
나는 겨울 지리산 종주를 도전하지 않았다. 도전으로 겨울종주를 떠난다면 기상악화로 도중에 하산하면 실패이다. 도전은  이룩하면 성취감이 있지만 때로는 과욕이 따르기도한다.

나는 혹한에 지리산을 찾았을 뿐이다. 완주 후의 성취감이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 눈길을 걸으며 지리산을 느끼며 설경과 설화에 취하기도 하며 22시간의 눈길을 걷고 또 걸었다.

  

혹한의 주능선, 눈쌓인 한적한 주능선을 겸허하게  순응하며 지리산이 주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변화무쌍한 지리산 겨울을 조금은 배우고  온다.

광활하고 변화무쌍한 지리산을 내가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 

지리산은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지만 다 주지는 않는다. 다음에 다시 오라고,
온 산이 하얗게 눈이 내리면 다시 찾으리...

 

지리산 겨울종주 참고정보
지리산 종주에 대하여는 한국의산하에 안내가되어 있으므로 겨울종주 참고정보만 소개합니다..

1.영하 20도 이하의 기온에 대비한다.
영하 20도 이하의 기온에 견딜 수 있는 복장과 등산로에 눈이 있으니 눈산행 장비를 철저히 준비한다.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대략 0.7도가 낮아진다고 한다. 주능선이 해발 1500m 이상이니 바닥보다 10도 이상 낮다.
최저기온이 영하10-20도, 최고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이다. 풍속 1m의 바람을 맞으면 체감온도는 1도가 낮아진다.
풍속이 5-20m, 체감 온도는 대부분 영하 20도 이하가 된다.

지리산 능선 참고기온(2009.1.12-15일)
노고단대피소 : 최저 영하 16도, 최고 영하 13도, 풍속 6-12㎧ (체감온도 영하 25도)
벽소령대피소 : 최저 영하 13도, 최고 영하 13도, 풍속 4-10㎧(체감온도 영하 23도)
장터목대피소 : 최저 영하 20.5도, 최고 영하 11도, 풍속 6-16㎧(체감온도 영하 30도)

 

2.성삼재 교통
성삼재 버스는 겨울에 운행되지 않는다. 구례구역이나 구례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택시로 이동하여야 한다. 눈이 오거나 도로가 미끄러우면 성삼재 도로는 통제가 자주 된다. 성삼재 도로가 통제되면 화엄사에서 종주를 시작하여야 한다.
이에 대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 구례구역에서 택시비는 성삼재가 4만원, 낮에는 3만 5천원, 화엄사 1만 2천원 이다.

3.식수
겨울에는 겨울 가뭄이나 추위에 얼어 붙어 식수가 제한된다. 노고단대피소의 취사장에는 물이 나오지 않지만 식수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다.  세석대피소는 대부분 식수가 있다. 벽소령대피소는 물이 없을 때가 많다. 연하천대피소나 세석대피소에서 물을 준비하여야 한다. 장터목대피소는 중산리 쪽으로 150m를 내려가야 임시 식수가 있었다. 세석대피소에서 식수를 준비하여 가는게 좋다. 임걸령, 선비샘 등 노천 샘에는 얼어 붙어 물이 없고 백무동으로 하산시 참샘에는 물이 있었다. 대피소에서 식수를 팔고 있으나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떠나기 전에 식수여부를 대피소나 지리산관리사무소로 문의하여 준비한다.

  

4.종주시 준비한 겨울종주 장비
배낭, 배낭커버, 방수용 등산화, 스패츠, 아이젠, 스틱, 코펠, 가스버너, 가스 2개, 후랫쉬, 카메라, 휴대폰,
티셔츠 4벌(겨울 등산용 티셔츠 1, 봄가을 등산용 티셔츠 3), 바지 2벌(겨울용 바지1, 봄가을용 바지 1), 예비용 방한바지, 파카 2벌, 등산양말 3개, 방한모 2, 안면마스크, 방수 방한장갑 1개, 속장갑 2, 목도리, 세면용품, 물티슈, 휴지 
종주기간 식사 및 간식, 구급약(에어파스, 소화제, 진통제), 물 1병, 패트병(식수 준비용)

 

5.지리산 겨울종주 tip

※ 옷은 겨울용 한벌에 봄가을 용을 여러 겹을 기온에 따라  껴 입는게 보온이 잘된다.
    (면 내의는 금물이다, 땀이나면 잘 마르지 않는다.)

※ 양말은 15,000원 정도하는 등산양말이면 따스하다. 

※ 대피소 마다 범용 휴대폰 충전기가 있다. 신형은  아덥터를 준비해 가야 한다.
※ 디지털카메라도 충전기를 갖고가면 충전할수 있다.
※ 기온이 내려 갈수록 가스버너의 화력이 약하다. 물을 조금 끓여 가스통을 데워주면 화력이  강해진다.

※ 쌀은 씻은 쌀을 준비한다. 씻은 쌀은  씻지 않고 물만 부어 밥을 짓는다. 
   수퍼에서 1kg, 3kg 단위포장으로 판매한다. 1kg은 6 끼니 분이 된다.

※ 안경을 사용하는 사람은 김서림방지액을 필히 준비한다.


6.유의사항
ㅇ지리산 종주 초보자는 과욕이다.  여름이나 가을에 종주를 먼저 하여 종주코스를 익힌다.

ㅇ날씨가 변화무쌍하니 단독종주는 피한다.

ㅇ휴대폰은 반드시 지참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며 지리산국립공원남부사무소(061-783-9100)
   전화를 휴대폰에 입력하여 비상시 연락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대피소전화도 입력하여 일정이
   변경되거나 늦게 도착되게 경우 사전 연락을 취한다.
   노고단대피소 061-783-1507, 벽소령대피소 070-7506-7771, 세석대피소 010-3346-1601
   장터목대피소 010-2883-1750

ㅇ기온이 낮은 산에서는 휴대폰의 밧데리가 방전이 되므로 예비 밧데리를 준비하거나 대피소 충전기에서 충전을 한다.

7. 참고 : 다녀온 종주일정 : 2009. 1.12-15일(3박 4일)
1. 첫째날 : 2009. 01.12일
ㅇ 영등포역 출발 : 06:58
ㅇ 구례구역 도착 : 11:40
ㅇ 화엄사 도착 : 12:00 택시로 이동, 구례구역에서 12,000원, 15분소요
ㅇ 화엄사 출발 : 13:00
ㅇ 노고단 도착 : 17:00

2. 둘째날 : 2009.01.13일
ㅇ 노고단 출발 : 09:20
ㅇ 중식 : 13:00(화개재)
ㅇ 연하천대피소 : 16:00
ㅇ 벽소령대피소 도착 : 18:00

3. 셋째날 : 2009. 01.14일
ㅇ 벽소령 출발 : 08:40
ㅇ 세석대피소에서 중식 : 12:40
ㅇ 장터목대피소 도착 : 16:00

4. 네째날 : 2009.01.15일
ㅇ 천왕봉 일출 : 07:35
ㅇ 장터목대피소 출발 : 09:50
ㅇ 백무동 도착 : 12:40
ㅇ 동서울행 백무동 출발 : 13:30
ㅇ 서울도착  :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