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지명 使用은 산을 사랑하는 것
[금남호남정맥 947.9봉과 관련하여]

 

 

 

 

▲  영진문화사 발행 영진5만 지도 장수, 함양편(429페이지) - 금남호남정맥 장안산에서 이어진 마루금 947.9봉에 백운산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지도 편집, 제작과정에서 지명표기가 잘 못된 것이다.

 

 

▲ 금남호남정맥 947.봉에 걸려 있는 백운산 표찰 - 백운산은 없는 지명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금남호남정맥이나 호남정맥 답사·종주시 출발점으로 하고 있는 백두대간의 1075.6봉(흔히 영취산이라고 일컫는 곳)
이곳에서 分 한 금남호남정맥은 발길을 돌려 무령고개와(전북 장수군 장계면과 번암면의 境界) 湖南의 宗山인 장안산을 거친 다음 정맥은 고도를 서서히 낮추다가 안부에서는 장안리 지보마을로 내려서는 길을 보내게 되고 다시 50여분 진행 후 목계단을 따라 조금 올라서면 산의 이름을 갖춘 지명은 없고 삼각점만 있는 947.9봉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북 장수군 장수읍 동촌리·덕산리와 계남면 장안리 面 境界지역이며, 정맥길은 삼각점이 있는 947.봉에서 살짝 비켜나 있어 삼각점을 확인할 경우 자칫하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지역이고 특히 여름철에는 풀 등에 가려져 있어 확인을 종종 놓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지명이 없는 이곳에(947.9봉) 近來에 모 산악회에서 종이에다 코팅을 해서 백운산이라고 표찰을 달아 놓았다.
분명 1:50000지형도(도엽명 : 함양)나 1:25000지형도(도엽명 : 장수)에는 백운산이라고 기재되어 있지는 않고 ▲947.9봉으로만 표기되어 있다.

 


혹시 지형도에는 누락되어 있을 수도 있어 좀더 자세한 정보를 보고자 국토지리정보원 지명서비스에서 전라북도에 소재한 백운산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백운산이란 이름을 가진 4개의 산이 존재하는데,
첫 번째는 남원시 산내면 백일리에 위치한 백운산(지명번호 : 4519000980, 고시일자 : 61. 4. 22)

두 번째는 무주군 설천면 청량리에 위치한 백운산(지명번호 : 4573000181, 고시일자 : 61. 4. 22),
세 번째는 같은 무주군 적상면 포내리에 위치한 백운산(지명번호 : 4573000306, 고시일자 : 61. 4. 22)
마지막으로 장수군 번암면 지지리에 위치한 백운산(지명번호 : 4574000216, 고시일자 : 2000. 1. 4)이렇게 4개의 백운산이 존재한다.
그 중 마지막인 번암면의 백운산이 947.9봉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행정구역이 다르고 이 산은 백두대간상의 백운산을 말한다.(1:25000, 함양)
국토지리정보원 지명서비스에서도 947.9봉을 백운산으로 보는 지명정보는 없다.

 


그렇다면 모 산악회는 947.9봉에 어떠한 근거로 백운산이라는 지명을 사용했을까
질의를 한바,
영진문화사에서 발행한 영진5만지도 429쪽, 장수·함양편에 "백운산(947.9M)"으로 표기되어 있다는 답변이다.

 


그래서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도엽명 장수(1:25000지형도, 2005년도 수정)와 영진문화사에서 2004년 8월 발행한 영진5만 지도를 놓고 금남호남정맥중 1075.6봉(흔히 영취산이라고 일컫는 곳)에서 밀목재까지 비교를 해 보았다
▶ 1:25000지형도 : 1075.6봉-무령고개-장안산(1236.9)-▲947.9봉(영진5만 지도에는 이곳을 백운산으로 표기)-▲979.1봉(영진5만 지도는 이곳을 950.0으로 표기)-밀목치
삼각점이 있는 947.9봉과 979.1봉 이렇게 두 곳의 지명과 높이가 차이가 난다.

 


영진문화사에서 발행한 영진5만 지도를 보면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5만 지도는 GPS를 이용, 3년 동안 철저한 현지 조사후 편집·제작한 정밀지도,
영진5만 지도는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1:25000, 1:50000기본도를 사용하여 본사의 현지 조사와 자료수집에 의거 편집 제작했다고 했는데 왜 지명과 높이가 차이가 날까
도대체 어떤 지형도를 기준으로 삼았을까

 


궁금하여 영진문화사에 질의를 한 결과
영진문화사 발행 영진5만 지도가 편집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지명표기가 잘 못됐다는 언급을 하였으며 재발행 지도에 대해서는 수정하겠다는 답변을 하였다.

 


우리 산줄기를 걷다보면 개인이나 산악회에서 후답자들의 산행을 돕기 위하여 이정표나 정상석이 없는 곳에 지명이나 높이를 기록하여 걸어 놓은 것을 볼 수가 있다.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간혹 잘 못된 지명이나 높이는 많은 혼선만 가중시킬 뿐이다.
예를 들어 후답자들은 그 곳이 당연히 백운산으로 알고 기록하는 등 아무런 고증이나 지명절차 확인도 없이 그냥 부르는 격이다.
좀 더 많은 지도를 비교해가며 또 기관의 확인을 거쳐서 올바른 지명을 사용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명은 반드시 하나로 통일되어야 하며 우리는 올바른 지명을 사용할 필요성이 있다.
공식적인 지명을 얻을 때는 고증과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고시가 되면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절차가 있는데도 간혹 예로부터 전해져온 지명이기에 아무런 생각없이 부르는 경우가 있으며 이러한 지명이 상당수가 있다.
이것은 지리역사에 대한 상당한 혼선이다
우리가 산을 사랑하듯 지명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확한 지명을 사용하고 불러주자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하는 지형도가 100% 가깝게 맞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적어도 믿어줘야 되고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왜 공인기관에서 발행한 지도이며 우리나라 기본도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올바른 지명 사용은 후대들에게 떳떳하게 물려 줄 수 있는 지리역사이다.

 


우리는 금남호남정맥 분기점의 1075.6봉(흔히 영취산이라고 일컫는 곳)과 금남정맥과 호남정맥 분기점을 지형도에도 없는 영취산과 주화산이라는 지명을 각각 사용하고 있다.
그외 일련의 지명들이 많이 있겠지만 공식적인 지명을 얻기까지는 편리한데로 부르는 것을 자제하였으면 한다.
열정을 다해 우리 산줄기를 걷듯 지명 사용에 대해서도 심혈을 기울여 보자
그것은 곧 산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2007년 4월 10일

                                                     頭陀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