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들러 퇴계선생님 뵙고 안동댐으로

2007.10. 28(일, 맑음)

안동출발(08:50)→도산서원입구(09:30)→매표소(09:50)→도산서원(10:00~12:00)→도산공원(12:20~30)→도산출발(13:40)→안동댐입구(13:00)→안동댐(14:10)→물홍보관(15:00)→하부댐(15:20)→7층전탑(15:30)→임청각(15:40)→안동역(15:50)





어제 청량산 산행후 밤늦게 안동시로 나오니 안동역앞 24시 사우나가 보인다.
잘 됐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도산서원과 안동댐 둘러봐야 겠다

어제 청량산 가는 길에 퇴계 이황 선생님께서 학문에 정진하시면서 유생들을 가르치셨다는 도산서원입구를 지나갔으니 그 차(08:50출발)로 가면 될 것 같다.

사우나는 토요일이라선지 많은 사람으로 떠들썩하다.
한잠 자고나니 조용해 졌다. 모두들 한결같이....

해오름이 사우나 건물 안까지 비쳐오니 오늘도 맑은가 보다.

해장국집만이 영업중인데 국물이 진하고 맛있다.

안동역에 들러 살펴보는데 강릉행 열차(08:15분)가 들어온단다.
강원도 첩첩산중을 돌아 동해바다를 지나갈 것 같으니 무작정 타고 싶다.

청량산행 버스는 등산객이 어제보다 많은 편이다.

나홀로 도산서원에 내려 소나무 숲길을 내려가는데 서늘한 아침공기속의 솔향기가 무척 상큼하다.

구불구불한 숲길 아래는 호수처럼 보인다.

종택이라는 낮설은 단어들을 만나기 시작하는데 입장권 뒷면에도 문인과 유림 사묘 향사 사액... 앞뒤 문맥으로 어렴풋이 뜻을 추정할 뿐이다.





서원안을 둘러봐도 겉햝기식이 될 것같으니 은근히 화가 난다.
한글 사랑도 좋지만 솔직히 발음기호만으로서 어찌 한문에 뿌리를 둔 단어의 의미를 알 수 있단 말인가?

배우고 쓰기 어렵다 해서 버려 버릴 수 는 없지 않은가?
아무리 영어가 중요하다 해도 우리 것을 너무나 경시한 것 아닌가?

수학이나 영어에만 매달렸으니 대학을 졸업해도 자신의 이름을 한문으로 표기할 수 없는 자가 많다니 한심한 노릇 아닌가?

전 국민을 자기 것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했으니 한글 사랑을 외쳐댔던 분들이 솔직히 원망스럽다.

자신의 생각을 함축된 글로 표현할 수 있고 정확한 의미를 상대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옛것은 고리타분 한 것이라며 외면해도 좋은지...
솔직히 말로만 들어왔던 사서삼경 그 내용과 정신은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무척 심오하다하지 않는가?

답답한 마음에 시원한 켄맥주 하나 들이키고 들어간다.

전체적으로 작고 검소해 보이는데 퇴계선생님 돌아가신후 제자들이 조정의 도움을 받아 서당외의 건물들을 신축한 모양이다.




그 옛날 이 건물은 오늘날의 대학같은 정부가 인정하는 교육기관이었나 보다.

퇴계 이황 선생님께서는 고향 근처에 서당을 지어 한문교육을 시키면서 사서삼경를 중심으로 동양철학 연구에 심취하셨던 것 같다.








조정일을 맡고서도 정치판이 싫으셨는지 스스로 물러나 죽령넘어 아득한 산골마을로 되돌아 오시길 여러번 하셨고....


오로지 자연을 벗삼아 조상이 남겨준 학문의 심오한 뜻을 살피며 후대에 전하시길 좋아하셨으니
역시 천부적으로 타고난 학자의 모습이 아닐까?





도산12곡을 살펴보는데 역시 한문의 뜻을 모르니...




이래가지고서야 어찌 조상의 얼을 이어받아 자신을 돌아보고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우리 것을 몽땅 내던져 버리고 영어만을 외쳐대다가 자칫 국제 고아가 되는 것은 아닐런지...



버스가 다가온다.
서원 정류장에서도 타는 자가 없는데 안동시 외곽에 가서야 한 두사람 탄다.


기사님께 안동댐 구경할 것이라 하니 마을사람 타는 곳에서 내려 주신다.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 지나는데 가지마다 빨갛게 익어가는 탐스런 사과들이 주렁주렁...



과수원인데도 아무런 철조망도 없고 주변에 원두막도 보이지 않는다.

내려가서 하나 따온다.
옷에 문질러 깨물어 보니 부드럽고 무척 달다.

이리저리 냇가따라 마을길을 한참 가다보니 또 사과밭을 지나는데 바로 옆에 과수원 주인이 살고 계신다.

계십니까?
조용하기만 하다.
2~3천원 어치만 사도 배낭에 가득되겠는데....

고개넘어가니 전보다 더 넓은 사과밭을 지나간다.
배도 고파 오니 또 하나 따 먹는다.
전과 비슷하게 연하고 맛이 달다.

동네근처를 지나다 어른께 안동댐 물어보니 길만 따라 가면 된다 하신다.
버스기사님 30분 정도 가면 될 것이라 했는데 왜 이토록 먼지...
혹시 길을 잘 못 들었는지.....

무작정 발걸음 재촉하다보니 산언덕 사과밭을 지나 내려간다.

안동댐이 가까워지는지 매운탕 음식점 간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매운탕은 혼자서 주문하기에는 적당치 않고 오늘만은 안동 간고등어를 먹고 싶다.

삼거리에 이르니 바로 길 건너편으로 거대한 안동댐이다.


상부로 올라보니 산으로 둘러쳐진 드넓은 호수에 물이 가득하다.



여타 댐과 달리 수문이 보이지 않고 댐아래 발전소 건물 앞에도 수면이 잠잠하다.
벌써부터 갈수기에 대비하는지....




물줄기 따라 내려가다보니 댐 우측에 별도의 수로와 수문이 보이는데 수문위치가 상당히 높다.
댐 수위가 높아지면 그 쪽으로 흘려 내보는 것 같은데 수로가 좁은 것으로 봐서 이곳으로 흘러드는 유역 면적이 적은 것 같다.



찰랑대는 물길 위로 다리가 보이고 어디로 가는 길인지 차량도 제법 넘나든다.

수자원 홍보관 바로 앞에도 예술적인 다리가 걸쳐져 있는데 중간에 특이한 정자가 보인다.
오로지 사람만이 건널 수 있는 것 같은데 출입금지 표지판이 보인다.
무슨 뜻으로 엄청난 돈을 들려 저런 시설물을 해 놓았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기차소리가 들리면서 강줄기 따라 내려간다.

하부댐은 수문 하나만이 물을 쏟아 내는데도 수중댐이 있는지 물이 고여 있다.




기차길 바로 옆에 7층 전탑이라는 특이한 문화재가 보인다.
아주 오래전 사찰이 있었던 곳이라는데 바로 옆은 대단한 규모의 양반집 종택이란다.




바로 앞에 기차길을 낸 것도 그렇지만 양반집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아무리 불교 신자라 할지라도 그렇지 특별한 목적으로 지어진 전탑을 사적인 전유물로 하려 했던 것 같으니....

이곳이 배산임수라 명당에 해당하는지 바로 인근에도 99칸이라는 양반집은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우리나라 초대 국무총리가 거주했던 곳이고 그분의 조상이 지었다 하는데 역시 대단한 부와 명예를 누렸던 집안이나 보다.


부와 세력이 있으면 종을 많이 거느렸을 것이고 하루 방문객도 무척 많았을 테니 신분계급별로 하룻밤 묵고 갈 방들도 저처럼 계단식으로....

역시 많은 부와 명예를 가진 자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같다.

안동시내길을 걷다보니 안동역이다.
안동 간고등어 간판이 보이는 식당은 휴업이란다.

아침 먹었던 인근에서 간고등어 정식으로 저녁 들고 대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