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가 대명콘도 예약했단다.

너도 같이 가자'

 

(예약 할때에는 날자가 충분하여

내 발목이 좋아 질 줄 알고 기분전환으로 떠나자 했는데

발목은 전혀 좋아지지않고

아픈데도 콘도 해약하잔 말도 못하고 하루하루 마음고생이었다.

예약은 왜 이렇게 오래전에 해야 하는건지)

 

언니, 형부랑 조카까지 4명이 늦은 여름휴가를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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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 휴게소)

 

젊은 조카가 운전하니 이번 여행은 기사가 있는 럭셔리 여행입니다. .

다리가 불편하셔도 형부는 여전히 우리의 사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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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자전인지 휴게실을 배경으로 조카가 사진을 찍습니다.

 

'커피도 타이밍이 있어.'

'전북 관광 지도 받게 더 가서 쉬자'(여기는 아직 충청도라)

커피 마시고 싶으니 휴게실 가겠다는 동건이와

조금 더 가서 쉬자는 언니의 대화입니다.

'음~ 동건이 말도 옳아.

음~ 언니 말도 옳지.'

나는 황희 정승의 후손입니다.

새만금을 가려면 군산에서 나가야 합니다.

 

(군산에 들어서니 가로수가 궁금한데 이름을 모르겠다.

아들은 인터넷에 올리면 누군가가 알려준다고 한다.

차가 계속 달려 가로수 사진을 못찍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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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팥빵으로 유명한 이성당이라는 빵집입니다.

1945년 설립이라는데 번듯한 건물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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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팔릴가봐 빵 나오는 시간에 맞추어 갔습니다.

팥빵이 맛있으니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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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빈그릇은 홍합껍데기 담을 그릇이고

나는 매운것 못먹는데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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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맛집으로 이성당과 함께 짬뽕으로 유명한 복성루입니다.

홍합, 오징어 같은 해물이 듬뿍, 특이하게 돼지고기가

들었더군요.

나는 잘 먹었는데 조카는 명성 대비 실망스러운가 봅니다.

그래도 밖에는 줄이 길게 서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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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제4호와 3호 방조제를 지나면 신시광장에 새만금 준공 기념탑인

'약속의 터전'이 있습니다.

세계 최장 방조제인 새만금의 길이 33km와 같은 숫자로

높이 33m, 폭 33m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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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기사, 카메라맨, 포터가 된 조카 동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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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배수관문이 보입니다.

배수할 때 보면 더 근사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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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에서 이성당에서 산 빵맛도 보고 쉬기로 했습니다.

손을 닦고 오니 온 식구가 다 땅바닥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언니 안경 나사가 빠졌다는데 결국 못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동건이가 찾았는데 손톱으로 끼우려 하다가

또 떨어뜨려 영영 못 찾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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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안경 나사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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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우리 형부.

(목발 참 모양 빠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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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르는 수로에는 1971년부터 단계적으로 공사한 연혁이 쓰여있다.)

 

우선 콘도로 가서 짐을 풀고 안경부터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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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들어간 방에서 내려다 본 아쿠아월드 경관인데 물소리가 시끄럽다.)

 

언니는 바다 보이는 전망 좋은 방을 달라고 했습니다.

진짜 바다도 보이고 아쿠아월드도 보입니다.

조카가 전망 상관없이 넓은 방으로 바꾸었습니다.

덕분에 쾌적하게 잘 보냈습니다.

안경집은 부안으로 나가야 있답니다.

부안에서 안경을 해결하고 가까운 신석정 문학관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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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 시비공원에 있는 '기우는 해'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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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고택이지 초가 3칸의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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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슬픈목가'에 수록된 시가 대부분 여기에서 씌여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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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 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곤히 풀린 봄 하늘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푸른 하늘에 백노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신석정 시인의 '임께서 부르시면'이란 시입니다.

노래로 작곡되어 김광민이란 사람이 불렀다네요.

내가 보고 있으니 언니가 많이 들은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신석정 가사인줄 몰랐다고 하더군요.

무언가 이상해서 형부한테 일렀죠.

''아내의 길' 이야

님께서 가신 길은 빛나는 길이옵기에....'

언니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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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봄 좌로부터 동생 석우 석정 형 석갑 삼형제와 신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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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여행 길에 기회가 되면 문학관을 들립니다.

신석정 시인이 마지막 병상에서 남긴 시입니다.

 

백목련 햇볕에 묻혀

눈이 부셔 못보겠다

희다 지친 목련꽃에

비낀 4월 하늘이 더 푸르다

이맘때면 친굴 불러

잔을 기울이던 꽃철인데

문병 왔다 돌아가는 친구

뒷모습 볼 때마다

가슴에 무더기로 떨어지는

백목련 낙화소리....

가슴에 지는 낙화 소리

- 가슴에 지는 낙화 소리 -

 

(문학관에서 나올때 얇은 시집 한권 샀다.)

(매창 찾아가는데 네비따라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조금 걸으려 하니

아들이 되돌아 나와 매창묘소 바로 앞에 데려다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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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와 더불어 조선의 명기인 매창의 시비입니다.

이매창, 유희경, 직소폭포가 부안의 3절이랍니다.

아전의 딸로 시문과 거문고에 능하고

20세에 유희경을 만나 37세로 요절할때까지 절개를 지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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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창을 생각하며

- 유 희 경 -

 

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

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

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보고

오동나무에 비 뿌릴제 애가 끊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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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생각

- 매창 -

애끓는 情 말로는 할길이 없어

밤새워 머리칼이 半 남아 세였고나

생각는 情 그대도 알고프거든

가락지도 안 맞는 여윈 손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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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석정문학관 직원이 추천한 고바우 식당으로 갔습니다.

동건이는 지방 사람들은 정때문에 지인 집을

추천한다고 묻는걸 질색 했지만 묻는걸 좋아하는

우리는 아무도 못 말립니다.

사람도 없고 미심쩍어 쭈삣쭈삣 들어가 백반을 시켰습니다.

다행이 맛나게 먹었습니다.

조카는 가격을 깎는거와 같으니 4인분을 시켜야한다고 했고,

언니는 빵 먹어 배부르니 남기지 않게 3인분을 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는 이번에도 속으로 둘다 옳다고 끄덕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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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 엘리베이터에 붙은 선전이 그럴듯 합니다.

' 7층 스카이가든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즐기며

붉은 노을빛으로 물드는 순간을 감상해 보세요'

'갑시다. 내가 쏠께요. '

(처제는 늙은이 둘은 방에 있으라네요 그래도 볼상사나우나 목발 짚고 따라 나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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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대단하구나'

이번에는 형부가 히트를 쳤습니다.

옥상 불빛에 나방이 정신없이 날아다니는걸 보며 한 말입니다.

 

(맥주가게 젊은이에게 물으니 나방이란다.

허공중의 불빛에 들랑거리니 꼭 반딧불이 같다.)

외국인 둘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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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조카가 써빙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었습니다.

행복한 밤입니다.

'이대로!!!!'

( ) 안에 쓴 글은 김일래 나의 멘트이고

막내 처제가 쓴 여행기이지만 같이 갔기에...

발목 수술후 잘 못걸어다니니 글쓰기도 시들하여

처제글을 보고 삼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