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행

2005.10.26-10.30

9명 중 2명

인천-마닐라-보라카이-마닐라-인천


 

1. 출발


 

10. 26. 수.

오후 4시 버스로 인천 공항.

3주 만에 다시 출발하는 여행.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붙일 수 있는 날이라고

그냥 보내기는 그러니 나가자는

아내의 제안으로 머뭇거리다가 결행.


 

주영이가 이 기간 휴가를 내어 집에 있는다고.

모두가 신경 쓰는 바비 걱정은 덜었다.


 

배웅하며 잘 놀다 오라며

금일봉을 준다.

고맙다.

벌써 아이들의 배려를 받는다는 게

세월의 흐름을 새삼 다시 느끼게 한다.


 

공항 도착.

롯데여행사.

필리핀 항공.


 

주신이가 어떻게 주선했는지

좌석이 업 그레이드 되어 분위기가 고무되었다.

세심하게 마음을 써 주어 고맙다.


 

오후 8시 40분 탑승.

자리가 훨씬 넓고 편안하다.

식사.

포도주와 맥주로 반주.


 

도중에 가져 간 미하일 엔데의 책을 읽었다.


 

필리핀 공항 도착.

숙소(웨스틴 필리핀 플라자 호텔)로 이동


 

방 배정을 받으니 밤 1시가 지난 시간.

씻고 바로 취침.


 

2. 보라카이로 이동

10. 27. 목.


 

05시 기상.

방으로 배달된 식사.

간단한 요기.


 

06:10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

우리 9명을 작은 경비행기가 태우고

예정보다 빨리 출발.


 

현지 승무원이 잠시 타

비상시를 위한 안내를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누군가 뒤에서 해석해 주기를

“위험할 때는 각자 알아서 해라”는 말이라고 해

한바탕 웃었다.


 

한 시간 정도 빗속을 날라

까띠끌란에 도착.


 

한국인 가이드(이승재)의 안내로

시클로를 타고 부두로.

가방당 5불씩 10불을 주다.


 

20여 분 배로 이동,

업어맨의 도움으로 보라카이 백사장에 도착.


 

물빛, 백사장, 해변 풍경이 참 좋다.


 

체크 인(리전시 리조트).

환영 쥬스를 한 잔씩 마시고.

부실한 아침으로 출출하여 한국식당에서식사.

든든하게 먹었다.


 

자유시간.

해변으로 나와 좌측 해변을 따라 산책.

한국인들이 많다.


 

현지인들이 호핑 투어, 돛단배 타기 등을

끊임없이 권한다.


 

해변에서 수영하다가

현지인 미스터 칸, 제이 등과 협의

돛단배를 탔다.


 

1시간에 1인당 30불부터 시작해서 두 명 합쳐 10불로.

비가 내린다.

한 명의 배 조종,

두 명의 보조가 끄는 무동력선.

잠시 스노클링.

코발트색 바다.

나는 도구 사용이 불편해서

그냥 바닷속을 구경하다.

물이 맑아 얼마 안 되어 보이는데

6m가 넘는 깊이란다.


 

수영장에서 수영.

몽골리안 BBQ로 저녁.

맥주(60페소)와 가져 간 소주로 반주.


 

대전에서 온 부부(결혼 30주년이라고)와 딸,

대구에서 온 부부(결혼 1주년),

도곡동부부(결혼 20주년),

모두 술을 못 마신다고.


 

식사 때만 같이 모이고 각자 자유롭게 행동하다.

여행사 스케쥴도 없고

이런 여행은 처음이지만

자유롭고 편안하게 지내기에 아주 적합하다.


 

해변 가 늘어서 있는 가게들을 기웃거리다가

호텔 뒤편 주민들이 사는 곳으로 진출하다가

어둡고 무섭다고 해서 시클로 타고 되돌아와


 

먼저 주신이가 가 봤다는 세라프 호텔에서

아로마 마사지.7불.

잠이 들었다가 깨어 나니 종료.


 

숙소 앞 카페에서 맥주 두병(140페소)

밤 분위를 즐기기 좋은 날씨다.


 

3. 보라카이에서 제 2일

10. 28. 금


 

06:00 기상.

비치 오른 쪽 백사장 산책.


 

해변의 길이가 7km.

백사장은 5km란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방풍벽을 제거 한다.


 

지금은 그래도 비수기인 듯.

이른 시간인데도 끊임없이 사람들이 다가와

제트스키, 바나나 보트, 오토바이타기, 호핑투어 등을

권한다.


 

바다가 참 좋다.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니 약 2시간이 소요.

걸치고 나갔다가 벗어서 가방 사이에 끼어 둔

잠바가 사라지고 없다.

포기할까 하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그걸 찾으러 다시 30여분 더 되짚어 걸어가니

현지인이 들고 나온다.

반갑고 고맙다.

감사를 표하며 약간의 사례를 하다.

당사자는 가만히 옷을 내미는데

옆에 따라 나온 이가

이 옷, 진짜고 비싸다며 바람을 잡으며 손을 내민다.


 

나중 가이드 말로는 80%가 카톨릭 신자인 국가라고.


 

아침을 먹고

일행들은 호핑투어 선택관광을 나가고

우리 둘만 남다.


 

해변 벤치에서 한가롭게 쉬며 수영을.


 

호핑투어 권유가 끊이질 않는다.

한국사람 영어 몰라서 한국인 가이드가 비싸다며.

1인당 80불이 나중엔 두 사람이 필리핀인 가격으로 20불로 제시된다.

내 외마디 영어를 잘한다고 추켜 가며.


 

가이드들은 그들대로 사정이 있을 터.

값 차이는 매우 심하다.

시간이 더 지나면 제대로 된 가격으로 여행을 하고

제대로 대접받게 될 때가 오겠지만.


 

나는 배를 빌려 섬 일주를 하고 싶었는데

아내가 싱겁다며 스피디한 제트스키,

바나나 보트를 원한다.


 

30분 두 사람에 35불로 낙착.

보트를 타고 이동.

제트스키를 처음 타 보고 운전을 해 보았다.

굉장한 속도.소리.

넓은 바다, 푸른 물.

상쾌하다.

팔에 힘이 많이 들어 간다.

더 많이 타기도 힘든다.


 

미스타 칸이 추가 시간을 더 준다고 한 것이

현장에는안 통해 5불을 깎았다.

약속은 약속.

그 친절하고 잘 웃던 미스터 칸이 표변한다.

가게 주인은 오히려 오케이인데.

그들 사이에 거래에 그의 몫이 줄어드는 모양.

제 밥그릇에 손 대면

누구나 얼굴이 변한다는 법을 다시 한번 본 셈.


 

수영장에서 수영.


 

점심은 서울식당에서.

밀양이 고향이라는 주인아주머니와 아내의

현지 정착, 생활, 아이 교육, 남편, 건강 등

폭포처럼 쏟아지는 끝없는 얘기를

맥주 한 잔 마시며 듣다가

결국은 중간에 끊고서야 나오다.


 

산책.


 

바나나 보트. 20불.

호핑투어 마치고 온 대구부부도 합류.

4명의 온몸이 흠뻑 젖도록 신나게 달렸다.


 

아내가 페소와 달러를 섞어 주느라고

착오로 500페소를 더 준 모양.

한참 뒤에야 1000페소가 20불임을 깨닫고

제이를 찾아 어필했으나 그는 제대로 받았다고 한 모양. 그런 미스터 제이에게 팁까지 준 것에 무척 억울해 하다.


 

여행사에서 제공한 오일마시지를 받았다.

현지 여성들이 모래 바닥에 천을 깔아주고

길 가 야자수 그늘 아래서 코코넛 오일을 잔뜩 바르고

마사지를 해 준다.

독특한 분위기다.

물어 보니

일 년에 일주일 정도씩 트래이닝을 받고

협회 자격증도 받는다고.


 

30분이나 한 시간 뒤에 샤워하라는데

우리는 그냥 두었다.

구수한 냄새가 싫지 않았다.

-잘 정제된 오일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가이드가 알려 준다.


 

저녁은 현지식.

해변의 사장에 촛불을 켜 놓고.


 

한 분은 배탈이 나 식사를 충분히 못하는 것 같다.

여행 중 속에 탈이 나면 정말 속 상하는 일.


 

현지 가이드 보조의 사진을 1매에 3불씩 사 주다.


 

해변을 산책하다가 비를 만나

다른 리조트에 들어 가 피신.

비 멎기를 기다리다가 추워해서

시클로(40페소)를 타고 호텔로.


 

수영장에서 수영 후다시 산책.


 

길가 카페에서 맥주 두 병(각 30페소)


 

사람들 속에 섞여 걷다가 물 한 병 사서(큰 병 30페소)

들어오다.


 

4. 보라카이에서 마닐라로


 

05:20 기상.

산책을 조금 하고 6시경 아침을 먹었다.


 

07:20 로비 집합.

비행장으로.


 

마닐라쪽에 비기 많이 내려

팍상한 폭포관광이 어려울 것 같는 연락이 왔다고.


 

올 때 보다는 훨씬 큰 비행기로 마닐라로.

여자승무원도 타고 쥬스도 주고.


 

내려다 보는 경관이 참 아름답다.


 

이지영과장의 안내로 버스로 이동.

할로윈데이라 교통이 복잡하다고.


 

휴게소에 잠시 쉬며 대체지로

따가이가이로 결정.

동의서에 사인.


 

과일가게에서 아내가 과일 조금 사서

일행에게 맛보게 하다.

가이드가 파인애플을 맛보게 나눠 준다.


 

현지 도착.

지프니에 모두 타고 분화구 아래로.

그 아래 식당에서 점심.

보기보다는 점심이 먹을 만 하다.


 

배를 타고 마치 바다 같은 칼데라 호를 건너

조랑말을 타고

정상에 오르다.


 

조그마한 말이 숨차 해서

몇 번인가 내려 걸어올라 갈까도 생각하다.


 

분화구 속에 또 분화구.

기네스 북에 올라 있다고.

내년이면 휴화산으로 바뀐다고.


 

정상 부근에 우리나라 중앙개발이 개발하는 곳이라는 안내판이 써 있다.


 

백록담 보다 더 클까

그런 분화구 밖으로 엄청난 크기의 분화구에

바다 같은 물로 가득하다.

놀랍다.


 

15세란 꼬마의 말을 타고 하산.

집에 말이 세 마리라고.

앞에는 누이가 말을 몬다.

부실한 의사소통으로 그들의 생활상을 들으며.


 

복잡한 고속도로로 마닐라로.


 

저녁은 샤브샤브.

김치도 나온다.

담배 80페소.


 

길가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들.


 

호텔 체크인 후 다시 나와

호텔과 그 바깥을 한 시간 가량 산책하다.


 

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은 어둡다.

호텔 지역은 별천지.


 

6. 귀로

10월 30일.


 

06:00 기상.

밖으로 나와 산책.

필리핀 극장 주변에 조깅족들이 많다.


 

아침식사.

망고쥬스가 맛있다.

거멓게 탄 얼굴.

현지 음식도 입에 맞고.

한 달만 있으면 현지인처럼 될지도 모르겠다


 

버스로 리잘 공원.

동상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사진만 찍고.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데 이동.


 

산티야고 요새를 둘러 보고

쇼핑센타 2곳.

한국인들로 붐빈다.


 

한국 담배 ONE을  14불 주고 한 보루 샀다.

왜 이리 값 차이가 나나.


 

이 여행을 계기로 끊을까 했는데.

담배에 관한 한 말에 신용이 없다.


 

버스 안에서 좀 더 크게 뽑은 사진을

1장에 5불씩 주고 현지 보조 가이드로부터 골라서 샀다.


 

여행은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 게

가장 좋다고.

불쾌한 기억은 당연히 버리고

좋은 기억도 많이 가져가면 일상이 힘들다고.

현지 가이드의 헤어질 때 멘트다.


 

14:30분 출발 필리핀항공인데

11:30분 공항 도착.


 

공항라운지에서 맥주 한 잔하며 기다리다

조금 지연되어 탑승.


 

비행기 안에서 식사.

맥주를 더 달라 해서 마시고.

아이들 선물을 하나 사고

책을 조금 읽으며 19시 20분 경 도착.


 

일행들과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다.

도곡동 팀과는 같은 버스로.


 

우연히 같은 목적으로 만나

한 동안 가깝게 지내다가

담담히 제각기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


 

우리의 삶도

이런 여행과 같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