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0.5. 수-2005. 10. 9. 일 / 25명 중 3명

  

1. 주신이가 쏜 여행

  

10월 5일, 수요일

3시 40분 쯤 공항 가는 버스를 탔다.

한 번씩 탈 때마다 값이 다르다.

각 8000원씩.

왕복 버스비만 내가 낸 셈이고

전체 경비를 주신이가 모두 쏜 여행이었다.

  

주신이의 휴가 여행이 효도관광으로.

  

공항 도착 표 받고 짐 부치고

면세점 구경하고

나는 담배(16불)를 사고.

  

7시 30분 경 출발.

4시간 걸리는 거리.

시차 2시간.

밥 먹고 포도주 맥주 마시며 신문 보고

  

9시 30분 경 하노이 노이 바이 공항 도착.

  

참좋은 여행 피켓으로 모인 25명.

노재홍씨의 안내를 받으며 숙소 써니호텔로.

버스도 차체 전체에 여행사 전용 로고가

국내와 같은 한글이라 보기가 좋다.

  

월남 참전 한국 연인원이 30만에

5천여 명이 전사했다고.

  

외국인에 대한 존중도 없지만

한일관계와 같은 적대감도 없다고 한다.

  

전란의 나라, 호지명의 나라.

  

3인실 배정.

주신이가 엄마랑 큰 침대를 사용하라 하고.

첫날을 보내다.

  

2. 내륙의 하롱베이 난빈

  

5시 기상. 주변 산책.

공원에서 운동하는 이들 옆에서 가볍게 체조.

  

나이든 여인들의 운동하는 모습,

인상적이다.

  

저 작고 연약해 뵈는 몸에

호된 전란의 겪어온 강인함과 자긍심이

감추어져 있다고 생각하니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7시 식사 월남국수, 죽 등 음식이 입에 맞는다.

과일 쥬스는 실망.

  

뒤늦게 합류한 주신이가 안면 방해를 강력히 호소.

언제나처럼 든든히 먹고

  

08시 45분 버스에 오르다.

길엔 엄청난 오토바이들.

매연과 소음이 예사가 아니다.

  

일행 25명의 구성은

여수 출신 여고 동문 7명,

5남매 부부와 아이 하나 11명,

서울서 온 두 부부팀 4명,

우리가족 3명이다.

  

안내원 노씨, 현지가이드, 보조, 기사.

  

역사, 지리, 도이모이, 교민, 호치민 등에 관한

현지 학습을 노씨의 해박한 설명으로 들으며 난빈으로.

  

휴게소에 햇빛가리기용 모자를

남녀용 각각을 1불로 구입.

  

전통 대나무 쪽배 싼판에 2인씩 타고

여자뱃사공이 모는 대로 줄이어 안쪽으로.

  

서울에 산다는 여수여고 출신인 분과 동승.

60대 후반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신 것 같다.

다녀온 여행지에 관한 얘기를 들으며

1시간 정도 고요한 수면과 경관을 감상하다.

각 1불씩 팁.

번롱식당으로 와 현지식. 염소고기.

  

가이드에게 팁(40불), 필수옵션으로

그리고 물(5불)값으로 각 105불씩.

주신이가 지불.

  

시내로 돌아와 발맛사지.

20불인데 필수옵션에 포함된 것.

어떤 분은 전신맛사지를 추가로 하고

여러 군데의 경험으로 보아 제일 낫다는 평.

  

어린, 작은 체구의 소녀가 웬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온몸이 개운하다.

2불이면 된다는데 3불을 주다.

차를 한 잔 마시다.

  

이동하여 수상인형극을 관람하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을 만 하다.

각지의 민속 공연 중,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아이디어와 기예가 놀랍다.

  

한국인식당에서 부대찌게, 제육볶음으로 저녁 식사.

준비해 간 소주를 꺼내오지 않아 맥주 한 캔.

옆엣 분과 나누다.

5남매 팀으로부터 소주 한 잔이 오다.

  

시클로에 한 사람씩 타고

시장통을 돌고 호텔까지.

평원이 넓고 땅들이 평평하여 자전거 오토바이

시클로가 유용해 보인다.

혼잡하다.

1불씩 주라는데 2불을 주었더니 더 달랜다.

  

호텔에서 씻고 맥주 한 캔씩 하고. 새로 산 베개로 취침.

  

3. 하롱베이로

  

05시 기상.

주신이의 숙면을 위해

둘이 조용히 밖으로 나와 호수 길 따라 산책.

  

길에서 과일 파는 아주머니와 흥정.

과일을 하나 사고.

  

큰 길을 건너 건너편 호수까지.

운동하는 이가 더 많다.

감 비슷한 것을 또 흥정.

유여사의 적극성이 돋보인다.

  

돌아오다 시장 구경을 하고.

  

길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이가 많다.

호텔에서 식사.

  

08시 45분.

바딘 광장으로 이동

호치민 기념탑.

호치민이 생활하던 공간.

  

양쪽에서 자란 각기 다른 두 나무가 하나로 된 나무.

통일을 상징하는 모습.

  

한 나라의 지도자가 온 국민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것.

본인과 그 뒤를 이은 이들의 애국심이 잘 어울려.

  

이승만박사도 호치민에 뒤지지 않을 만큼 존경할만한 국부.

본인의 삶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데

주변 사람의 부패를 막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국가적인 지도자는 본인으로서만 끝나지 않는다.

  

검소, 헌신, 애국, 무사(無私)의 일관된 삶,

  

우리는 8월 해방이라는데

그들은 혁명이라 한다.

-혁명가는 그 후손마저도 없다.

  

호치민과  오리 두 마리를 갖고 찾아온

누이에 얽힌 에피소드도 오늘날은 신화다.

  

라텍스 전문점.

고무로 만든 베개와 침대깔개. 설명을 듣고 사고 싶어 하다가 나중으로 미루다.

  

주신이는 호치민시에 있는 친구와 또 통화

  

점심 인삼가든.

소주 반주로. 옆으로 반은 넘기다.

  

하롱베이로 이동.

  

차안에서 백발인 5남매의 큰딸이 나와 동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자청해서 노래를 하고. 이어 가수 못지 않는 자매들이 분위기를 돋우다.

  

우리팀 대표로 지정 받은 주신이의 고사로 내가.

오랜 시간 만나는 동창들의 모습,

특히 5남매의 해외여행 모습이 보기 좋고 부럽다고 덕담을 하고. ...박달재를 부르다.

  

우리 5남매도 한 해 한 번씩 1박2일의 모임은

여러 해 가졌지만 이런 모임도 가져봄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주신이도 나중 형제들의 이런 모임이 좋음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

  

한국인 휴게소에서 깨, 팩 , 오디술 1박스 등 유여사가 구입,

주신이 직원 선물용 차,  손가방 등을 사다.

  

하롱(下龍)베이 도착.

잦은 외침에 하늘에 기원,

용이 내려와 외적을 막고 그 정기로 3000여 개의 아름다운 섬이 만들어 졌단다.

세계 8대 불가사이의 하나라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올라가 있다고 한다.

하노이는 원래 승룡(昇龍)인데 지금은 하내(河內)

  

호텔 체크인.

여기는 침대가 셋.

  

저녁은 삼겹살에 오디술로.

유여사는 미리 얻어온 정보로 진주목걸이들을 구입.

  

20시 30분 버스로 분수쇼를 보러 가다.

싱가폴의 기술자들이 만들었다는데 규모가 기술적인 요소가 거기서 본 것 보다 훨씬 낫다.

분수쇼 중에 주신이와 엄마는 졸음과 싸우다 잠들었다.

길가 맥주 한 잔 할 여유 없이 바로 취침하다.

  

4. 하롱베이 선유(船遊)

  

05시 기상.

유여사와 호텔 주변 산책.

근처 시장에서 과일을 사다. 싱싱하다.

  

우리가 들어 가니 한국어로 깨를 사라 한다.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품목인 모양.

어제 휴게소의 반 값이라고 유여사가 속 타 하더니

결국 한 뭉치 더 샀다.

  

호텔에서 식사. 쥬스가 제대로다.

  

08시 30분 버스로 선착장.

배를 타고 하롱베이의 물과 섬을 관광.

  

주신이 부족한 메모리를 카버하기 위해

미리 찍은 사진 삭제하며 사진을 찍다.

  

섬에 도착.

모터 보트를 타고(각 15불) 항롱(영원의 동굴)로.

낮은 입구로 들어가니 원형의 호수.

  

가이드가 이백의 산중문답을 인용.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그대로다.

그 고요함.

울림.

보트 하나 한 분씩 노래하고

가이드의 산타루치아를 들었다.

현지 가이드의 박력 있는 노래도.

수직 직벽의 나무에 원숭이가 반긴다.

  

돌아와 동굴을 구경하고 전망대를 올랐다.

사방이 다 조망되는 곳.

좋은 곳이다.

  

돌아오는 배에서 선상식.

부실한 식사지만 소주 반주로 기분을 내다.

팁 각 1불씩.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도중에 도자기 마을.

가마를 우리 보다는 더 작은 연탄으로 굽는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니노이 전문점에서

차와 가루를 한 숟갈씩 맛보고 설명을 듣다.

  

엄마를 위해 주신이가 사 주겠다는 걸

유여사 만류하고 사다(200불).

이에 대한 정보와 먹어 본 경험 있는 듯.

  

 전날 먹었던 식당에서 불고기로 저녁 식사.

마지막 남은 소주를 비우고.

  

다른 이들 라텍스 가게로 가는데

우리는 포기.

주신이의 제의로 발마사지(20불씩) 한 번 더.

세 가족이 나란히 앉아 한 시간 반의 맛사지.

전날보다 비교되는 시원한 서비스를 받았다(팁, 합 7불).

  

버스로 공항 이동.

짐을 부치고

  

여행은 눈을 뜨고 꾸는 꿈이라던

그들과 작별.

  

기다리다가

11시 30분 아시아나 탑승.

  

기내식을 먹고

각각 따로 하나씩 자리잡고

주신이는 뒤에 길게 누워 자다.

  

5. 도착

  

10월 9일 05시 공항 도착.

눈에 띄는 분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우연히 만났다

한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헤어지는 모습이

불경의 한구절.

뜬구름이 모였다 사라지는 형국.

필시 생야사야(生也死也)도 이러한 듯.

  

짐을 찾아 일원역 도착.

잘 낳은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는

엄마 말에

주신이가 딸을 둘째딸로 정정.

  

주신에게는 무리가 좀 되었겠지만

덕분에

아빠 엄마는 즐거운 구경 한 번 잘 했다.

  

고맙다. 주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