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베니스라 불리는 운남성 여강.. 베니스는 나에게 있어서 다시가고 싶은 여행지 Best 3위인 도시이다. 베니스를 다녀온 분들은 누구나 대부분 느끼겠지만 불빛 조명에 비춰진 물과 도시적이면서도 여유로움이 적절히 결합된 낭만적인 느낌이 참 좋다. 운남성 여강 또한 베니스의 느낌이 오버랩 되면서 나에게는 참으로 와 닿는 여행 장소가 되었다.

여강은 199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되었으며 8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여강 시내 위치 자체가 해발 2,300m에 위치해 있다. 물을 잘 이용하기로 유명하다는 나시족의 생활상은 가는 곳마다 잘 정리 되어있는 수로와 그 수로에 어울려 멋지게 살아가는 나시족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 도시이다.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첫 코스 옥봉사로 향하는 도중 길거리 소떼들이 길을 막고 지나간다.

아니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지네들 가는 길을 방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시족 한 아주머님이 소떼를 끌고 어딘가를 열심히 가신다. 운남성에서는 이런 광경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염소, 양, 물소, 야크 등등,, 자연 속에 동물과 인간이 조화된 어우러지는 삶,, 인간미 넘치고 참 재밌다. 옥봉사 입구에 나시족 아주머님들이 노래를 부르며 한국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으레이 사진 모델비용으로 10元 정도 우측 분홍색 바구니에 넣어드리고 함께 노래장단에 맞춰서 손을 잡고 춤도 췄다. 중국의 소수민족과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된 느낌~ 이속된 기분이다. 보통 관광지에 젊은 여자분 들이 대부분인데 새까맣고 키 작은 하지만 얼굴은 오랜 세월 앞에 주름졌음에도 순수함이 느껴지는 게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정감이 어린 포근한 느낌이랄까? 운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인 듯하다. 다음은 “여강의 발원지”, “납서 문화의 발원지”라는 수식이 붙는 해발 3,000m에 위치한 옥수채로 향한다. 옥처럼 맑은 물이라서 옥수채라 했던가? 우리나라 TV에서도 옥수채가 소개된 적이 있었다. 옥룡설산의 눈이 녹아 흐르는 물- 맑은 물에 황금빛 잉어가 춤을 추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먹이 감 좀 던져주고 나니 우~루~루~ 앞으로 몰려든다. 먹이를 던져주면서 옆에 가이드님과 나눈 대화는 가이드님 주장은 "먹는 놈이라도 배부르게 먹게 금 한곳에 몰아서 뿌려줘야 한다." 난 반대 의견~ 적게 먹더라도 고루 나눠주는 콩 한 조각이라도 나눠 먹을 줄 아는 근성,, 그래서 난 저~기 멀리까지 고루고루 던져줬다. 학창시절 체력장 때 포환던지기 실력까지 다해^^ 높은 곳에서부터 쏟아지는 폭포와 흐르는 맑은 호수.. 거울처럼 그 안에 투영된 하늘..

이른 아침 산책코스로 참 좋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기념으로 세운 조형물을 지나 동파민족의 역사를 그림으로 표현한 벽화를 보러 들어갔다.

사당 앞에 서있는 조형물은 향불을 피우는 제단이고

동파족의 제사를 지낸다는 옥수채 사찰을 보고난 후 뒤편 연못가 숲길을 천천히 거닐었다.

야생화가 앙증맞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법한 그런 위치에..

이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옥룡설산 일정이 남아 있는데 옥룡설산 입구에 도착해보니 글쎄... 이렇게 쾌청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케이블카가 심한 바람 때문에 운행이 중지되었다니 이거 원~

휴- 여강까지 와서 옥룡설산 정도는 올라가봐야 하는데.. ㅠㅠ

옥룡설산은 2000m까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트레킹이 가능한 코스인데 일행 분들 다수의견이 장시간 트레킹과 고산을 염려 하셔서 결국은 케이블카로 결론을 내리고 일정을 짰었다. 소그룹으로 움직인 결과 결국 내일 일정을 하루 포기하더라도 옥룡설산의 모든 확률을 내일로 미루기로 하고.. 우린 여강시내로 다시 돌아간다.

서부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배경- 달리는 도중 하늘이 유난히 파랗다....

여강에서 사진작품 남기기에도 적격이고 볼거리가 풍성한 흑룡담 공원을 가기로 일행 모두 결정했다.

흑룡담 공원은 헤이롱탄 이라고 하는데 여강 시내 북쪽 산기슭에 있는 호수공원으로 200년 전 청나라 때 지어진 것으로 원래는 나시족이 기후제를 지냈던 곳이다. 나시족 건축물들을 공원 안에서 볼 수 있으며 옥룡설산(위룽쉐산)의 만년설에서 흘러내린 물이 호수를 이룬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명나라 누간 오봉루(五鳳樓)와 맑은 호수가 어우러진- 일문정과 청대의 득월루(得月樓) 사이 그 뒤에 살짝 얼굴을 내비치는 옥룡설산의 모습- 위용이 느껴진다!

버드나무와 고목과 누각, 정자 등이 헤이롱탄 다리와 조화롭게 배치되어 그 속에서 남원 광한루에 온듯한 느낌도 약간은 받았다.

한가롭게 마작놀이를 하는 어르신들과

졸린 눈을 비벼가며 글자공부가 한창인 아이..

매화꽃 아래 다정히 손잡고 거닐고 있는 어린 자매와 담소를 나누는 할아버지들..

나무 밴취 아래 포즈를 취하며 시간을 보내는 외국인 중년부부와

그 자리를 떠나고 난 후

따스한 햇살아래 내리쬐는 은빛호수가 찬란히 빛나는 그 모습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호수의 맑은 물에 롱다가 비치는 모습..

옥룡설산과 하늘이 비쳐 완전한 대칭을 이루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바닥에는 클로버 꽃이 하얗게 피어있고 어릴 적 향수에 젖어 전선생님께서 클로버 꽃으로 팔찌도 만들어 주셨다^^;; 한적한 밴취가 보이는 호수주위를 거닐다가

매화꽃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매년 겨울에 매화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매화꽃에 앉은 꿀벌 모습을 담는데 외국인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인다. 기념으로 찰칵!~

매화 우측에는 나시족의 수호신이라는 동상이 중앙에 위치해 있다.

흑룡담을 다 둘러보고 오후 4시가 되었다. 어제는 밤 야경 여강고성을 보았고 여강고성의 낮은 어떨까?

이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자유시간이다~~ 여강고성 사방가(四方街) 네 개 거리는 주요한 길로 뻗어 차마고도(茶馬古道)가 지나가고 나아가 동서남북 교외로 연결된다. 샹그리라(香格里拉) 여행의 기점이기도 하다. 걷는 길은 윤기가 반질반질 빛나는 돌로 평평하게 깔았는데 약간은 미끄러우니 조심하시길.. 이 기법은 빗물이 고이지도 않고 먼지가 날리지 않는다고 한다. 고성거리에 쇼핑거리들이 참 많다. 만약 중국여행의 초입단계였다면 이것저것 많이 샀을 텐데 난 눈으로만 보았다.

여강고성에는 넓고 많은 기와집이 있는데 동산의 누각에서 바라보면 약 6천 세대의 기와집들이 즐비해있다. 고성을 둘러보고 난 후 느낀 점은 신시가지에 4,5성급 호텔이 많지만 굳이 깨끗하고 격식 차려진 호텔을 찾기 보다는 여관 수준의 객잔 또는 게스트하우스가 고성 주변에 많이 위치해 있으니 이틀 정도 묵어보는 것 또한 서민적이면서도 또 다른 고성의 맛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체 팀 경우는 별도로 문의주시면 이 부분이 가능하구요~~

여강고성에서는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2층집 카페에서 소수민족 젊은 남녀들이 모여서 노래를 주고받고.. 독특한 풍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구경하다가 동영상도 찍어 놓았다. 하루만 일정이 딜레이 되었더라도 아름다운 여강고성에서 2007년 마지막 날과 새해를 장식할 수 있었는데ㅠㅠ 안타까움이 엄습했다. 여강에서 이틀 여정을 머물렀기에 여운이 없었지~~ 만약 하룻밤만 기회가 주어졌다면 마냥 아쉬움만 뒤로 한 채 떠나야했을 것이다.

내일 아침 일찍 여강을 떠난다. 부디 내일 맑은 날씨에 옥룡설산까지 자~알 보고 호도협으로 떠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여강이여 안녕! 아니.. 언젠가는 다시~ 꼭!! 찾아 올 테니 마침표를 찍지 말자. 여강이여 안녕? 기억의 장소 리지앙은 추억하러 꼭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은 나에겐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