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성에 다녀왔다. KBS 다큐멘터리에서 07년 9월~11월까지 <차마고도>가 여섯 차례 방영되면서 약간은 귀에 익숙해 졌을 법한 또는 일부 한국인들에게 관심사가 된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 서남부 운남, 사천에서 시작되어 티벳을 거쳐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 인도까지 이어지는 5,000여km의 장대한 길을 KBS가 편당 2억 원을 투자하여 1년 4개월 동안 차마고도 전 구간을 세계 최초로 촬영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잠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나갔는데 이번에 다녀온 일정과 관련지어 서두를 꺼내어 본 것임,, 이번에 내가 다녀온 일정은 1부 <마지막 마방> 편에서 마방들의 최종 목적지에서 나왔던 티벳과 운남 경계점으로 부터 120km 떨어진 더친(덕흠)이다.

쿤밍에서 대리를 거쳐 여강까지.. 그리고 여강 호도협에서 중디엔(샹그릴라)을 지나 덕흠 까지.. 차마고도의 일부를 엿볼 수 있는 곳 호도협 트레킹이 이번 일정에 속해 있었다.

날짜별 여행기록을 나열하기 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기에 지역 명칭부터 생소할 것임을 감안했을 때 간단히 이 지역에 대한 개괄과 함께 이 지역을 여행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정과 기타 부연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운남은 중국어로 윈난, 곤명은 쿤밍, 리장이라는 곳은 이강을 뜻한다. 따리는 백족이 사는 마을 대리를 말하며 샹그릴라란 2001년부터 중전의 바뀐 지명 이름이고 더친은 덕흠, 후타오샤는 호도협을 말한다. 중국 전역을 여행하는 것은, 사실은 국경만 없을 뿐 여러 나라를 한꺼번에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운남성은 중국여행 중에서도 중국의 문화를 다채롭게 느낄 수 있는 곳 인 듯하다. 곤명 시내에 위치한 운남민족촌 또한 그렇고 곤명에서 차량으로 3시간만 이동하면 대리에서 백족의 삶을 엿 볼 수 있고 거기서 또 4시간 이동 후 여강에서는 나시족의 사는 모습, 그리고 중전에서는 장족의 모습, 덕흠에서는 티벳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중국 56개 민족 중에서 그중 27개 소수민족이 운남에 살고 있고 전부 본다는 것은 무리지만 운남을 여행하면서 소수민족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고 그들만의 풍습과 공연도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이해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곳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윈난은 중국에서 6번째로 큰 성(省)이며 지역적으로는 아열대로부터 티베트의 눈 덮인 봉우리까지 걸쳐져있다. 열대지방이여야 할 위도지만 해발이 높아서 온화한 날씨다. 위도 상으로는 대만 광저우 등과 비슷하지만 해발 2000m 이상의 고원지역이라서 시원하고 건조한 기온으로 30도가 넘어도 땀이 나지 않는다. 운남이란 이름은 구름의 남쪽이란 이름이고, 성도인 쿤밍 또한 봄의 도시라는 뜻이다. 윈난성의 인구는 27개의 소수 민족을 포함하여 4300만 명이다. 인천에서 곤명으로 바로 가는 직항으로는 대한항공(KE), 중국동방항공(MU) 두 편이 있다. 1,2월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곤명 직항 항공권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여행을 할 때 보통 "세 번" 여행 한다고 한다. 준비하면서 한번, 실제로 한번 그리고 다녀온 후 사진을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한번.. 운남성- 지금도 이 세 단어를 떠올리면 가슴속이 벅차오른다. 11일 동안 둘러본 장대한 대자연을 1주일이 지난 지금에야 기록의 흔적을 들춰보면서 여러 날의 사진들로 기억을 되뇌며 글로 표현하려니 그때의 감흥을 딱히 표현할 방도가 없다. 우여곡절 끝에 3일전에 출발이 확정되었던 운남성 10박 12일... 크리스마스 연휴 때 산동성 청도를 다녀와서 부랴부랴 자료 수집해 완성하고 당일 출발일이 되어서야 짐을 꾸릴 수 있었다. 바쁘다 바빠... 힘들고 어렵게 출발한 만큼 되돌아오는 수확은 컸다. 11일 일정동안 단 한 방울의 비를 맞지 않았으니 말이다^^ 가는 곳마다, 이동하는 구간마다 하늘이 파랗고 강렬한 태양빛을 발산해 냈다. 그만큼 좋은 사진작품도 어느 정도 남길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페어라이스에서의 일출과 여강 호도협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무수한 별 그리고 6700m 높이의 매리설산 최고봉 격박봉 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는거...

 

물론 겨울이라서 건기철인 것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겠지만 운이 따라주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곤명공항 도착하자마자 가이드님께서 우리 일행 5명에게 모두 꽃을 건넨다. 역시 꽃의 도시 곤명이구나! ㅎㅎㅎ 공항에서 이렇게 꽃을 받으니 기분이 참 좋다. 내일 아침 일찍 7:30분 대리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하므로 오늘밤 일회성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꽃이 생화라서 말이다. 5시 30분 기상! 6시 호텔에서 집결해 어제 간밤에 도착한 곤명공항으로 또다시 달린다. 여기서 곤명공항까지는 20분 거리.. 매우 가깝다. 6시 40경 공항에 도착해 간단히 수속을 마치고 8:10 대리공항 도착!

 

이른 아침 대리공항에 도착하니 높은 해발 때문인지 스산함이 느껴진다. 차량으로 이동시 약 3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곤명에서 역시나 거리가 있어서인지 곤명보다는 쌀쌀하다.. 트렁크 가방 속에서 두꺼운 겨울점퍼를 꺼내 입고... 대리 현지가이드님과 미팅 후 (현지가이드님 여자분 이신데 나보다 목소리도 훨씬 걸걸하고 성격도 남자처럼 시원시원하다. 이일하면서 나보다 더 털털한 여자가이드님은 처음 만나본다^^) 대리(따리)는 중국 소수민족 중에 백족(바이족)이 사는 모습이다. 대리시(大理市) 백족자치구(白族自治州)에 백족의 80%가 거주하고 있으며, 55개 소수민족 중에 오래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갖고 있는 민족 중의 하나이다. 손재주가 좋아 건축물, 조각물, 회화 등이 뛰어나며, 자연 난초 잎으로 만든 짜랸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따리의 나염천은 매우 유명하다.

백족은 우리나라 민족과 비슷한 특징을 많이 지니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백의민족이라 일컫는데 흰색을 아주 좋아해서 옷도 흰색을 즐겨 입고 가옥이나 담장도 흰색을 칠한다.

 

김치 담그는 습성도 시고 매운 것을 좋아해 한국의 깍두기 같은 김치를 만들어 먹고, 생채를 먹지 않는 중국의 한족이나 다른 민족들과는 달리 차갑게 무쳐서 먹는 것을 즐긴다. 백족(白族) 음식의 특징은 쌀로 만든 것이 많다는 것이다. 혼인 시 동성동본(同姓同宗)의 결혼은 금하고 가옥은 구조나 장식하는 모든 면에서 한국의 전통가옥과 많은 점에서 비슷하다. 대부분의 가옥은 목재를 사용한 건축물이며, 2층으로 되어있다. 첫 스타트로 대리 백족들의 식수원이자 생활의 근원이 된다는 이해호수(얼하이 호수)로 Let"s Go!~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로 사람의 귀처럼 생겨서 붙여진 호수이다. 얼하이 호수는 긴 거리 45km, 짧은 거리 6km의 수심 65km의 거대한 호수이다.

 

이른 아침 대리시내 풍경을 환희 비추고 유람선을 타러 갔다. 통통배가 달리는 우측에 내리쬐는 강한 태양 빛이 앙코르왓 툰레샵호수에서 유람선 탔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 멀리 창산위에 구름이 예술이다! 인터넷상에 올라와있는 의견들 중에 대리는 볼거리가 없다며 여강에서 시간을 많이 달라는 글을 보면서 우리 일행들도 처음 일정에는 대리일정을 뺏다가 이틀 일정이 추가되면서 다시 넣게 되었다. 운남성까지 와서 백족의 삶도 엿볼 겸 나름대로 들러볼만한 곳인 듯하다.

 

창산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대리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코스인데 히말라야 산맥의 마지막 산으로 19개의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다. 글쎄 이해호수 유람 때 멀리서 바라본 조망은 큰 규모는 아니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공동묘지가 많다. 운남성은 역시 봄의 도시이다. 12월 현재 한국은 남부지방에 눈이 많이 왔다고 하는데 여기는 여기저기 많은 꽃들이 만발해 있다.

 

와! 정말~ 평화롭고 바쁜게 없이 여유 있어 보이는 운남성 느낌이 참 좋다 +.+ 창산 정상에 도착해 장수의 비결이 된다는 물을 한잔씩 마시고 현주민과 사진 한 장 기념으로 남기고!~

 

여행의 첫날은 역시나 최상의 컨디션으로 열정과 의욕이 누구나 넘친다. 창산에서 내려와 1300년의 역사를 지닌 대리고성을 향했다.

 

고성 주위에는 하얀 벽의 건물들을 중간 중간 볼 수 있었고 가로수에 버드나무가 늘어져 있고 그사이 흐르는 물이 참 예뻤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고 낮에는 활동하기 적당하다고 하더니 역시나 정오가 되니 따뜻한 기운이 맴돌아 외투를 벗고 T 하나정도만 걸치고 다녀도 충분했다. 카메라 메모리가 없는 분들은 고성거리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수원성과 비슷한 고성을 끝까지 쭉 거닐었다. 서민들의 사는 모습이 자연스레 녹아 있었지만 삶에 있어서 찌든 현주민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관광지로서 북적거림과 동시에 생사의 길이 교차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성 길거리에 늘어져 있는 잡화들 그리고 나염소재도 곳곳 상점에 눈에 띄고 석탄 크기가 우리보다 훨씬 작다.

 

대리의 특징적인 음식들은 1근에 10元 정도 하는 “루샨”과 “빠바”를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일행 분 중에 멀리 온양에서 올라오신 원감선생님은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서 일정 내내 빠바만 찾으셨다는^^;; 대리에서 여강으로 떠날 때 대리봉(큼직한 귤을 대리에서 생산된 거기 때문에 우리 일행들이 대리봉 이라고 이름 붙였다. 나중에 중전으로 들어갈 때 즈음에는 대리봉에서 매리봉으로 이름 전환)을 한 봉지 가득 구입했다.

 

이 계절에 이 지역에는 당도 높은 귤, 사과 등이 많이 생산된다. 에너지 보충도 하고 여행의 피로를 이기기 위해서는 비타민과 당분 보충을 충분히 필요로 하니 많이 비축해두는 게 필요 할 듯^^ 대리에서 이강까지 약 4시간 정도 이동하게 되는데 주무시지 말고 차창관광을 즐기시길^^;;

 

그 4시간 동안 달리는 차창 밖의 풍광은 들과 산으로 둘러싸인 백족, 이족 등등 소수민족들의 마을을 지나기도 하고 계단식 논과 밭들이 참 많다. 우리나라 4월처럼 푸른 기운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3시간 30분 정도 달렸을까? 멀리 좌측에 어렴풋이 여강의 기운이 느껴지는 옥룡설산이 보인다. 여강의 구시가지를 지나 신시가지로 도착.. 여강고성은 해질녘과 밤풍경이 멋지다고 했던가? 짐을 후다닥 풀고 여강고성의 야경도 볼 겸 저녁식사도 할 겸 겸사겸사 여강고성을 향해!~ 여강의 밤은 낭만적이었다. 특히 연인끼리 여강고성 거리를 거닌다면 더욱 로맨틱할 것이다. 고성에 하나둘 불이 켜지고 건물과 건물사이 수로가 흐르는데 그 물이 어찌나 맑은지 물고기가 하늘하늘 춤을 추고 빨간 홍등이 물가에 비취어 더욱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사쿠라” 라는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라이브카페에 들려 저녁식사를 했다. 이왕이면 우리 동포에게 돈을 벌게 해 주는 것도 좋을 듯해서.. 규모가 상당하다. 1층에서 2층까지 사람들도 바글~바글~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내일부터 여강의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강은 우리에게 어떠한 로맨틱한 감동을 선사할 것인가? 두두두두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