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행기 03 - 세계 7대불가사의의 앙코르 왓과 프놈 바켕
여 행 일 : 2009년 10월 10일 토요일
날 씨 : 맑음. 한때 빗방울
해자 앞의 심하와 나가
서탑문으로 가는 돌 길
서탑문의 서쪽 모습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유적지로 이동하여 매표소에서 관람권을 제시하고 통과했다.
앙코르 톰 등을 살펴보러 갈 때 앙코르 왓을 스쳐갔는데 가이드 말에 의하면 “앙코르 왓부터 구경하면 다른 유적지가 자칫 시시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해자 앞 도로변에 버스가 서자 설레는 마음으로 내려섰다.
앙코르 수호신인 나가와 심하(돌사자)의 영접을 받으며 서탑문으로 이어진 참배도로를 따라 잠시나마 속계를 떠나 선계로 향했다.
서탑문을 통과하면 앙코르 왓이 보인다.
서탑문의 동쪽 모습
앙코르 왓(Angkor Wat)
사원의 도시라는 뜻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석조 건물로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고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라고 한다.
비슈누(Visnu) 신을 제사지내기 위해 힌두사원으로 세워졌으나 불교 사원으로 변했다.
11세기 후반의 앙코르 왕조는 왕실의 내분으로 인하여 잦은 외부의 침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피폐해졌다.
1113년, 비슈누 신을 독실하게 신앙한 수리야바르만 2세가 나라를 평정하고 왕위에 오르자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이웃나라를 침공해 들어갔으며 동시에 앙코르 왓의 건설에 착수했다.
매일 2만 5천명의 인력을 동원 1145년까지 30년 이상 국력을 결집하여 건립했다.
3중의 회랑과 신들의 궁전 수미산을 상징하는 중앙 탑을 비롯한 5기 당탑을 구성했으며 260개의 방이 있었다.
앙코르 유적으로는 드물게 서쪽을 정면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사후 비슈누 신이 될 수리야바르만 2세의 분묘사원으로 수리야는 태양의 신이고 저무는 방향이 서쪽이기 때문이다.
앙코르 유적은 프랑스인 앙리 무오(1826∼1861)가 발견했다고 전해져 있다.
그러나 그 주위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고 가장 오래된 기록은 주달관의 진랍풍토기다.
원제국 성종황제가 크메르로부터 조공을 받아내기 위해 파견한 사신 주달관이 1296년 앙코르에 도착 이듬해 7월까지 머물면서 보고 들은 것을 본국에 돌아가서 여행기로 쓴 것이다.
앙코르 왓을 배경으로
서탑문을 빠져나가자 웅장한 사원 전경이 위용을 드러낸다.
기이한 복장을 한 현지인들이 가장자리에 서 있는데 그 뜻을 모르겠다.
“여러분 사원의 탑이 모두 몇 개죠?”
“................ 세 개” 한 여인이 웃으며 답했다.
“제가 설명할 때 다른 생각을 한 분의 대답입니다. 답은 잠시 후에 저절로 나옵니다”
나가의 몸뚱이가 난간 역할을 하고 있다.
도서관
나가의 몸뚱이는 긴 난간을 이루고 있으며 좌우에 하나씩 있는 건물은 당시의 도서관으로 좌측 건물은 일본 모 단체가 복원하여 일장기와 일본어가 표기된 안내팻말이 있었다.
좌측 도서관 쪽으로 내려가 풀밭을 지나 가게들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자 가이드가 일행을 불러 세우고 다시 물었다.
“사원의 탑이 모두 몇 개 입니까?”
“다섯 개”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또 틀렸습니다. 열 개 아닙니까”
“........................아! 물속에 다섯 개가 있네”
탑은 열 개(?)였다.
풀밭을 거슬러 사원으로
돌길을 계속 따라가면 금세 본당 입구에 도달할 수 있지만 수면에 비친 사원을 보게 하려고 풀밭을 걷게 배려한 것이다.
가게들을 스쳐 다시 풀밭으로 들어서 짧지만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랐다.
바이욘 사원에서와 달리 이곳에서는 가이드의 설명을 보다 진지하고 들으려고 했다.
일일이 메모하기 전에는 금방 잊어버리지만 옛날 얘기를 듣는다고 생각해도 좋다.
1회랑 서면
1회랑 서면
인도 힌두교의 서사시 ‘라마야나 이야기’가 묘사되었다.
라마 왕자는 밀림에 유폐되면서 강탈당한 시타 왕비를 되찾기 위해 라바나 마왕이 사는 란카섬으로 가서 원숭이 왕인 하누마트의 원군을 얻어 마왕을 물리치고 왕비를 구해낸다.
남쪽에는 ‘마하바라타 이야기’로 크루국 왕위를 둘러싸고 카우라바군과 팡다바군이 비극적인 골육상쟁을 하는 전투장면이 묘사되었다.
남면으로 돌아가면서 본 서측
여신상 1
여신상 2
1회랑 남면
서쪽은 수리야바르만 2세가 이끄는 군대의 행군으로 승려나 악사 등과 섞여있는 여인들 모습도 보이고 동쪽으로는 ‘천국과 지옥’의 힌두신화가 새겨졌다.
염라대왕을 중심으로 재판 받는 사람들 행렬이 이어지고 윗면은 천국을 아랫면은 지옥을 묘사했는데 지옥에서 받는 갖가지 형벌들이 적나라하게 전개되었다.
보수공사로 인하여 모형으로 전시했다.
줄다리기 하듯 이끌고 있다.
동북 모습
1회랑 동면
보수공사로 인하여 출입을 막고 있으며 잔디밭에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힌두교의 천지창조에 얽힌 신화인 ‘유해교반(유액의 바다 휘젓기)’의 한 장면이다.
비슈누 신은 대해원에 사는 큰 거북 크루마의 등에 만다라 산에 큰 뱀 바스치를 감고 그 몸체를 아수라를 비롯한 여러 신들이 줄다리기하듯 이끌게 하고 있다.
1000년 동안 바다를 휘저어 결국에는 불사의 묘약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계단 폭이 무척 좁았다.
회랑을 거슬러 들어간 잔디밭 방치된 돌 위에 자잘한 돌멩이가 올려졌다.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요?”
“한국사람”
“어디를 가도 표가 난다”고 했는데 이 정도는 애교로 봐 줄 수 있겠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산에서 어떤 사람의 표지기를 발견하고 내가 오히려 부끄러워 혼이 났던 기억이 떠오른다.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돌계단
말 잘 듣는 학생들(?)
분홍색 모자의 아주머니는 미국 교민이다.
이후 다른 회랑의 부조는 더 이상 살펴볼 수 없었다.
붕괴 위험과 함께 3회랑으로 올라가는 계단(폭이 10cm도 안 된다)에서는 사망사고가 발생하여 출입이 통제된 상태라고 했다.
중앙 사당 중심에는 깊이 22m의 커다란 동굴이 있고 그 안에 수라야바르만 2세의 유골이 안치되었다고 한다.
이런 중앙 사당의 높이는 65m라고 하며 우리들은 눈으로만 올려다 볼 뿐이었다.
사원 북쪽 모습
정녕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단 말인가.
중앙 사원 북쪽을 감상한 후 계단을 내려서고 이제는 서탑문을 향해 곧장 걸었다.
서탑문을 빠져나가면서 신화 속에서 깨어나 속세로 되돌아 나왔다.
다음 행선지는 프놈 바켕으로 일몰감상이 계획되어 있다.
시간이 이르다.
그래서 단체 여행을 하면 당연히(?) 들려야 하는 한 곳으로 이동하여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고 출발하여 프놈 바켕 입구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사원으로 오르는 길
본당으로 오르는 계단
보수중인 중앙탑
프놈 바켕(Phnom Bakeng)
906년 야소바르만 1세가 건축한 힌두교 사원이다.
높이 62m의 둔덕 같은 산 전체를 5단 피라미드 형태로 깎아 기단으로 삼고 정상에 본당을 배치했다고 한다.
실제는 우측으로 빙 돌아 오르게 난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도달했다.
하지만 묵혀버린 꽤 넓은 돌계단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겠다.
남동 모서리의 탑
일몰은 구경하지 못하고
오히려 동쪽 하늘에 붉은 기운이 있다.
코끼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그 주인이 손님을 찾느라 관광객들의 표정을 살핀다.
타 프롬에서 본 길바닥의 연주자들이 이곳에도 있다.
훼손된 가장자리나 움푹 파인 곳에 썩지 않는 비닐포대에 흙을 채워 깔아 놓았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생난리가 날 일이다.
이틀 동안 둔덕하나 발견하지 못하다 산으로 오르니 색다른 기분이 난다.
내려와서 뒤돌아보고
금세 어두워 졌다.
정상의 본당 탑은 보수중이고 가파른 계단은 폭이 너무 좁아 조심해서 오르내려야 한다.
우선 건축물들을 일일이 살펴보고 서쪽 하늘을 바라보니 황홀한 일몰은 기대할 수 없겠다.
하지만 거침없이 바라보이는 사방팔방 경관이 참으로 아름답고 특히 앙코르 유적과 서쪽의 거대한 인공호수 발라이의 모습은 기가 막힌다.
한꺼번에 몰릴 인파를 염려하여 돌계단을 내려서 바쁘게 걸었어도 코끼리가 있는 입구에 도달하니 금세 어두움이 몰려든다.
어부의 고기잡이
압사라 춤
버스는 밤거리를 달려 대형 극장식 식당 앞에 도착했다.
한식당을 제외하고는 뷔페식이다.
그런데 이곳의 특색은 내부에 한국, 몽고, 베트남 등의 음식 조리대가 있어 입맛에 따라 먹을 수 있고 특이한 몽고 요리를 가져다 먹는 이들도 있었다.
입구 무대에서는 압사라를 비롯한 몇 종류의 전통춤을 공연했으며 한국말로도 설명을 해주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식당 벽의 도마뱀 - 귀엽게 생겼다.
오늘 하루 구경도 잘했고 배도 불렀다.
씨엠 립의 두 번째 밤을 보내고 내일은 다시 5시간여를 달려 프놈펜으로 갈 것이다.
“여보! 저기 벽 좀 봐. 도마뱀이 많이 있어”
식당 문을 나서려는데 아내가 팔을 잡아끌었다.
“가이드가 말했잖아. 새집을 지어 입택할 때 도마뱀을 선물한다고”
“호텔에서도 도마뱀이 모기를 잠아 먹으려고 기어 나올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무해하니 염려 마십시오” 가이드의 말을 듣고 섬뜩했었는데 방에 도마뱀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