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북부 여행 03. 하노이의 36거리, 바딘 광장, 수상인형극

 

여행일 : 2011년 9월 29일 목요일

날  씨 : 흐림. 밤 한때 비

 

 

 

 

굿바이! 하롱베이

 

 

 

 

베트남 하우스의 정겨운 정자

 

 

 

 

하노이 옛 거리, 교민과 현지인 가이드

 

아침 일찍, 하롱베이의 섬들이 조망되는 호텔 방 창문을 활짝 열고 밖을 바라보니 들쭉날쭉한 섬들이 안개 사이로 오락가락 한다.

오늘도 좋은 날씨를 기대하며, 이틀 밤을 묵은 방에 빠진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고 침대 등을 대충 정돈한 뒤 가방을 챙겨들고 나온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어제는 물론 오늘도 하롱베이에 배가 뜰 수 없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다소 번거롭기는 했을지언정 우리들의 하롱베이 선상 유람은 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하롱을 떠나야 한다.

 

 

 

 

반가운 한국 기업의 광고판

 

07 : 14 하롱 스프링호텔 출발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중 훌륭한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하노이로 가는 길에 오지를 찾아다니며 의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 의사 선생님을 잠시 만나볼 겁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계시면 부담 갖지 마시고 상담해도 좋습니다.”

가이드의 말이 끝나자 아내가 나를 잠시 쳐다본다.

나는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아들이 금년 봄에 필리핀 빠야따스라고 하는 쓰레기 매립장을 생활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빈민들 진료 차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바쁜 분을 괜히 방해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아내에게 말하자 옆 좌석에 앉은 부부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하노이로 이어지는 도로

 

 

 

 

 한의원 방문

 

07 : 22~09 : 29 VIETNAM HEATH CENTER

야자나무 이파리로 지붕을 인 건물 정문에 걸린 간판의 HEATH라는 뜻이 무엇인지 몰랐다.

뒤에 사전을 펼치고 보니 히이스라는 식물이고, 히이스가 우거진 황야라는 뜻이었다.

건물 내부는 한국의 한의원과 같았으며 점잖은 노신사가 환자(?)를 찾는다.

어깨가 결린다, 허리가 아프다는 둥 몇 사람이 상담을 청했고 그 사람들을 진맥하는 사이 다른 한 분이 노니(NONI)라는 식물로 만든 제품을 소개하는 것을 보니 바쁜 분을 방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우스워진다.

노니 차를 두어 잔 마셔보고 노니 분말을 먹어보기도 하지만 두 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기가 부담스러워 살며시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기도 한다.

 

 

노니의 효능을 표기한 사진

 

노니(NONI)

쌍떡잎식물 꼭두서니목 꼭두서니과의 상록관목으로 인도에서는 인도 뽕나무, 카리브 해안에서는 진통제 나무라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해파극(海巴戟) 또는 파극천(巴戟天)이라고 되어 있다.

높이는 3~12m로 크기가 다양하고 잎은 달걀 모양의 길이 30cm, 너비 15cm로 꽃은 작고 흰색인데 무리를 이루어 잎겨드랑이에서 나오며 주로 여름에서 가을까지 여러 번 핀다.

 

열매 크기는 10cm로 감자처럼 생겼고 표면이 울퉁불퉁하며 패인 자국이 있다.

섬유질과 즙이 많이 포함되었고 익으면 황백색의 껍질이 얇아져 투명한 것처럼 보인다.

이 시기가 되면 맛을 느낄 수 없던 열매가 불쾌한 맛을 내고 썩은 치즈와 같은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열매는 일 년 내내 볼 수 있으며 갈색의 씨가 많이 들어 있다.

 

잎, 줄기, 꽃, 열매, 씨 등이 민간요법에 사용되어 왔으며 남태평양 지역의 고대문헌에 의하면 최고의 자연치료제로 기록돼 있다.

실제로 안트라퀴논·세로토닌 등의 성분이 들어있어 소화 작용을 돕고 통증을 줄여주며 고혈압과 암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게 화산 토양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자란다.

                                                               

                                                                 출처 : 두산백과사전 두피디아

 

 

 

 베트남 하우스

 

11 : 13~12 : 40 VIETNAM HOUSE

하롱으로 가면서 잠시 머물렀던 아베쎄 휴게소를 그냥 스친 버스가 역시 도로변에 위치한 베트남 하우스 정문 앞에 멈췄는데 태극기와 베트남국기가 걸려 있다.

이곳은 한국 분이 운영하는 식당 겸 노니제품 판매소로 출입구 위에 안방, 사랑방, 뒷간 등의 정겨운 팻말을 걸어 놓았다.

 

 

 

 

 노니 술

 

삶은 돼지고기는 맛이 아주 좋았고 노니 열매와 뿌리로 담근 마끽이라는 술맛도 그만이다.

마주한 두 사람과 주거니 받거니 한 주전자를 다 마시고 부인들만 앉은 옆 좌석의 술 주전자도 우리들 차지가 되었다.

 

 

 

 

 바나나 꽃

 

불콰해진 얼굴로 뒤늦게 밖으로 나가자 아내가 팔을 붙잡고 바나나나무 옆으로 끌고 간다.

“바나나 꽃 봤어요?”

보긴 뭘 봐, 나도 처음이지.

바나나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여러 사람들이 다가오더니 감탄사를 연발하며 차례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하노이 옛 거리 풍경

 

 

 

 

 도심의 공중화장실

 

 

 

 

나무에 걸린 신호등

 

12 : 40 베트남 하우스 출발

버스에 오르자 가이드가 베트남 특산품인 노니 비누와 유명한 G7 커피를 나누어 준다.

다람쥐 커피도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 귀한 것을 어디서 구하겠는가.

다람쥐 커피가 만들어지게 된 사연을 이야기한 가이드가 “막간을 이용해서 퀴즈를 내겠으니 답을 알아맞히면 노니 비누 한 세트를 선물로 주겠다.”고 한다.

 

 

 

 

호치민 관저의 자몽

 

 

 

 

수상 인형극 한 장면

 

“흔히 말하는 세계 3대 미인은 누구누구일까요?”

세계의 3대 미인이라니?

이런 엉뚱한 질문엔 엉뚱한 답이 있기 마련이다.

남정네들은 체면치레인지 가만히 있고 여인들은 중국 미인들의 이름을 들먹거리다 밑천이 떨어지자 그만 조용해진다.

“정말 모르시겠습니까?”

 

 

 

 

 베트남 장기

 

 

 

 

긴 장대를 들고 행진하는 군인들

 

나서기가 상당히 쑥스러웠지만 가만히 한 마디 하고 말았다.

“이녁 마누랍니다”

모든 사람들이 상상하는 클레오파트라나 양귀비의 미모는 제각각 다르기 마련이다.

잘났든 못났든 내 마누라를, 어찌 말만 듣고 그림으로만 본 클레오파트라나 양귀비에 비할 수 있겠는가.

미안해서 받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가이드는 노니 비누 한 세트를 약속한 것이라며 건네주었고 버스는 복잡한 하노이로 입성하고 있었다.

 

 

 

 

호숫가를 거니는 신혼부부

 

 

 

 

 과일 행상들

 

하노이(HA NOI)

1009년 이(李) 왕조의 수도가 된 이후로 그 번영의 세월은 천년을 이어갔다.

19세기 프랑스 통치시대동안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수도로,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때는 북베트남의 수도, 베트남 전쟁이 종결된 후에는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수도가 되었다.

하노이는 호수의 도시로 불릴 만큼 30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으며 그 중 가장 유명한 호수가 호안끼엠(HO HOAN KIEM, 還劒湖)호로 주변에 프랑스 식 건물들이 밀집돼 있다.

호안끼엠 호수는 길이 700m, 너비 200m로 후(後) 레 왕조의 태조인 레러이가 이 호수에서 발견한 명검으로 명나라 군사를 물리친 뒤 검을 다시 호수에 돌려주었다는 전설이 잇다.

 

 

 

 

하노이 옛 거리

 

 

 

 

36거리의 신발 진열대

 

하노이 옛 거리

호안끼엠 호수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1225년에 세운 베트남 쩐 왕조(陳王朝)의 수도 탕롱(昇龍) 지역에 해당된다.

크게 농업, 수공업, 상업 관련지구로 나뉘고 작게는 종류에 따라 36개의 거리로 나뉜다.

36거리는 하노이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수공예품, 골동품, 회화작품, 모조품, 비단, 종이제품, 신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씨클로 탑승

 

 

 

 

호숫가도 달리고

 

 

 

 

 거리도 달리는 씨클로 무리

 

14 : 03~28 CYCLO 탑승

버스는 상당히 복잡한 36거리의 씨클로가 대기하고 있는 노상에 잠시 정차했고 일행들이 가이드를 따라 서둘러 내리자 주차공간을 찾아 떠나버린다.

씨클노는 자전거 앞에 좌석을 부착한 인력거로, 탑승 시 매연이 많은 복잡한 도심지를 돌아보므로 마스크가 필요하며, 가이드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뒤 수고비를 줄때 장 반장-본인-이 보는 앞에서 주어야지 말썽이 없다”며 특별히 당부한다.

씨클로는 좁은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지 않고 비교적 넓은 길을 따랐기 때문에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장 안의 참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어서 귀중한 추억이 되리라 여겨진다.

 

 

 

 

 바딘 광장

 

 

 

 

호치민 묘 앞에서

 

 

 

 

호치민 관저의 안내팻말

 

 

 

 

호치민이 이용했던 자동차

 

14 : 50~15 : 37 BA DINH 광장

바딘광장은 1945년 베트남의 독립을 선포했던 곳으로 지금은 국회의사당, 공산당사, 주석궁 등의 행정기관과 외국 공관, 호치민 영묘, 호치민 생가, 박물관 등이 위치해 있다.

호치민의 유해가 안치된 묘는 내부 정비로 인하여 관람할 수 없었다.

아주 어렸을 무렵의 내 머리에는 호지명과 김일성은 머리에 뿔이 난 도깨비 우두머리였다.

학교에서조차도 공산주의자들을 그런 식으로 말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호치민의 혼이 깃들어 있는 장소를 둘러보면서, 그때 그 시절에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쓴 웃음이 절로 나온다.

 

 

 

 

부처나무

 

 

 

 

하노이를 상징하는 고찰 일주사

 

 

 

 

 호치민 박물관

 

어찌하였든 호치민 생가와 집무실, 한 기둥 사원(일주사)을 둘러본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붓목(BUT MOC)이라는 부처나무의 뿌리가 땅 표면위에 부처님 모습으로 솟구친 것이었고, 한 기둥 사원은 하나의 기둥 위에 세워진 말레이시아 사바 주 청사가 생각나게 한다.

 

 

 

 

 복잡한 거리

 

 

 

 

라텍스 판매점

 

16 : 03~17 : 05 RATEX 판매점

나는 여행 시 쇼핑센터에 들리면 가이드와 일행들을 슬그머니 살펴보는 버릇이 있다.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더러 있으며 마음이 놓이고 그 반대일 때는 괜히 부담스럽다.

몇 년 동안 라텍스 매트리스와 이온 베개를 사용한 결과 잠자리가 한결 편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가이드 눈치를 살필 필요도 없이 의기양양하게(?) 판매점으로 들어갔다.

조금 아쉬운 점은 이온 베개는 공급받지 못한 상태라고 해서 일반 베개 세 개를 골랐는데, 대부분의 사람들도 물건 꾸러미를 들고 나온다.

두말할 필요 없이 가이드의 얼굴에 웃음꽃이 핌과 동시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로 답한다.

 

 

 

 

 수상인형극장의 연주자들

 

 

 

 

 인형극의 한 장면

 

17 : 20~46 수상인형극장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고 계산하느라 조금 늦게 수상인형극장에 들어섰을 때는 공연 중으로 이미 몇 편은 끝나버렸다.

무대 우측에서는 음악을 연주하고, 물 위에는 오리가 돌아다닌다.

수상인형극은 베트남의 독특한 민간 전통예술로 DOI절의 1121년(이 왕조시대)에 세워진 비석에 왕의 장수 잔치에서 연주된 바 있다고 새겨졌다 한다.

 

 

 

 

 인형 조종자들

 

수상인형극은 홍 강 평야지대에서 유래되었으며 베트남 농민의 실제 모습을 반영한다.

16개의 부로 이뤄진 인형극은 어릿광대 연주, 농업에 관련된 활동 등으로, 우리가 들어가면서 본 것은 오리 기르기였다.

물소 경주, 선녀춤에 이어 끝으로 긍용과 외각수, 거북이, 봉황의 공동 춤이 펼쳐졌는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즐길 수 있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공연이다.

발을 걷고 무대로 나와 인사하는 인형 조종자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낸 뒤 빗방울이 떨어지는 밖으로 나온다.

 

 

 

 

무질서한 듯 보이는 거리 풍경

 

퇴근시간대의 하노이 거리에 쏟아져 나온 오토바이와 뒤범벅이 된 자동차들.

우리들은 그러한 거리풍경을 차창 밖으로 내다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만약 지금 당장 운전을 맡긴다면 제자리에 선 채 꼼짝달싹도 못할 것 같다고들 말했다.

이처럼 복잡하고 무질서해 보이는데도 교통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들의 운전자체가 한 마디로 일종의 예술이란 기분이 든다.

 

 

 

 

 센 레스토랑 입구

 

 

 

 

 무엇을 먹어볼까?

 

 

 

 

생활 도구들도 보인다.

 

18 : 15~20 : 30 SEN TAY HO 만찬

빗방울이 자취를 감추었을 즈음 버스는 곡예(?)를 마치고 센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다.

이제, 이번 베트남 여행의 마지막 식사인 만찬을 즐길 차례다.

우선 자리를 잡아놓은 뒤, 계속해서 만드는 중이거나 진열된 음식들을 둘러보는데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빈 접시만 들고 왔다 갔다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생선회부터 담는다.

이전까지의 식당에서는 한국에서 가져온 술을 내놓고 먹을 수가 없어 요령껏 마셨지만 센 레스토랑에서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내가 가져온 소주는 동이 났고 통영 등지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형제분들이 가져온 소주에 곁들여 먹는 베트남 음식은 과히 일품이다.

 

 

 

 

 작은 공연장

 

 

 

 

함께 어우러진 사람들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짐을 부치고

 

포식한 뒤 홀 밖으로 나가자 베트남 전통복장의 남녀 몇 사람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우리 일행을 비롯하여 한국 사람들의 수가 불어나는 것을 본 리더가 아리랑을 연주하게 하고는 구성지게 한 가락 뽑는다.

어울리기 좋아하는 여인들은 금세 하나가되었고 아리랑 노래는 이국의 밤하늘로, 거리로 멀리멀리 퍼져나간다.

잠시 후면 노이 바이 공항에서 아리랑의 나라, 우리들의 조국 한국을 향해 출발할 것이다.

각자 소중한 추억을 한 아름씩 안고서 말이다.

 

안전한 여행을 이끌어주신 노랑풍선 베트남 가이드 장OO 님, 현지가이드 푸엉 님, 버스 기사님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 즐거운 시간을 더불어 보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